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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구조개혁

노동개혁, 복잡하다구요? 5대 입법+2대 지침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5대 입법: 주당 최대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사용 기간 2+2 연장, 파견 가능 업종 확대, 실업급여 기준 변경, 대중교통·도보 출퇴근 산재 보상

▲2대 지침: 일반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제공=포커스뉴스

정부 양대 지침 발표,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양대 지침을 확정했습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초안과 큰 차이점은 없었습니다. 민주노총은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한국노총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정부 지침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지침 초안을 내놓은 것에 대한 반발로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한 지 3일만입니다.

저성과자 해고 지침


정부는 ‘공정인사 지침’이라는 제목의 저성과자 해고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기권 장관은 “노동계가 주장하는 쉬운 해고는 절대 없다”며 “선진적 인력운영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갈등과 불확실성을 예방하는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1) 취업규칙 및 단체 협약에 저성과자 해고 방침을 명시하고 (2) 객관적, 합리적 기준에 따라 인사평가를 진행하며 (3) 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에게 교육훈련과 배치전환 등 개선의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법률상 근로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지침에서 요구하는 조건들만 형식적으로 만족하면 통상적인 해고가 가능한, 이른바 ‘쉬운 해고’가 실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이번 지침이 명예/희망퇴직금 수령 및 퇴직 대상인 고령자 등을 ‘찍어내는 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저성과자 해고 지침: 스토리18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지침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지침은 노조 및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 불리한 쪽으로 변경할 수 있는 요건을 제시했습니다. 정부는 근로자의 불이익 정도, 사용자의 변경 필요성, 취업규칙 변경 내용의 상당성, 기타 근로조건 개선의 여부, 노조 등과 충분한 협의 노력, 동종 사항에 대한 국내 일반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면 사회 통념상 근로자의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지침: 스토리19

이들 지침은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일뿐, 법안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국회를 통과해야 할 필요도 없고 법적 효력 또한 없습니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들이 행정집행 및 근로감독을 할 때 양대 지침을 업무 기준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기권 장관은 “(양대 지침은) 25일 지방관서장에게 전달되면 바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노총은 22일 즉시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25일 정오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민주노총이 불법파업을 강행한다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그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24일 담화문에서 밝혔습니다.

지난 19일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한 한국노총은 양대 지침에 대한 법률적 대응을 논의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USIC♬ Frank Sinatra - My Way(1969)

'노사정 대타협’ 어떻게 진행돼왔나

2014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노사정(勞使政)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노동시장 구조 개선에 대한 주문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12월 23일 ‘노사정 대타협’이 본격 가동됩니다. 노사정은 5대 의제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임금·근로·시간·정년', '노사정 파트너십', '사회안전망', '구조개선'을 선정했습니다.

노사정위원회는 마감 시한인 올해 3월을 넘겨가면서까지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노사정이 의견을 모은 일부 사안도 있었지만, '일반 해고 가이드라인' 같은 결정적 문제에서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정규직 과보호'를 이야기하며 유연한 해고를 강조했고, 노동계는 '기업의 해고 악용'을 우려하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노동계가 가장 핵심으로 보는 '고용 안정성' 의제를 정부가 안건에 올린 것부터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작년 11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정규직 과보호 때문에 기업이 겁이 나 인력을 뽑지 못한다"고 말하는 등 이미 답을 정해 놓은 협상이었다는 것입니다. 노동계도 문제였습니다. 5대 불가사항 등을 제시하며 지나치게 기득권 보호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동안의 논의는 물론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일정 합의를 본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초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으로 양분된 노동시장의 구조를 개선하고, 청년고용 문제 등을 해결하자는 취지의 대타협은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정부, '플랜B' 노동개혁 독자추진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노사정 대타협'은 무산됐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공감대가 형성된 과제를 중심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독자적으로) 계속 추진하겠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협의에서 공감대를 이룬 과제들은 ▲상위 10% 고소득 임원 임금인상 자제→청년고용 활성화 ▲상시ㆍ지속 업무 정규직 전환 ▲사회안전망 확충(실업급여, 정년 연장 안착) ▲공정거래 질서 확립 ▲대법원 판결 기준의 통상임금 입법화 ▲근로시간 단축과 추가연장근로 8시간 허용 ▲최저임금 단계적 인상 입니다.

그외에 이견이 컸던 비정규직 관련 제도나 근로시간 적용제외제도 개선 등은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추가연장근로 8시간’ 등의 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됩니다.

“일괄 타결(패키지 딜) 방식의 협상 구조였기 때문에 핵심 쟁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뒤로 얘기한 건 전혀 의미가 없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

앞으로 노동 시장 개혁이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파국으로 치닫는 노-정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합의를 이룬 사안(Story.2) 외에도 일반해고 요건 가이드라인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등을 상반기 내에 실시하겠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입니다. 노동계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쉬운 해고' 관련 안건을 정부 주도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먼저 노동계는 오는 24일 총파업을 열기로 했습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시장 개악 저지 ▲연금 개악 저지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조합원을 넘어 사회 전체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고 총파업을 발판으로 한 투쟁을 선포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불법 파업'이라며 맞섰습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이 20일 기자들과 만나 “파업의 요구인 노동시장 개혁안 등은 정책이나 제도와 관련된 사안으로, 이미 수많은 판결에서 파업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절차상, 목적상으로 불법 파업”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해를 빚은 개별 사업장 노조와 민노총 지도부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것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주노총은 이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 장관은 경영상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주장만 받아들여 사용자 일방에게만 유리한 단체협약을 강요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의 '100인 이상 사업장의 노사 단체협약 시정지도' 계획과 관련, 노사 자율 사항에 정부가 개입해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한국노총 역시 노사정위원회에서 전면 탈퇴하거나 5~6월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노동계와 정부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1997년 노동법 사태 이후 사상 최악의 춘투가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임금피크제 실시!... 노사 모두 불만족

17일, 정부가 '제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노사정 대타협 결렬 이후 정부 주도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69일 만입니다.

