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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관계법 개정

2014년 10월 24일,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제도에 대해 위헌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재가 지적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방점을 둔 개정법(정치관계법)을 국회에 제시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선거제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것은 지역구별 인구대표성 왜곡, 지역구도 심화, 사표의 과다배출 등이 꼽힙니다.

제공=포커스뉴스

비례대표제라고 다 같은 비례대표제가 아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사이에 둔 여야의 공전은 여전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합니다.

​어떤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느냐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의석수, 앞으로의 정치 체제 등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비례대표제 논의에서 어느 한쪽이 양보하는 그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금부터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이 차이를 통해 각 정당이 주장하는 바가 왜 다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사표’ 발생 정도에 따른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현행 비례대표제 선거 방식과 같습니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식입니다. 이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단점이자 특징은 ‘사표’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이를 병립형 비례대표제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고, 함께 쓰이는 소선거구제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표'란 선거 결과 낙선한 후보자에게 투표한 표를 뜻합니다. ​지역구 선거 방식에 따라 사표 발생 정도에 차이가 있으나,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한 지역구에서 한 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에서는 선출되지 못한 의원 측 표는 모두 사표가 됩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법에서 정해놓은 전체 비례대표 의석수 안에서만 의석을 배분하기 때문에 지역구 선거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사표를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경우,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이 3%를 넘어야만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비례대표 선거를 통해 지지한 정당이 전체 3%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단 하나의 의석도 받을 수 없죠. 이 경우에도 사표는 발생합니다.

​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표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보통 이를 ‘민의를 충실하게 반영한다’라는 말로 표현하곤 합니다. ​

​앞선 글에서 한번 설명했듯,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전국 혹은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총 의석을 할당하고, 이후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것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지역구 선거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더라도, 만약 해당 정당이 전체 2%의 비례대표 지지를 받았다면 전체 의석 중 2%에 해당하는 의석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지역구 선거제도가 소선거구제라서 사표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하더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는 비례대표를 통한 사표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표가 감소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상황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보다 비례성과 대표성이 뛰어나다'고 이야기합니다.

무엇이 왜 어떻게 바뀌나?

현재 우리나라 총선 제도는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 시스템을 따릅니다. 이는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3대 총선(1988년) 때 도입되어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기본 선거제도입니다. 13대 총선에는 224개 지역구에서 224 명의 의원을 선출했습니다.

그러던 2001년, 제17대 총선(2004년)을 3년 앞두고 헌법재판소가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3대 1로 조정케 하는 판결을 내립니다. 이에 따라 17대 총선 당시 인구 하한 10만5000명, 상한 31만5000명을 기준으로 하는 선거구 재획정이 실시됐습니다. 이 때 국회 의원정수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299명으로 정해졌고, 각 시도 지역구 의원 정수는 최소 3인이 됐습니다. 지난 19대 총선(2012년) 때는 의원정수가 1명 늘어 국회의원 300명 시대가 열렸습니다.

2001년 선거구 획정 심판 당시 헌재는 "상당기간이 지나면 인구편차 2 대 1을 기준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 작년 10월 30일, 헌재는 현행 선거구별 인구편차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리게 됐습니다. 헌재는 이날 “인구 편차를 3대1 이하로 하는 기준을 적용하면 지나친 투표 가치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선거구별 인구편차가 2대 1을 넘지 않게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는 관련 법 개정을 2015년 12월 31일까지 완료해야 할 입장에 처했습니다. 제 20대 총선은 2016년 4월 13일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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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정치관계법 제안하다

지난 2월 24일 중앙선관위는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제시했습니다. 정치관계법 관련 내용은 워낙 오랜 기간 정치권에서 다뤄져온 주제였기 때문에 해당 개정안의 완성도는 꽤 높았습니다. 개정안에는 6개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및 비례대표 의원 정수 2배 확대, 지역구 출마후보 권역별 비례 후보 동시 등록 허용과 석패율제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보여 왔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에 대한 해소방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란 전국을 6개 권역(서울, 인천·경기·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북·전남·제주, 대전·세종·충북·충남)으로 나눠 인구 비례로 총 의석(지역구+비례대표)을 배분하고, 해당 총 의석 중 지역구 당선 숫자를 제외한 나머지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제도입니다.

