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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파문

해외자원개발 관련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2015년 4월 9일 유서를 남기고 청담동 자택을 떠났습니다. 성 전 회장이 사망한 다음날인 10일 오전, 경향신문은 그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성 전 회장이 허태열·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수억 원의 현금을 건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채널A는 정계 인사 8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성완종 리스트가 발견됐다며 단독보도했습니다.

재판코스터를 탄 이완구 전 총리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천만원. 1년 8개월 동안 유죄판결을 무죄로 뒤집으며 오르락 내리락 했을 이완구 전 총리의 심정은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을 겁니다. 그를 한 숨 돌리게 한 무죄판결. 근거가 무엇이었을까요?

지난 1월, 이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았습니다. ‘정치자금법’이란 정치를 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보장하고, 그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하는 법입니다.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당시, 이 전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현금 3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가 사실로 인정되어 정치자금법 위반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전 총리의 혐의가 인정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증거는 바로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금품 메모와 전화통화 녹취내용이었습니다. 1심에서는 당사자인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이번 사건을 특신으로 판단했습니다. 특신이란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법률 용어로, 이 특신상태에서는 전문증거(경험적 사실을 경험자 자신이 직접 법원에 진술하지 않고 다른 형태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것)도 증거능력을 가질 수 있게됩니다. 따라서 남겨진 메모와 녹취내용은 증거능력이 인정되었고 이 전 총리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천만 원의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의 판결은 1심과 달리 이 전 총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9월 27일, 이 전 총리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음을 입증할 ‘직접적인 유죄의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1심에서 인정되었던 증거들에 대한 특신상태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입니다.

재판부의 이상주 부장판사는 ‘돈을 준 시점이 불분명함’, ‘구체적으로 전달한 액수를 특정하지 않았음’,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등의 측근에게 금품공여 사실을 언급한적이 없음’을 강조하며 성 전 회장의 녹취된 인터뷰가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한 허위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선고를 받은 이후, 이 전 총리는 "이런 문제로 심려를 드린 것에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다"라는 말과 함께 "과도하고 무리한 검찰권 행사는 앞으로 자제돼야 한다"는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난 두 번의 재판을 통해 ‘성완종 리스트’는 증거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에서 이완구 전 총리가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성완종 리스트의 사실 가능성에 대한 여부는 대법원의 판결에 기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완구 총리가 탄 재판코스터의 도착지는 과연 어디일까요? 이에 대해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허태열·홍문종·유정복·홍준표·부산시장·김기춘·이병기·이완구

9일 사망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허태열에 현금 7억, 김기춘에 10만 불을 건넸다'는 경향신문 단독 보도의 열기가 빠지기도 전에 채널A는 허태열·김기춘을 포함한 정계 인사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가 성 전 회장의 옷 주머니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메모에 적인 그 이름들 옆엔 억대의 숫자가 따라붙었습니다.

10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9일 청담동 자택을 나와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그는 해외 자원개발 비리 관련 검찰의 수사에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자신이 허태열·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억대의 현금을 건넸다고 밝혔습니다.

"2007년(한나라당 경선) 당시 허 본부장(허태열 전 비서실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 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 "그렇게 경선을 치른 것"

"김기춘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 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

성 전 회장이 허태열 당시 박근혜 경선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에게 7억 원을 건네며 "그렇게 경선을 치른 것"이라고 말한 것은 그 돈이 경선 자금으로 쓰였다는 주장입니다.

10일 오후 채널A는 더 큰 한 방을 보도했는데요. 성 전 회장의 옷 주머니에서 정계 인사 8명의 이름과 액수가 적혀 있는 메모가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성 전 회장의 자원개발 비리 혐의를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10일 "9일 오후 북한산 형제봉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성 전 회장의 시신 검시 과정에서 점퍼 왼쪽 주머니에서 정·관계 인사 8명의 실명이 적힌 흰색 메모지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메모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서병수 추정) 2억
김기춘 10만 불 (2006년 9월 26일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
이병기
이완구

현직 국무총리와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전·현직 비서실장 3인 전원, 여당 광역단체장 3인, 여당 사무총장의 이름입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입니다. 옆에 쓰인 숫자는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허태열·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하는 금액과 일치합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8인은 금품 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11일 경향신문은 음성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에게 2억 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

"2011년 홍준표가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캠프에 있는 측근을 통해 1억 원을 전달했다", "홍준표를 잘 아는데 6월쯤일 것"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죽음으로 흐지부지되는 듯 했던〈이완구 총리發 부패와의 전쟁: 자원외교 비리 척결〉 수사는 여권 유력 인사의 뇌물(혹은 불법정치자금) 수수 수사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리스트 이름올린 8인 "난 아냐" 한 목소리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뇌물 수수로 이름이 오른 8인이 한 목소리로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자신이 클린경선 원칙 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했고, 이를 기회 있을 때마다 캠프요원들에게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10일 보도 해명자료

"금일 경향신문에서 2012년 성 전 회장이 저에게 대선자금 2억 원을 줬다고 보도한 기사는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황당무계한 소설",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시을), 11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원 한 푼 받은 적이 없다"

유정복 인천시장, 10일 시(市) 대변인 발표

"故 성완종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 "홍준표 빙자해서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 사람들한테 로비한다고 했을 수도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10일 TV조선 전화 인터뷰

"성 회장이 금품을 건넬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

서병수 부산시장, 10일

"고인의 심리 상태를 짐작 못 하는게 아니지만, 소설이며 황당무계한 내용이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10일 TV조선 전화 인터뷰

"(성 전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리스트에 올린 이유가) 금품과의 관련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데에 대해 인간적으로 섭섭했던 것 같다"

이병기 現 비서실장, 10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발표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

