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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원자력협정의 핵!심

41년 만에, 그리고 4년 6개월 간의 협상을 거쳐 전면개정되는 한미원자력협정. 중요한 것 같기는 한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 뉴스퀘어와 함께 차근차근 살펴봅시다!

#핵 #원자력 #핵주권 #사용후핵연료 #어렵다..

by rodrigomezs, flickr(CC BY)

“니가 가라 워싱턴”

박근혜 대통령 없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 혼자 갔습니다. 한미원자력협정을 예정대로 정식 서명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한 겁니다. 외교부는 "원래 정상회담 전 날 장관들끼리 서명식 하기로 되어 있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내에서 아직 진행될 절차가 남아있다는 것도 윤 장관이 혼자서라도 떠난 이유 중 하나라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워싱턴D.C 에너지부에서 미국 에너지부 장관 어니스트 모니즈와 한미원자력협정에 정식 서명했습니다. 협정안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관한 연구 및 우라늄 저농축의 일부 권한(미국 동의가 필요하니까)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 의회의 심의절차만 남았습니다. 미국은 외국과 원자력협정을 할 때 의회 동의가 필요합니다. 의회에서 45일 안에 승인 결의안이 나오거나 연속 회기 90일간 반대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통과로 간주되는데요. 통과에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미 의회가 이번 개정안에 크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의 절차가 완료되면, 협정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정식 발효될 예정입니다.

벌써 41년

한미원자력협정이 본격 개정, 발효된 지 벌써 41년입니다. 정식 명칭은 “원자력의 민간이용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간의 협력을 위한 협정”인데요.

1973년 당시 정부가 국내에 원자로를 설계, 건설하면서 ‘평화적 목적’으로만 활용하겠다는 약속을 미국과 한 것입니다. 그리고 1974년, 양국은 일부 내용을 개정하면서 유효기간을 41년으로 정해놓게 됩니다.

그런데 한미원자력협정은 국내에서 ‘불평등 협정’이라고 비판받아 왔습니다. 협정에 우리나라가 미국의 허가 없이 핵연료를 농축하거나 재처리를 할 수 없다는 내용(골드 스탠더드)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핵주권’이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됩니다. 불평등 조항 개정을 통해 핵주권을 되찾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던 것이죠.

그러다 협정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해인 2015년이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개정논의가 2010년 8월부터 진행됩니다. 핵심은 역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하는 등의 핵주권 회복이었습니다. 양국은 ‘파이로 프로세싱(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기술 중 하나)’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합의하는 등 조금씩 합의점을 찾아나갔습니다. 하지만 최종 합의점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4년 6개월 가량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지난 22일 양국은 합의안을 내놓았습니다. 사용후 핵연료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핵에 대한 주권을 양국이 상호 행사하는 것이 큰 골자입니다. 핵에 대한 한국의 권한이 한층 확대된 것이죠.

한미원자력협정, 어려운 용어 먼저 설명좀..

먼저 한미원자력협정에 등장하는 어려운 용어부터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사용후 핵연료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방사선 세기가 강한 폐기물을 말합니다.

재처리 사용후 핵연료에 남아있는 유효성분(플루토늄 등)을 화학적으로 추출해내는 작업을 말합니다.

플루토늄 사용후 핵연료에 존재하는 원소입니다. 특히 플루토늄-239는 우라늄-235와 같이 핵분열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 연료가 되기도 하고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도 이를 사용한 것입니다.

사용후 핵연료 관리방식 5가지 중간저장, 영구처분, 파이로 프로세싱, 해외위탁 재처리, 직접 재처리가 있습니다.

중간저장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 또는 영구처분하기 전에 50년 이상 저장해두는 것입니다. 수조에 보관하는 습식저장과 콘크리트, 금속 용기에 보관하는 건식저장으로 나뉩니다. 습식은 플루토늄을 추출해낼 수 있는 저장기술이고 건식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습식 저장기술은 우리가 원천 개발하거나 보유할 수 없습니다.

파이로 프로세싱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해서 다시 원자력발전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습식 재처리와 다르게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핵연료를 녹은 소금처럼 만든 뒤 전기를 이용해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분리하는 건식 재처리 방법인데요. 플루토늄 추출이 안 되기 때문에 핵무기 제조에 전용될 우려가 없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습식 저장방법을 허용하지 않는 미국이 이 방법을 공동 연구해 앞으로 한국에 허용할 지 말 지 여부를 협의하게 됩니다.

전해 환원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의 전반적인 공정 기법을 말합니다. 사용후 핵연료에서 높은 열을 발생시키는 원소들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골드 스탠더드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체결하는 나라들이 핵연료 농축, 재처리를 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조항입니다.

한미원자력협정의 핵!심 3가지

이제 한미원자력협정 전면개정의 주요 내용을 세 가지로 나눠 정리해보겠습니다.

