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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빚과 그림자

“(한국의 가계부채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이전보다 심각하다.”

가계부채가 도대체 어떻길래,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데, 무엇때문에 그렇게 위험하다는 건지, 정부는 어떻게 하려는 건지, 해결책이 있긴 한 건지? 그래서 살펴봤습니다.

Pictures of Money, flickr (CC BY)

가계부채 '특이점' 다가온다

가계부채가 심상치 않습니다. 부동산발 가계부채 경고음이 사방에서 울리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이미 양과 질 모두 위험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630조 원에서 올해 6월 말 1,257조 원으로 꼭 두 배가 됐습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은행 대출을 조이자, 은행을 이용할 신용도 담보도 없는 저소득층이 어쩔 수 없이 비은행으로 몰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이 저소득·저신용 과다 채무는 가계부채 뇌관이 될 수 있어 가계부채의 질(質) 관리가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가계부체에 특이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1일 국내 경제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국회 보고를 목적으로 한국은행이 국내외 경제·금융 동향, 한국은행이 수행한 통화신용정책의 내용, 향후 정책 방향 등을 정리한 문서입니다.

한국은행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가계부채의 증가 △저소득층의 심각한 채무 △자영업자의 경영난 △구조조정 충격 △내년 물가 상승 등입니다.

그 중 한은은 가계부채를 우리 경제를 흔들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계부채 불 난집에 부채질 한 정부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릅니다. 올해 1~8월 가계부채 증가세가 예년의 2배가 넘습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지난 4년간의 가계부채는 연평균 30조 원 정도 늘었지만, 올해 가계부채는 68조 원으로 2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그렇다면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가계부채란 무엇인지?' 보다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가계대출은 단어 그대로 경제주체인 가계가 빌린 돈입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로 나뉩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은 집을 구입하면서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돈입니다. 반면 기타대출은 가계가 주택 구입 외의 목적으로 대출받는 돈입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주거비용이 상승하자 주택 임차에 쓰이는 돈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6월까지 2분기 동안 주택담보대출은 17조9천억 원 늘었습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34조 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한은 역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경기보다 부동산 가격과 연관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세난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한몫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려 했습니다. 정부는 금리를 최저수준으로 내리고, LTV, DTI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습니다.

인구감소로 인해 집값은 곧 내려갈 것이라는 믿음과 월세보다 전세가 자산축적에 유리하다는 기존 상식으로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전세 시장으로 몰리게 됩니다.

하지만 임대인의 입장에선 전세를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상 최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예금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가 턱없이 낮습니다. 저성장 국면이라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러자 있던 전세마저도 월세로 전환해 버렸습니다. 전세 수요는 급격히 불어나는데 공급은 오히려 줄어드니 전세금은 폭등하게 됩니다. 주거비용이 상승하니 당연히 대출받는 돈도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가계부채 불붙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또 다른 이유는 저성장과 경기 침체,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이 이어지면서 기타대출 즉 생활비 대출 또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분기 중 늘어난 기타대출금은 9조9천 억 원에 달합니다.

문제는 가계부채의 질입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은행 대출을 규제하자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저신용도의 서민들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은행으로 몰리면서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이자가 높은 제2금융권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말까지 비은행권 기타대출은 163조 4,342억 원입니다. 비은행 기타대출이란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형 금융회사에서 주택 담보 없이 빌려 주는 것으로 이른바 '생계형 대출'입니다. 변변한 담보도 없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합니다. 관련 통계가 처음 잡히기 시작한 2007년 말에는 비은행권의 기타대출 잔액이 63조 3,634억 원이었습니다. 10년도 안 돼 100조 원 늘어난 겁니다.

저신용,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이뤄진 기타대출은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기타대출 대부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담보도 없고, 상환 능력도 고려하지 않은 대출이기 때문입니다.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이 일정치 않아 빚을 갖지 못하고 파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비은행권 대출금리는 은행대출의 2배 이상입니다. 저금리 기조를 벗어나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 소득은 늘지 않는데 이자만 급격히 상승해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는 가계가 속출할 수 있습니다.

궁서체로 쓰는 가.계.부.채.

매년, 매분기마다 이슈가 되는 것이 가계부채지만 이번에는 특히 진지합니다. 궁서체입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부릅)

2014년 한 해 동안 늘어난 가계빚, 67조 6,000억 원
2014년 말 기준 가계부채 총액 1,089조 원

가계부채가 1,100조 원에 육박하고 1인당 부채 평균이 2,000만 원을 웃도는 지금. 작년 한 해 동안 가계빚이 67조 이상 늘었고, 그 중 30조 가량은 불과 지난 4분기에 증가한 액수입니다.

부채는 그 자체만으로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자본주의에서 흐르는 ‘돈은 빚이다’(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중)라는 말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죠. 하지만 가계부채가 소득에 비해 월등히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금까지 개인의 처분 가능한 소득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은 꾸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5년 동안 가계부채는 55.8% 늘어난 반면 소득의 지표인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5.6% 증가했습니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그보다도 낮았고, 그 추세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부채가 늘어나면서, 비은행권 대출이나 다중 채무를 지게 되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소득이 그만큼 늘지 않고 부동산과 같은 자산도 처분이 힘들어져서 빚을 갚기 힘들어졌다는 것이죠.