이완구 국무총리, 10일 총리실 입장자료

靑·새누리 “성역 없는 수사” 주문, 새정치 “차떼기 진행형” 공세

9일 사망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비리 리스트'가 공개됐습니다. 리스트에 따르면 수억 원대의 현금이 친박계 인사들에게 흘러들어 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성 전 회장은 자신이 제공한 금품이 박근혜 대통령의 당내 경선 및 대선 자금으로 쓰였다고 주장했습니다. ​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즉각 진화에 나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전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같은 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역 없는 철저하고 신속한 검찰 수사를 통해 국민의 의혹을 씻어 하루빨리 이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검찰의 명운을 걸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철저한 수사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성완종 리스트'를 '대형 권력형 뇌물 사건'으로 규정하고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새정연은 '친박 권력형 비리 게이트 대책위원회'를 세워 적극적으로 대책 방안에 나섰으며, 전병헌 대책위장은 차떼기의 추억이 살아나고 있다. 빨간색으로 덧칠을 해도 차떼기당"이라고 새누리당을 비난했습니다. 유은혜 대변인은 "천막당사로 끝난 줄만 알았던 차떼기는 사실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차떼기'는 2002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법률고문이던 서정우 변호사가 각종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 575억 원을 모금하고, LG가 제공한 150억 원의 현금이 실려있는 탑차를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에서 인계받아 직접 몰고 온 사건을 지칭합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차떼기 사건을 속죄(…)하는 의미로 당사를 나와 천막에 당사를 차렸습니다. 이것을 '천막당사'라고 부릅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2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보궐선거 지원 당내 행사에 참석해 "대통령 주변 권력들의 집단적인 거액 뇌물 비리가 폭로된 사상 초유의 부정부패 사건으로 불법 대선 자금의 일단이 드러났다"고 언급했습니다.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하는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야당의 거센 추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검 특별수사팀 구성, 리스트 수사 착수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습니다. 특별수사팀은 '성완종 리스트'의 진위, 의혹이 사실이라면 성 전 회장이 건넨 자금의 성격은 무엇이고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수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검찰청은 12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문무일 대전지검장을 팀장으로 하고, 김진태 검찰총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했습니다. 특별수사팀은 '특수통'으로 알려진 문무일 대전지검장, 구본선 대구 서부지청장,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등을 포함해 검사 10여 명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2007~2014년 사이 경남기업이 370여 차례에 걸쳐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 32억 원을 현금 인출했다고 파악하고 있는데요. 검찰은 중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간의 관심은 '성완종 리스트'의 사실 여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성 전 회장이 건넨 자금이 2012년 불법 대선자금으로 쓰였는지에 쏠려있습니다. 성 전 회장이 자살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홍문종 의원)에게 2억 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주장했고,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이 2012년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과 직능총괄본부장, 당 사무총장 겸 당무조정본부장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특수수사팀의 첫 번째 수사 대상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6월 윤 모씨를 통해 홍 지사에게 1억 원을 건넸다고 말해, 금품 전달 일시와 전달자를 특정했기 때문입니다. 전달자로 지목된 윤 모씨는 10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는데요. 사실상 간접적으로 금품 수수를 시인한 셈입니다. 그러나 홍준표 지사는 지난 10일 TV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홍준표 빙자해서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 사람들한테 로비한다고 했을 수도 있다"라고 밝혀 '배달 사고' 가능성을 시사한 적이 있습니다.

홍 지사는 13일 "검찰 수사를 받을 일이 있다면 수사를 받겠다"고 기자들에게 밝혔습니다. 같은 날 SNS에 글을 올려 "당도 다른 고인이 한나라당 경선에 다른 경선 후보도 많은데 잘 알지도 못하는 저에게만 자금을 전달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라며 결백함을 주장했고, "2013년 고인의 선거법 위반사건을 도와주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으나, 왜 제가 표적이 되었는지는 앞으로 검찰수사로 밝혀지리라 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역은 이완구, 이완구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새누리당은 14일 오후 긴급 최고위를 갖고,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이완구 국무총리부터 수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이 요구했던 '총리 직무정지'에 대해선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금액 없이 이름만 올린 이완구 국무총리는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습니다. 그러나 리스트가 공개된 지 하루 뒤인 11일 이 총리가 태안군 의원들에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무슨 말을 더 했느냐'며 15차례 전화한 사실이 12일 밝혀져 '켕기는' 것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

또한,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이 조직한 충청포럼과 자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총리 인준 청문회 즈음 이완구 총리 인준을 지지하는 "충청 총리 낙마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 보자"는 현수막을 내건 단체가 충청 포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3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거리낄 게 없다면 잠시 총리직을 내려놓고 당당히 조사받고 금의환향하기 바란다"며 잠시 직무를 정지하길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완구 총리는 "한 나라의 총리에게 메모에 연유도 모르는 이름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렇게(직무정지를 요구) 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14일 경향신문 1면을 장식한 것은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 원을 건넸다는 성완종 전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사​정(司正)을 해야 할 사람이, 당해야 할 사람이 거기가 사정하겠다고 소리 지르고 있는 사람이 이완구 같은 사람, 사실 사정 대상 1호입니다."

​​"선거사무소도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3,000만 원 주고…. 다 이렇게 인간관계를 형성해서 무슨 조건이 있고 그런 것도 아니고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한 것이죠."​​

성 전 회장이 직접 금액을 언급한 음성 파일이 공개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긴급 최고위를 소집했는데요. 최고위 결과, 유승민 원내대표는 검찰에 국무총리부터 수사할 것을 요구했으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직무정지'는 법에 없는 일이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야당이 주장하는 특별검사(특검)를 받을 준비는 언제든 돼 있으나, 특검 구성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완구 총리는 오후에 진행된 14일 대정부질문에서 "만약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고 강경히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2013년 이완구 선거사무소 개소 선물로 비타3000(?)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를 뜻하는 매스컴 용어)된 경향신문 15일 지면 기사가 공개됐습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4일 이완구 재선거 후보의 사무실에서 이완구 총리를 독대했고, 자신은 성 전 회장의 지시로 '비타 500' 상자를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 측 인사의 인터뷰였습니다.

“(성 전 회장이 서울에서 타고 간) 승용차에 비타 500 박스가 하나 있었다” “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그 박스를 꺼내 들고 (선거사무소가 있는) 건물 계단을 올라갔다” “당시 선거사무소는 넓은 홀에 여직원 둘이 있었던 기억이 나고, 한쪽 칸막이 안에 이 총리와 성 전 회장 둘만 있었다”

성완종 전 회장 측 인사, 12일 경향신문 인터뷰


​세간의 관심은 그 '비타500'이 진짜 '비타500'인지, 아니면 '비타3000'이었는지에 쏠려있습니다. 성 전 회장이 9일 사망 전 “지난번 재·보궐선거 때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3000만 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경향신문에 인터뷰했기 때문입니다.

일부 언론은 실제로 비타500 상자에 현금을 얼마나 넣을 수 있는지 실험하기도 했는데요. 1만 원권으로는 1,700만 원을, 5만 원권으로는 최대 8,000만 원을 넣을 수 있지만, 뚜껑이 닫히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웃음)

​​한편 JTBC가 입수한 '성완종 다이어리'에 따르면 성 전 회장과 이완구 총리는 2013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20개월간 모두 23차례 만남 약속을 잡았습니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8인 중, 이완구 총리가 성 전 회장과 가장 자주 만났다고 합니다. JTBC는 14일 이완구 총리가 농담을 하며 성 전 회장의 옆구리를 장난스럽게 찌르는 영상을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성 전 회장과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는 이완구 총리의 주장을 뒤엎는 진술과 정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15일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 이완구 총리를 향한 공세는 거셌습니다. 성 전 회장과의 사이를 추궁하는 이미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질문에, 이 총리는 “동료 의원들이 잘 안다”며 “제가 이 분(성 전 회장과)과 개인적인 속내를 털어놓을 사이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2013년 4월 4일 성 전 회장이 이완구 총리와 독대를 했다는 성 전 회장 측 인사의 주장에 대해선 “후보 등록 첫날이라 많은 언론이 있었고, 지인들이 축하하는 상황이라 누가 왔는지 기억을 못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별수사팀, 증거는 차곡히 참고인은 줄줄이

이완구 국무총리를 포함한 여권 인사들의 금품수수 의혹이 전방위로 불거지는 가운데,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은 증거 수집 및 관련인 소환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금품 전달을 주장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숨졌지만, 자금 흐름 추적 및 관련인 조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파헤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검찰이 확보한 주요 자료는 ▲여권 인사 8인의 이름이 적힌 메모(성완종 리스트) ▲비자금 인출 내역이 담긴 USB ▲성 전 회장의 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녹취 파일 등입니다. 경향신문 관계자는 15일 오후 녹취 파일을 검찰에 제출했으며, 파일은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에서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별수사팀은 15일 경남기업을 다시 압수수색해 회계자료와 내부보고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습니다.

