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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학과 개편

대학의 기능이 취업이란 목표에 맞게 재설계되는 것은 옳은 걸까요? 아니면 대학의 설립 목적을 훼손하는 조치일까요? 물론 여러분의 판단에 맡겨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학생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고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학과 통폐합 및 융합형 학제 개편을 준비하는 대학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중앙대 또한 그중 한 곳인데요. 한 곳이라고 하면 중앙대에서 섭섭해 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 더 파격적인 실험을 하기 때문인데요. 그것은 바로 “학과제 폐지”입니다.

by 중앙대학교

목 치려다, 목 내놓은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

학과제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중앙대의 개혁안, 이를 반대하는 교수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결국 중앙대 측은 학과 폐지 개편안을 대폭 수정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분기탱천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그는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입니다. 박 이사장은 감히 ‘파격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급진적인 중앙대학교 대학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던 인물인데요. 그가 지난 3월 24일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 20명에게 보낸 메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메일에 쓰인 주요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비대위 교수들을 뜻합니다.

​비대위는 박 이사장이 학사 운영에 직접 개입해 명령한 행위는 사립학교법 위반이며, 교수들에게 협박과 막말을 한 것은 모욕죄와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대위는 박 이사장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비대위는 새로운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학교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이용구 현 중앙대 총장이 사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박 이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대 이사장,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자신이 역임하고 있는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는 애초 30일로 예정된 이사회를 오는 27일로 앞당겨 열고, 이 자리에서 신임 이사장 선출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중앙대의 파격 실험, 학과제 폐지하고 단과제로

중앙대가 파격적인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내년부터 12개 단과대 단위로 신입생 모집을 하는 것인데요. 컴퓨터공학과 40명, 영문과 50명 등의 학과별 모집정원은 사라지고, 사회과학대 400명, 공과대 500명 등 ‘통’으로 학생을 선발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질 단과대는 총 12개입니다.

교육 과정도 특이합니다.

▶ 1학년 : 인문학·소프트웨어 교육 중심의 교양(리버럴 아츠·liberal arts) 교육
▶ 2학년 1학기 : 단과대별 공통 전공 기초과정 교육
▶ 2학년 2학기 : 주전공 과정 교육

지난 26일, 학과 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한 이용구 중앙대 총장은 개편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업은 공과계열 분야 전공자를 많이 요구하고 있으나 대학 구조는 인문사회 계열과 자연과학·공학 계열이 반반이다. 이 같은 ‘미스매치(mismatch·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학과 체제를 개편키로 했다.”

이용구 중앙대 총장

위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국 “인문 사회 계열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니 공급 조절을 하겠노라”는 말로 들립니다. 아무래도 취업하기가 험난한 요즘, 취업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상경·공과 계열로 인원이 쏠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 전공이 생길 수도 있겠네요. 그 전공은 어떻게 되느냐고요? 전공 정원이 줄어들게 되며, 정원이 줄어드는 만큼 전공 교수 자리도 즐어들게 됩니다. 전공 교수들은 교양과정 교수로 자리를 옮기거나, 새로운 전공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교 측은 전공별 정원을 과거 3년간 해당 전공을 선택한 인원의 12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특정 전공에 인원이 쏠려 정원을 넘어서게 되면 성적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합니다. 때문에 한 번에 한 전공으로 인원이 쏠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인기 있는 전공의 정원은 서서히 늘고, 인기 없는 전공(어딘지는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의 정원은 서서히 줄어들 뿐이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중앙대는 내년부터 추진하는 단과대 단위 모집이 정착되면 2021학년도부터 모집 단위를 인문사회, 자연공학, 예술체육, 사범, 의·약학·간호 등의 5대 계열로 넓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앙대 교수회의 측은 400여 명의 교수 가운데 87.4%가 이번 개편안을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대학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 전·현직 회장 6명으로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됐습니다.

“밀실에서 소수가 결정한 안으로 교수사회를 우롱하며 대한민국 고등교육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비대위원장,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과 교수

중앙대, 학생들 반발 못이겨 '학과 폐지 개편안' 수정

중앙대 측이 학생, 교수의 의견을 반영하여 갈등 해소에 나섰습니다. 학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기존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의 내용을 대폭 수정한 수정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큰 변화에 교수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과 거부감이 커 의견을 일부 수렴한 것이다. 논의를 계속해 장기적인 개편 방향을 함께 결정해 나가기로 했다."

중앙대 기획처 관계자

애초의 계획안은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학 단위에서 전공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새로운 개편안에 따르면 재학생들의 신분은 그대로 유지되고, 신입생들은 단과대학 소속으로 입학해 2학년 때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학대·공과대 신입생은 2학년 1학기, 인문·사회대 신입생은 2학년 2학기에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정 전공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아 수강인원 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시 진행됐던 해당 전공 교수의 교양학부 전출’ 또한 없던 일이 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직 몇몇 대학에서 유지하고 있는 ‘학부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학부제 아래에서 학생들은 입학 시 자신이 원하는 학부를 선택하여 1학년 때는 학부 공통 과정을 이수하고, 이후 2학년이 되면 원하는 하위 학과를 선택합니다. 중앙대는 1995년부터 학부제를 시행해왔습니다.

목 치려다, 목 내놓은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

학과제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중앙대의 개혁안, 이를 반대하는 교수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결국 중앙대 측은 학과 폐지 개편안을 대폭 수정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분기탱천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그는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입니다. 박 이사장은 감히 ‘파격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급진적인 중앙대학교 대학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던 인물인데요. 그가 지난 3월 24일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 20명에게 보낸 메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메일에 쓰인 주요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비대위 교수들을 뜻합니다.

​비대위는 박 이사장이 학사 운영에 직접 개입해 명령한 행위는 사립학교법 위반이며, 교수들에게 협박과 막말을 한 것은 모욕죄와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대위는 박 이사장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비대위는 새로운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학교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이용구 현 중앙대 총장이 사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박 이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대 이사장,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자신이 역임하고 있는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는 애초 30일로 예정된 이사회를 오는 27일로 앞당겨 열고, 이 자리에서 신임 이사장 선출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