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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 법안

박근혜 대통령은 항상 "경제를 살려야한다"고 말합니다. 국회에 '경제활성화법안'을 조속히 입법해달라고 당부하고, 뒤늦게(?) 통과된 부동산3법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국수는 뭐고, 불어터진 국수는 뭐죠? 아니 그보다 먼저, 이 국수 꼭 먹어야 하는 건가요?

by pictures of money, flickr(CC BY)

경제활성화법 30개 중에 5개만 남았다

오랜만에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3일 새벽, 국회는 경제활성화 법안인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관광진흥법을 야당 측 경제민주화 법안 △대리점거래공정화법 △모자보건법 △전공의수련 환경 개선법과 함께 통과시켰습니다.

2일 오전 국회의 여야 원내지도부는 새누리당의 경제활성화 2법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민주화 3법을 함께 도입하기로 ‘딜’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각 소관상임위 진통이 끝나지 않았고,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이 ‘상임위 통과 후 5일의 숙려기간을 둔다’는 국회법 규정에 근거해 해당 법안들의 법사위 심의를 거부했는데요. 결국,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해당 법안들의 심사기한을 2일 오후 9시로 지정(a.k.a. 직권상정)했고, 법안은 당일 가결됐습니다.

지난 7월 9일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개최한 본회의에서 ▲자본시장및금융투자에관한법률(크라우드펀딩법)과 ▲하도급거래법을 통과시킨 이후, 오랜만에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


3일 소관상임위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의 명칭을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지원법'으로 바꿨습니다. 법안은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를 지원하는 내용인데요. 법안에 따라 국내 병원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고,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 광고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관광진흥법


관광진흥법은 야당이 ‘학교앞호텔법’으로 부르며 4대 저지선으로 지정했던 법안인데요.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 앞 50m(절대정화구역) 안에 호텔 건설을 금지하고, 200m까지는 ‘상대정화구역’으로 지정해 호텔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개정 관광진흥법에 의하면 절대정화구역이 학교 앞 75m로 늘어나는 대신, 이 바깥은 정화위의 심의 없이 호텔을 지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법안은 관광수요가 많은 서울·경기도로 한정되고, 법 적용 시한도 5년 뒤 일몰 됩니다.

30개의 경제활성화 법안 중에서 25개의 법안이 통과됐고, 남은 것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의료법인 자회사의 영리법인 설립 허용)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 방식 변경) ▲의료법(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허용) ▲산재보상보험법(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사유 제한) ▲금융위설치법(금융소비자보호 전담기구 신설) 등 5개 법안입니다.

최근, 과잉 공급업종의 구조조정을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도 또 다른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야당에서 통과시킨 경제민주화 3법은 △본사의 대리점 ‘갑질’을 방지하는 대리점거래공정화법(a.k.a. 남양유업 방지법)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산후조리원을 설치할 수 있는 모자보건법 △전문의가 되려는 전공의의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수련 사이에 최소 10시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하는 전공의수련 환경 개선법입니다.

경제활성화 비긴즈, "너무 묵혀 홍시됐다"

2014년 8월 1일, 청와대는 경제수석비서관의 경제 현안 월례브리핑을 통해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법안 19건'을 선정하고,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습니다.

열흘 뒤인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19개의 경제 법안과 그 파급효과를 조목조목 언급하기까지 했습니다. 청와대가 중점처리법안으로 지목한 19개 법안의 쟁점은 무엇일까요? 법안의 부작용은 없을까요?

◆투자 활성화
(1)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 의료법인 자회사의 영리법인 설립 허용
(2) 국제의료사업지원법 :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활동 허용
(3) 관광진흥법 :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유해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 숙박시설 허용
(4)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크라우드 펀딩법) : 창업·벤처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제도 도입
(5)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크루즈법) : 외국인 전용 선상카지노 허용
(6)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마리나 항만법): 마리나항만 구역에 주거시설 허용
(7)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방식을 경쟁촉진형으로 변경

◆주택시장 정상화와 도심 재생사업
(8) 소득세법 : 2000만 원 이하 소규모 주택 임대소득 3년 비과세
(9) 조세특례제한법 : 임차인 월세를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
(10) 주택도시기금법 : 국민주택기금을 주택도시기금으로 재편
(11) 주택법(부동산3법) : 주택분양가 상한제 폐지
(12)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법(부동산3법) : 재건축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부담금 부과 폐지
(13)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부동산3법) : 재건축 시 소유 주택 수만큼 신규주택 공급 허용

◆민생안정
(14) 국민기초생활보장법 :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15) 국가재정법 :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설치근거 마련
(16) 산업재해보상보호법 :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유 제한 (산재보험 적용률 제고)