성 전 회장이 사망 직전 금품수수와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 전달 금액, 방식, 실제 전달 여부(배달 사고는 없었는지)를 정리해 장부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검찰이 이 '복기 장부'를 입수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측근에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이미 소환 조사를 했거나,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데요.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지금, 수사에 실마리를 제공할 측근은 수 명으로 압축됩니다.

◆한장섭 경남기업 부사장
한 부사장은 경남기업의 재무담당으로,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 32억 원의 비자금을 마련하고 그 인출기록이 담긴 USB를 검찰에 제출한 인물입니다.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윤 전 부사장은 언론인 출신이며, 성 전 회장의 외가 쪽 친척입니다. 홍준표 지사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고 지목되는 인물입니다.

이 외에도 박준호 전 경남기업 홍보담당 상무가 성 전 회장의 심복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이 모씨를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남은 남이로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해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부정부패를 척결하라는 원칙을 고수했는데요. 항상 남 얘기하듯 이야기하는 박 대통령의 화법에 '유체이탈'이라는 비난이 또 따라붙었습니다.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겠다. 국민도 그런 사람은 용서하지 않을 것”

박근혜 대통령,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세월호 1주기 현안 점검회의 주재 중


대통령 측근 중 최소 7인이 연루된 상황에서 엄정 대처를 주문한 것이 박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아주 시의적절한 옳은 말씀”이라고 반응했습니다.

​꼭 지켜야할 '원칙'이지만, 너무나 '원론'적인 발언에 기가 찬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수족 같은 사람이 의혹에 휩싸인 것에 대해 먼저 반성을 하고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하는 것이 도리”라며 박 대통령의 발언을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조선일보도 16일 자 사설에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이 대거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선 먼저 국민에게 송구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였어야 한다. …중략…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정치 개혁 차원의 부패 척결을 주문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8인 중 7명이 친박계의 핵심 인사이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일부 자금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내 경선 및 대선 자금으로 쓰였다고 주장한 만큼 박근혜 대통령도 성완종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오후 남미 순방을 앞두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청와대로 불렀습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 연금과 민생 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당부했고, 성완종 의혹에 대한 당내외 목소리를 김 대표가 전하자 “잘 알겠다.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귀국합니다. 순방간 대통령의 빈자리를 메꿔야 할 사람은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병기 비서실장입니다.

토이 스토리: 2013년 4월 4일 진실 공방편

이완구 국무총리의 전 운전기사는 2013년 4월 4일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과 독대했다고 인터뷰했습니다. 독대를 부인한 이 총리 측 주장에 정반대되는 내용입니다.

▲4월 12일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 측 인사가 2013년 4월 4일 성 전 회장의 지시로 (무엇이 들었을지 모를) 비타500 상자를 이완구 총리의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 들고 갔으며, 성 전 회장이 이완구 총리와 독대했다고 밝힌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4월 15일 이완구 총리 측 김민수 비서관은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무 직원들에게 전화로 성 회장 방문 여부를 확인했지만, 누구도 당시 의원실에 성 회장이 방문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며 독대설을 부인했습니다. 이 총리도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을) 독대한 적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4월 16일 이완구 총리의 전 운전기사인 윤 모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독대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날의 동선과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며, 이완구 총리가 선거사무실에 마련된 방에서 성 전 회장을 독대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비타500 상자는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선거사무소에는 운전기사뿐 아니라 여러 분들이 있는데 당시 상황을 알아보니 많은 분들이 성 전 회장과의 독대를 기억하지 못하고, 한두 분은 기억하고 있다고 해서, 더 알아보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4월 17일 CBS는 이완구 총리 측 김민수 비서관이 전 운전기사 윤 모씨를 회유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윤 모씨는 15일 CBS와의 인터뷰 당시, 김 비서관이 전화를 걸어 "형님 그날(2013년 4월 4일) 우리 기억나요. 형님 우리 (홍성) 도청 (일정) 끝나고 청양사무실 들렀었죠?"라고 물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리가 2013년 4월 4일 오후 4시 30분 부여 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3시 30분 도청 개소식 후 청양 사무실 일정이 있었다는 듯이 동선을 짜 맞추려 했다는 CBS의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4월 18일 이 총리 측 인사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운전기사 윤 모씨가 이 총리 측에 전화를 걸어 '운전기사 시절 보고 들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모씨가 김민수 비서관에게 인사 청탁을 한 것처럼 보이는 메신저 내용도 공개했습니다.

한편, 19일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의 성 전 회장 휴대전화 통화 내역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성 전 회장과 이 총리 사이의 착·발신 기록이 217 차례에 이른다고 합니다. 성 전 회장이 먼저 건 기록이 153건, 이 총리가 먼저 건 기록이 64건입니다.

새정치, 총리 해임 건의안 낸다. 문제는 '언제'

2013년 4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셉니다. 현직 총리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기 어렵고, 결백한 것으로 드러나도 수사 외압 등 구설에 오르기 쉬우므로 이 총리가 (자의든 타의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주말(19일)까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야당이 제시한 '기한'이 지났지만, 이 총리는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완구 총리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국회법 117조에 따르면, ①총리 해임건의안은 국회에 제출되고 ②제출 후 첫 본회의에서 보고된 뒤 ③24~72시간 이내에 표결처리 되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자동폐기됩니다.

  • 본회의 일정: 기존에 여야가 합의한 4월 국회 본회의 일정은 4월 23일(목), 30일(목), 5월 6일(수) 세 차례입니다. 추가로 본회의를 열려면 여야가 합의해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 대통령 귀국: 박근혜 대통령은 27일(월)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합니다.

현재 본회의 일정이 일주일 간격으로 잡혀있으므로, 총리 해임 건의안 보고 후 표결에 부치려면 여야가 합의해 추가 본회의를 여는 수밖에 없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고려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나리오1) 23일 본회의 보고
첫 번째 시나리오는 「22일 해임건의안 제출 ▶23일 본회의 보고 ▶ 24일 '추가' 본회의 표결」입니다. 이완구 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사그라지기 전에 해임건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속전속결론입니다. 게다가 4월 29일 전에 표결이 이뤄진다면 가·부결을 막론하고 4·29 재보선에서 고지를 차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라 여당이 추가 본회의에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대통령이 안 계시는데 총리도 자리를 비우면 불안하지 않겠냐. 그때까지 일주일이니까 좀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시나리오2) 28/29일 추가 본회의 보고
두 번째 시나리오는 「24일(금) 또는 27일(월) 해임건의안 제출 ▶28일 또는 29일 '추가' 본회의 보고 ▶ 30일 본회의 표결」입니다. 대통령이 27일 귀국하기 때문에 대통령을 직접 압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4·29 재보선 이후 표결이 이루어지므로 이 총리 해임 건의안을 재보선 카드로 활용하긴 어렵습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대통령 귀국을 기다려달라는 말밖엔 해임 건의안 표결을 미룰 핑계가 없습니다. 게다가 일단 건의안을 표결에 부치게 되면 여당 내에서도 '반란표'가 나와 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는 이 총리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 건의안에 찬성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총리 데스노트 현실화, 이완구 총리 임명 62일만에 사의 표명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심야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여러 언론은 이 총리가 페루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은 27일 귀국해 사의를 최종 수용할 것이라는 여권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국무총리의 사의에 대해 보고받았다.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 이 일로 국정이 흔들리지 않고, 국론분열과 경제 살리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내각과 비서실은 철저히 업무에 임해 주기 바란다.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서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내 주기 바라고, 지금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국회에서도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습니다.