석패율제는 지역구·비례대표 동시 출마를 허용해 지역구에서 떨어지더라도 득표율이 높은 후보자가 비례대표로 당선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여야가 각자의 지역구 의석을 독식하는 것을 막을 뿐더러 사표(死票) 발생 가능성을 줄여 표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특정 후보에게만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후보 간 기회의 불평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12년 총선 결과에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를 도입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실제 지역주의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호남에서 13명의 새누리당 후보가 새롭게 당선될 수 있었으며 영남에서는 무려 44명에 달하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자 상대의 텃밭에서 물꼬를 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만 선관위 제안은 국회의원 정수 300석을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각각 200석과 100석으로 조정하자는 방안입니다. 현행 246석이던 지역구 중 46석을 덜어내고, 현행 54석에 불과한 비례대표에 46석을 얹어주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미 해당 지역구에서 기득을 점한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설 것으로 평가됩니다. 자신의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의견이 나올 수 있겠죠.

국회 정개특위 출범

어쨌든 정치관계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입니다. 따라서 국회는 지난 3월 17일, 자체적으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구성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이 날 만나 여야 동수 20명 및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특위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정개특위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도입 여부 등의 현안을 다룰 계획입니다.

선거구 획정이나 선거제 개편 문제는 여야간, 의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민감 사안입니다. 내년 4월 있을 20대 총선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 자체를 새롭게 그려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체 선거구 가운데 4분의 1이상(62개 선거구)이 조정 대상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지역구가 사라지거나 통폐합되는 의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눈치 싸움이 첨예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완전국민경선제의 도입 역시 찬반이 분명하게 맞서는 문제입니다. 각 당의 공천권이 당 대표나 유력 정치인이 아닌 국민에 의해 행사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공천을 위한 선거비용이 추가로 드는 점이나, 신인 정치 후보보다는 현역 의원이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더욱이 인사권으로 대표되는 권력 중심부에 근접한 유력 정치인들의 반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정개특위 의원들의 생각은?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적 문제인 지역구도와 승자독식 구도를 해소하기 위해선 석패율제가 도입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석패율제가 도입되려면 현행 전국 비례대표제가 아닌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새롭게 선행되어야 합니다. 마치 실과 바늘같은 관계의 두 정치 개혁안은 이번 정개특위에서 순조롭게 통과될 수 있을까요? 정개특위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 결과,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신문이 3월 19일과 20일에 걸쳐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도입에 대한 정개특위 의원들의 의견을 설문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설문에 응한 의원 중 70%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긍정했으며 75%가 석패율제 도입에 찬성했습니다.

중앙SUNDAY 역시 지난 3월 23일부터 27일에 걸쳐 정개특위 의원들 상대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현안 중 가장 필요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꼽았습니다. 이는 앞서 한국경제신문의 설문결과에서도 긍정적으로 나타난 부분입니다.

가장 중요하고도 민감한 쟁점은 선거구 획정입니다. 선거구 획정을 다룰 기구를 어디에 둬야 할지에 대해선 대부분의 위원(15명)이 ‘중앙선관위와 같은 국회 밖의 기구에 설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회 내에서 이를 처리하는 데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대해선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여당 의원은 이에 찬성한 반면 야당 의원은 반대한 것입니다. 정당의 이념 정체성을 중시하는 야당에선 전면적 오픈 프라이머리가 ‘정당 차별성을 훼손시킨다’고 우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300명인 의원 정수를 늘리는 점에 대해선 야당 위원이 찬성, 여당 의원이 반대를 주장했습니다. 한 여당 위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 보면 (의원 정수 확대가) 안 될 게 뻔한데 괜한 힘을 쓸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정개특위, 4월 1일 첫 전체회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4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구 획정 등의 논의를 본격적으로 다뤘습니다. 정개특위의 논의는 오는 8월 31일까지 이어집니다.

당면과제는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구성 문제입니다.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를 반드시 조정해야 하는 가운데, 이를 획정하는 위원회의 독립성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습니다.

