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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D·R의 공포’설

(D)디플레이션은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 즉 지속적인 물가하락을 가리킵니다.
(R)리세션은 경기순환 국면 중 경제가 활기를 잃고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현상, 즉 경기 침체를 일컫습니다.

한국경제에 D의 공포와 R의 공포가 한 번에 덮쳐 온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ㄷㄷㄷ

by Khalid Albaih, flickr (CC BY)

개소세 내렸다, 너 돈 쓰러 가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등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올 연말까지 자동차와 대형 가전 등의 개별소비세를 인하할 방침입니다. 메르스로 가라앉은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겠다는 겁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세종청사에서 ‘최근 소비 동향과 대응방안’ 브리핑을 하고, 연말까지 자동차와 대형가전의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개별소비세가 인하되면 교육세(개소세의 30%)와 부가가치세(개소세와 교육세 합계의 10%) 인하 효과도 나타난다고 밝혔습니다.

(출고가 또는 수입신고가 기준 개별소비세)
- 승용차·대형가전 : 5% → 3.5%
- 녹용·로열젤리·향수 : 7% → 4.9%

정부는 “최근 가계소득 증가세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심리 위축으로 소비성향이 하락”했다고 분석하며, 메르스 여파로 내수 소비 ‘심리’가 침체된 것이 개소세 인하의 배경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최근 저유가로 인해 실질소득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소비 심리만 개선되면 억눌린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회의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한겨레 신문은 이번 개소세 인하를 통해 ‘뿌리 깊은 소비 침체 벗어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소비 위축은 최근 몇 개월 내에 발생한 일이 아니며, 소비 침체는 가계 소득 부진, 소득 격차, 고용불안, 노후 불안정 등 구조적 문제 탓이 크다는 지적을 전했습니다.

디플레이션의 5가지 그림자

우리 경제에 D의 공포로 인한 장기침체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①물가 하락세
우리를 D의 공포에 떨게 만드는 원인은 계속되는 ’물가 하락세’입니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가 처음으로 0%대로 떨어진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에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와 농수산물가격 하락 때문인 것 아니냐고요? 이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지만 담뱃값 상승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물가 하락만 계속되는 것이 아닙니다.

②수출/수입 감소세
한국은행이 4월 2일 발표한 경상수지를 보면, 우리나라는 36개월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냥 흑자가 아닙니다. ‘불황형 흑자’입니다. 지난 2월 상품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5.4% 감소했고, 수입은 21.9% 급감했습니다. 둘 다 마이너스인데,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흑자가 된 것입니다.

물가가 내려가고 수출이 감소하면서 기업과 가계가 모두 타격을 입게 됩니다.

③임금과 고용 불안 추세
통계청이 발표한 "2014 한국사회지표"를 보면,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그 연령대가 주로 은퇴세대(50대 이상)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청년층의 실업률은 199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비정규직 채용도 늘었습니다. 고용시장이 불안한 것입니다. 임금도 불안합니다. 삼성전자의 임금동결에 이어 재계에서는 임금 안정화를 주장하고 있고,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④가계부채 증가
이처럼 소득과 직결된 요소가 불안한 상황인데다, 가계부채도 폭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공개한 ‘2월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을 보면, 지난 1-2월 두 달 간 증가한 가계대출이 작년 같은 기간의 4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된 원인이고, 이는 물가가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줄어들게 하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⑤소비자/기업 기대 하락
소비자와 기업의 경기회복,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도 낮은 상태입니다. 전경련이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를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한국은행이 소비자의 경제 기대심리를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SI)는 모두 하락세이기 때문입니다.

내수경제에 봄이오나봄?

하지만 최근 엇갈리는 지표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먼저 지난 2월까지의 경기 지표를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출 감소, 물가 하락, 생산-소비-투자지표 소폭 상승. 얼핏 보면 상반되는 결과죠.

특히, 2월 들어 생산-소비-투자지표가 상승세로 바뀐 것이 눈에 띕니다. 통계청이 3월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2.5% 늘었고, 소매판매도 1월 -2.8%에서 2월 2.8%로 늘었습니다. 기업 설비투자도 1월 -7.4%에서 2월 3.6%로 바뀌었습니다.

수출도 줄고 물가가 하락하면서 D의 공포에 다가서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나타난 회복 조짐인데요. 과연 우리 경제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먼저 가 난 이미 틀렸어..” by 한국 경제

경기회복 조짐을 두고 현재로서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많습니다. 2월 한 달만 보면 성장세로 보이지만, 1, 2월을 함께 보면 ‘횡보(옆으로 걷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1월에는 생산-소비-투자지표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트리플 쇼크’를 겪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었기 때문에 2월 상승폭이 크게 느껴지는 ‘기저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게다가 2월에는 설 특수도 작용했습니다.

부동산과 증권시장의 상승세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그만큼 가계부채도 늘어났고 자금이 자산시장으로 많이 유입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실물경제에 도는 돈도 줄어들었다는 뜻이죠.