21일 이 총리가 주재할 예정이었던 국무회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신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총리가 사임을 결심한 것은 야당의 해임 건의안 제출 움직임과 여당 내부의 심상치 않은 기류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르면 23일에 총리 해임 건의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해임 건의안이 제출되면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하는데요. 즉, 대통령이 귀국하기 하루 전인 26일까지 새누리당이 표결에 응하지 않으면 건의안은 자동 폐기됩니다.

그러나 해임 건의안을 자동 폐기시키나, 부결시켰다간 새누리당이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 뻔합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총리 자진사퇴론'이 힘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총리의 거취 논란이 정리되지 않으면 4·29 재보선에 불리할뿐더러, '식물 총리'는 국정 운영에 커다란 공백을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연금 개혁, 어린이집 CCTV 설치, 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 등 4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굵직한 이슈가 산재한 지금, 총리에 '쉴드'를 쳐주는 것은 섣부른 행동일 수 있겠죠. 이완구 총리에 관한 의혹이 양파처럼 계속해서 속살을 드러내고, 총리가 자주 말을 바꾸는 것 또한 여당의 쉴드 의지를 꺾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성완종 측근, 구속영장청구·긴급체포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은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을 차례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혐의는 '증거인멸'입니다.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는 22일 새벽 긴급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입니다. 검찰은 지난 21일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는데요.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이 숨지기 하루 전 영장실질심사 관련 대책회의에 참여한 인물입니다. 박 전 상무는 소환되기 전 "성 전 회장이 금품을 전달한 것을 목격한 적이 없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비밀장부는 없다"고 기자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그는 소환조사를 마치고 22일 새벽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됐습니다.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 사후, 사옥 지하주차장 CCTV를 끄고 회계기록 등 주요 문서를 빼돌리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수사팀은 '빼돌려진 자료' 중에 로비 관련 장부나 서류가 포함됐는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23일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인 이용기 경남기업 부장을 재소환해 조사하다가, 밤 9시 긴급체포했습니다. 이용기 부장은 박 전 상무와 함께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하자는 여야, 특검 방식은 제각각

정치권에서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특검으로 전환하라는 요구가 거셉니다.

여야가 각각 주장하는 특검의 종류가 조금 다릅니다. 일단 특검이란 행정부에 독립된, 즉 검사가 아닌 사람(주로 변호사)이 기소권을 갖는 제도입니다. 현행 상설특검법에 따르면, 여야 각 2명·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장 등 7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특별검사 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임명하게 돼 있습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3일 오후 2시 긴급회견을 열고 상설특검법이 아닌 별도의 합의를 통해 특검 구성하자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문 대표는 24일 서울 관악을 지역에서 현장 최고위를 갖고 "이번 사건은 권력의 불법정치자금, 대선자금과 직접 관련된 사건이자 대통령이 수사받아야 할 피의자들의 뒤에 서 있는 사건"이며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상설특검)이 아니면 받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사정대상 1호가 사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실시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서울 용산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불과 얼마 전 야당이 선도해 국회에서 통과시킨 상설특검법을 마다하고 다른 특검법을 새로 만들자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24일 "우리는 여야가 합의한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하자는 것이고, 야당이 이를 원하면 오늘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면서도 "야당이 다른 소리를 하는 것으로 봐서 특검 합의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야당 대표가 그렇게 말했다면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프니까 '사표 수리'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27일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그러나 건강악화로 28일 국무회의 주재 등 일정 소화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며, 여야가 고대하는 '사과' 혹은 '입장 표명'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박 대통령이 잠시 전 이 총리의 사의(辭意)를 수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이임사를 발표했는데요. 내용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께 작별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상황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도와 열과 성을 다해 주신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습니다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으며 오늘은 여백을 남기고 떠나고자 합니다.

당초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 및 이완구 총리 사임에 대해 무엇이든 말해주길 굉장히 기다리고 또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4·29 재보선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권력 실세의 부정부패가 대통령 경선자금, 대선자금과 관련 있는 만큼,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믿었던 친정마저 박 대통령에 입장 표명을 요청했는데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어떤 형태로든 국민들에게 입장 밝히는 것이 도리", 유승민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한 말씀을 직접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순방 중 피로 누적 등으로 위경련·인두염을 앓고 있어 절대 안정이 필요하므로, 여야가 원하는 메시지 전달은 없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청와대 입장에선 오히려 박 대통령의 와병을 호재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4·29 재보선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재보선 결과에 따라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메시지 발표 "국민께 심려 끼쳐드려 유감"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가 드디어 발표됐습니다. 발화 수준은 예상했던 대로 '유감'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 당시 특별사면을 받은 일을 거론해, 여야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28일 김성우 홍보수석이 성완종 리스트 및 일부 국정 현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피로누적으로 인한 건강이상 때문에 공식 석상에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늦출 수 없는 사안이라 안타깝지만,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했습니다. (…) 어느 누가 이 사건에 연루되었던 간에 부패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용납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저는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특검도 수용할 것임을 이미 밝힌 바 있고, 지금 검찰이 엄정히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故 성완종 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법치의 훼손과 궁극적으로 나라 경제도 어지럽히면서 결국 오늘날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되었습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여당은 '진솔한 말씀'을 요구했는데요. 대통령 메시지는 예상했던대로 '유감'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4·29 재보선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 후 메시지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메시지는 D-1일에 전달됐습니다.

유감 표명 및 정치 개혁 주문에 대해선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난이 따를 것이 뻔합니다. 게다가 메시지에 '성완종 특사' 의혹을 거론한 것도 부적절하다는 설전이 오가고 있습니다. 명백한 선거개입이며, 사실상 검찰에 수사 지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대통령은 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사건의 본질을 가리며 정쟁을 하는 여당의 편을 듦으로써 간접적으로 여당의 선거를 지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결국 당시에 적절한 조치(특별사면)가 아니었기 때문에 뒤에 계속 문제가 야기됐고 이런 비극이 일어났다. 그래서 대통령의 사면권이 정말 신중하게 집행돼야 한다는 큰 교훈을 이번에 얻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정치인 수사 첫 삽, 홍준표·이완구 비서진 소환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이 29일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비서관 노 모씨와 윤 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故 성완종 전 회장 관계자에 집중됐던 검찰의 수사력이 처음으로 정치인 쪽에 뻗친 것입니다.

검찰은 29일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비서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대내외 공식일정 등의 자료를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성 전 회장의 측근 및 경남기업 관계자를 소환·구속해 비자금 조성과 자금 전달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렸는데요. 정치인 수사의 초점은 이들의 동선과 통화 내역, 관련 진술이 성 전 회장 측 인사의 진술과 맞아떨어지는지 입니다.