​주요 골자는 ▲청-장년 간 상생고용 ▲원-하청 상생협력 ▲정규직-비정규직 상생촉진 ▲노동시장 불확실성 해서 ▲노사 파트너십 구축 등 다섯가지입니다. 대부분 지난해 말 발표된 노동부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포함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논란이 되는 부분은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모든 공공기관(316개)으로 확대하고, 노동자 동의 없이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절약한 인건비로 청년고용을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이 청년을 채용할 경우 지원금을 줍니다. 하지만 신규 채용의 강제성은 없어, 정부의 의도대로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도 논란입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삭감 등 노동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은 과반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는 예외로, 노조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했습니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노조 동의 없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도 예외적으로 인정한다’는 법원 판례를 근거로 든 것입니다.

​사측도 불만인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경영차총협회는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만 초점을 맞춰, 고용경직성을 심화시켜 일자리 창출 능력을 오히려 떨어뜨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노동시장 개혁방안도, 당분간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시동 거는 노동 개혁

노·사·정(노동자·사용자·정부) 대타협이 결렬되며 다소 쳐지는듯 했던 노동 개혁이 다시 힘을 받고 있습니다. 공무원 연금 개혁을 마무리 지은 정부가 ‘노동 개혁’을 하반기 국정운영의 모멘텀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대타협에 실패한 정부는 노동개혁 제도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여당은 당내 특위를 결성해 정부와 함께 밀어붙이는 한편, 야당은 ‘노동 개혁도 공무원연금 개혁과 같이 대타협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최근 당·정·청의 노동 개혁 드라이브가 심상치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누리당 새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지금 꼭 해야만 하는 노동개혁을 잘 실천해, 더 나아가서 경제 대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어 김무성 대표가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올해) 하반기에 노동개혁을 최우선 현안으로 삼고 당력을 총동원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나섰습니다. 21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노동개혁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라며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2일엔 68일 만에 고위 당·정·청 회의가 열렸는데요. 이날 열린 회의는 많은 시간을 ‘노동 개혁’ 공감대 형성에 할애했습니다. 새누리당은 회의 직후인 23일, 당내에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김영삼 정부 당시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인제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정부 노동시장 개혁의 양대 축은 임금피크제 제도화와 고용 유연화입니다. 정부는 60세 정년연장으로 청년 고용 절벽이 심화된다며, 임금피크제 제도화를 주장했습니다. 노동계는 노사 자율 협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제도화에 반대했는데요. 정부는 노동자 동의가 없어도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취업규칙 지침’을 이달 내 발표할 예정입니다.

고용 유연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경직된 고용 시장을 유연화하기 위해 일반 해고 요건을 완화할 방침인데요. 이를 위해 하반기 내에 ‘일반해고 요건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야당은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과 해법은 정부안과 사뭇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최근 정년 60세 이상 법정화 시행이 청년 일자리 감소의 주범인 것처럼 보도되는데 정부의 경제 및 일자리 정책실패의 책임을 다른 데 돌린다. 개혁의 핵심은 노동이 아니라 무분별한 시장"이라고 주장했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중소기업 육성 ▲정부 재정 투입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을 노동 개혁의 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노동 개혁의 주도권을 잡자, 양대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은 노동 개혁 논의를 노사정 위원회가 아닌 국회에서 풀자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양대 노총은 지난 24일 노동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국회에 설치하자는 제안서를 보냈습니다.

연일 강드라이브 "개선 노력없는 저성과자 해고 정당"

정부가 출연기관의 이름을 빌려, 사실상 ‘일반 해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출연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1일 노동고용부 출입기자단에 「직무능력사회 정착을 위한 핵심적 과제로서 공정한 인사평가에 기초한 합리적인 인사관리」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입니다.

현행법상 통상적으로 시행 가능한 해고의 형태는 두 가지입니다.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닥쳤을 땐 ‘정리 해고’를, 개별 근로자가 심각한 법규 위반을 저질렀을 땐 ‘징계 해고’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 두 해고는 요건이 까다롭고, 회사가 해고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정부는 ‘고용 유연화’의 일환으로 일반해고제를 도입하려 합니다. ‘저성과자’나 ‘근무태도 불량자’를 개별 해고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1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문건은 일반해고를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세 가지 사례와 법원의 판결을 제시하며, 어떤 경우가 정당한 일반해고이며 어떤 경우가 부당 해고에 속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근로자에게 직무부진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2개 사례는 회사가 저성과자를 위한 특별직무교육 등을 제공했음에도 근로자가 이에 불성실하게 응하는 등 직무역량이 개선되지 않은 경우엔 일반 해고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 및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내용입니다.

나머지 한 개 사례는 회사가 개별 근로자를 해고할 목적으로 공정성이 결여된 인사고과를 부여하고, 이를 근거로 저성과자를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라는 판시 내용입니다.

