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Stories

일본의 대미 외교

일본 아베 내각이 오른쪽으로 한 발 한 발 움직이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 제국주의의 가해국으로써의 반성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식민지 근대화론' 등을 펼치며 식민 피해국가의 속을 긁어 놓고 있는데요.

이게 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거랍니다.

by 미 하원

어썸 아메리카, 브라보 미·일 동맹!

29일 역대 일본 총리 중 처음으로 아베 신조 총리가 美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습니다. 연설 제목 "희망의 동맹을 향해(Toward an Alliance of Hope)"의 주요 내용은 '자유민주국가 미국 짱짱맨'이며 '희망의 동맹'으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잘 해보자는 얘기입니다. 식민지배와 위안부에 대한 사과는 없었습니다.

아베 이전의 일본 총리는 한 번도 합동연설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동맹국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한 '전범국'이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가 아베 총리를 합동연설자로 초대한 것은 전범의 원죄(原罪)로 국가의 일부 기능을 거세당한 일본을 '보통국가'로 격상시켜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베 총리의 연설은 2차대전의 전범이자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일본 총리의 1957년 미 하원 연설을 인용하며 시작했습니다. "일본이 자유세계의 국가들과 연대하는 것은 민주적 원칙과 이상(理想)에 대한 강한 믿음 덕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추모 아베 총리는 2차 대전 중 전몰한 미국 장병과 그 가족에 애도를 표했습니다. 그는 진주만(공습), 바탄 반도·코레히도르 섬(죽음의 행진), 산호해(해전) 등 2차 세계대전 중 미군과 일본군의 격전지를 거론하며 "(전사한) 미국 젊은이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떠올렸다"며 "일본과 일본 국민을 대신해 2차대전 중 숨진 미국인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어제의 적, 오늘의 친구 그리곤 곧 "지난날 치열하게 싸웠던 적이 영혼을 유대하는 친구가 되었다"며 전쟁 후 미·일 동맹을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전후 일본 아베 총리는 아시아 국가들에 고통을 준 점은 인정했지만, 식민지배나 위안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사과는 없었고 오히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자신들의 공헌'을 자랑했습니다. "우리의 행동이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역대 총리의 관점을 계승한다"면서 "일본은 그들(한국, 대만, 아세안 국가, 중국)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자본과 기술을 쏟아부었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엥?)

▲TPP와 농업개혁 이번 연설의 관전 포인트는 돈독한 미-일 관계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그 경제적 과실인 TPP의 위상을 높이는 '실용주의'에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TPP는 경제적 이익을 넘어 '안보'에 관한 것이다"라고도 이야기했습니다. "장기적으로, TPP의 경제적 가치는 어썸하다"면서요. 그는 (일본이 쌀 등 농산물 시장 개방을 꺼리는 것에 대한) 미국 내의 TPP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농업인구 고령화 등 일본의 농업 문제점을 개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일 동맹: 지역 임무 아베 총리는 새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미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미 의원들을 설득했습니다. "어떠한 (위협) 수준의 사태에 대해서라도 일본은 (미국에) 공백없는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요.

▲일본의 새로운 기치(국제 공조에 기반을 둔 적극적 평화 기여) 아베 총리는 위안부를 '전쟁 피해 여성'으로 교묘히 말바꿈 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확대를 옹호하는 데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며 "이번 여름까지 관련된 모든 법안(항구법, 주변사태법 등 추정)을 제정하겠다"고 했는데요. 이어 "무력 분쟁은 항상 여성에게 가장 큰 고통을 줬다. 우리 시대에는 여성이 인권 유린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확대하려는 이유가 '(전쟁 중 여성)인권 보호'에 있다는 것입니다. (엥??)

마지막으로 아베 총리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사태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연설을 마쳤습니다.

아베 총리 美 상·하원 합동연설대 오른다

아베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확정되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미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한 최초의 일본 지도자가 될 전망입니다.

“아베 총리에게 다음 달 29일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해달라고 초청했다. 역사적인 이벤트를 열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일본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의 하나다. 양국이 경제와 안전보장상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에 대해 일본의 생각을 청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 26일(현지시각) 성명

상·하원 합동연설은 1874년부터 115차례 열렸으며, 역대 이승만·노태우·김영삼·김대중·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연단에 섰습니다. 3명의 역대 일본 총리가 美 의회에서 연설한 적은 있지만, 상·하원 합동연설은 아니었으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지하지 않겠다고 밝혀 합동연설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연설 내용에 과거사에 대한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이 어떻게 담길지가 관건인데요. 많은 언론은 정통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 의회가 연설 내용에 과거사 관련 의미 있는 내용을 담아달라는 요구를 아베 총리 측에 전달했고, 아베 총리도 이에 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방미 의제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과 '미·일 동맹 격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성명서에서 언급한 "양국의 경제 문제와 안전보장상의 협력"이 이에 해당한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란?