①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일부 허용
이번 협정에서 핵연료 농축, 재처리를 금지하는 ’골드 스탠더드’가 제외됐습니다. 즉, 핵연료 재처리의 가능성이 생긴 것인데요.

먼저 사용후 핵연료 관리방식 5가지(스토리2 참고) 중 중간저장, 영구처분을 하게 될 경우 미국이 앞으로도 기술적으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그 외에 해외에 위탁하는 재처리가 허용됐고, 파이로 프로세싱(건식 재활용 기술) 허용 여부는 연구결과가 2017년에 발표되면 협정 내용에 포함시키기로 했습니다. 직접 재처리는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연구개발 단계에서만 파이로 프로세싱 재처리가 일부 가능합니다. 전해 환원(스토리2 참고)과 같은 기술이 연구 단계에서는 허용돼, 폐기물 규모와 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②핵연료 공급: 우라늄 농축 협의 가능성 오픈
핵연료 공급 문제는 ‘우라늄 농축’과 관련있습니다. 핵연료가 우라늄을 농축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인데요. 이 우라늄 농축의 협상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미국과의 합의 하에'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의 연료용으로 저농축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핵무기에 사용가능한 고농축은 여전히 불가)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핵연료를 구매해서 사용하는 데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구입이 어려워질 경우 미국이 적극 지원하고, 우라늄 농축을 협상하게 되는 것이죠.

③원전 수출 및 교류: 일부 활성화
미국산 핵물질, 원자력 장비, 기술 등을 제3국에 재이전하는 절차가 대폭 간소화됐습니다. 수출입 인허가 절차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협정이 체결된 나라에만 한국이 수출할 수 있다는 제약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핵이득? 또는 핵노잼?

한미원자력협정 전면개정 내용을 두고 평가가 나뉩니다. 41년 만에 핵주권을 큰 폭으로 확보했다는 분석과, 실효성 없는 내용으로 구색맞추기에 불과한 개정내용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긍정적인 부분은 한국이 ‘평화적 핵 이용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번 협정을 통해 명시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핵주권을 되찾고 핵연료 농축과 재처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미국과 협정을 체결한 나라로는 처음으로 한미 양국이 관련 문제를 상시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방법(차관급 상설 고위급위원회)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의 동의가 없으면 농축과 재처리 모두 실행할 수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일부 허용된 부분들도 모두 ‘미국의 동의 하에’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야말로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지, 당장 단독적으로 농축과 재처리를 할 수 있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같은 형태는 ‘미국은 한국에 평화적 핵이용권이 있음을 인정하고 한국은 국익과 비확산체제 존중을 위해 당장 농축과 재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귀결됩니다.

즉, 미국의 입장에서는 기존 협정을 두고 불거졌던 국내의 부정적 여론을 완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는 주권을 일부 되찾는 ‘면피’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일각에서는 양국이 서로 ‘체면 살리기’를 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정이 의미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41년의 시간동안 멈춰있었던 원자력 협정의 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본격 핵존심

41년간 멈춰있던 원자력 협정의 시계를 움직이게 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미원자력협정이 지난 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국내 절차는 대통령의 승인만 있으면 모두 마무리됩니다. 본격 핵존심, 핵주권의 길이 열린 것인데요.

이후 협정이 한미 양국 대통령의 승인으로 정식 발효되면,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연구(재처리 기술에 대한)와 우라늄 저농축을 국내에서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주권을 일부 되찾게 되죠. (스토리3 참고)

이제 대통령의 정식 서명만 남았습니다. 다만 메르스 사태와 부정적 여론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연기되면서, 한미원자력협정 정식 서명도 주춤하는 모양새인데요. 국내 절차는 거의 끝났고 미국과의 협의도 끝낸 내용이니, 이제 정식 발효는 시간 문제겠죠.

“니가 가라 워싱턴”

박근혜 대통령 없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 혼자 갔습니다. 한미원자력협정을 예정대로 정식 서명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한 겁니다. 외교부는 "원래 정상회담 전 날 장관들끼리 서명식 하기로 되어 있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내에서 아직 진행될 절차가 남아있다는 것도 윤 장관이 혼자서라도 떠난 이유 중 하나라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워싱턴D.C 에너지부에서 미국 에너지부 장관 어니스트 모니즈와 한미원자력협정에 정식 서명했습니다. 협정안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관한 연구 및 우라늄 저농축의 일부 권한(미국 동의가 필요하니까)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 의회의 심의절차만 남았습니다. 미국은 외국과 원자력협정을 할 때 의회 동의가 필요합니다. 의회에서 45일 안에 승인 결의안이 나오거나 연속 회기 90일간 반대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통과로 간주되는데요. 통과에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미 의회가 이번 개정안에 크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의 절차가 완료되면, 협정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정식 발효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