특수수사팀의 첫 타겟으로 이 전 총리와 홍 지사가 꼽힌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금품 액수와 전달 시기, 장소, 방법, 전달자 등이 특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완구 전 총리는 2013년 4월 4일 자신의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비타500 박스에 들어있는 3,000만 원을 성 전 회장으로부터 직접 수수했다는 의혹이 있고,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011년 6월 즈음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으로부터 1억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두 의혹과 관련한 성 전 회장의 육성이 경향신문 인터뷰에 담겨 있습니다. 게다가 홍 지사의 경우, 검찰이 외부에서 윤 전 부사장과 접촉해 "1억 원을 쇼핑백에 담아 국회 의원회관 707호에서 홍 지사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해집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29일 오전 출근길에 "성 전 회장이 자살하면서 쓴 일방적인 메모는 반대 심문권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증거로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직 검사 출신의 경험을 살린듯한 수비입니다.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 2억…" 불법 대선자금 수사 포문여나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이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비자금 중 일부가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로 흘러들어 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4일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해당 진술이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2억 원을 줬다'는 성 전 회장의 경향신문 인터뷰와 관련이 있는지 수사 중입니다.

검찰이 경남기업의 금고지기 한장섭 전 재무담당 부사장을 소환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캠프 부대변인 김 모씨에게 2억 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4일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한 전 부사장은 이 돈의 종착지와 사용처는 알지 못한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은 한 전 부사장이 전달했다는 2억 원과 옷 주머니 속 메모 및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주장한 '홍문종 대선자금 2억 원'의 연결고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금품 수수자로 지목된 김 모씨가 2012년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으로 일했고,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대선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전달 시기 및 금액이 같은 것도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따라서 자금 전달 경로가 특정되지 않아 검찰 수사에서 배제되다시피 한 홍문종 의원도 이완구 전 총리 및 홍준표 경남도지사처럼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후속 수사 중 의혹에 신빙성이 더해지면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수사가 확대될 여지도 있습니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 사람(홍문종)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모씨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돈을 받은 적이 없고, 한 전 부사장은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동아일보는 4일 지면에서 "2012년 대선 당시 홍 의원은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고 있었고 김 씨는 직제상 홍 의원의 지휘를 받진 않았다. 또 홍 의원과 김 씨는 당내에서 정치적으로도 긴밀한 관계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홍문종 의원도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2억 원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 "(김 모씨는) 나와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지난 주말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차량을 운전했던 전 비서 A씨와 홍 지사에게 1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각각 소환 조사했습니다. 현재까지 자금전달 장소는 국회 의원회관 707호인 것으로 보도됐지만, 윤 전 부사장은 국회 근처에서 홍 지사의 승용차에 탑승해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홍준표, 8일 검찰 소환 "나… 떨고 있니"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8일 검찰에 소환됩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은 최근 홍 지사에게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과 홍 지사의 비서·보좌관 등 주변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해왔는데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8인 중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홍 지사가 처음입니다.

검찰은 1억 전달자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을 여러 차례 소환해 '그 날'의 행적을 조사했습니다. 윤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아내가 운전한 차로 국회 의원회관 지하주차장에서 내린 뒤 홍 지사의 에쿠스 승용차에 홍 지사와 동승해 돈을 든 쇼핑백을 건넸고, 함께 있던 나경범 수석보좌관(현 경남도 서울본부장)이 쇼핑백을 들고 홍 지사의 사무실(707호)로 올라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씨의 아내인 장 모씨도 소환돼, 남편을 의원회관까지 태워다 줬으며 돈이 든 쇼핑백을 챙겨 나가는 것을 봤지만, 돌아올 때는 쇼핑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돈을 건네받은 것으로 지목된 나경범 전 수석본부장을 5일 소환해 조사했으나, 나 전 본부장(현 경남도 서울본부장)은 윤 전 부사장의 진술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자금 전달 일시와 경로가 특정됐으므로 검찰의 기소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검찰은 8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로 소환 조사할 예정인데요. 관례상 2억 원 이상 정치자금을 수수하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만, 홍 지사의 경우 의혹 액수가 1억 원이라 불구속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한편, 검찰 소환이 예정된 홍 지사는 6일 도지사실에 기자들을 모아놓고 항변 아닌 항변을 내놓았습니다. 지금까지 강력하게 기자들의 출근길 취재를 나무랐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인데요. 그는 “윤 씨는 검찰의 적극 협력자로, 한 달가량 검찰의 관리·통제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10여 차례 이상 조사하고 4차례 이상 조서를 받으며 윤 씨의 진술을 조정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낸 진술을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준표, 경선자금 의혹에 아내 비자금 셀프 신고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8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결백을 주장함은 물론, 기자 인터뷰와 SNS 글 등 장외 심리전도 불사하고 있습니다. 11일 홍 지사는 KNN 개국 20주년 행사장과 페이스북 포스팅에서 "경선 자금 1억 2000만 원은 아내의 비자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전략인가요?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진술로 성완종 1억 수수 의혹이 소명되지 않는다며 홍 지사를 불구속 기소할 방침입니다.

검찰 특수수사팀은 홍 지사 기소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검찰은 나경범 전 보좌관 계좌에 수차례에 걸쳐 1억 원이 입출금됐고 경선자금으로 쓰인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현금 1억 원을 쇼핑백에 담아 나 전 보좌관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만큼, 검찰은 나 전 보좌관 계좌 1억 원의 출처가 성완종 전 회장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입니다.

결백에 대한 홍 지사의 자신감도 어마무시합니다. 홍 지사는 8일 검찰 소환조사 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20년 정치를 했지만 1억에 양심 팔만큼 타락하지 않았다", "단돈 1원도 불법자금이 없다", "오늘 검찰에 내 관련 모든 금융자료, 재산, 아내, 자식 등 재산 추적에 동의할 테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등의 글을 연달아 올려, 검찰과의 장외 심리전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홍 지사는 2011년 새누리당 경선 당시 1억 2000만 원의 기탁금은 아내가 몰래 모은 비자금에서 나왔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는 페이스북에 11년 간 변호사 생활을 하며 번 돈과 2008년 여당 원내대표 시절 받은 국회대책비 일부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주었고, 아내가 대여금고를 빌려 3억 가량 비자금을 만들었다. 그 중 1억 2000만 원을 받아 2011년 6월 당내 경선 기탁금으로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돈을 부정한 돈으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2011년 경선자금 중 수상한 돈을 자진신고 한 셈입니다.

이 같은 고백이 자해성(…) 진술이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는데요.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은 "운영위원장에게 지급되는 공금을 개인적으로 썼다는 것은 공공자금 횡령"이며, "부인이 3억여 원 모으고 (재산) 신고를 하지 않은 것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오늘내일 중 홍 지사의 수행비서관을 지낸 신 모씨를 소환 조사하고, 홍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있는 이완구 전 총리는 이르면 이번 주 내 소환될 예정입니다.

이완구 전 총리 "진실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4일 오전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밤 늦게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내에 이 전 총리를 기소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 정부는 모든 역량과 권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구조적 부패의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겠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3월 12일 대국민 담화문 중

사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야말로 경남기업 비리 수사를 포함한 사정 정국을 연 장본인입니다. 그가 지난 3월 12일 대국민담화에서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고 한 이후 이미 착수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었고, 검찰이 새로운 의혹을 수사하기도 했습니다. ‘총리發 부정부패와의 전쟁’에서 비롯된 사정 정국은 포스코 건설 비자금 수사, 중앙대 특혜 의혹, 그리고 경남기업의 해외자원개발 비리 수사로 이어졌습니다.