위의 사례들로 미루어보아, 일반해고의 정당성은 공정한 인사 평가 기준 마련과 해고를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는 사측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보장됩니다. 그러나 한국노동평가원이 제시한 세 가지 사례에선 ‘공정한 인사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알맹이는 없이 ‘쉬운 해고’만 선전한다는 야유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돌아와요, 협상장에

18일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를 앞두고, 정부가 연일 노동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집니다. 지난 12일 고용노동부는 ‘노동개혁 후속조치를 위한 5대 핵심과제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노동계와 첨예하게 대립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허용’과 ‘일반해고 지침’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한국노총 중집에 노·사·정 복귀를 위한 ‘중재안’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노동개혁을 제1과제로 삼은 이후, 고용노동부가 지난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노동개혁 5대 핵심과제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허용’과 ‘일반해고 지침’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5대 과제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청년 고용기회 확대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성 제고 및 일자리 나누기 촉진 △비정규직 고용개선 및 원․하청간 격차 완화 △사회안전망 확충 및 효율성 제고 △공정하고 유연한 능력중심 노동시장 정립입니다.

취업규칙이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될 경우 과반수 노조 및 노동자 집단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노동자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는 ‘임금피크제 제도화’와 맞닿아 있는데요. 노동계는 노사 자율로 임금피크제를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정부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따라 노조의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일반해고 지침은 현행 근로기준법상 가능한 해고 형태인 ‘징계 해고’나 ‘정리 해고’가 아닌, 업무 저성과자 대상의 ‘일반 해고’를 가능토록 하는 가이드라인입니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한국노총에 제안한 ‘중재안’도 일종의 러브콜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11일 김대환 위원장이 김동만 한국노총위원장에게 보낸 중재안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을 노·사·정 의제에는 포함하되 중장기 과제로 돌리겠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노총은 노·사·정 위원회 복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1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합니다. 노사정위원장이 중재안을 내놓은 것은 한국노총이 대화에 복귀할 명분을 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중재안마저 논의가 분분합니다. 한노총 지도부는 중재안을 받아들여 일단은 협상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금속노조 등 일부 산별노조는 강경하게 반대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동 현안의 균형 잡힌 해결 방안을 마련하려면 정부 중심의 노사정위보다 여야 정치권, 청년·비정규직 등도 참여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틀을 마련하고 의제도 경제민주화 등을 포함해 좀 더 포괄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한겨레, 8월 14일자 보도

“노사정위는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노동개혁의 대상인 노총이 노동개혁의 주체가 되는 모순적 구조의 문제를 매번 지적해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노사정위에 노조를 포함시키지 못해 안달이다.”

한국경제, 8월 17일자 신문 35면 사설

26일까지 안 돌아오면 떼놓고 간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가 불투명해지면서 정부와 여당이 연일 공세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20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국노총이 26일까지 복귀 결정을 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노총은 지난 18일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를 열고 노사정위 복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노사정위 복귀에 반대하는 금속노련, 화학노련, 공공연맹 조합원 등이 물리력으로 회의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복귀 여부는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한국노총은 26일에 다시 중집을 열기로 했습니다.

한국노총의 복귀 결정이 늦어지자, 여당과 정부는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습니다.

“정부로선 노사정 타협과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지만, 거기에만 매달려 있을 순 없다.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19일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대화 복귀 결정이 무산돼 노사정위가 노동개혁을 추진할 주체가 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19일

“국회 입법 일정, 정부의 사회안전망 관련 예산 편성 일정 등을 감안했을 때 만약 26일까지 (한국노총이) 복귀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20일

4개월 만에, 협상장 가는 길

한국노총이 노사정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난 지 4개월 만에 협상장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대타협 결렬은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과제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요. 이번 복귀 선언을 통해 정부가 노동개혁을 추진할 강한 명분이 생겼습니다.

한국노총은 26일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고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이하 노사정위)’ 복귀를 의결했습니다. 한국노총은 복귀 시기 및 방법을 김동만 위원장에 일임할 방침입니다. 지난 18일 중집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던 금속, 화학, 공공노조 등 일부 산별 노조는 회의장 밖에서 항의 시위만 벌였습니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복귀를 결의한 것은 장외투쟁의 실효와 명분이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이미 노동계가 노사정위에 복귀하지 않으면 정부 독자적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노동계는 지난 4월 ‘5대 불가사항’을 들며 대타협 결렬을 선언했고, 그중 가장 첨예하게 맞부딪힌 의제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요건 완화’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요건 완화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공공부문 임금피크제는 노사정위에 별도 특위를 구성하여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의 2개 의제를 제외하더라도,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2년→4년), 근로시간 단축, 파견업종 확대, 통상임금 명시 부분에서 노·사·정이 타협을 이뤄야 합니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소식에 정부와 경영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노동계 양대 축인 민주노총은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노사정위를 들러리로 정부 주도의 가짜 노동개혁을 일정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정국에서 노사정위 재참여결정은 정부의 협박에 무릎을 꿇은 것이 아닌가라는 세간의 지탄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명분도 정당성도 없는 잘못된 결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 26일 논평

노동개혁 법제화 vs 적반하장도 유분수

최근 한국노총이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요건 완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기본 방침을 갖고 노사정위 회담에 복귀한 가운데, 경제5단체가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각 단체 부회장들이 “불공정하고 경직된 노동 관계법과 제도는 정부 지침형태가 아니라 법률로 개정돼야 한다"는 강경책을 들고나온 것입니다.

