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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은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 김 모 씨가 자택 컴퓨터를 이용해서 야권 대선 후보들을 비방하고 여권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선거가 끝난 이후 경찰, 국방부 등 더 넓은 기관의 혐의가 드러나면서 정부 기관의 정치 활동 개입 문제가 정국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by matsuyuki, flickr (CC BY)

원세훈 전 국정원장, 법정구속 8개월 만에 보석 석방

지난 2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보석 허가로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원 전 원장은 불구속 상태로 파기환송심을 진행합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의해 사건이 파기환송될 때도 대법원에 보석 신청을 했는데요. 당시 대법원은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앞둔 지난달 4일 원 전 원장은 서울고법 형사7부 재판부에 또다시 보석을 신청했습니다. 같은 달 18일에 열린 첫 파기환송심에서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도망칠 우려가 없고 방어권에 문제가 있어서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측은 "신분상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고, 구속 상태에서도 방어권은 충분히 입증할 수 있으므로 보석 허가를 내주지 말아야 한다”며 반박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항소심 선거가 파기된 상황에서 피고인과 검찰 모두 충분히 주장을 정리하고, 입증해 다시 재판에 임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원 전 원장 측 주장이 인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

국정원 국정조사는 지난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 김 모 씨가 자택 컴퓨터를 이용해서 야권 대선 후보들을 비방하고 여권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대선 이후에도 당시 경찰의 부실수사, 수사 은폐, 축소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 4월,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사건 재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를 통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한편 국회는 지난 7월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를 조성했습니다. 53일간 세 차례의 기관 보고와 두 차례의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국정조사는 극심한 여야간 대립, 청문회 당사자들의 선서 거부, 사건 외의 부가적인 혐의와 폭로가 이어지면서 본 사건의 진위를 제대로 가리지 못했다는 평으로 마감했습니다.

국정조사가 끝난 뒤에도 학계, 노동계, 종교계 및 각계각층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졌습니다. 야당과 청와대-여당 간 공방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2차 공판 열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판이 진행 중입니다. 전체 공판의 주된 쟁점은 댓글 활동이 국정원의 직무인가, 활동을 원 전 원장이 지시한 것인가, 또 그것이 선거법 위반인가 이렇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차 공판에서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의 댓글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국정원이 검찰에 자료를 미제출하거나 증거 인멸한 정황을 밝혔으며, 그들의 작업이 원 전 원장의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을 통해 하달된 발언 방향에 따라 작업이 착수된 점, 원 전 원장의 정부 및 여당 편향적인 발언이 사실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논의된 일련의 내용을 사이에 두고 원 전 원장과 검찰은 상반된 의견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오늘 열린 2차 공판에서는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이 증인으로 섰으며 증인심문을 통해 심리전단의 일부 활동이 원 전 원장의 지시 하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김용판 4차 공판…국정원의 선거개입 문제 축소 시도 드러나

지난 17일 열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공판에서는 당시 국정원과 서울 경찰청의 대선 전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이광석 전 수서경찰서장은 작년 12월 17일 대선 전 발표된 '국정원 사건 중간 수사결과'가 사실이 아니었으며 ,당시 이미 서울청 분석팀은 국정원 직원 김모 씨의 컴퓨터 조사를 통해 텍스트 파일 상 아이디와 닉네임 40개와 다수의 게시 글을 찾은 상태였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당시 친분이 있던 국정원 직원 신모 씨와의 통화에서 수사 상황을 질문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앞서 있었던 8월의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와 지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공판에서의 증인들의 진술들에도 국정원 인사와 경찰 인사 간의 긴밀한 전화 통화가 드러난 바 있어 당시 국정원이 선거 개입 사건을 은폐, 축소하기 위해 경찰 수사담당자부터 고위 인사와 접촉해 수사에 개입한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朴 대통령 향한 성명 발표, 엇갈린 여야 반응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국정원 댓글 사건을 둘러싼 논란들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정당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대전제입니다. 여기에 국가기관이 개입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습니다.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입니다…지난 대선의 불공정과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문재인, 민주당 국회의원

문 의원의 성명을 두고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거센 설전을 벌였습니다. 새누리당은 문 의원의 발언은 ‘대선 불복’이며, 민주당이 아직 지난 대선에 진 것을 승복하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밝혀진 수사 사실만을 볼 때 선거 때 국가 기관이 개입한 것은 사실이며 대선에 불복하고 하지 않고는 국민의 판단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청와대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여야의 구도는 대선 불복과 헌법 무시 및 부정 선거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문 발표

28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와 현안에 대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사상 처음입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 대통령님이 직접 세일즈외교를 하시고 계십니다…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아직도 대선 과정에 있었던 국가정보원 댓글과 NLL관련 의혹 등으로 혼란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행정부를 통괄하는 총리로서 매우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과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믿고 기다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인 이 문제로 더 이상의 혼란이 계속된다면 결코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렇게 호소드립니다."

정홍원, 국무총리 대국민담화문

이번 담화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국정원 댓글 수사에 대한 야당이 걱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적절하다"고 평한 데 비해 민주당에서는 "정국 호도용 물타기"라면서 "국민은 대통령의 '시구'가 아닌 '목소리'를 원한다"며 직접적인 의지 표명을 다시 요구했습니다.

