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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논란

유명 보수 단체 '뉴라이트' 소속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심의를 최종 통과해 뜨거운 쟁점이 됐습니다. 교과서에는 친일 인사들에 대한 지나친 미화와 위안부 문제의 생략, 근대화론 역사 관점 등 일부 편향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by HoboElvis, flickr (CC BY)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전초전.ing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촉발한 ‘교학사 우향우 vs 6종 좌향좌’ 갈등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달 15일 항소심 재판부가 금성 출판사·두산동아 등 6종 교과서 집필진에 “교육부의 수정명령이 절차적으로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낸 건데요. 집필진 12명은 지난 1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고, 교육부는 “사회적 논란을 지속하기 위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6종 집필진 12명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교과서 수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올해 4월 패소 판결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15일 항소심 재판부도 “교육부의 수정명령이 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이 재량권 범위에 있고, 절차적으로도 적법하다”

서울고등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지대운), 9월 15일

패소 판결을 받은 집필진 12명은 1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는데요. 교육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집필진들의 ‘판결 불복’을 비판했습니다.

“집필진이 재량권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한 것은 교과서를 교육교재가 아닌 자신들의 연구물이나 저작물로 편협하게 생각하고 자신들의 사관과 해석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

김동원 교육부 학교 정책실장, 2일 브리핑

2013년 9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우 편향 논란에서 촉발된 ‘역사 갈등’은 좌 편향 교과서에 대한 교육부의 수정 명령 및 집필진의 소송전으로 번지는 한편,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국정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야당, 시민단체 교학사 교과서 검정합격 취소 요구

뉴라이트 성향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시민단체들과 야당이 검정합격 취소를 요구하였습니다. 또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교과서 채택 저지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정의당 의원 15명은 기자회견을 열어 검정합격 취소와 교육부 장관의 사과,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였습니다. 또한, 해당 교과서의 국회차원 검증이 필요하며 역사학계, 시민단체들과 함께 '반민주, 반민족 뉴라이트 교과서 거부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일본 언론, 식민지 근대회론, 친일 미화 등 교학사 교과서 논란 보도

일본 언론이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의 식민지 근대화론과 친일 미화 논란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교과서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찬양한다. (South Korean text lauds Japan colonial rule)"

일본 언론 '재팬 타임즈' 기사 제목

뿐만 아니라 일본 지지통신도 지난 2일 이번 교학사 교과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사 쿠데타와 일본의 식민 지배를 일부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논쟁이 일고 있다며 '식민지 근대화론에 강한 반대를 보이던 한국의 교과서에 이런 내용이 담긴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역사학계, 교학사 교과서 사실 오류 및 왜곡 사례 발표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소속 역사단체 학자들이 교학사 교과서의 사실 오류와 왜곡 사례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들이 발표한 사례 건수는 총 298건이었는데, 3일의 검토 기간에 찾은 전체 건수는 500건 이상에 달하나 큰 것 중심으로 60%로 줄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편향을 지적하기 이전에 학문적으로 기초가 흔들려 있는 불량, 날림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발표된 오류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에 걸쳐있습니다. 이들은 교학사 교과서가 "구한말 강화도 조약과 철도 사업의 부분 등 일정 부분에서 일본 극우 성향의 후소샤(扶桑社) 교과서보다도 강하게 일본 관점에서 기술됐고, 이 같은 한 사람(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부각은 오히려 공산주의 교과서에나 실릴 법한 구성"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교육청 이번 검정 통과한 역사 교과서 8종 수정, 보완 발표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지난달 30일에 합격 발표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을 대상으로 오는 10월 말까지 수정, 보완을 추진할 방침"

서남수 교육부 장관

야당과 역사학계는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 철회가 아니라 전체 교과서의 수정, 보완 작업이라 사실상 물타기가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교육부의 수정 계획으로 인해 개학 6개월 전에 마치도록 한 학교 교과서 채택도 11월까지로 미뤄졌습니다.