◆금융 및 개인정보 보호
(17) 금융위설치법 : 금융소비자보호 전담기구 신설
(18) 신용정보보호법 : 신용정보 유출사고 시 징벌적 과징금 및 손해배상제도 도입
(19)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 주가조작 사범의 시장교란행위 엄벌

"경제활성화법 국회만 가면 하세월"

지난해 8월 초 청와대가 19개 경제활성화법안의 조속 입법을 요청한 후,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8월 8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를 열고 30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한편, 26일에는 아예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 전체적으로 '저성장-저물가-경상수지 과다흑자' 현상이 나타나면서 ‘축소 균형’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이번 회기에 민생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길을 잃고 회복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박 대통령이 중점법안으로 정한 19개 법안에 11개의 법안을 더해 총 30건의 경제활성화법안의 조속 처리를 요청했습니다. 추가된 11개의 법안도 함께 살펴볼까요?

◆투자 활성화
(1)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각종 시책의 추진 근거 마련
(2)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 산업단지 내 다양한 시설입주가 가능한 복합용도구역 도입
(3) 의료법 :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허용
(4) 국제의료사업지원법 : 공항 등 외국 관광객이 이용하는 장소는 외국어로 표기된 의료광고 허용
(5)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 입지규제 최소구역 신설. 입지 규제 최소구역에 특별건축구역 지정 의제
(6) 토지이용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별법 : 인허가 통합 및 간소화
(7)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 민간공원 특례제도에서 기부채납 비율 완화
(8)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 하도급법상 수급사업자의 범위에 중견기업을 포함해 보호범위 확대
(9) 농업협동조합법 :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을 이관하기 위해 자회사 설립 시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출자 허용
(10)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국제회의(MICE) 복합지구' 지정. 부담금·용적률 혜택, 관광기금 지원 등
(11) 의료기기법: 위해도가 낮은 의료기기 허가 신고업무를 공공기관에 위탁

괜찮아, 자연스러웠어 vs 이 중에 스파이가 있어

정부가 입법 요청한 경제활성화법안 중 '투자 활성화' 관련 법안과 '주택 정상화 및 도심 재생사업' 관련 법안은 사실상 대부분 규제 완화 법안입니다. 작년 8월 새정치민주연합은 11개 법안을 "가짜 민생 법안"으로 규정하고 단호히 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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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중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아.jpg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연일 민생법안으로 포장된 가짜 민생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민생법안으로 포장된 것 중 상당수가 알맹이는 가짜 민생, 규제완화법안"

우윤근 당시 정책위의장, 2014년 8월 29일

새정치민주연합은 11개 '가짜 민생 법안'을 성격에 따라 분류하고, 정부와 여당의 의도를 비판했습니다. 야당은 각 법안이 산업 규제를 완화해 대기업 및 일부 지역에 특혜를 주고, 부동산 투기와 사행산업을 조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괄호 안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붙인 법안의 별명)

◆ '부동산 투기 조장' 3대 법안

- 주택법(분양가상한제 폐지법) :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주택가격이 올라가, 실수요자의 구매력 하락할 것
- 재건축초과이익환수폐지법(개발이익환수포기법) : 재건축 부담금을 폐지하는 것은 강남3구 등 투기 지역에 특혜를 제공하는 것
-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1가구1주택 원칙 폐기법) :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재건축 사업을 할 때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1채만 분양받을 수 있던 것을 보유 주택 수만큼 분양받을 수 있도록 변경하면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성이 악화될 것

◆'의료영리화 추진 법안' 4건

-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 해당 법은 교육, 의료, 법률 등 서비스 분야의 규제를 완화해 의료기관의 자회사의 영리법인 설립을 허용한다. 이는 의료영리화의 첫 단추가 될 것
- 국제의료사업지원법(민간보험 특혜 및 의료공공성 파괴법) :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민간 보험사를 보유한 재벌 기업에 특혜를 제공하는 것
- 의료법(재벌 특혜 및 동네병원 죽이기법) : 원격 진료는 일부 대형병원만 가능한 것이 실정이므로 대형병원에만 특혜를 제공하는 꼴
- 의료기기법(국민안전포기법) : 의료기기의 허가와 신고 업무를 공공기관에 위탁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허가 요건과 안전 기준을 낮춰 국민 안전을 침해할 것

◆'사행산업 확산 법안' 4건

-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법(선상카지노 조장법) : 선상 카지노를 허용해 사행 사업을 조장할 것
- 마리나항만 조성 및 관리법(호화요트항 조성법) : 마리나항 주거시설은 서민과 무관한 호화시설이므로 민생과 관련 없음
- 경제자유구역특별법(카지노 양성법) : 해당 법은 외국인전용 카지노 허가를 완화해 사행 산업을 확산하고, 바다까지 놀음천국으로 만들 것
- 관광진흥법(학교 인근 관광호텔 건립법) : 주변 학교 학생 학습권 침해 및 호텔 사업자 특혜

경제활성화법, 어디까지 가봤니?

