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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파문을 톺아보자

지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자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근절해야 할 4대 사회악으로 꼽았습니다. 이후 식품 안전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경찰 조사에 따르면, 불량식품 적발 사례 중 가장 많은 것이 ‘건강식품 과장 광고 및 허위 판매’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끝판왕 사례가 2015년 4월 말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가짜 백수오 파문입니다.

by 내츄럴엔도텍

"가짜는 맞지만, 처벌은 못 한다"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지난 26일, 수원지검 내츄럴엔도텍 전담수사팀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던 네츄럴엔도텍과 대표이사 김 씨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을 일으킨 ‘내츄럴엔도텍’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인데요.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이 유통한 백수오 제품에 식용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들어갔다며 수원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습니다.

​검찰이 내츄럴엔도텍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유는 이엽우피소를 혼입한 행위에 고의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행법(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 등)에는 고의가 아닌 과실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이 백수오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섞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나름의 검사를 거치고 재배지에 실사를 다녀오는 등 혼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한데다 이엽우피소의 혼입비율이 3%가량에 불과해 혼입에 대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수원지검 전담수사팀


이와 더불어 검찰은 재배 농가가 원료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이엽우피소를 혼입했을 가능성을 함께 수사했는데요. 하지만 재배농가들이 납품한 백수오 원료가 영농조합의 가공 과정에서 모두 뒤섞이기 때문에 재배농가나 영농조합이 고의로 이엽우피소를 혼입했다 하더라도 이를 가려낼 수 없습니다. 때문에 검찰은 재배농가와 영농조합을 형사처분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현재 ‘가짜 백수오’ 홈쇼핑 구매 피해자들이 내츄럴엔도텍과 홈쇼핑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상황인데요. 이번 법원의 무혐의 판결이 앞으로 있을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가짜 백수오가 가져온 진짜 효과

“시중에서 판매중인 32개의 백수오 제품 중 21개 제품이 백수오 대신 유사 원료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사용하거나, 두 원료를 섞어 제조했다.", “최근 백수오 수요가 급증하자 업체들이 재배 기간이 짧고 가격은 1/3 수준인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둔갑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4월 22일, 한국소비자원 발표

백수오는 갱년기 여성의 증상 개선 효과가 있고 면역력 강화,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원료입니다. 중장년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 백수오 제품의 국내 시장 규모만 연 3,000억 원 가량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건강기능 식품으로는 굉장히 큰 시장 규모입니다.

이같은 백수오 원료는 ‘내츄럴 엔도텍’이라는 주식회사에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내츄럴 엔도텍은 코스닥 상장사로, 시가총액이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코스닥 9위 기업이었습니다. 백수오 원료 제공이 주력 사업인 곳입니다.

이처럼 시장 규모와 원료제공 업체의 시가총액만으로도 백수오 제품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한국소비자원의 발표가 불러온 파장은 컸습니다.

당장 내츄럴 엔도텍은 소비자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조사결과를 부인했습니다. ‘전문 기관인 식약처 검증 결과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내츄럴 엔도텍의 주가는 소비자원 발표 즉시 곤두박질쳤습니다. 주가가 얼마나 급속도로 하락했는지, 코스닥이 휘청였습니다. 코스닥 지수가 6% 정도 급락한 것입니다. 이후 며칠만에 내츄럴 엔도텍의 주가는 80% 넘게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약 2조 원에서 2000억 원대로 주저앉았습니다.

강력한 가짜 백수오의 진짜 효과가 시작된 것입니다.

가짜 백수오 효과① 소비자와 투자자가 피해자로

내츄럴엔도텍이 소송까지 제기하며 식약처의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도 소비자원과 같았습니다. 식약처는 30일 내추럴 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짜 백수오 파문은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를 순식간에 피해자로 만들었습니다. 건강과 관련된 제품이라 민감도가 더 컸습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소비자들입니다. 당장 환불 및 보상 문제와 이엽우피소의 유해성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해당 제품들이 백수오 제품이라 생각하고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내츄럴엔도텍을 비롯한 제품 제조사들, 판매자인 유통업체들이 어떻게 환불을 해줄 지가 첫 번째 관건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유해성 여부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이기 때문에 잘못된 원료를 사용해 몸에 유해한 제품을 팔게 되면 제조사 및 유통사의 책임은 그만큼 커집니다. 이에 따라 보상의 정도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내츄럴엔도텍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피해자입니다. 이 문제를 통해 주식시장의 문제가 또 다시 제기됐습니다. 신뢰도가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이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고, 그것을 검증해야 할 애널리스트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긍정적인 보고만 했고, 이후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소비자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백수오 파문은 환불과 보상 문제, 그리고 유해성 검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가짜 백수오 효과② “환불 거절” vs “거절은 거절한다”