아베 일본 총리가 4월 말 방미(訪美) 길에 한 손엔 TPP 타결, 한 손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이라는 선물을 들고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먼저 TPP에 대해 알아볼까요?

TPP(Trans-Pacific Partnershi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라는 이름의 다자간(多者間) 자유무역협정입니다. 칠레·페루(남미)-멕시코(중미, 협상국)- 미국(북미)-베트남·브루나이·싱가포르·말레이시아(동남아시아) -호주·뉴질랜드(오세아니아) 등 환태평양 지역을 한 바퀴 일주하는 메가 FTA이지요.

TPP는 2005년 뉴질랜드·칠레·싱가포르·브루나이가 맺은 P4 협정에서 시작했으나, 2008년 미국이 참여하고 주도권을 잡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통합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의도는 명명백백합니다. 중국을 견제하고,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것인데요. TPP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혹은 (중동·유럽 등 동맹국의 반발로 재명명된) '아시아 재균형 정책(Rebalance to Asia)'의 경제적 핵심입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TPP에 가입할 전망입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준비는 다 돼 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미국은 (당연히) 일본에도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농민의 반대와 관세 철폐 부담 때문에 선뜻 그 손을 잡지 못했는데요. 지난 2월 미-일 TPP 협상에서 주요 농산물 5개 품목(쌀, 소·돼지고기, 유제품, 보리·밀, 설탕)에 대한 관세를 인정하기로 큰 가닥을 잡으면서, 양국이 점차 협상 타결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일본이 TPP에 가입하도록 열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내에 TPP 업적을 남겨야 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위해 중국을 제외하는 아시아 경제 질서로의 재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기회를 따낸 아베 일본 총리는 4월 방미 의제로 'TPP 타결'을 들고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ALL NEW 미·일 동맹 is coming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달 말 방미 길에 TPP 타결(Story.2)과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을 선물로 들고갈 확률이 높습니다.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Rebalance to Asia)의 경제적 축이 TPP라면, 군사적 방점은 한-미-일 3각 안보 공조에 찍혀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對아시아 군사 정책의 핵심은 한반도 사드(THAAD) 배치를 포함해 한미일 MD(미사일 방어 시스템) 협력 체계구축이지만, 아베 내각이 추진하고 있는 '미·일 방위협력지침'도 이에 못지 않은 실익을 미국에 안겨줄 전망입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이른바 '가이드라인'은 유사시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역할 분담 등을 정한 문서입니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독자적인 작전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가이드라인은 냉전 시대 말기인 1978년 구소련의 일본 침공 시나리오에 대비해 작성됐고, 이후 북핵 위기 등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1997년 1차 개정된 바 있습니다.

현재 논의 중인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의 기조는 “(미-일) 동맹은 아시아·태평양과 ‘이것을 넘어서는 지역’에 대한 긍정적인 공헌을 계속하는 국제적 협력의 기반”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개정 방향은 다음과 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위대의 미군 지원 범위
일본 주변이면서 전장에서 떨어진 후방지역(비전투지역) ▷ 지역적 제한 없음

◆자위대의 미군 지원활동
급유, 급수, 부상자에 대한 의료 제공 ▷ 비전투 지역에서 탄약 제공, 발진 준비 중인 전투기 급유 제공

◆미-일 지휘체계 일체화
▷ 방위성 지하 중앙지휘소에 미군 상주

아베 내각은 미·일 안보협력지침 외에도 「안보법제 정비 개정안」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전쟁 중인 타국 군을 수시로 지원한다'는 항구법 개정안과 '기존 동아시아 지역 일본 인근으로 한정되었던 자위대 파견 범위를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가 발생하면 어디든지 미군 등 타국 군을 지원할 수 있도록'하는 주변사태법 개정안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시아 피해국이 느끼는 '일본의 보통국가(전쟁할 수 있는 나라)化'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 주변뿐 아니라 전 세계 군사적 긴장 지역에서 탄약 제공, 이륙 전 전투기 급유 등 일본 자위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미군 입장에서는 득템입니다. 미 국무부는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 바 있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안 한 사과, 워싱턴에서라고 할까?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과거 전쟁에 대해 반성했습니다. 그러나 식민지배, 침략, 사과 등 구체적인 표현은 없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달 29일 美 상·하원 합동연설을 합니다. 과연 그때는 식민 지배와 '위안부'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말할까요?