31일 한국경영자총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등 5개 경제단체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개혁에 대한 경제계 입장’을 밝혔습니다. 5단체 부회장들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의 공정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제5단체는 ▲해고요건 완화 ▲연공급 타파 및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노사 간 힘의 균형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엄격한 해고 규제로 인해 능력이나 성과와는 무관하게 고용이 보장되고, 해마다 호봉이 올라가는 연공급 제도가 노동시장을 경직화하고, 경직적 노동시장의 최대 피해자는 미취업 청년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라는 지적입니다.

재계의 요구는 노동계의 요구와 정면 배치됩니다. 한국노총은 ‘해고요건 완화 및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완화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으로 노사정위에 복귀했는데, 재계는 오히려 이 같은 개혁을 법률로써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경제5단체는 이날 “정부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저성과자에 대한 근로계약 해지’를 정부지침 형태로 추진하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2007년 일본의 노동계약법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각 단체 부회장들은 이날 긴급회견에서 “각자가 기여한 만큼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공정한 임금체계를 만들자는 것에 모든 근로자의 이익을 고르게 대표해야 하는 노조가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동계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지엽적 유불리를 따지거나 임금의 삭감 등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긴급회견에 대해 한국노총은 “쉬운해고와 비용절감을 위한 비정규직고용, 경력직 채용, 원하청간 불공정거래로 노동시장양극화와 청년실업문제를 야기한 장본인들이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비판했는데요. 재계의 발표에 대해 ▲한국 노동시장은 이미 유연하다 ▲불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들어 양극화를 심화시킨 주범은 기업이다 ▲대기업 CEO의 높은 연봉에 대한 규제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710조 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실천의지는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쇠파이프, 금호타이어에 이어 “타협대상 아니다”는 말까지

정부가 제시한 노사정 대타협 시한인 10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노사정의 대립각이 점차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쇠파이프’ 발언과 이를 비난하는 ‘뚫린 입’ 성명으로 여당과 노동계 갈등이 거세지고, 금호타이어 임금단체협상 갈등은 결국 ‘직장 폐쇄’라는 노-사 치킨게임으로 비화됐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공공기관 임금피크제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노사정 협의체의 8월 28일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최근 여당과 노동계의 ‘쇠파이프’ 공방이 거셉니다. 지난 2일 원내 교섭단체대표 연설 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기자들에게 “강성 기득 노조가 불법 파업을 일삼았고, 공권력이 투입되면 쇠파이프로 두드려 팼다”, “CNN에 연일, 매시간 쇠파이프로 경찰 두드려 패는 장면이 보도되는데 어느 나라에서 우리나라에 투자하겠는가”라며 노조의 강성 투쟁을 거칠게 비판한 건데요.

이윤경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위원장은 3일 “공당의 대표란 사람이 찢어진 입이라고 국회에서 함부로 놀린다”며 마찬가지로 거친 비판을 내놨고,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4일 “경제성장에 티끌만큼도 기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경제성장의 주역들인 노동자들을 탓하고 헛소리를 계속 해대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이 나온다면 쇠파이프를 휘두를 대상은 그대들이다”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여당 대표를 정면 비난했습니다. 이어지는 공방에, 여당과 노동계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6일 금호타이어가 노조의 장기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에 들어간 것도 깊은 노사 갈등의 한 단면입니다. 금호타이어 노조와 사측은 2016년도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임금피크제 시행과 그에 따른 일시금 지급액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노조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21일째 전면파업에 돌입했는데요.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이 940억 원에 이르고, 직원들 ‘무노동 무임금’ 손실액도 1인당 평균 250만 원을 넘어선다며 6일 직장폐쇄를 선언했습니다.

직장폐쇄란 파업 등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항하는 사측의 쟁의행위인데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직장을 폐쇄했으므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노 갈등, 노사 갈등에 최경환 경제부총리마저 기름을 부었습니다. G20 재무장관회의 차 참석한 터키 앙카라에서 “(공공부문 임금피크제는) 여러 차례 타협의 대상이 안 된다는 것을 밝혔고, 본인들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겁니다. 그는 또한, “(협상) 테이블에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안 되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액션을 취할 수밖에 없다. 정부 입법안을 내고 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지난달 28일 노사정위원회 4인 대표자가 합의한 ‘공공부문 임금피크제 원포인트 협의체’에 정면으로 반하는 발언이라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지난달 28일 한국노총이 장외투쟁을 멈추고 노사정 대타협 협상 테이블로 돌아왔습니다. 정부는 이달 10일을 협상 시한을 제시했는데요. 시한도 촉박한데, 잇따른 악재로 협상이 난항을 겪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가이드라인 말고 입법으로, 그러나 천천히

노사정 타협의 최대 쟁점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를 정부 지침(가이드라인)이 아닌 입법 형태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쟁점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와 노동계, 경영계가 입을 모아 정부 지침 형태의 노동개혁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사정위원회 주최로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쟁점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노사정 위원회에서 가장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논의의 장을 갖기 위함입니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 발제자인 박지순 교수(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와 지정토론에 참여한 여러 전문가는 정부가 노사정 타협의 두 개 쟁점을 ‘가이드라인’ 형태로 추진하는 것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가이드라인 대신 중장기적인 논의 및 사회적 합의 도출을 거쳐 법제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박지순 교수는 “현행 취업규칙과 해고제도의 기본 구조는 여전히 낡은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어 노동시장과 노동법 제도의 현대화를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발제문 첫머리를 열었습니다. 그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계약법의 핵심 제도인 취업규칙과 해고제도를 법적 구속력도 없고 판례와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이드라인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사안을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취업규칙 변경과 해고제도의 법제화는 노사정과 학계의 공동연구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발제 후 이어진 지정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대체로 박 교수의 문제 의식에 공감했습니다.