2015년 7월 1일 기준 30개 경제활성화법 중 21건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고 9건이 남아있습니다. 계류된 법안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의료법인 자회사의 영리법인 설립 허용) ▲의료법(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활동 허용) ▲관광진흥법(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유해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 허용) ▲자본시장및금투법(크라우드펀딩법)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 방식 변경) ▲의료법(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허용) ▲하도급거래법(하도급법상 수급업자의 범위에 중견기업 포함) ▲산재보상보험법(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유 제한) ▲금융위설치법(금융소비자보호 전담기구 신설)입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짜민생법안’으로 규정한 11개 법안 중 6개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 부동산3법
지난해 12월 29일, ‘부동산3법’으로 불리는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주택법 개정안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는 민간택지에 한해 탄력적으로 적용됩니다. 일부 투기과열 지역을 제외하고는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을 전망입니다. 재건축 부담금(=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면제 기간은 2017년까지 연장됩니다. 또한, 현행 주거환경정비법 하에서는 과밀억제권역 재건축 조합원이 보유 주택 수에 관계없이 재건축 주택을 1채만 분양받을 수 있었으나 개정안은 최대 3채까지 분양을 수 있도록 제한을 완화했습니다.

여야는 이날 부동산3법과 함께 ‘서민주거복지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켰는데요. 특위는 6개월 동안 △전월세 대책 △적정 전월세 전환율 산정 △계약갱신청구권 △임대차 등록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 의료기기법
지난해 12월 29일 의료기기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개정안은 위해도가 낮은 의료기기에 대한 인증 및 신고 업무를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에 위탁하도록 합니다.

◆ 마리나법·크루즈법
지난 1월 12일 국회는 마리나법과 크루즈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크루즈법은 2만t급 이상 크루즈 선박에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고 선상 카지노 고객은 외국인으로, 카지노 영업은 공해로 제한합니다. 마리나법은 마리나 항만 시설 대상에 주거 시설 건립을 허용하고, 하천 내 마리나 사업을 조성하는 자에게 토지 점용료 및 하천 사용료를 감면해 줍니다.

물러날 곳 없다. 야당, 4대 저지선 설정

지난 2월 새정치민주연합은 아직 국회에 계류되어있는 ‘경제활성화’ 법안 중 서비스산업발전법과 의료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관광진흥법을 ‘중점 저지법안’으로 규정하고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야당은 위 4개 법안이 의료 영리화 단초 제공 및 학습권 침해/대기업 특혜성 법안이라며 중점적으로 저지하기로 했습니다.

◆ 의료 영리화 논란
야당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2개 의료법 개정안이 의료 영리화의 단초를 제공한다며 국회 통과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정부는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통한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서비스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5년마다 제9조에 따른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서비스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ㆍ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문제는 이 법안의 대상이 되는 ‘서비스 산업’이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을 제외한 경제활동에 관계되는 산업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업’으로 광범위하게 규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의료 및 보건 분야가 서비스 산업에 포함돼 경제논리에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청와대와 여야 당 대표는 의료 분야를 제외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지난 3월 영수회담에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의료 분야를 제외하는 것에 대해 여당 내부 의견이 모이지 않아, 여야 합의 역시 불발됐습니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개정안은 ‘보험회사의 외국인 환자 유치 행위’를 허용하고, 의료법 개정안은 ‘원격 진료’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의료관광 산업을 확대하고 의료취약지역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입니다.

야당은 이 2개 법안도 의료 영리화와 맞닿아있다고 주장합니다. 보험사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되면 보험계열사를 보유한 일부 재벌기업이 특혜를 받고, 특히 보험-병원 간 카르텔로 인해 의료 공공성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원격진료 역시 동네병원 죽이기, 대형 병원 특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학교 앞 호텔 논란
학교보건법상 학교 경계로부터 200m 내인 지역은 ‘학교위생정화구역’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위생정화구역에 관광호텔을 지으려면 학교 정화위원회의 심의(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현행법 규정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관광수요가 급증해 국내 관광호텔 객실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학교위생정화구역을 피해 관광호텔을 더 건립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학교위생정화구역 내에 유해시설(유흥주점 등)이 없는 관광호텔을 설립할 때는 학교정화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도록’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려 합니다.

야당은 ‘학교 앞 호텔’이 학습권을 침해하고 일부 재벌에 특혜를 제공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경복궁 근처에 7성급 호텔을 건립하려 했으나 부지가 풍문여고, 덕성여중고와 인접해 있어 서울시 중부교육청이 호텔 신축 계획을 불허한 바 있습니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경제활성화법 통과시켜 주세요.