10년 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는 반둥회의 연설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등을 정확히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22일 '반성'이라는 단어를 한 번 언급했을 뿐인데요. 앞으로 이어질 美 상·하원 합동연설과 전후 70주년 담화에도 이 같은 과거사 인식이 담길까 우려가 큽니다.

아베 총리가 자카르타에서 '사과 없는 반성'만을 언급하며, 美 상·하원 합동연설에서의 '과거사 반성'이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우려의 목소리는 컸습니다.

19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동아시아 전문가인 에몬 핑글턴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면서까지 일본 역사상 가장 해악스러운(most toxic) 총리에게 아부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포브스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편집장을 역임한 핑글턴은 존 베이너 의장이 아베 총리를 초청한 것이 '돈' 때문이라고 단정적으로 주장했습니다.

그는 "1945년 이후 일본 총리 중, 美 의회 연설에 가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아베 총리"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아베 총리의 오웰리안(전체주의자) 같은 태도는 본인 또는 부모나 친척이 일본의 잔학 행위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1일 마이크 혼다를 비롯한 민주당 하원의원 4명은 아베 총리가 29일 합동연설을 가질 바로 그 연단에서 아베 총리에 전쟁 범죄 사과를 촉구하는 깜짝 발언을 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수천 명의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포함한 전쟁범죄를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사과할 때 아픔은 치유될 수 있는데, 다음 주 아베 총리가 이 자리에서 그렇게 하길 바란다."

스티브 이즈리얼 의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해 이미 세상을 떠난 수십만 명의 영혼이 정의와 평화를 기다리고 있다."

마이크 혼다 의원

최근 일본의 '역사 부정' 시도는 TPP 가입, 미·일 방위협력 지침 개정 등 미-일간 밀월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오후 미국 보스턴에 도착해 JFK 도서관 방문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사저에서의 저녁 식사로 방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출국 직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미의 목적은 "일본과 미국의 강한 연대감을 살려 21세기에 필요한 평화와 번영을 만들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방미 의제는 (당연히) TPP 협상 진전 및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은 아베 총리를 사실상 '국빈' 대우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방미는 공식적으로는 입헌군주제 국가 행정부 수반 중 가장 격이 높은 '공식 방문(Official Visit)'이지만, 공항 영접 및 의장대 사열 등 각종 의전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빈 방문(State visit)'에 가깝습니다.

아베 총리의 방미 일정 및 의제를 알리는 백악관 브리핑과 백악관 보좌관의 발언에서도 미국이 아베 총리의 방미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드러납니다.

“아베 총리의 방문은 우리의 아시아 정책에서 일본이 중심임을 단언하는 것”, “우리는 이번 방문을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에번 메데이로스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

도대체 일본이 미국에 무엇을 가져다주기에 미·일 관계가 이렇게 뜨거울까요? TPP 협상을 주도하는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과 캐롤라인 앳킨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 등은 이번 방미 기간 내에 TPP 최종 타결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으나, 아사히 신문은 양국 정상회담 후 TPP 조기 타결 및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27일(현지시각)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회의)에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범위를 담은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의 족쇄를 풀고 비상사태에 미군을 후방지원할 수 있게 된다면 미국 입장에선 실익이 큽니다.

일본은 TPP와 미·일 방위협력 지침 개정 외에 '기후변화대책' 건으로도 미국을 후방지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기후변화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비전: TPP, 집단적 자위권 확대, 그리고 중국 견제

28일(현지시각)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열고 「미-일 공동 비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공동성명은 양국의 화해와 동맹에 관한 자랑(?)과 TPP·방위 협력지침의 목적과 성과, 일본의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미국의 지원사격, 주변국과 영토 분쟁 중인 중국에 대한 견제 등을 담았습니다.