▲권순원 교수(숙명여대 xxx)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가이드라인 활용 방안은 법적 다툼 발생 시 실효적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다”

▲박수근 교수(한양대학교 xxx)는 “일반해고 쟁점과 관련해 저성과자에 대한 인사와 적정임금을 지급하는 공정한 평가기준, 구체적 절차도 법과 제도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혁 부산대 교수는 “두 가지 쟁점은 거시적이고 포괄적인 문제라 짧은 시간에 지침으로 할 문제가 아니라 단계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정 한국외대 교수는 취업규칙 변경은 사회 통념상 합리성에 대한 입법적 해결을 촉구했고, 일반해고 관련 쟁점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 미비로 정당성 판단이 징계해고의 형식을 통해 이루어짐에 따라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면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지정 토론 이후 노사정 토론자들의 토론에서도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한국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정부 행정지침 및 가이드라인은 상위법의 범위를 넘어서 노사관계 및 노동 시장의 혼란과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관련 지침 마련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총 이형준 노동정책본부장은 제도화에 찬성하지만 정부 지침보다는 입법적 해결을 통해 합리성과 명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측 토론자인 고용노동부 정지원 근로기준정책관은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취업규칙 변경 관련 지침을 우선 마련하는 한편,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공정한 인사관리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여당 '나 혼자 간다'

노사정 위원회가 협상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노동개혁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노사정 위원회에 제시했던 타협 시한 10일이 지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일 열린 노사정 대표자 회의는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12일 대화를 재개할 계획입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개혁 향후 추진방향’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Focusnews 2015091101090840095 제공=포커스뉴스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개혁 향후 추진방향'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가운데),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왼쪽),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오른쪽)

최 부총리는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정부가 제시한 협상시한인 9월 10일을 넘겼다”며 정부가 책임지고(a.k.a. 독자적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입법 과정이 길기 때문에 노사정 협상 타결 전에 절차를 시작하고, 협상이 완료되면 그 내용을 다시 입법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최 부총리는 또한, 노사정 타협의 가장 큰 걸림돌인 임금피크제 도입과 일반해고(정부: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공정한 해고”)를 위한 기준과 절차는 반드시 노동개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관련 법 5개를 개정하고, 2개 지침을 만들 방침입니다.
 

5개 입법


  • 근로기준법 : 휴일근로(16시간/주)를 연장근로(12시간/주)에 포함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정상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축소

  • 기간제법: ‘원하는 사람에 한해’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

  • 파견법: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파견 허용 대상에 55세 이상 고령자와 고소득 전문직 추가

  • 고용보험법(실업급여 기준 변경) : 실직 전 임금의 50%→60% 지급 / 지급 기간 90~240일→30일 연장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 통근버스 출퇴근에만 적용되는 산재보험을 대중교통과 도보 출퇴근까지 확장

2개 지침


  • 일반해고 : 저성과자나 근무 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한 정부 행정지침 혹은 핸드북 발간

  •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필요로 하는 법규 완화, 근로자의 동의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게 하는 조치

"정부 일방적 시행 아닌 노사와 충분한 협의"

노사정이 13일 ‘노동시장 구조개편 합의문’ 초안을 내놨습니다. 노동개혁 2대 쟁점인 ‘일반해고 도입’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에 대해 정부와 노동계가 한 발씩 양보한 모양새를 갖췄는데요. 두 개 쟁점에 대해 ‘정부의 일방적인 시행’이 아닌 ‘노사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12일 모인 노사정 4인 대표자는 조정안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13일 회의를 재개하고 저녁에 합의문 초안을 공개했는데요. 노동개혁 쟁점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법제화를 추진하되, 일단은 노사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내용입니다.

Ⅱ-3-2. 근로계약 해지 등의 기준과 절차 명확화
4월 초안 정부는 근로기준법 제23조의 규정 및 판례에 입각하여 근로자 능력개발, 고용안정, 근로계약 해지 등에 관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하여 추진한다.
최종 합의안 노사정은 인력운영과정에서의 근로관행 개선을 위하여 노사 및 관련 전문가의 참여 하에 근로계약 전반에 관한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제도개선 시 까지의 분쟁예방과 오·남용 방지를 위하여 노사정은 공정한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
Ⅱ-3-3. 임금체계 개편
4월 초안 노사는 장년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세대간 상생고용 체계 구축을 위하여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로 한다. 임금체계 개편방향은 직무, 숙련 등을 기준으로 하여 노사 자율로 추진한다. 정부는 정년연장 안착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소모적 노사 갈등을 예방하고, 청년고용 확대 및 장년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하여 개정 고령자 고용촉진법에 따라 요구되는 정년 60세 조치와 임금체계 개편 등이 개별 기업의 취업규칙·근로계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노사와 협의하여 강구한다.
최종 합의안 노사정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비롯한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하여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개정을 위한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이를 준수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

