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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일본인들에게는 '산업화의 산실', 한국인들에게는 '강제 노역과 학대의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군함도'인데요.

일본 정부는 이 섬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려 합니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세계유산을 보호하는 것'이 세계유산협약의 기본 정신이라고 하는데요. 강제 노역과 학대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가요? 의문스럽습니다.

by kntrty, flickr (CC BY)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확정, 서로 딴소리 하는 한-일

지난 5일, 세계유산위원회는 심사회의를 열어 군함도를 포함한 일본의 23개 근대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습니다. 등재 내용에는 조선인 강제노역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또한, 일본은 강제노역에 대한 사실을 알리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가 우리의 정당한 우려가 충실히 반영되는 형태로 결정됐다. 일제 강점기 한국인들이 자기 의사에 반해 노역했다는 것을 사실상 최초로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 앞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데 (이번 합의의) 큰 의미가 있다. 한-일 양국이 극한 대립을 피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냄으로써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벌써부터 강제노역 인정을 부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장관 기시다는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된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명문구 내용이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일본 정부가 언론에 제공한 성명문구 일본 국내용 해석에는 영문본에 적혀 있는 ‘forced to work’라는 내용이 일본어로 “일하게 됐다”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고의로 번역을 통해 ‘노동의 강제성’을 흐린 것이죠. 속칭 ‘물타기’라고나 할까요.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의 국내용 해석이 아닌 영문본을 국제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반박했으며, ‘forced to word’라는 문구를 ‘강제노역’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국 정부가 하나의 문구를 두고 다른 해석을 하는 상황인데요. 다만, 우리 정부는 이번 문제가 한일 양국의 또 다른 외교 마찰로 번질 것을 우려해서인지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진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국내 언론은 한국 정부가 제대로 된 검토 절차 없이 섣불리 협의를 마무리한 탓에 일본이 군함도 강제노역 책임을 벗어날 구실만 마련해줬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옥섬 '군함도'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앞바다에 위치한 탄광섬입니다. 섬 모양이 군함처럼 생겨 군함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들이 강제노동을 했던 곳입니다.

그렇다면 조선인 강제노동 피해자들은 왜 그곳으로 끌려갔을까요? 그 이유는 당시 일본의 상황과 관련있습니다.

1937년 7월, 일본의 침략으로 중일전쟁이 시작됩니다. 전쟁이 일어남에 따라 일본의 군수산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합니다. 에너지 자원과 군수품 생산을 위한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지만 당시 청년들은 모두 전쟁터에 나가 있었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여자와 아이들까지 동원하기에 이릅니다.

계속해서 노동력이 부족하자 일본 기업들은 한반도에서 사람을 데려올수 있는 대책을 세워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합니다.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1938년에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합니다. 일본 정부와 조선총독부는이 법에 근거하여 제대로 된 절차와 조선인 노동자들의 동의도 없이 납치하듯 이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합니다. 이렇게 강제노동에 동원된 조선인들만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강제노동을 위해 일본에 끌려온 조선인들은 각종 군수공장이나 탄광으로 보내집니다. 조선인들이 가장 두려워 한 곳은 탄광입니다. 일이 무척 힘들고 위험해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군함도에 있는 탄광은 일본에 있는 탄광 중에서도 노동 강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국가총동원법으로 강제 노동에 동원된 조선인 중 800여 명이 군함도로 보내졌고, 이 중 122명이 탄광 강제 노동 중 사망했습니다. 덥고 습한 해저탄광에서 일하며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하루 16시간씩 노동을 하고, 심지어 학대에 시달리기까지 했죠.

당시 조선인들에게 군함도는 ‘지옥의 섬’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 군함도가 현재 일본인들에게 ‘일본 산업화의 산실’로 포장되어 홍보되고 있습니다.

"네가...?" 일본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지난해, 일본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에 일본의 23개 근대산업시설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습니다. 문제는 이 가운데 조선인이 강제노역을 했던 곳으로 알려진 7개 시설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중에는 조선인 강제노역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군함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움직임에 우리 정부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이 강제 징용된 아픈 역사가 서린 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세계유산을 보호하는 세계유산협약의기본 정신에 어긋난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우리 정부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ICOMOS는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습니다. 이 근대산업시설들을 당시 일본이 서양 기술과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상징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관한 최종 결정은 6월 말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이뤄집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등재를 추진한 문화유산 중 ICOMOS가 유네스코 측에 등록을 권고했다가 최종 승인 단계에서 등재를 실패한 사례는 없습니다.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확정, 서로 딴소리 하는 한-일

지난 5일, 세계유산위원회는 심사회의를 열어 군함도를 포함한 일본의 23개 근대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습니다. 등재 내용에는 조선인 강제노역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또한, 일본은 강제노역에 대한 사실을 알리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가 우리의 정당한 우려가 충실히 반영되는 형태로 결정됐다. 일제 강점기 한국인들이 자기 의사에 반해 노역했다는 것을 사실상 최초로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 앞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데 (이번 합의의) 큰 의미가 있다. 한-일 양국이 극한 대립을 피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냄으로써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벌써부터 강제노역 인정을 부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장관 기시다는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된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명문구 내용이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일본 정부가 언론에 제공한 성명문구 일본 국내용 해석에는 영문본에 적혀 있는 ‘forced to work’라는 내용이 일본어로 “일하게 됐다”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고의로 번역을 통해 ‘노동의 강제성’을 흐린 것이죠. 속칭 ‘물타기’라고나 할까요.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의 국내용 해석이 아닌 영문본을 국제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반박했으며, ‘forced to word’라는 문구를 ‘강제노역’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국 정부가 하나의 문구를 두고 다른 해석을 하는 상황인데요. 다만, 우리 정부는 이번 문제가 한일 양국의 또 다른 외교 마찰로 번질 것을 우려해서인지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진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국내 언론은 한국 정부가 제대로 된 검토 절차 없이 섣불리 협의를 마무리한 탓에 일본이 군함도 강제노역 책임을 벗어날 구실만 마련해줬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