공동성명에는 이번 정상회담이 "미-일 간 동반관계를 전환할 역사적 한 걸음"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아태지역 재균형 정책」과 일본의 「적극적 평화 기여 정책」을 통해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 및 번영을 위해 각별히 공조할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공동성명에는 동북아 지역의 과거사 갈등에 대한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움은 얻되 그것이 미래의 가능성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으로, 여러 배경을 가진 국민이 수세대에 걸쳐 양국의 관계를 구축해왔다", "(태평양 전쟁 후) 양국이 걸어온 길은 모든 당사자가 헌신하면 화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갈등 당사국의 '화해'를 강조했습니다. 27일 에번 메데이로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기자 브리핑에서 발언한 "역사는 역사가 되게 하라(let history be history)"와 궤를 같이하는 표현입니다.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예상했던대로 TPP 협정이 완전히 타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두 정상은 "TPP 협상에 큰 진전이 있었음을 환영한다"고 밝혔는데요. 아사히 신문은 '자동차 부품 관세를 10년 이내에 완전 철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남은 것은 쌀 등 농산물 관세 철폐 문제입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두 정상은 새 방위협력지침이 "동맹 내에서 양국의 역할과 임무를 개정하고, 일본이 주변 지역과 전 세계 안보에 이바지하는 바를 확장하도록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21세기 양국의 안보와 번영은 밀접히 연관돼, 분리할 수도 없고 국경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새 방위협력지침과 일본의 주변사태법 개정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UN 상임이사국 진출 지원
미국은 그동안 인도와 일본의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원칙적으로 지지해왔습니다. UN 안보리는 영구 임기인 상임이사국 P5(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와 임기 2년의 비상임이사국 10개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일본의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고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영토분쟁 견제
"힘과 강압에 의해 일방적으로 현재 상태(state quo)를 변경함으로써 주권에 대한 존중과 영토의 일체성을 해치는 정부 행위는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며 중국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포함됐습니다. 일본은 센가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주권 문제로 중국과 영토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썸 아메리카, 브라보 미·일 동맹!

29일 역대 일본 총리 중 처음으로 아베 신조 총리가 美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습니다. 연설 제목 "희망의 동맹을 향해(Toward an Alliance of Hope)"의 주요 내용은 '자유민주국가 미국 짱짱맨'이며 '희망의 동맹'으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잘 해보자는 얘기입니다. 식민지배와 위안부에 대한 사과는 없었습니다.

아베 이전의 일본 총리는 한 번도 합동연설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동맹국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한 '전범국'이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가 아베 총리를 합동연설자로 초대한 것은 전범의 원죄(原罪)로 국가의 일부 기능을 거세당한 일본을 '보통국가'로 격상시켜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베 총리의 연설은 2차대전의 전범이자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일본 총리의 1957년 미 하원 연설을 인용하며 시작했습니다. "일본이 자유세계의 국가들과 연대하는 것은 민주적 원칙과 이상(理想)에 대한 강한 믿음 덕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추모 아베 총리는 2차 대전 중 전몰한 미국 장병과 그 가족에 애도를 표했습니다. 그는 진주만(공습), 바탄 반도·코레히도르 섬(죽음의 행진), 산호해(해전) 등 2차 세계대전 중 미군과 일본군의 격전지를 거론하며 "(전사한) 미국 젊은이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떠올렸다"며 "일본과 일본 국민을 대신해 2차대전 중 숨진 미국인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어제의 적, 오늘의 친구 그리곤 곧 "지난날 치열하게 싸웠던 적이 영혼을 유대하는 친구가 되었다"며 전쟁 후 미·일 동맹을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전후 일본 아베 총리는 아시아 국가들에 고통을 준 점은 인정했지만, 식민지배나 위안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사과는 없었고 오히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자신들의 공헌'을 자랑했습니다. "우리의 행동이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역대 총리의 관점을 계승한다"면서 "일본은 그들(한국, 대만, 아세안 국가, 중국)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자본과 기술을 쏟아부었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엥?)

▲TPP와 농업개혁 이번 연설의 관전 포인트는 돈독한 미-일 관계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그 경제적 과실인 TPP의 위상을 높이는 '실용주의'에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TPP는 경제적 이익을 넘어 '안보'에 관한 것이다"라고도 이야기했습니다. "장기적으로, TPP의 경제적 가치는 어썸하다"면서요. 그는 (일본이 쌀 등 농산물 시장 개방을 꺼리는 것에 대한) 미국 내의 TPP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농업인구 고령화 등 일본의 농업 문제점을 개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일 동맹: 지역 임무 아베 총리는 새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미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미 의원들을 설득했습니다. "어떠한 (위협) 수준의 사태에 대해서라도 일본은 (미국에) 공백없는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요.

▲일본의 새로운 기치(국제 공조에 기반을 둔 적극적 평화 기여) 아베 총리는 위안부를 '전쟁 피해 여성'으로 교묘히 말바꿈 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확대를 옹호하는 데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며 "이번 여름까지 관련된 모든 법안(항구법, 주변사태법 등 추정)을 제정하겠다"고 했는데요. 이어 "무력 분쟁은 항상 여성에게 가장 큰 고통을 줬다. 우리 시대에는 여성이 인권 유린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확대하려는 이유가 '(전쟁 중 여성)인권 보호'에 있다는 것입니다. (엥??)

마지막으로 아베 총리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사태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연설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