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경남기업 비리 수사 억울함을 토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마지막 가는 길에 ‘성완종 리스트’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리스트엔 “이완구” 이름 석 자가 적혀있었습니다. 성 전 회장은 사망 전 마지막 전화 인터뷰에서 3,000만 원을 전달한 날짜와 장소를 특정하기까지 했습니다. 본인이 방아쇠를 당긴 사정 정국 끝에, 이 전 총리가 국무총리직에서 낙마함은 물론 검찰에 피의자로 불려가게 된 겁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로 오전 일찍 소환된 이 전 총리는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 앞에서 “우선 제 할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고 운을 뗐습니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일로 인하여 총리직을 사퇴를 하고 이유가 어떻든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을 합니다.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사망 전 주장에 따라 이완구 전 총리가 2013년 4월 4일 오후 충남 부여, 청양 재보선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아 회계 처리 없이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전 총리는 모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전 총리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이어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 중 두 번째로 소환된 피의자인데요.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이 전 총리를 기소할 방침입니다. 홍준표 지사도 함께 기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선자금이 남았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수수사팀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으로 알려진 한편,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진전되는 듯합니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8인의 의혹을 분류해보면 이렇습니다.
* 개인 선거자금 수수형 홍준표, 이완구
* 2012년 대선자금 수수형 홍문종, 유정복, 서병수
* 전·현직 비서실장장 허태열, 김기춘, 이병기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한 사전 수사가 마무리되었으므로, 남은 6인에 대한 수사가 시작될 전망인데요. 남은 6인과 관련된 의혹은 홍 지사, 이 전 총리의 그것과 존재의 평면을 달리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도덕성과 현 정부의 정당성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6인에 대한 수사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먼저 성완종 전 회장이 밝힌 자금제공 시점을 따져보면 허태열(7억), 김기춘(10만 불) 전 비서실장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직책을 맡은 유정복 인천시장(3억), 서병수 부산시장(2억)에 관한 단서는 거의 없기도 합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리스트에도 이름만 쓰여있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작성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복기 장부'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남은 사람은 홍문종 의원(2억)뿐입니다.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경향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에게 2억 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직접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한장섭 전 경남기업 재무담당 부사장이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 김 모씨에게 2억 원을 줬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는데요. 검찰은 김 모씨가 받은 2억이 리스트에 적힌 '홍문종 2억'과 같은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준표, 이완구를 마무리 지은 검찰은 다음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특수수사팀은 지난 15일 성 전 회장이 설립한 서산장학재단을 압수 수색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서산장학재단은 성 전 회장의 정치 사조직·비자금 세탁소 등의 역할을 한 의혹이 있습니다. 또한, 수사팀은 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2억을 건넸다고 지목한 2012년 당시 새누리당 대선 캠프 부대변인 김모 씨를 곧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동아일보·한겨레 등 언론은 15일 성 전 회장의 사업 파트너 A씨가 "성 전 회장이 대선 직전 현금 6억 원을 1, 2, 3억으로 나눠 가방에 싸는 것을 봤다"고 주장한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금품을 받은 사람은 여당 의원 2명, 야당 의원 1명이라는데요. 한겨레는 현금을 받은 여당 의원 2명은 이미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대선자금 수수자'라고 밝혔습니다.

증인·증거가 부족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검찰이 조사할 수 있는 인물이 한 명 더 늘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의 진실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갈 수 있을까요?

이완구, 홍준표 불.구.속.기.소 확정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1일 김진태 검찰총장의 재가를 받아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불구속 기소하겠다고 확정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의 존재가 알려진 지 42일 만에 첫 사법 처리 대상자가 결정된 것입니다.

검찰 특별 수사팀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입니다. 기소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2013년 4월 4일 충남·부여 재보궐 선거 사무실에서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직접 3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초 불법자금이 비타500 상자에 담겨 전달됐다고 알려졌으나, 검찰 조사에서는 비타500 상자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이 벌어지던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이 왜 이들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로 방침을 정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있는 자는 통상적으로 수수한 금액이 2억 원 이상일 때 구속 수사를 해왔다는 점 등 관례와 형평성 문제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는 측근을 통해 관련자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았는데요. 이는 구속수사 사유인 '증거인멸 우려'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검찰이 회유 의혹을 일으킨 측근들을 조사했지만, 이 전 총리와 홍 지사가 회유에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은 없었다고 알려졌습니다.

검찰의 다음 수사 대상은 2012년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이 될 전망입니다. 검찰은 이들의 대선 당시 동선을 수사 중이며, 최근 성완종 회장이 설립한 서산장학재단의 2012년 장학금 지급이 끊긴 것을 포착해 수사의 단초로 삼고 있습니다.

검찰 "비밀장부 없다"결론, 6명에 서면 질의서 발송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이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를 복기한 비밀장부는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리스트에 등장한 8명 중 불구속 기소 대상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제외한 6명에게 서면 질의서를 발송했습니다.

성 전 회장이 구속 수사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권 로비를 비밀 장부에 복기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고 검찰도 비밀장부를 찾으려 관련자를 소환 및 구속 수사했으나, 지난 29일 비밀장부는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한장섭 전 경남기업 상무 이용기 부장의 첫 공판이 27일 열렸으나, "숨긴 자료는 정치권 로비 의혹과 무관하다"며 비밀장부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및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가닥을 잡은 검찰은 29일 리스트 속 나머지 6명에게 서면 질의서를 발송했습니다. 질의서를 받은 6명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입니다.

통상적으로 당사자 소환조사 및 압수수색이 어려운 경우에 서면 조사를 진행하므로 일각에서는 검찰이 6인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면 질의서를 받은 6인 중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은 201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자금 및 조직관리를 담당했습니다.

검찰은 한장섭 전 경남기업 상무로부터 "성 전 회장 지시로 2012년 2억 원을 마련했고, 김씨가 경남기업을 찾아와 받아간 것으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을 지낸 김 모씨를 계속 수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29일 김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개인 서류 및 일정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29일부터 31일까지 3일 연속 소환조사를 벌였습니다.