이번 합의문은 노사정이 지금까지 각자가 주장한 바에서 한 발씩 물러선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와 이를 통한 임금피크제 도입)를 이번 노동개혁 문안에 포함하지 않고 중장기 과제로 돌리겠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행정지침으로 처리할 방침이었습니다. 반면, 재계는 핵심 쟁점을 ‘법제화’해 향후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어느 쪽도 만족하긴 어려운 모양새입니다. 이번 합의문은 ‘충분히 협의하겠다’는 선언에 그쳤는데요. 험난한 길이 예상됩니다. 특히, 합의문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되어 있을 뿐, 노사정의 최종 ‘합의’를 통해 쟁점을 처리한다고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남긴 불씨가 향후 노사 분쟁에서 재점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노사정 대타협에서 빠져있는 민주노총은 “기어코 노동자 목숨 내놓으라는 노사정 야합”이라는 성명을 내고, “절대 다수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재앙을 가져다 줄 수밖에 없는 박근혜표 ‘노동개악’의 핵심인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가이드라인을 승인해준 역대 최악의 ‘야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재계도 내심 불만족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에 주장하던 ‘법제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는 14일 지면보도에서 “(노사정 대표자회의 종료 후) 노동계에 치우친 합의에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합의가 완료된 것도 아닙니다. 이번 합의안은 ‘잠정’ 합의안이고, 14일 한국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중집)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노사정 타협에도 불구하고 5개 노동 관련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려는 새누리당의 움직임이 향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한국노총 “OK GO”

한국노총이 노사정 4인 대표자 회의에서 내놓은 잠정 합의안을 승인했습니다. 이제 노사정 합의는 서명과 발표라는 형식적 절차만 남겨뒀습니다. 그러나 아직 비정규직 및 파견근로에 대한 협의가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민주노총 반발과 야당의 노동 전문가가 대거 포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노사정 대타협이 넘어야 할 산입니다.

Focusnews 2015091401161153463 제공=포커스뉴스
파행된 중앙집행위원회의를 빠져나오는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14일 한국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는 중집위원 52명 중 48명이 참석한 가운데, 30명의 찬성표로 노사정 합의안을 승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분신을 시도하고, 주변 간부들이 소화기를 뿌려 저지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노사정 위원회는 15일 회의를 열어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입니다.

재계는 노사정 합의문에서 ‘법제화’가 빠진 것에 대해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단은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청와대는 “노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양보와 타협을 통해 나라를 살리는데 앞길을 연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노총의 합의문 승인을 환영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노동개혁과 관련된 ▲근로기준법(근로시간 단축) ▲기간제법(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 ▲파견법(파견근로 확대) ▲고용보험법(실업급여 확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출퇴근 재해 산재 적용)의 개정안을 16일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14일 결정했습니다.

▲근로시간 단축과 ▲실업급여 확대 ▲출퇴근 재해 산재적용은 노사정이 합의를 이뤘지만,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근로 확대에 관한 사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합의문이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근로 확대에 대해 “노사정의 공동 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으로 대안을 마련한 후 합의 사항을 정기국회 법안 의결 시 반영한다”고 애매하게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노사정 대표자들조차 아직 결론짓지 못한 이 2개 사안에 관한 법안은 국회 내에서도 의견이 크게 갈려, 이번 회기 내에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명의 위원 중 여당 위원 8명(이지만, 이완구 의원이 현재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 야당 위원 8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야당 위원 대부분이 노동 전문가이기 때문에 여당은 수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열세에 놓여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5개 법안을 일괄 처리하기 보다는 합의가 쉬운 법안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법. 법. 법.

경제5단체가 독자적으로 ‘입법 청원’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취업규칙 변경 요건과 일반해고 등 핵심 쟁점을 입법이 아닌 ‘정부지침’으로 처리하기로 한 이번 노사정 합의문이 노동시장 유연화는커녕 경직성을 고착시킨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는 15일 ‘노사정 합의에 대한 경제계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는커녕 현재의 경직성을 그대로 고착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노사정 합의에 의해서는 진정한 노동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백해진 지금 경제계는 금번 노사정 합의에서 부족한 부분을 중심으로 이제 국회에 입법청원을 통해 노동개혁의 마지막 시도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신문은 16일 사설에 “야당이 소관 상임위를 장악한 국회에서 개악될 조짐이 보이자 경제 5단체가 (노사정 합의의) 근본적인 오류를 지적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셈”이라고 평했고, 매일경제신문도 같은 날 사설에 “이 같은 경제계 주장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16일 자 중앙일보 사설은 <노사정 대타협 부정하는 정신 나간 경제 5단체>라는 제목으로 (경제 5단체의 성명은) “무지의 소치다. 노사정 합의로 법률문안에 가까운 실행방안을 내놓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새누리당은 ‘노동관련 5개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16일 추인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미래세대를 위하는 한마음 한뜻으로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 내 노동개혁을 완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같은날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절대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법을 강행처리 했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는 20여 년 전에 노동법 강행처리와 IMF 사태의 교훈에서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노총은 새누리당의 노동관련 입법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한국노총은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새누리당이 추진 중인 ▲근로시간 단축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실업급여 제도 관련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노사정 합의를 배신하는 항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 기간을 늘리는 기간제법 개정▲고령자 고소득 전문직의 파견업종을 확대하는 파견법 개정은 "노사정의 공동 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으로 대안을 마련한 후 합의 사항을 정기국회 법안 의결 시 반영한다"고 합의문에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고 졸속으로 만든 법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비정규직 쟁점 폭탄을 받아랏!