역사학계는 "검정 취소 요구가 이렇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모든 교과서를 함께 문제 삼으며 교학사 교과서에 기회를 주는 것은 교육부 장관의 직무유기이자 편파적 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학계에서 제기한 오류만도 300개 이상인 교학사 교과서는 더 이상 수정 대상이 아니다"라며 검정 취소를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학사만 표적 삼은 것이 아니라 전체 교과서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에 '뉴라이트' 인사 임명

지난 23일 신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에 유영익 한동대 석좌교수(77)가 임명됐습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유 신임 국사편찬위원장 내정에 대해 "사료수집과 보존, 연구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정립하는 역할을 담당할 국사편찬위원장으로 적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사편찬위원장은 임기 3년의 차관급입니다.

그러나 이 내정에 대해 역사학계 등은 극우 편향의 최악의 인사라며 비판하였습니다. 유영익 교수는 뉴라이트의 정신적 지주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지난 2005년 5.16 쿠테타를 혁명으로, 4.19혁명을 학생운동으로 격하시키는 극우 교과서 시안을 발표한 '교과서 포럼'의 고문이었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인 권희영·이명희 교수 등이 있는 한국현대사학회의 상임고문으로 있습니다. 또한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 찬양론자로, 그에 대한 많은 저서를 써왔습니다. 지난 이명박 대통령 때 추진했었던 '건국절' 제정에도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 내정자는 지난 6월에도 편찬위 위원장으로 거론됐었으나 일부역사학계 단체들이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있었던 바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논란 각계 공방 치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내용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합니다. 27일에는 교학사 교과서를 지지하는 보수단체들로 이루어진 '바른역사국민연합'이 창립되었는데요. 이날 교학사 교과서 저자인 권희영 교수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립식에서 "한국의 역사는 공산주의 세력과의 투쟁 역사"라며 "좌 편향 교과서 필자들은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역사의 정통성이 인민공화국에 있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앞으로 '좌 편향 역사교과서' 보급 차단과 '바른 역사교과서' 보급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같은 날 교학사 역사교과서 집필진 6명 가운데 현직 교사 3명이 저자 명단에서 빼달라는 입장을 교학사 측에 전달한 것이 알려졌습니다. 집필진 6명 가운데 3명이 빠질 경우 교과서 검정 자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제38조)에는 '저작자의 성명표지가 검정 당시의 저작자와 다를 때'를 교육부 장관의 검정합격 취소 사유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30일에는 공주대 역사교육과 동문 243명이 교학사 교과서 집필진 주축인 이명희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여전히 시민단체와 교육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영익 "국내 역사교과서 한국사 부정확, 편향적"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은 지난 4일 오후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 역사교과서에 대해 혹평을 내놨습니다.

"한국에 국사학자는 많지만, 현대사를 다루는 국사학자는 극히 드물다. 한국에서는 현대사 부분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는 8명밖에 안 된다. 교과서 속 기술 역시 부정확하고 편향적."

"한국의 국사교육이 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이를 개선하는 방법은 한국 역사학계에 실력 있고 양심 있는 탄탄한 역사학자를 배출하는 것."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역사교과서 편향 공방

14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역사교과서 편향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공통 검정기준에 따라 제대로 검정했으면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최소 2개에서 최대 6개 심사 관점 항목에서 기준 미달로 불합격 처리되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교학사 교과서는 다른 교과서와 비교해 두 배에 달하는 수정요구를 받았고 수록된 사진의 58%의 출처가 포털사이트…게다가 친일을 옹호하고 독재를 미화하는 부끄러운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윤관석, 박혜자 민주당 의원

"지금 우리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사 교과서에는 '반이승만','반박정희', '반미','친북', 이 네 단어가 해방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 역사를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가 돼버렸고, 모든 교과서들이 운동사 중심체계로 집필되고 대한민국의 성공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한국사 과목은 검정이 아니라 국정으로 발행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

"(검정을 통과한)8종 교과서 모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오류가 발견되고 부적절한 표현이 발견됐다. 출판사에 수정을 권고하겠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교육부, 고교 한국사 교과서 7종에 수정 명령