청와대와 여당이 지난해 8월부터 국회 통과를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은 30개입니다. 올해 3월 초까지 21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장을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여야 합의가 나올만한 법안은 이미 통과된 데다 공무원연금 개정안이 정국 갈등의 핵으로 떠올랐고, 남은 경제활성화법안은 대부분 계류 중입니다.

“오늘(5월 6일)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데 관광진흥법안, 서비스산업발전법안 등 상당수 경제활성화 법안이 2년 되도록 통과되지 못해 정말 안타깝다. 이런 경제활성화 법안들에 청년 일자리 수십만 개가 달려 있다”

“제가 이렇게 애가 타는데 당사자인 청년들은 얼마나 애가 타겠느냐”

박근혜 대통령, 5월 6일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

정부는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청년 일자리를 포함 일자리 66만 개가 창출된다고 주장합니다. 기획재정부는 한국경제연구원 등을 인용해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일자리 35만 개, 크라우드펀딩을 포함한 자본시장법은 16만 개, 관광진흥법은 1만7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좀 더 면면히 뜯어볼까요?

정부는 서비스산업을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통과되면 2020년까지 35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경제성장률은 1%p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또한, 민간 보험사의 해외 환자 유치활동을 허용하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의료 서비스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데요. 이 법안을 통해 중국, 일본, 러시아, 중동 관광객의 ‘의료 관광’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의료 부분의 공공성 유지에는 노력을 다하면서 비현실적인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2017년까지 최소 1만7000개의 일자리와 2조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2013년 간 외국인 관광객 수는 2배로 증가했는데 호텔 객실 수는 1.4배 증가하는 데에 그쳐, 객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주장하는 ‘66만 개 일자리 효과’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의 경우, 정부가 인용한 자료의 출처인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법안 이익단체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입니다. 노컷뉴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자료가 서비스산업이 발전했을 때를 추상적으로 산정해 일자리 숫자를 산출했으므로, 엄밀히 말해 입법의 효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관광진흥법 개정시 예상되는 1만7000개는 대부분 건설일용직으로 호텔이 완공되면 사라지는 일자리입니다. 노컷뉴스는 나머지 일자리도 청소 등 단순 사무직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는데요. 정부가 눈에 보이는 일자리 숫자 홍보에만 열중하고 일자리의 ‘질’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의료법 개정안, 크라우드펀딩법 등에 대해서는 정부 관계자도 속 시원히 일자리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경제활성화법 30개 중에 5개만 남았다

오랜만에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3일 새벽, 국회는 경제활성화 법안인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관광진흥법을 야당 측 경제민주화 법안 △대리점거래공정화법 △모자보건법 △전공의수련 환경 개선법과 함께 통과시켰습니다.

2일 오전 국회의 여야 원내지도부는 새누리당의 경제활성화 2법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민주화 3법을 함께 도입하기로 ‘딜’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각 소관상임위 진통이 끝나지 않았고,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이 ‘상임위 통과 후 5일의 숙려기간을 둔다’는 국회법 규정에 근거해 해당 법안들의 법사위 심의를 거부했는데요. 결국,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해당 법안들의 심사기한을 2일 오후 9시로 지정(a.k.a. 직권상정)했고, 법안은 당일 가결됐습니다.

지난 7월 9일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개최한 본회의에서 ▲자본시장및금융투자에관한법률(크라우드펀딩법)과 ▲하도급거래법을 통과시킨 이후, 오랜만에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


3일 소관상임위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의 명칭을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지원법'으로 바꿨습니다. 법안은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를 지원하는 내용인데요. 법안에 따라 국내 병원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고,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 광고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관광진흥법


관광진흥법은 야당이 ‘학교앞호텔법’으로 부르며 4대 저지선으로 지정했던 법안인데요.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 앞 50m(절대정화구역) 안에 호텔 건설을 금지하고, 200m까지는 ‘상대정화구역’으로 지정해 호텔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개정 관광진흥법에 의하면 절대정화구역이 학교 앞 75m로 늘어나는 대신, 이 바깥은 정화위의 심의 없이 호텔을 지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법안은 관광수요가 많은 서울·경기도로 한정되고, 법 적용 시한도 5년 뒤 일몰 됩니다.

30개의 경제활성화 법안 중에서 25개의 법안이 통과됐고, 남은 것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의료법인 자회사의 영리법인 설립 허용)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 방식 변경) ▲의료법(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허용) ▲산재보상보험법(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사유 제한) ▲금융위설치법(금융소비자보호 전담기구 신설) 등 5개 법안입니다.

최근, 과잉 공급업종의 구조조정을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도 또 다른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야당에서 통과시킨 경제민주화 3법은 △본사의 대리점 ‘갑질’을 방지하는 대리점거래공정화법(a.k.a. 남양유업 방지법)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산후조리원을 설치할 수 있는 모자보건법 △전문의가 되려는 전공의의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수련 사이에 최소 10시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하는 전공의수련 환경 개선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