기업과 소비자의 기대치도 낮은 상황입니다. 앞서 살펴본(스토리1 참고) 경제주체(기업, 소비자)들의 심리상태를 통해 경기를 예측하는 대표적인 지수 두 가지(기업경기실사지수, 소비자심리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상황을 보니 우리 경제가 "먼저 가 난 이미 틀렸어.."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기대 의견도 있습니다. 저유가와 저금리, 환율 등이 앞으로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이를 근거로 정부도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살아나고 저금리 저유가가 가계와 기업 여건을 개선해주면 심리적으로 긍정적 작용을 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성장세는 앞으로의 지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D의 공포를 안심할 수 없으니까요.

“지난 경제전망은 잊으시오” by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지난 4월 9일 2015년 경제전망을 수정했습니다. 앞선 1월 발표한 전망치를 또 다시 하향 수정한 것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제성장률 3.4%에서 3.1%
소비자물가 상승률 1.9%에서 0.9%
수출수입 전망 수출 3.4%에서 2.9%, 수입 3.4%에서 3.0%

이외에도 근원물가상승률(석유류, 농산물 가격 제외한 물가 상승률), 고용률 등이 악화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습니다.

특히, 한은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0.9%로 내린 것은 디플레이션 논란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입니다. 1999년 이후 한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대로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한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저유가로 인한 실질구매력 상승,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이제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렇지만 한은은 빚 증가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도 함께 우려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절반의 성장

한국은행의 예상이 맞았습니다. 절반은요. 한은은 이달 초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했는데요. 한국은행의 23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분기보다 0.8%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4분기는 0.3%를 기록했으니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셈입니다.

하지만 절반만 맞았다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같은 경제성장률을 두고 분석이 다르게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장했다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닌, 0.8%...이기 때문일까요. 한국은행, 경제전문가, 언론의 경제전망 분석이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① 한국경제, 길을 잃었다.
국내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지난 1분기 성장률 0.8%를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로 보는 시각에서 비롯됩니다. 0%대 성장률은 작년 2분기 이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성장 국면이 길어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는 곧 저유가, 저금리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까지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의 투자심리, 가계의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있는 것이죠.

여기에 엔저 가속화는 국내 경제에 또다른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국내 수출상품의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은 더욱 악화됩니다.

②한국경제, 느리지만 걷고 있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분석은 다릅니다. “한국경제에 미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0.8%의 성장률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개선의 신호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그 근거는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의 호조, 소비자심리 개선 등입니다.

엔저, 중국 성장 둔화 등의 대외 리스크가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문제의식은 같습니다. 따라서 이주열 총재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경제 체질 개선, 구조개혁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2분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장기적인 회복을 위해 가계 실질소득 상승과 경제 구조개혁을 동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책 없이 두고만 봐서는 안 되겠죠.

“한국경제 성장세 긍정적..." “아니!!!!!!! 아닌데!!!!!!”

단호박 KDI입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을 두고 ‘긍정적 신호’라고 예측했던 정부와 한은의 입장과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KDI의 ‘2015 상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입니다. 이는 작년 12월에 비해 0.5%p 낮아진 수치이고, 정부 예상치(3.8%), 한국은행(3.1%)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KDI는 구체적으로, “내수 회복은 완만하게 진행되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출 부진으로 인해 경제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KDI는 덧붙였습니다. 2% 후반대의 성장을 보일 수도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KDI가 발표한 3% 성장률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근거로 해야만 가능한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 1~2회 추가인하 ▲부실기업정리 ▲연금개혁 ▲노동시장개혁 등이 그 전제조건입니다. 구조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거죠.

문제는 위의 요소들이 모두 실행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늘어나는 세수결손, 가계부채 증가 등은 부정적 전망에 힘을 보탭니다.

정부는 확실한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KDI의 발표는 ‘근본적인 구조개혁 없이는 성장률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KDI는 또 “지출을 늘리기보다는 예산집행을 계획대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KDI는 더불어 “경제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신호만 줘도 성장세를 도울 수 있다”고 정부와 한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성장만을 위해 계속적인 경기 대응으로 불확실성을 높이기 보다는 구조개혁, 안정적인 예산집행,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개소세 내렸다, 너 돈 쓰러 가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등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올 연말까지 자동차와 대형 가전 등의 개별소비세를 인하할 방침입니다. 메르스로 가라앉은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겠다는 겁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세종청사에서 ‘최근 소비 동향과 대응방안’ 브리핑을 하고, 연말까지 자동차와 대형가전의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개별소비세가 인하되면 교육세(개소세의 30%)와 부가가치세(개소세와 교육세 합계의 10%) 인하 효과도 나타난다고 밝혔습니다.

(출고가 또는 수입신고가 기준 개별소비세)
- 승용차·대형가전 : 5% → 3.5%
- 녹용·로열젤리·향수 : 7% → 4.9%

정부는 “최근 가계소득 증가세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심리 위축으로 소비성향이 하락”했다고 분석하며, 메르스 여파로 내수 소비 ‘심리’가 침체된 것이 개소세 인하의 배경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최근 저유가로 인해 실질소득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소비 심리만 개선되면 억눌린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회의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한겨레 신문은 이번 개소세 인하를 통해 ‘뿌리 깊은 소비 침체 벗어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소비 위축은 최근 몇 개월 내에 발생한 일이 아니며, 소비 침체는 가계 소득 부진, 소득 격차, 고용불안, 노후 불안정 등 구조적 문제 탓이 크다는 지적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