교육부는 내년 신입 고등학생이 사용할 한국사 교과서 8종 중 7종에 대해 41건의 내용 수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수정 명령을 따르지 않는 출판사들에는 발행 정지 혹은 검정 취소 처분을 내릴 방침이라고 하는데요. 이전에 8종 역사교과서 전체에 내린 829건의 수정보완 권고를 통해 출판사가 수정한 내용 중 788건만 승인하고, 나머지 41건에 추가 수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출판사별 수정명령 개수는 교학사 그리고 금성출판사가 각 8건으로 가장 많고, 천재교과서, 두산동아, 미래엔 등이 뒤를 잇습니다.

"수정심의회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오류사항, 집필기준이나 편수용어 등 일반적인 기준,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인식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

"정부의 수정명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역사 상식에 부합하는 결정."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

"교학사 교과서는 수정명령 내용까지 친일적이다. 교육부는 새누리당과 보수 언론의 지적사항은 단 한 개도 빠뜨리지 않고 수정명령을 내린 반면 야당과 시민단체의 지적사항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역사교과서 친일 독재 미화, 왜곡 대책위

7개 역사학회, "최종 수정 교학사 교과서에 아직도 오류 600여 건"

교학사 역사교과서에 아직 600여 개의 오류가 남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사연구회를 비롯한 7개 역사학회는 19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검토하는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교학사 교과서에 친일 미화・독재 찬양 등 편향된 내용과 잘못된 사진, 지도, 서술 오류 같은 문제점들이 너무 많아 학생들에게 보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16일에는 민족문제연구소가 근현대사 부분에만 400여 건의 추가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0일 승인된 8종 역사 교과서에 추가 수정 기회를 줬습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의 이번 추가 수정 절차가 사실상 오류가 현저히 많은 교학사 교과서를 감싸기 위함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는 서술오류, 문단 전재, 잘못된 사진․지도 등 문제가 너무 많다. 학생들의 교과서로서 수준 미달이다."

7개 한국사학회

교학사 역사 교과서 채택 고교, 학생, 학부모 반발 잇따라

'우편향 논란'에 휩싸였던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의 선택에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 수원시 동우여고는 교학사 교과서가 국사 교과서로 채택된 것에 대해 한 역사 교사가 양심선언을 해 화제입니다. 해당 교사는 개인 SNS를 통해 학교의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요. 이 글은 SNS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글에는 학교 학생들의 응원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동우여고 학생들은 교내 6곳에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동우여고 국사 교사 공기택 씨 페이스북

동우여고뿐만 아니라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학생, 학부모와 졸업생들까지 항의하는 모습입니다. 아직 교과서 채택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전국 2,350여 개 고등학교 중 약 열 군데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부 학교는 교과서 채택 철회나 이를 위한 재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 학교 '채택 철회' 계속

우 편향・역사 왜곡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이 연이어 채택 취소를 하고 있습니다. 채택 이후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 시민단체 등에서의 반대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입니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학교는 전국 800여 개 학교 중 14곳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 그 중 13곳이 선택을 철회했으며 전북 상산고도 6일 회의를 통해 재검토를 하기로 했습니다. 상산고는 지난 4일 학교의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교내에 붙인 관련 내용의 대자보를 철거하고, 학부모 등이 올린 비판 글을 모두 삭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또한, 동우여고 등 채택 학교 교사들의 양심선언으로 채택에 대한 외압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교과서 선정 과정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성향 학회에서는 좌파의 전체주의적 여론 선동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교학사는 "이미 최종 검정까지 마친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행위는 교과서 검정 체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일각에서는 교학사 교과서의 내용에 관한 논란과 채택 문제는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며 학교의 자율성 위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전주 상산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논란을 빚은 전주 상산고가 결국 채택을 철회했습니다. 상산고 박상옥 교장은 7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고 최종적으로 지학사 교과서만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균형 잡힌 역사관을 위해 두 가지 교과서를 채택한)당초 취지와 달리 학생, 교사, 학부모들에게 불신과 분열을 초래해 가장 소중한 학생들이 매우 심각한 피해를 볼 상황이 발생해 한국사 교과서 재선정 절차에 착수하게 됐다."