여야는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독립기구화하고, 여기서 제시한 개편안에 대해 국회가 수정할 수 없도록 구속력을 갖게 하기로 앞서 합의했습니다. 따라서 국회는 이에 대한 가부 결정만 내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국회가 선거구 획정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획정작업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획정위가 참고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한다는 것입니다.

여야는 이와 함께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등의 다른 정치 제도 개편안을 오는 8월 31일까지 논의할 방침입니다.

국회선거자문위, 일본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제안

지난 10일, 국회의장 직속 선거제도개혁 국민자문위원회가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위원회 내부 논의 결과를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보고했습니다. 자문위는 의장 추천 4명, 여야 추천 각 4명씩,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난 3월 2일부터 5월 29일까지 13차례 회의를 통해 선거제도 개선과 관련한 전반적인 논의를 이어왔습니다.

자문위가 국회의장에게 제안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거 개시 나이를 현행 19세에서 18세로 낮춘다.
  • 투표 마감 시간을 현행 오후 6시에서 오후 9시까지로 연장한다.
  •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전투표 기간을 3일로 확대하며, 장기적으로 우편, 모바일 투표의 도입을 추진한다.
  • 선거구 획정의 기준과 일정을 법률로 명시한다.
  •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
  • 정당 수뇌부의 중앙집권적인 공천권 행사를 막기 위해 상향식 공천을 제도화한다.

이 중에서도 논란이 되는 부분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문제입니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현재 일본에서 시행되는 선거 제도로, 현재 전국 단위 비례대표제 대신 전국을 6개 권역(서울, 인천·경기·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북·전남·제주, 대전·세종·충북·충남)으로 나누어 해당 권역별 투표율을 기반으로 비례대표를 할당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자문위는 의원정수(300명)와 지역구-비례 의석 비율(지역구 246명, 비례대표 54명)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19대 총선 결과를 놓고 자문위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가상 도입해본 결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례 의석수는 모두 1석 감소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호남권에서 1석, 새정치연합은 영남권에서 4석의 비례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지역 감정으로 인해 표심을 얻기 어려운 상대 정당 텃밭 지역에서 그나마 의석을 확보해 지역 독점이 조금은 완화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더 바람직한데,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양당제를 더욱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자문위의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지역 텃밭에서 오히려 표를 잃지 않기 위해 여야가 지역 경쟁 구도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고, 정의당 등 소수정당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됐다 말았다, 의원정수 잠정 합의안

지난 20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는 공직선거법심사소위를 열어 현행 의원 정수(300명)를 앞으로도 유지하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배분 비율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여야 간사 합의 내용을 확정 의결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에 일부 야당 의원이 반발하여 의결은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은 정개특위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입니다. 정의당을 비롯한 일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지역구 의석수를 국회에서 확정해 획정위 측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심 의원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수 확정은 법률 사항이기 때문에 이를 획정위 결정 사항으로 하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거구획정위에 위임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선거 제대와 관련해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쟁점을 충분히 논의해 보고 이후 의결 여부를 판단하겠다. 개악이 아니라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문제를 풀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싸울 수밖에 없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김상희 의원을 비롯한 일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또한 '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고정한다면 현재 비례대표 의석수인 54석을 줄일 수 없다는 원칙에 입각해 획정위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의당 입장에서는 획정위의 의원 수 확정으로 지역구 의석이 증가하는 경우, 기존에 자신들이 꾸준히 의석을 획득했던 비례대표의 의석 수를 잃게 됩니다. 이 경우, 획정위의 의원수 확정안은 정의당에 ‘개악(改惡)’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19대 국회 의석수 현황 지역구 비례대표
새누리당 132명 27명 159명
새정치민주연합 108명 21명 129명
정의당 1명 4명 5명
무소속 5명 0명 5명
246명 52명 298명
옛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명은 정당해산으로 의석을 상실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선거구획정안 확정을 위해서는 획정위원들의 3분의 2 이상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의 판단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으면 의결될 수 없다며, 획정위를 신뢰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소위는 오는 25일 회의를 열어 합의안 처리를 재시도할 예정입니다.