안철수 의원, 대선 개입 특검 제안

4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대선 당시 정부기관 불법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 임명과 통합 수사를 여야에 제안했습니다.

"정부 여당이 제기하고 있는 대선불복 시비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입니다. 누구도 그것을 부정할 수 없으며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가기관에 의해 불법적인 일이 저질러 졌다면, 마땅히 규명되어야 합니다."

"특검 수사만이 꼬인 정국을 풀고 여야 모두가 국민의 삶의 문제에 집중하는 정치의제의 대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안철수, 무소속 국회의원

안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새누리당은 "아직 사법부에서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특검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덧붙여 "안 의원은 자신의 존재감 부각을 위해 사법부 불신과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은 삼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안 의원의 언급에 입장을 같이한다"면서도 "특검 도입 문제는 진행 중인 수사 및 재판 상황과 다른 기관의 추가 의혹 조사 등의 상황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특검, 국정원 개혁 위한 야권연대…범야권 연석회의 출범

1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정의당 천호선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시민사회, 종교계 및 학계 인사들은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시민사회-종교계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를 본격 출범하였습니다. 참석자들은 이번 연석회의를 기초로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과 국정원 개협안 입법을 이끌어내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남재준 국정원장과 황교안 법무장관 3인방의 퇴진 운동도 벌일 계획입니다.

이번 연석회의를 기반으로 새로운 야권연대 형성에 대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여권은 이런 범야권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모습이라 당분간 여야 대치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검찰, 국정원 선거 개입 댓글 120만여 건 작성 사실 추가로 밝혀내

검찰이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트위터에서 121만여 건에 달하는 선거 개입 글을 작성하거나 퍼 나른 것을 추가로 밝혀냈습니다. 지난달 검찰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 관련 글 5만 5,689건을 추가하며 공소장을 변경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 글은 22배에 달하는 건수입니다.

검찰이 밝혀낸 바로는 국정원 심리전단 5팀의 22명이 '봇(bot) 프로그램(자동으로 수십 개의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댓글을 한꺼번에 수십, 수백 개씩 퍼 나르기 해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자체적으로 작성한 정치-선거 관련 글 2만 6천550개를 프로그램을 사용해 약 121만 건의 트윗으로 유포했다고 합니다.

검찰의 발표에 국정원은 이번 추가 트위터 글이 국정원 직원이 직접 쓴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몇 명의 직원이 몇 개의 계정으로 얼만큼 글을 썼는지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아 증명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검찰이 관심을 유도하려고 과장된 수치를 언급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야권, '대선개입 특검법' 발의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시민사회단체(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는 지난 대선에서의 정부기관 대선 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법안을 마련해 23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특검법은) 136명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차제에 대선개입사건의 실체와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에게 모든 진상규명을 맡기고 이제 국회는 민생에 전념할 때"

박범계, 민주당의원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서 특검 도입 여부를 여야가 논의해도 늦지 않다. 여야가 할 일은 예산안 처리와 국정원 개혁 특위를 합의 정신에 따라 매듭짓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국정원 개혁특위, 관련법 개정안 가결 합의

국정원 개혁 특위는 31일 국정원 사이버 심리전과 정보관의 국가기관 출입 등을 제한하는 국정원 개혁법을 가결했습니다. 이번 합의안을 통해 국정원 직원이 정보통신망을 활용한 정치활동을 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명문화했고, 정보활동을 하는 요원들의 국가기관 및 정당, 언론사 등의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또한, 국정원 예산 등의 통제 강화, 상부의 부당 지시에 거부권, 내부고발자 제도 등의 법안도 포함됐습니다.

이번 합의안에 대해 여야는 모두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인데요. 그러나 그 이유는 상반됩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대테러, 간첩을 방어할 정보기관 역할 강화에 대한 측면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민주당은 더 강도 높은 통제 방안을 도출시키지 못한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국정원 개혁특위는 이번 1차 개혁안에 이어 내년 2월까지 대테러 대응 능력, 해외 및 대북 정보능력과 같은 실질적인 정보기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검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징역 4년 구형

검찰이 2012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습니다.

14일 오후 2시 열린 원 전 원장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사이버 토론 공간에서 국정원이 일반 국민인 것처럼 가장해 여론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반헌법적인 행태"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정치개입발언을 사이버상에 올린 행위는 불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원 전 원장의 이른바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은 업무 내용으로 직원들에게 하달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직원들도 검찰에 ‘원장님 지시 말씀은 업무에 반영된다’고 진술했습니다.

한편, 원 전 원장 변호인 측은 제기된 혐의에 대해 ‘심리전단 활동은 대북종북좌파 세력들에 맞선 안보활동이며, 원 전 원장의 지시 말씀은 업무상 참고용’이라고 부인했습니다.

원 전 원장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한 달 뒤인 8월 11에 나올 예정입니다.