박상옥, 전주 상산고 교장

그는 이번 철회가 외부 강압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애초 교과서를 선택했던 이유는 "역사 왜곡 관련 부분이 충분히 수정됐으리라 생각했고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최근 교과서 선정에 반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대자보와 홈페이지 게시글을 철거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 파장… 역사교과서 국정교과서 환원 주장 제기

역사 왜곡 등으로 파문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의 고교 채택이 일제히 무산되자 이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합니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가 비민주적인 결과라고 비판하며 역사교과서의 국정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하며 역사 교과서의 국정 환원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역사 교과서의 국정 환원’이 정국 간 새로운 갈등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떠한 이유에도 역사는 진영 논리에 따라 춤을 추어서는 안 된다. (역사) 교과서가 오히려 국민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불필요한 갈등을 생산한다면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국정 교과서로 다시 돌아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정 교과서 전환 주장은 교학사 교과서가 학생과 학부모의 거부로 채택률 0%대가 되자 엉뚱하게 화풀이를 하는 것… 민주국가·선진국가에서 국정교과서로 국사를 가르치는 나라는 없다."

민주당, ‘역사교과서 친일독재 미화왜곡 대책위원회'

교육부, '교과서 편수 조직' 부활 언급

서남수 교육 장관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교과서 검정 과정에 개입 가능할 교육부 내 조직을 두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습니다.

"교육 과정 체계와 교과서 편성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에 편수(편집・수정) 실이 있어서 일차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다. 편수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편수조직은 1997년 7월 없어진 이후 교육부는 교육 과정이나 내용, 검・수정 작업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나 국사편찬위원회에 위임했었는데요. 편수조직이 다시 부활하면 정부가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검정 작업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게 됩니다.

교육부는 10일 설명자료를 통해 "교육부의 편수기능 강화는 한국사 교과서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지 검정에 개입하고자 함은 아니다. 현재의 위임, 위탁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논란을 일으킨 국정 교과서 전환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교과과정 개정 과정에서 공론화되면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 말해 전면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스, 朴 대통령 '역사 왜곡' 비판, 외교부 반박

"박근혜는 일본 식민통치와 탈식민 이후 남한의 독재가 교과서에 반영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그는 일제 식민통치에 부역한 한국인들 문제를 축소하고 싶어 하며, 지난해 여름에는 한국 교육부에 새 역사교과서를 승인하게 밀어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는 식민지 기간 중 일본군의 장교였다. 그는 이후 1962년부터 1979년까지 한국의 독재자였다. 교과서를 개정하려는 두 나라의 위험한 노력은 역사의 교훈에 훼방을 놓는 위협이 되고 있다."

'정치인과 사설', 뉴욕타임스 사설 1월 13일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를 왜곡하길 원한다고 비판하는 사설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들어 잘못된 주장을 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고 말하며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부성고, 교학사 교과서 단독 채택…찬반 논쟁 가열

부산 부성고가 전국 고교 중 유일하게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를 단독 채택했습니다. 채택을 두고 찬반 논쟁이 온・오프라인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채택을 둘러싸고 '외압설'이 나왔습니다.

부성고는 이미 지난 12월 지학사 교과서를 선택하기로 결정을 내렸고, 교과서 주문도 한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당시 교학사는 선정 교과서 순위에도 없었는데 겨울방학 기간인 1월에 교사들이 굳이 다시 나와 재결정을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교과서 수정이 끝난 뒤 재검토해서 채택했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채택 소식에 부산전교조와 시민단체들이 만든 '친일・독재 미화 뉴라이트 교과서 무효화 부산 네트워크'는 채택 철회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에 항의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원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정당하다"

“수정명령의 필요성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교육부의 재량의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