김무성·문재인,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의견 접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깜짝 회동했습니다. 이 둘은 국민공천에 도입, 선거구 획정 문제 등 정치관계법 개정 사항을 배석자 없이 약 1시간 40분가량 논의했습니다.

양 측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정개특위)에서 의결한 ‘안심번호’ 관련 공직선거법 내용을 합의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방안을 정개특위에서 마련한다고 합니다.

음... 일단 안심번호에 대해 모르는 분이 있을 것 같아 잠시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안심번호정당이 당내 경선에 필요한 여론조사를 시행할 때 이동통신사업자가 사용자에게 임의의 전화번호를 부여해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안심번호를 도입할 경우 국민공천단 100%로 경선을 치러 후보를 뽑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국민공천제에 대해 설명하자면...(설명충이라 죄송합니다, 꾸벅)

말 그대로 국민이 총선 후보를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지역 유권자들이 경선 후보에 투표해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새누리당(이라 쓰고 김무성 당 대표라 읽는다)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린다’는 명목으로 국민공천제 도입을 추진해왔습니다.

따지고 보면 국민공천제는 총선 전 전국구 선거를 한번 더 치르는 것과 다름없는데요.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전적으로 일임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했습니다. 다만, 총선 이외의 추가 선거는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그 대안이 새정치 혁신위가 제안한 '안심번호를 통한 국민공천제'입니다.

정리하자면 지역 유권자들에게 임의 전화번호를 부여하고, 각 당이 그 번호로 유권자에게 연락해 총선 후보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안심번호를 통한 국민공천제의 핵심입니다.

이번 두 대표의 합의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한발씩 서로의 입장을 양보한 결과물입니다. 김 대표가 주장한 국민공천제의 큰 틀을 문 대표가 수용하고, 문 대표가 제안한 안심번호를 통한 국민공천제 방식을 김 대표가 받아들인 셈입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명분을 실현할 수 있게 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혁신위가 제안한 혁신안을 실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양당 대표는 선거 연령, 투표시간 연장, 투표∙개표 신뢰성 확보 방안 등을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으며, 이날 회담에서 합의하지 못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선거구 획정에 대한 논의도 계속 이어간다고 합니다.

말 많고 탈 많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모든 것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 개시일 하루 전인 14일, 여야는 여전히 선거구 획정을 두고 여전히 대치 중입니다. 의원 정수 및 지역구 비례대표 비율 문제에 대한 합의는 이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안한 5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협상이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건데요. 도대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엇이길래 막판까지 이렇게 속을 썩이는 걸까요? 지금부터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란?


일단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이 방식은 이른바 병립형 비례대표제라고도 불립니다. 투표를 해본 분은 알겠지만, 우리는 지역구 투표를 위해 후보에게 직접 투표를 하고,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정당에도 투표합니다.

정당은 투표 전에 비례대표 후보자 순위를 정한 명부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 정당 투표 비율에 따라 확보한 비례대표 의석을 명부 상위에 있는 비례대표 후보자부터 차례로 배분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전국 혹은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총 의석을 할당하고, 이후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것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는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전국단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있습니다. 전국단위는 정의당이, 권역별은 새정치연합이 주장하는 방식인데요. 현재 새정치연합이 선거구 획정을 놓고 새누리당과 갈등을 벌이고 있으므로 새정치연합이 주장하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기준으로 앞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일단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한 권역의 전체 의석이 100석인 상황에서 A 정당이 해당 권역 정당득표율 45%를 얻는다면 이 정당은 총 45석의 의석을 할당받습니다. 이때 A 정당이 권역에서 40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낸다면, 권역 단위 득표율을 통해 할당받은 45석 중 나머지 5석을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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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정당은 전체 100석인 권역에서 20% 득표율을 얻어 총 20석의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이중 5명이 지역구 당선자이므로 15명의 비례대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

​현재 여야가 쟁점으로 다투고 있는 방식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50%만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정당 득표로 확보한 의석의 최소 과반을 무조건 보장하는 것이죠.