노사정 위원회가 결국 비정규직 관련 쟁점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직종확대 등 쟁점에 대해 노동계, 경영계, 정부측 그리고 공익위원이 밝힌 입장만 정리해 국회에 전달할 방침입니다.

지난 9월 노사정 위원회는 ‘대타협 합의문’을 내놓으면서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근로 확대는 노사정의 공동 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으로 대안을 마련한 후 합의 사항을 정기국회 법안 의결 시 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결국 노사정위가 16일까지 결론을 내지 못해 모든 공은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NEWSQUARE

국회 환경노동위는 16일 비정규직 및 파견근로 쟁점을 포함한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상정해 심의에 착수했습니다. 노사정위가 합의 책임을 국회로 토스했으므로 여야의 강경 대치가 예상됩니다.

한편,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화하는 것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 “비정규직 근로 당사자들은 본인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없는 35세~55세 비정규직 근로자에 한해 사용 기간을 연장(2년+2년)하는 정부 안을 강조했습니다.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 초안 나왔다

노동개혁, 5대 입법(주당 최대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사용 기간 2+2 연장, 파견 가능 업종 확대, 실업급여 기준 변경, 대중교통·도보 출퇴근 산재 보상)과 2대 지침(일반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30일 고용노동부가 2대 지침의 초안을 내놨습니다.

“정부의 기초안은 철저하게 법률에 근거해서 만든 만큼 노동계도 ‘쉬운 해고’, ‘일방적 임금 삭감’이라는 온당치 않은 주장을 되풀이하기보다 조속히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30일
(자료= 고용노동부)

30일 고용노동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기존 판례를 인용한 ‘일반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정부 초안을 내놨습니다.

정부는 근로계약의 본질을 고려할 때 ‘업무 능력 결여’와 ‘근무성적 부진’이 근로 제공 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하는 것으로 근로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는 통상해고 지침을 제시했는데요. (1)취업규칙 및 단체 협약에 저성과자 해고 방침을 명시하고 (2)객관적·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인사평가를 진행해야 합니다. (3)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에겐 교육훈련과 배치전환 등 개선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인사 평가가 사용자의 재량권으로 인정되므로 본질상 정성적인 요소가 포함되더라도 권한 남용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하위 5%에게 무조건 D등급을 준다”는 식의 줄 세우기보다는 절대 평가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봤습니다.

이 과정이 특정 근로자를 표적 해고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전직 후 1년 이내 △노조 전임자 파견 복귀 후 1년 이내 △출산·육아 휴직 후 복직한 지 1년 이내인 근로자 등은 저성과 대상자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측의 해고 회피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거나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근로자 해고는 정당하다는 것이 이번 지침의 내용입니다.

정부와 노동계는 2대 지침에 관해, 정부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기로 약속(Story.14) 한 바 있는데요. 한국노총은 30일 “정부의 일방적인 지침 공개는 그 파급력을 감안할 때 사실상 지침 시행이며, 이는 명백한 노사정 합의 파기”라고 반발했습니다.

한겨레 신문은 30일자 기사에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해고 분쟁이 법적 소송으로 번질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노동자가 많지 않고 ▲정부가 개별 판례를 일반화해 형식적 요건인 것처럼 바꿔 놨다는 지적을 전했습니다.

‘근로자 동의 없는 임금피크제’ 가이드라인 나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30일 ‘일반 해고’와 함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가이드라인 초안을 내놨습니다. 정부는 근로자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 불이익을 주는 쪽으로 변경할 수 있는 6가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취업규칙은 채용, 인사, 해고에 관련된 사내 규칙입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쪽으로 취업규칙이 변경되려면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30일 고용노동부는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 개정을 위한 논의 검토 자료’를 내놓으면서 근로자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초안을 내놨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될 경우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예외적으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고용노동부는 6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판단할 수 있다면서, 아래의 요건들을 고려하면 근로자 동의 없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① 근로자의 불이익 정도
60세 정년연장법의 취지를 해치지 않을 정도의 임금 감액

② 사용자의 변경 필요성
신규 일자리 창출 여력 확보, 인건비 부담 가중 고려

③ 취업규칙 변경 내용의 상당성
임금피크제 적용 후 임금 수준이 비슷한 규모의 동종 기업 또는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합리적인 임금수준 고려

④ 기타 근로조건 개선의 여부
근로시간 단축, 업무 조정, 복리후생 제도 유지·확대 등 고려

⑤ 노조 등과 충분한 협의 노력
사측의 일방적 변경, 형식적 협의는 합리성을 인정받기 어려움. 근로자 또는 노조 측이 교섭에 무조건 불응하거나 합리적 대안 제시 없이 반대하는 경우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음.

⑥ 동종 사항에 대한 국내 일반적인 상황
지역 내 동종 업계의 임금 감액 비율, 대상 조치, 교섭 및 합의 경향 등 고려

한국노총은 “(이번 지침이) 근로기준법에서 명확히 하고 있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노조(근로자의 과반수) 동의 절차 및 해고 제한’ 규정을 무력화하고 있다. 대법원에서도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사회 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원용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임금체계를 개편할 때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도록 의도하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한노총은 이달 내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번 지침이 노사정 대타협 파기 요건에 해당하는지 논의할 계획입니다.

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파탄' 선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이 11일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했습니다. 정부가 오는 19일까지 ▲2대 지침 원점 합의(가이드라인 취소)와 ▲기간제법·파견법 입법 중지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한국노총이 노사정위를 공식 탈퇴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이미 1999년에 노사정위를 탈퇴했기 때문에 현재 노사정위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계는 한국노총뿐입니다.