환불 문제부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우선 제조사인 내츄럴엔도텍이 시판된 제품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뒤이어 판매자 중 홈쇼핑 업체들이 지난 8일 ’미개봉 제품만 전액 환불하고 섭취중인 제품은 잔량에 대해서만 환불한다’고 밝혔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보유한 원료 전량을 폐기하고 소비자원을 상대로 한 소송도 철회하겠다. 앞으로의 검찰조사도 성실히 임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보상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문제가 된 원료 이전에 만들어져 안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제품을 판매한 유통업체 중 홈쇼핑 업체들은 ‘제조사가 환불 정책을 결정하지 않는 한 무조건 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개봉 전 제품만 환불’하겠다는 것입니다. 백화점, 대형마트가 전액 환불을 시행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후 11일을 기점으로 NS홈쇼핑, 롯데홈쇼핑이 현금 또는 적립금 형태로 전액 환불을 약속하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물론 홈쇼핑이 일괄적인 환불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긴 합니다. 우선 현재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므로 이엽우피소 혼용에 대한 수사 결과가 매듭지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각 업체별로 백수오 제품을 판매해서 얻은 수익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 예로 NS홈쇼핑은 누적 판매액이 11억 3,700만 원이지만 홈앤쇼핑은 900억 원에 달합니다. 보상액에 따라 업체 타격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 결과 피해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모양새입니다. 따라서 피해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제조사, 판매업체 모두 대책 마련에 미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만이 더욱 커졌기 때문입니다. 또 일부 소비자들이 백수오 제품 복용 이후 어지럼증, 소화불량,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어 환불 및 보상 문제는 더욱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가짜 백수오 효과③ 소비아오 vs 식약웨더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의 유해성 문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비자원과 식약처의 검토 의견이 대립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소비자원은 ‘유해하다’, 식약처는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던 겁니다. 이른바 소비자원(소비아오)과 식약처(식약웨더)의 대립이었습니다.

지난 11일까지 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의 90%에 이엽우피소가 포함됐으며, 이엽우피소 성분은 인체에 해롭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롭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각각 주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과거 1998년 중국의 난징 철도대학이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이엽우피소가 간독성이나 신경 쇠약 등을 유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논문을 분석한 한국독성학회도 유해성을 인정했습니다.

식약처는 계속해서 인체 위해성이 낮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미 중국, 대만 등에서 식품 원료로 이엽우피소를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팽팽하게 대립하던 두 기관의 의견은 독성학회의 입장 번복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독성학회의 번복 이유는 논문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실험동물에게 먹이는 시험물질의 양이 5%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해당 실험에서는 기준치의 2~4배를 실험동물에게 섭취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해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죠.

가짜 백수오 효과④ 소비아오 < 식약웨더

문제는 유해성 논란이 ‘유해성 없다’는 쪽으로 기울자 홈쇼핑 등 판매업체들과 제조업체들이 환불과 보상 문제에 더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유해성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환불 보상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소비자원이 기자들을 대상으로 ‘백수오 건강식품 부작용 사례분석’이라는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알렸습니다. 홈쇼핑 업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환불과 보상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공지 4시간 만에 소비자원은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소비자의 불안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소비자원은 이어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자료 배포를 보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논란의 파장을 고려해 소비자원이 조금 더 신중해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원이 배포하려던 자료는 백수오 관련 ARS 상담 내역이기 때문에 주관적 자료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입장 번복의 근거가 됩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원이 식약처와의 충돌을 피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어쨌든 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판단은 최종적으로 식약처가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는 두 기관 모두 공식적인 유해성 조사를 바탕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이 아닙니다. 이르면 이번주 중에 식약처의 백수오 제품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는데, 이후에 유해성 여부도 본격적으로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만 애타는 입장입니다. 공식적인 유해성 여부 발표가 없이는 소비자가 그것을 입증하기 쉽지 않고, 공식적으로 검토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길게는 2년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업체의 과실 여부까지 입증해야 합니다. 피해자이자 약자인 소비자가 피해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죠.

백수오 파문 Round 2: 백수오 너마저?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의 유해성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진짜 백수오의 효능마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로써 백수오 파문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백수오가 정말 효능이 없는 식품이라면 그것을 인정해준 식약처도 책임을 피할 수 없고, 처음부터 해당 원료를 판매한 제조사들의 책임도 훨씬 커지기 때문입니다.

백수오의 효능이 왜 갑자기 논란이 된 것일까요? 백수오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고, 백수오의 효능을 증명하는 연구결과도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그동안 나온 백수오 관련 논문 중 인체 효과 임상시험을 거친 것은 국내 1건, 국제 1건 뿐입니다. 해당 논문에는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를 검증하는 내용이 실려있었는데, 검증 과정에서 당귀, 비타민 등의 성분을 백수오와 섞어서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백수오의 단독 효과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논문 공동저자에 내추럴엔도텍 관계자가 참여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식약처는 2010년 백수오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했습니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요?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실에 따르면,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이 인정을 요청했던 초기에는 ‘(백수오 성분 중 신남산, cinnamic acid)성분이 안정적이지 않다. 가공 과정에서 양이 줄어들어 매번 성분을 얻기 힘들다’는 이유로 인증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뒤, 식약처는 백수오를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합니다. 재검토 결과 자료의 타당성이 입증됐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그러나 자료를 검토하는 심의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식약처는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더라도) 타당성이 충분히 입증됐고, 인정 권한은 위원회가 아닌 식약처장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위원회를 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가짜와 진짜 백수오 모두 유해성과 효능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도 '유해성의 근거는 없지만 안전하다는 근거도 없다'는 학회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고 '섭취 자제' 권고가 나오는 상황인데다, 진짜 백수오도 검증 과정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건강식품을 검증하는 정부의 제도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옵니다.