김 씨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문종 2억’ 종착지... 대선자금? 개인자금?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은 김근식 새누리당 전 수석부대변인을 체포했습니다. 김 전 부대변인은 2012년 12월 대선 직전 성 전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건네받아 새누리당 대선캠프 핵심 인사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Story.21)

검찰은 김 전 부대변인이 받은 2억원이 새누리당 대선 캠프로 유입됐는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파악한 2억원 전달 시점이 2012년 12월 대선 직전이 아니라, 2012년 4월 총선 직전이라는 단서를 포착하면서 김 전 부대변인이 이를 대선자금이 아닌 본인의 정치자금으로 썼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 전 부대변인이 2012년 4월 총선과 2014년 7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에 공천을 신청한 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팀 관계자는 금품 전달의 정확한 시점과 종착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 사실상 종결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검찰조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홍 의원의 의혹을 입증할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홍 의원도 "마지막으로 조서에 의견을 쓰라고 해 '고 성완종 씨의 명복을 빈다. 그러나 메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었다"며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검찰은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 등 리스트 속 나머지 5명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로 수사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홍 의원을 끝으로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거가 없어 모든 수사를 종결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리스트 속 8인 중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 이완구 전 총리 그리고 경남기업 측 진술로 등장한 새누리당 김근식 전 부대변인까지 3명만 불구속 기소하고 수사를 끝내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언론 등을 통해 공여자의 구체적 진술이 나와 있는데도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 하고 있다'는 비판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리스트는 됐고, 리스트 바깥을 뒤져보자!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는데요. 이 와중에 검찰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에게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검찰이 이 의원과 김 의원에게 출석을 요구한 이유는 성 전 회장이 생전에 이들에게 불법 정치 자금을 전달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불법 정치 자금 수수와 밀접한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성완종 전 회장이 생전 가장 빈번하게 연락한 정치인 1, 2위가 이 의원과 김 의원이라는 점도 검찰의 이목을 끌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공개된 성 전 회장의 일정표(2012년 4월부터 2014년 9월까지)에는 성 전 회장이 이 의원과 32차례, 김 의원과 24차례 만난 것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자주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불법 정치 자금을 수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두 의원에게 돈을 전했을 유력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해집니다. 돈을 주고받았을 시기, 이들 세 사람의 동선, 자금의 흔적이 일치한다는 것이죠. 검찰은 이 세 가지가 일치하지 않아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6인의 소환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 관계자들은 "이들의 만남이 잦았다면 당연히 비자금이 전달됐을 때와 시기가 겹칠 확률도 높지 않겠느냐?”며 정작 리스트에 이름 올린 6인에게는 서면 조사를 진행했으면서, 우연이 일치했을 가능성이 큰 사안에 대해서 검찰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현재 검찰은 김 의원에게 24일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당 지도부는 검찰의 ‘물타기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검찰 소환에 불응할 예정입니다. 이 의원은 현재 해외 출장 중인데요. 귀국 이후 26일이나 27일 즈음 검찰에 출석한다고 합니다.

성완종 전 회장이 특별사면을 위해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에게 청탁을 시도했단 사실도 알려졌는데요. 24일, 노건평 씨는 검찰에 출석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청탁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만약 혐의가 나온다 하더라도 적용될 수 있는 혐의의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가능성이 크고, 뇌물 공여자인 성완종 전 회장과 특사 결정권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사망했으므로 노건평 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쉽게 이뤄지진 않을 전망입니다.

"2명 불구속 기소, 6명 무혐의" 성완종 수사 마무리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이 2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리스트에 언급된 8인 중 동선, 정황, 재산변동, 관련자 진술 등이 모두 일치했다고 판단된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으며, 나머지 6인에게는 ‘혐의없음’ 또는 ‘공소권 없음”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검찰은 "고(故) 성완종 회장의 ‘금품 로비 장부’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장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리스트에 각 기재된 내용은 일종의 수사의 단서다. 이 리스트가 유력한 증거일 수는 없다. 어떤 경위로 기재됐는지,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있는지, 그 기재를 뒷받침하는 속칭 비자금 장부가 있을지 모른다고 판단하고 시작했지만 그런 장부는 없었다.”

검찰 특별수사팀 구본선 부팀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 전 총리와 홍준표 지사를 불구속 기소한 이유는 정황과 목격자의 진술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자금의 중간 전달책으로 알려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이 검찰이 확보한 동선과 확실하게 일치했는데요. 공여자가 없었던 상황에서 수사에 차질이 우려됐지만, 전달자의 존재가 수사 진전에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또한, 검찰은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 의혹에 연루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에 대해 공소시효가 만료돼 공소권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성 전 회장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과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의 수사는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검찰의 발표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은 검찰의 수사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비난하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계좌 추적도 하지 않고 형식적인 서면 조사에 그쳤다. 몸통은커녕 깃털조차 뽑지 못한 초유의 부실 수사이다. 검찰에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 정치 권력에서 자유로운 공정한 특검을 통해 진실을 분명히 규명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그러나 실제 특검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여야는 이번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특검 진행에 찬성 입장을 표명했지만. 특검의 범위(‘성완종 리스트’만 특검할 것인가, 특별 사면 의혹과 불법 대선 자금까지 특검 범위에 포함할 것인가?)와 특검 방식(여당은 상설특검법을 주장, 야당은 상설특검법이 아닌 다른 특검을 주장)에 이견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호화 변호인단 꾸린 이완구·홍준표 측 “안 받았다”

지난 22일과 23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열렸습니다. 양측 변호사는 법정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 공판준비기일이란 본격적인 공판이 진행되기 전,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향후 증거조사방법을 논의하는 절차입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엄상필) 심리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습니다. 이 전 총리는 재판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이 전 총리의 변호인은 "이 전 총리는 돈을 받지 않았다. 공소 사실을 부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심리로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공판준비기일이 열렸습니다. 홍 지사는 참석하지 않았고, 변호인만 참석해 “1억 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재판에 참석해 자신이 홍 지사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홍 지사 측 변호인은 금품 전달 날짜를 특정해, 검찰이 금품전달 장소라고 주장하는 국회 의원회관 707호 출입기록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날짜 특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이 전 총리와 홍 지사가 해당 형사재판의 재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판사 출신 변호인을 선임해 ‘호화 변호인단’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완구 전 총리 측 변호인 중 한 명인 이상원 변호사는 엄상필 재판장의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입니다. 또한, 홍준표 지사의 변호인인 이철의 변호사는 현용선 재판장의 연수원 24기 동기이며, 이광범 변호사는 이상훈 대법관의 친동생입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다음 달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재배당제도가 시행되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법원에 사건의 재배당을 요청할 것을 정중히 요구하며, 법원은 이를 수용하기를 바란다”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다음 달 1일부터 형사 합의부 사건 가운데 재판장과 연고 관계가 있는 변호인이 선임된 사건은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을 요청하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지난 20일 밝힌 바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알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날 법정에선 이 전 총리와 성 전 부회장의 선거사무소 만남을 뒷받침하는 비서진들의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되었고, 이 전 총리는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해외 자원 개발 비리 수사와 관련) 고인이 구명운동을 벌였지만, 저의 원칙적 답변에 섭섭한 마음을 가진 것 같다”

“일각에서 ‘비타500’에 대한 거짓 인터뷰가 나가 많은 이들이 사실로 믿게 됐고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이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은 사실이고 수사기록에도 해당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공개된 사무실에 문 두드리고 금품을 줬다는 사실을 누가 받아들이겠나?”

이완구 전 국무총리, 10월 2일 공판 모두발언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장준현) 심리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 전까지 세 번의 공판준비기일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 전 국무총리는 기소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왔습니다.

검찰은 이 전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은 날로 추정되는 ‘2013년 4월 4일’ 성 전 회장 비서진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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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뉴스퀘어)

검찰은 비서진들의 대화 내용이 2013년 4월 4일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의 만남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압박했습니다.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했다고 해도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났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는데요. 이 전 총리는 그동안 2013년 4월 4일에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다며 만남을 부인해왔습니다.