한국노총은 11일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고 ‘9.15 합의’ 전면 파탄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합의 파기는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여당이 노사정 합의 내용과 다른 5대 노동법안을 일방강행 추진하고 있는 점, 12월 30일 선제적으로 2개 지침을 발표한 일련의 행위들이 9.15 노사정 합의를 먼저 파기하여 9.15 합의가 파탄났다”고 선언했습니다.

한국노총은 김동만 한국노총위원장에게 노사정위 탈퇴, 조직적 투쟁, 정치투쟁, 법적 대응 투쟁 전권을 위임했는데요. 정부와 여당이 “합의 정신을 존중하여 지침에 대해 시한의 정함 없이 원점에서 협의한다는 입장(= 지난달 30일 발표한 2대 가이드라인 백지화)과 9.15 합의 내용에 맞는 5대 법안을 공식적. 공개적으로 천명(=기간제법·파견법 개정 재논의)하지 않을 경우” 한국노총은 오는 19일 노사정위를 공식 탈퇴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노총은 노사정 합의 파탄의 원인이 정부에게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저성과자 해고와 근로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노사정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기간제법과 파견법 개정안을 밀어붙인 것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최근 노동시장 구조개혁 과정에서 ‘사회 안전망 확충’과 ‘2중 구조(비정규직과 정규직) 개선책’은 거의 주목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노총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것은 ‘자충수’라는 평가가 이어집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계의 운신 폭을 좁히는 행보라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노사정위원회가 세금 낭비였고, 결국 노동시장 구조 개혁은 정부의 몫이라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한국노총' 님이 방을 나가셨습니다.

한국노총이 결국 노사정 위원회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4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위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다가 9.15 합의를 맺으며 돌아왔는데요. 9.15 합의에서 어설프게 봉합한 ‘2대 지침’ 문제가 다시 한 번 터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한국노총은 예고한 대로 노사정 위원회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더불어 “합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는 노사정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사정위 탈퇴를 강행했습니다. 한국노총은 지난 11일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2대 지침 논의를 원점에서 재시작하자고 정부에 요구했으나, 정부는 지침 강행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한국노총은 2대 지침에 대해 가처분 소송, 위헌심판 청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한편, 4월 총선에 대비해 ‘여당 심판 운동’을 전개할 방침입니다. 이미 장외에 나가 있는 민주노총과 연대해 투쟁할 가능성도 큽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파기 선언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노총의 이번 결정은 대타협 정신보다 공공, 금융, 금속, 화학 등 일부 연맹의 조직이기주의를 우선시한 것”이라며 “기득권 지키기가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에도 불구하고 2대 지침을 자체적으로 추진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정부와 노동계가 강 대 강으로 맞부딪쳐 노동개혁 표류가 점쳐지는 가운데, 협상 파기와 탈퇴 선언은 이미 예고된 사태였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국노총이 지난해 4월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은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위한 지침 도입에 반발해서였습니다. 그러다 “(2대 지침에 대해)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명시한 9.15 합의를 계기로 협상장에 돌아온 겁니다. 그러나 노사정은 9.15 합의에서 2대 지침에 대해 담판을 짓지 못했고, 결국 이렇게 똑같은 상처가 곪아 터지게 됐습니다.

정부 양대 지침 발표,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양대 지침을 확정했습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초안과 큰 차이점은 없었습니다. 민주노총은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한국노총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정부 지침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지침 초안을 내놓은 것에 대한 반발로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한 지 3일만입니다.

저성과자 해고 지침


정부는 ‘공정인사 지침’이라는 제목의 저성과자 해고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기권 장관은 “노동계가 주장하는 쉬운 해고는 절대 없다”며 “선진적 인력운영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갈등과 불확실성을 예방하는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1) 취업규칙 및 단체 협약에 저성과자 해고 방침을 명시하고 (2) 객관적, 합리적 기준에 따라 인사평가를 진행하며 (3) 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에게 교육훈련과 배치전환 등 개선의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법률상 근로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지침에서 요구하는 조건들만 형식적으로 만족하면 통상적인 해고가 가능한, 이른바 ‘쉬운 해고’가 실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이번 지침이 명예/희망퇴직금 수령 및 퇴직 대상인 고령자 등을 ‘찍어내는 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저성과자 해고 지침: 스토리18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지침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지침은 노조 및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 불리한 쪽으로 변경할 수 있는 요건을 제시했습니다. 정부는 근로자의 불이익 정도, 사용자의 변경 필요성, 취업규칙 변경 내용의 상당성, 기타 근로조건 개선의 여부, 노조 등과 충분한 협의 노력, 동종 사항에 대한 국내 일반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면 사회 통념상 근로자의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지침: 스토리19

이들 지침은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일뿐, 법안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국회를 통과해야 할 필요도 없고 법적 효력 또한 없습니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들이 행정집행 및 근로감독을 할 때 양대 지침을 업무 기준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기권 장관은 “(양대 지침은) 25일 지방관서장에게 전달되면 바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노총은 22일 즉시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25일 정오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민주노총이 불법파업을 강행한다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그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24일 담화문에서 밝혔습니다.

지난 19일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한 한국노총은 양대 지침에 대한 법률적 대응을 논의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USIC♬ Frank Sinatra - My Way(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