"정치개입은 했지만, 선거개입은 아냐" 원세훈 무죄

법원이 국정원의 여론조작 활동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불법 정치 개입은 했지만, 선거 개입은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원 전 국정원장은 정치 개입으로 국정원법 위반은 유죄,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죄판결을 받아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게 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심리전단 직원들에게 인터넷상에 야당이나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고 정부 정책에 찬성·홍보하는 글을 올리도록 지시했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그런 활동이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정원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지,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선거운동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요. '발언 수위를 보면 정치 개입이 맞지만, 여당이 좋아서 작년부터 해오던 걸 했을 뿐 선거 운동은 아니며, 특정 후보를 홍보한 것도 아니라 선거 개입으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인정되는 증거를 기초로 공정한 결론을 내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야당과 일부 법조계, 시민단체는 "재판부가 정황 증거를 원 전 원장에 유리하게 해석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판결 직후 여야는 논평을 주고받으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야당이 대통령의 정당성을 흔들기 위해 국회의 직권을 남용한 것이고 검찰의 기소 자체도 문제가 있었다"

권선동, 새누리당 의원

"술은 마셨는데 음주 운전은 아니라는 말"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 개입 유죄, 2심서 징역 3년 선고

"사이버 활동은 헌법이 요구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외면한 채 국민의 정치적 의사결정에 개입한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근본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재판부

"저로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 것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2심 판결에서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사실상 판결이 뒤집힌 것입니다.

2심 재판부는 원세훈 전 원장이 국정원 심리전단에 선거개입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는데요. 기존 1심 재판부는 선거개입에 활용된 트위터 계정 175개와 트윗 및 리트윗 글 11만여 건을 증거로 채택했습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증거의 범위를 이보다 훨씬 넓혔습니다. 트위터 계정 716개를 증거로 채택했고 트윗, 리트윗 수도 27만 4천800회에 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2심 재판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인 2012년 8월 20일 이후부터 국정원 심리전단이 기존 글 생산량의 84%~97% 달했던 정치 관련 글의 비중을 줄이고 선거 글 작성에 집중했다는 사실을 선거개입의 증거로 들었습니다. 실제 대선을 앞둔 12월에는 선거 관련 글의 비중이 83%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원 전 원장과 함께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은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원 전 원장의 변호를 맡은 이동명 변호사는 의뢰인들과 논의한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원심이 잘못했네~" 대법원, 원세훈 대선 개입 사건 파기환송

16일,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한 13명의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만장일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상고심을 원심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사건은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졌고, 원 전 국정원장의 유무죄 여부 또한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재판부가 이처럼 원심을 파기환송한 이유는 원심이 증거 능력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이에 따라 사실관계를 잘못 판단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여, 2심은 이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결정적 증거로 여겨진 이메일 첨부 파일에 증거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메일 첨부 파일의 증거 능력을 부인했습니다.

​대법원이 사건의 핵심 증거로 거론된 국정원 직원 김 씨의 이메일 첨부 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이 첨부 파일이 형사소송법상 '전문(傳聞)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전문증거란 사실인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체험자 자신이 직접 재판에서 진술하는 대신 타인의 증거나 진술서, 작성 자료 제출 등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법원에 보고한 증거를 뜻합니다.

​형사소송법 313조 1항에 따르면, 전문증거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체험자 자신이 직접 법정에 나와 해당하는 증거를 자신이 작성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이메일 첨부 파일을 보관하고 있던 국정원 직원 김 씨는 법원에서 이 파일이 자신이 작성한 것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앞서 원심은 이 파일이 업무에 필요한 일상 문서를 작성한 통상문서에 해당하므로 전문증거의 진정성에 관한 예외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파일 내용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실제로 어떻게 활용된 것인지 알기 어렵고 다른 사람들한테선 파일 발견되지 않아 국정원 심리전단 활동 위해 통상적으로 작성된 문서로 볼 수도 없다.”

"김씨가 개인적으로 수집 기재한 정보도 포함돼 있으며 양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어 업무를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 보기 어렵고, 내용도 알기 어려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대법원은 첨부 파일 안에 기록된 트위터 계정에 대한 정보의 근원과 기재 경위・정황 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트위터 계정 269개와 이와 연결된 연결계정 422개에서 작성된 트윗 및 리트윗 내용 또한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이 원 전 국정원장의 유무죄 판단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파기환송으로 핵심적인 두 개의 증거가 효력을 잃으면서 원 전 국정원장에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겠네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법정구속 8개월 만에 보석 석방

지난 2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보석 허가로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원 전 원장은 불구속 상태로 파기환송심을 진행합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의해 사건이 파기환송될 때도 대법원에 보석 신청을 했는데요. 당시 대법원은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앞둔 지난달 4일 원 전 원장은 서울고법 형사7부 재판부에 또다시 보석을 신청했습니다. 같은 달 18일에 열린 첫 파기환송심에서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도망칠 우려가 없고 방어권에 문제가 있어서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측은 "신분상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고, 구속 상태에서도 방어권은 충분히 입증할 수 있으므로 보석 허가를 내주지 말아야 한다”며 반박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항소심 선거가 파기된 상황에서 피고인과 검찰 모두 충분히 주장을 정리하고, 입증해 다시 재판에 임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원 전 원장 측 주장이 인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