​앞선 예를 계속 활용해보겠습니다.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총 의석수 x 정당득표율'의 최소 과반을 무조건 보장하므로 20석의 과반, 즉 11석을 보장합니다. C 정당은 5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냈으므로 나머지 6명을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 정당에 유리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 정당에 유리한 선거 제도입니다. 반면 대형 정당은 오히려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또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크지만, 정의당을 비롯한 야권 내 소수 정당이 기존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어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지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할 경우 소수 정당이 기존보다 얼마나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갈 수 있을지 예를 들어보죠.

​2012년 총선을 통해 의회 내 세 번째로 많은 의석(13석(지역구 7석, 비례대표 6석))을 차지한 통합진보당을 예로 들겠습니다. 당시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에서 총 11.1%의 득표율을 얻었습니다. 전체 비례대표 의석수가 54석이므로 11.1%의 득표를 얻은 통진당에 돌아가는 비례대표 의석수는 총 6석입니다.

​그럼 이제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해보도록 하죠. 2012년 총선 당시 전체 의석수는 300석이었습니다. 이 300석에 통진당이 정당 투표에서 얻은 11.1%의 득표율을 적용하면 통진당은 약 33석을 확보합니다. 여기까진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이고요. 50%를 적용하면 통진당이 보장받는 의석 수는 17석이 됩니다. 당시 지역구에서 당선된 통진당 의원이 총 7명이므로 통진당은 보장 의석 17석 중 10석을 비례대표 의원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결국, 지난 2012년 총선에서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했다면 통진당은 기존 13석보다 4석 더 많은 17석을 확보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초과의석은 어떻게?


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할 경우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전체 의석 300석 중 이 정당이 정당 투표율 20%를 기록하면 총 60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정당이 지역구에서 선전해 60석 이상의 지역구 의석을 확보한다면 정당 투표를 통해 확보한 의석 수를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를 ‘초과의석’이라고 부르는데요. 일반적으로 초과의석은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 격차가 커질수록 많아집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법정 의원 정수와 별개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발생하는 초과의석은 예외로 인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강 다 이해가 됐나요? 굉장히 복잡하죠. 여야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갈등을 벌이는 이유는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얻거나 뺏길 의석수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의석 확보는 누군가 내놓으면 누군가 가져가는 제로섬 게임이므로 양측 모두 쉽사리 물러서지 않는 것이죠.

15일은 내년 총선의 예비후보 등록 개시일입니다. 결국, 선거구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온전히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두고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면서 일어난 문제입니다. 당의 이득을 보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해진 원칙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

비례대표제라고 다 같은 비례대표제가 아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사이에 둔 여야의 공전은 여전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합니다.

​어떤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느냐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의석수, 앞으로의 정치 체제 등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비례대표제 논의에서 어느 한쪽이 양보하는 그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금부터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이 차이를 통해 각 정당이 주장하는 바가 왜 다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사표’ 발생 정도에 따른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현행 비례대표제 선거 방식과 같습니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식입니다. 이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단점이자 특징은 ‘사표’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이를 병립형 비례대표제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고, 함께 쓰이는 소선거구제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표'란 선거 결과 낙선한 후보자에게 투표한 표를 뜻합니다. ​지역구 선거 방식에 따라 사표 발생 정도에 차이가 있으나,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한 지역구에서 한 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에서는 선출되지 못한 의원 측 표는 모두 사표가 됩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법에서 정해놓은 전체 비례대표 의석수 안에서만 의석을 배분하기 때문에 지역구 선거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사표를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경우,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이 3%를 넘어야만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비례대표 선거를 통해 지지한 정당이 전체 3%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단 하나의 의석도 받을 수 없죠. 이 경우에도 사표는 발생합니다.

​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표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보통 이를 ‘민의를 충실하게 반영한다’라는 말로 표현하곤 합니다. ​

​앞선 글에서 한번 설명했듯,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전국 혹은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총 의석을 할당하고, 이후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것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지역구 선거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더라도, 만약 해당 정당이 전체 2%의 비례대표 지지를 받았다면 전체 의석 중 2%에 해당하는 의석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지역구 선거제도가 소선거구제라서 사표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하더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는 비례대표를 통한 사표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표가 감소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상황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보다 비례성과 대표성이 뛰어나다'고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