지난 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한국사 교과서 6종 집필진 12명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수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교육부의 수정 명령(Story.9)이 적법하거나 재량권 내의 조치였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현재도 교육부의 요구대로 수정된 교과서가 시중에 배포되고 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던 내용과 교육부의 수정 명령으로 수정된 내용, 그에 대한 법원의 의견을 주요 이슈별로 정리해 보았는데요. 기존 내용과 수정 내용을 비교하면서 교육부와 법원의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 직접 판단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 IMF 외환위기
교과서 서술 내용 : "박정희 정부 시절 지나친 외자 도입으로 인한 상환 부담은 국가경제에 큰 부담을 주었으며, 1997년 말에 외환 위기가 일어나는 한 원인이 되었다."
법원 의견 : 박정희 정부와 1997년 외환 위기 사이의 간극은 18년이나 된다. 그 가운데 정권이 세 번 바뀐 것을 고려하면 인과관계가 지나치게 확장되었다.

수정된 내용 : "지나친 외자 도입은 안정적인 기업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했다"

▲ 남북 관계
교과서 서술 내용 : "금강산 사업 중단,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나 남북 관계는 경색되었다."
법원 의견 : 문장의 주어가 생략되어 있어 행위의 주체가 분명하지 않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에 의해 발생한 것은 역사적 진실이므로 이를 솔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북한과의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로 나아갈 수 있다.
수정된 내용 : "북한에 의한 금강산 사업 중단,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나 남북 관계는 경색되었다."

▲ 북한 경제 계획
교과서 서술 내용 : "북한은 1957년부터는 새롭게 5개년 경제 계획을 실시하였다. 경제 재건을 사상 사업과 연결한 천리마 운동으로 제1차 5개년 계획은 1년 앞당겨 목표를 달성하였다."
법원 의견 : 천리마 운동의 문제점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수정된 내용 : "~목표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천리마 운동은 사상 의식에 호소하여 강제적으로 동원하였고, 주민 생활 향상에 기여하지 못하였다."

▲ 각종 교과서 소제목
교과서 서술 내용 : ‘피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다니’, ‘궁지에 몰린 전두환 정부’ 등의 소제목
법원 의견 : 해당 소제목은 신문 소제목으로도 사용되는 등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아니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면이 있어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품위와 품격에 적합하지 않다.
수정된 내용 :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다’, ‘극단으로 치닫는 강압정치’, ‘전두환 정부, 국민 저항에 직면하다’ 등으로 소제목 수정

이 밖에도 법원은 일본의 독도 침탈, 6.25 전쟁 중 국군의 민간인 학살, 6.25 전쟁 발발의 책임 소재에 대한 교육부의 수정 명령이 정당했다고 판결 내렸습니다. ​​주진오 집필진 공동대표는 “판결문이 교육부 홍보자료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법원의 판결을 비난했고 항소 여부를 곧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전초전.ing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촉발한 ‘교학사 우향우 vs 6종 좌향좌’ 갈등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달 15일 항소심 재판부가 금성 출판사·두산동아 등 6종 교과서 집필진에 “교육부의 수정명령이 절차적으로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낸 건데요. 집필진 12명은 지난 1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고, 교육부는 “사회적 논란을 지속하기 위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6종 집필진 12명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교과서 수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올해 4월 패소 판결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15일 항소심 재판부도 “교육부의 수정명령이 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이 재량권 범위에 있고, 절차적으로도 적법하다”

서울고등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지대운), 9월 15일

패소 판결을 받은 집필진 12명은 1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는데요. 교육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집필진들의 ‘판결 불복’을 비판했습니다.

“집필진이 재량권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한 것은 교과서를 교육교재가 아닌 자신들의 연구물이나 저작물로 편협하게 생각하고 자신들의 사관과 해석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

김동원 교육부 학교 정책실장, 2일 브리핑

2013년 9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우 편향 논란에서 촉발된 ‘역사 갈등’은 좌 편향 교과서에 대한 교육부의 수정 명령 및 집필진의 소송전으로 번지는 한편,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국정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번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