한편, 이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담당 재판장과 연고가 있는 변호인을 선임해 ‘호화 변호인단’ 논란이 있었는데요. 이완구 전 국무총리 사건은 형사21부(재판장 엄상필)에서 형사22부(재판장 장준현)로 재배당됐고, 홍준표 지사의 변호인 중 형사23부 현용선 재판장과 연수원 동기인 이철의 변호사는 변호에서 물러나는 선으로 정리됐습니다.

성완종 녹음파일, 메모 증거력 인정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천만 원의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성 전 회장의 경향신문 전화 인터뷰와 사망 전 작성한 ‘성완종 메모’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는데요. 이미 진행 중인 홍준표 경남지사의 재판은 물론, ‘성완종 메모’에 등장했지만 불기소 처리된 6인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장준현)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게 정치자금법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국무총리가 2013년 4월 4일 오후 4시에서 5시경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천만 원이 담긴 쇼핑백을 건네받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죄 판결의 주요 근거는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녹음 파일과 성 전 회장 사망 당시 옷 속에서 발견된 메모였습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등 관계자의 진술, 비서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고속도로 톨게이트 통행 기록 등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진술 내용을 녹취하는 과정에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진술 내용의 신빙성을 담보할 구체적 외부 정황도 있다”

“기자로부터 정권 창출 과정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금품 공여 사례를 거론한 문답 경위가 자연스럽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29일

증거력을 폭넓게 인정한 1심 재판부의 판단이 현재 진행 중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성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그는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녹음파일과 메모 등이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일방적인 증거라고 주장해왔습니다.

또한, 법원이 ‘성완종 메모’의 증거력을 인정함에 따라, 메모에 등장했지만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 된 6명의 정치인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선고 직후 항소할 뜻을 밝혔고, 보좌진을 통해 “20대 총선에는 불출마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나 떨고있니?' 홍준표 도지사의 1심 선고

지난 9월 8일, 홍준표 경남 지사가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홍 지사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어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되었는데요, 이번 판결은 그로부터 1년 2개월 만에 내려졌습니다.

"홍준표 피고인은 불법자금을 수수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저해했으며, 이를 방지하는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잘못이 있다면 깨끗이 인정하고, 그런 사실이 없다면 합리적으로 소명을 하면 되는데, 합리적 소명이 없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부장판사 현용선

검찰은 홍 지사가 과거 공천혁신을 주장하면서도 본인은 비밀리에 기업 자금을 불법 수수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를 은폐하기 위해 조작을 시도하고 법정에서 뉘우치는 모습은 커녕 변호인을 통해 수사의 정당성과 적법성을 음해했다는 것도 지적했습니다.

판결에 따르면 홍 지사는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고(故) 성완종 회장의 지시를 받은 측근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이지만 홍 지사가 현직 자치단체장인 점이 고려돼 법정 구속은 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가 검찰의 전설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찰이 나한테 한 짓도 아주 몰염치한 짓을 많이 했습니다. 그것도 내가 참겠습니다. 내가 지금 을의 입장이니까."

9일, 홍준표 경남도지사

홍 지사는 홍 지사대로 1심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분노했습니다
 
그는 고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윤승모 전 부사장이 전달했는지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확실히 밝혀내지 않고 판결을 내리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전달자인 윤승모 전 부사장이 돈을 들고 왔다는 길에 대한 이야기도 앞뒤가 맞지않고, 들어왔다는 문도 폐쇄되어 있었으며, 그가 그린 홍준표 지사의 방 구조도 본인이 그린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 등 정확하지 않은 전달 과정 속에서 돈을 받았다는 혐의는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렇듯 자신의 결백함을 SNS계정과 9일 오후 경남도청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밝혔는데요, 1심판결에 대해 "노상강도 당한 기분", "저승 가서 성완종에게 물어보겠다"고 말하며 “재판이 1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항소해서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도 말해 항소 의지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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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홍준표 도지사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내용

홍 지사는 도지사직에서 사퇴하라는 야권과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계에서 발을 빼지 않겠다는 의사를 대외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홍 지사에 대한 1심판결이 죄질에 비해 너무 관대하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습니다.

"법조인 출신의 도지사가 사법부의 판단을 듣고 나오자마자 노상강도 당한 기분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이 분의 판단력이 도대체 어디까지 망가진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 사법부를 거의 강도범에 비유한 이런 표현에 대해서 참으로 놀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12일 오전, 현직 자치단체장임을 고려하여 구속처분을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하여 구속을 요구하는 청원서가 제출되었습니다. 정영훈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전진숙 홍준표지사주민소환운동본부 공동대표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찾은 것 입니다.

청원인들은 "상소기간 중 또는 상소 중의 사건에 관한 피고인의 구속, 구속기간갱신, 구속취소, 보석, 보석의 취소, 구속집행정지와 그 정지의 취소의 결정은 소송기록이 상소법원에 도달하기까지는 원심법원이 이를 하여야 한다"고 설명하며 홍 지사에게 구속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홍 지사가 한 때 검사였으며, 여전히 변호사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법조인인 만큼 국민들의 사법절차에 대한 신뢰도 유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원이 더욱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이어 홍준표 도지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번 사건을 통해, 성완종 리스트의 사실 가능성 또한 높아졌습니다. 아직 1심 판결만 내려진 상황에서 앞으로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재판코스터를 탄 이완구 전 총리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천만원. 1년 8개월 동안 유죄판결을 무죄로 뒤집으며 오르락 내리락 했을 이완구 전 총리의 심정은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을 겁니다. 그를 한 숨 돌리게 한 무죄판결. 근거가 무엇이었을까요?

지난 1월, 이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았습니다. ‘정치자금법’이란 정치를 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보장하고, 그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하는 법입니다.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당시, 이 전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현금 3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가 사실로 인정되어 정치자금법 위반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전 총리의 혐의가 인정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증거는 바로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금품 메모와 전화통화 녹취내용이었습니다. 1심에서는 당사자인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이번 사건을 특신으로 판단했습니다. 특신이란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법률 용어로, 이 특신상태에서는 전문증거(경험적 사실을 경험자 자신이 직접 법원에 진술하지 않고 다른 형태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것)도 증거능력을 가질 수 있게됩니다. 따라서 남겨진 메모와 녹취내용은 증거능력이 인정되었고 이 전 총리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천만 원의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의 판결은 1심과 달리 이 전 총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9월 27일, 이 전 총리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음을 입증할 ‘직접적인 유죄의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1심에서 인정되었던 증거들에 대한 특신상태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입니다.

재판부의 이상주 부장판사는 ‘돈을 준 시점이 불분명함’, ‘구체적으로 전달한 액수를 특정하지 않았음’,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등의 측근에게 금품공여 사실을 언급한적이 없음’을 강조하며 성 전 회장의 녹취된 인터뷰가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한 허위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선고를 받은 이후, 이 전 총리는 "이런 문제로 심려를 드린 것에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다"라는 말과 함께 "과도하고 무리한 검찰권 행사는 앞으로 자제돼야 한다"는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난 두 번의 재판을 통해 ‘성완종 리스트’는 증거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에서 이완구 전 총리가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성완종 리스트의 사실 가능성에 대한 여부는 대법원의 판결에 기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완구 총리가 탄 재판코스터의 도착지는 과연 어디일까요? 이에 대해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