백수오 없는 백수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백수오 제품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백수오 제품 중 진짜 백수오를 포함한 것은 5%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95%는 가짜 백수오 원료를 사용했거나, 가공 도중 DNA가 파괴되어 원료 혼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제품들입니다.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되는 백수오 제품 207개를 전수조사했습니다. 그 중 40개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고, 검출되지 않은 제품은 10개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157개는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157개 중 58개 제품은 원료에 이엽우피소를 혼입한 이력이 있고, 특히 그 중 45개 제품은 이번 사건의 시발점이 된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40개 제품에 대해 전량 회수조치 및 품목제조 정지 처분을 내렸고, 검출되지 않은 10개 제품은 유통기한 확인 후 이엽우피소가 포함되지 않은 제품만 유통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원료를 섞어 썼는지 확인되지 않은 157개 중 58개 제품(혼용 의심 및 내츄럴 엔도텍 원료 사용)은 ‘영업자 자율 회수’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식약처가 ‘가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을 확인하고 각 업체들에 후속 조치를 지시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발표에서도 식약처는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따라서 소비자 보상 기준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식약처는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를 시험하는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시험은 약 2년 가까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혼란은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백수오 제품은 ‘백수오 없는 백수오’로 밝혀졌지만, 사건의 본질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셈이죠.

뜻밖의 후폭풍 from 식약처

식약처의 발표가 유해성과 소비자 보상 문제를 명료하게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식약처의 발표 후폭풍을 정리해봤습니다.

① 뜻밖의 국순당&농협
식약처의 가짜 백수오 제품 발표는 국순당과 농협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국순당 대표 주류 ‘백세주’ 원료에 백수오가 함유되어 있었는데, 검사 결과 그것이 사실은 이엽우피소였던 것이죠. 당장 국순당의 주가가 전일 대비 14.9% 내려갔습니다. 하루만에 203억 6000만 원이 증발한 겁니다. 농협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농협홍삼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범판매한 홍삼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국순당은 시중 판매제품은 ‘자진 회수’하고 원료를 전량 폐기하기로 했고, 농협은 ‘전량 판매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② 가만히 홈쇼핑
홈쇼핑의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앞서 전액 환불 방침을 밝힌 NS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4개 홈쇼핑사가 ‘조건부 환불’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식약처 발표에서도 이엽우피소의 유해성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검찰 조사 결과가 남아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③ 꿀먹은 내츄럴엔도텍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을 겨냥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원료 혼합이 확인되지 않는 제품들 중 내츄럴엔도텍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을 영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회수하도록 한 것입니다.

내츄럴엔도텍이 해당 제품을 회수하느냐 마느냐가 이번 논란의 관건 중 하나입니다. 내츄럴엔도텍이 이를 받아들이면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재고를 폐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홈쇼핑 업체들이 내츄럴엔도텍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구상권 청구(A가 갚아야 할 채무를 대신 갚은 B가 나중에 A에게서 다시 돈을 돌려받을 권리)를 하는 것이죠. 그러나 내츄럴엔도텍이 이를 거부하면 구상권 청구도 당장 어려워집니다.

검찰 조사결과 발표 이후에는 소비자 보상문제에 진전이 있을까요?

"가짜는 맞지만, 처벌은 못 한다"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지난 26일, 수원지검 내츄럴엔도텍 전담수사팀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던 네츄럴엔도텍과 대표이사 김 씨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을 일으킨 ‘내츄럴엔도텍’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인데요.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이 유통한 백수오 제품에 식용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들어갔다며 수원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습니다.

​검찰이 내츄럴엔도텍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유는 이엽우피소를 혼입한 행위에 고의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행법(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 등)에는 고의가 아닌 과실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이 백수오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섞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나름의 검사를 거치고 재배지에 실사를 다녀오는 등 혼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한데다 이엽우피소의 혼입비율이 3%가량에 불과해 혼입에 대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수원지검 전담수사팀


이와 더불어 검찰은 재배 농가가 원료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이엽우피소를 혼입했을 가능성을 함께 수사했는데요. 하지만 재배농가들이 납품한 백수오 원료가 영농조합의 가공 과정에서 모두 뒤섞이기 때문에 재배농가나 영농조합이 고의로 이엽우피소를 혼입했다 하더라도 이를 가려낼 수 없습니다. 때문에 검찰은 재배농가와 영농조합을 형사처분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현재 ‘가짜 백수오’ 홈쇼핑 구매 피해자들이 내츄럴엔도텍과 홈쇼핑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상황인데요. 이번 법원의 무혐의 판결이 앞으로 있을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