가계부채의 중심에서 부동산을 외치다

가계부채 문제는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지도 모릅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이미 빚을 지고 있고, 진 적이 있으며, 앞으로 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 특히나 그럴 가능성이 커집니다. 주로 할부와 대출을 통해서 말이죠.

특히 대출은 가계의 신용,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대표적인 가계부채입니다. 그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대출이 부동산 관련 대출입니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보유하려 하는 부동산의 가치에 따라 담보대출, 신용대출을 하게 되는 것이죠.

과거에는 이러한 대출이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부동산의 가치가 오르는 추세였기 때문에 대출금액을 충분히 갚고도 남았던 것입니다. 오른다는 기대심리가 있기에 돈이 소비를 통해 시장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한 사람들은 앞으로 벌게 될(오르는 집 값) 수익을 미리 쓴다고 생각했고, 주택구매를 위해 대출을 하는 사람들은 집 값이 오를 것이기에 언제든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오를 수는 없었습니다. 높아진 집 값은 오히려 거래를 주춤하게 만들었고,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은 본격 침체됐습니다. 대출금과 이자를 떠안은 ’하우스 푸어’가 속출했습니다.

대출은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려 활성화시켰지만 가계빚도 함께 증가시켰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대출은 미래의 수익이 아니라 빚으로 남았습니다.

우는 아이 대출금 더 줬다

부동산 타격은 곧 내수 타격이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내수도 얼어붙으면서 국내 시장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기업은 고용과 임금을 줄이기 시작했고 그 타격은 가계로 돌아갔습니다. 부채에 비해 소득을 비롯한 수입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러자 내수는 더 위축됐습니다.

정부의 해결책은 경기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 따라서 부채 축소보다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가계 자산의 중심에 있는 부동산을 통해서 말이죠.

지난해 8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완화시켰습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늘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후 거래량과 함께 대출규모가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가계 대출액만 약 30조 원. (8월, 10월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도 한 몫 했죠.)

[LTV, DTI 개념 참고:] http://newsquare.kr/issues/199/1

하지만 그 돈이 고스란히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았던 것입니다. 불확실한 시장 전망, 그리고 생활자금 지출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당장 생활비가 급했다는 것인데, 그만큼 가계의 소비여력이 떨어져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인한 2008년 금융위기의 교훈을 돌아보게 됩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는 저신용,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정부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다 저소득층까지 돈을 빌려줬고, 그 결과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계를 무너뜨렸습니다. (파생상품은 그 위력을 세계로 퍼뜨렸구요.)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가 안게 되는 위험도 이와 비슷합니다.

즉,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가치를 띄워야겠고, 그러자니 가계빚을 늘리도록 장려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부동산을 기반으로 늘어나는 가계빚은 내수 자체를 흔들리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늘어난 대출마저 부동산이 아닌 생계형 소비에 사용됩니다. 딜레마에 빠진 것입니다.

지금 가계부채가 안고 있는 폭탄 3가지

가계대출과 부동산의 관계,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통해 딜레마에 빠진 가계 부채의 배경을 알아봤으니 이제 현실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볼 차례입니다.

우선, 현재 가계부채가 안고 있는 폭탄 세 가지입니다.

폭탄 ① 부동산에 쏠려 있는 부채
한 곳에 부채가 쏠리면 위험이 그만큼 커집니다.
현재 가계부채의 약 50% 이상은 부동산 관련 대출입니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증가한 은행권 가계대출 38조 5천억 원 중 95.3%인 36조 7천억 원이 주택담보대출이었습니다. 비은행권 대출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은 약 30%를 차지했습니다. 치솟는 전세값으로 인한 전세난도 대출 증가에 한 몫을 했습니다.

폭탄 ② 주춤거리는 처분 가능 소득
부채는 쏠려있는데 부동산 가격은 계속 주춤하는 상태입니다. 자산 가치가 오르지 않는 것입니다. 내수 경색으로 고용 및 임금 상황이 좋지 않아 소득 증가 속도도 더딥니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두 배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부채 액수는 GDP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처분 가능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37%까지 높아졌습니다.

소득은 더디게 증가하고 자산 가치는 주춤거리는데, 가계빚은 쾌속질주를 하는 것입니다. 가계의 상대적인 채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폭탄 ③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이런 상황에 만약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어떻게 될까요.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죠. 즉, 상대적인 빚 부담이 또다시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계부채 폭탄에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

정부는 가계부채에 대해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부채의 질이 양호하다는 것인데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소득 4~5분위 고소득자가 전체 부채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상환 능력이 뒷받침되고, 연체율도 낮아 손실을 막아낼 능력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제2 금융권 비중도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릅니다. 부채의 질을 따지기 전에, 객관적인 부채 규모가 이미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어가면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우리는 벌써 그 수치를 넘어섰습니다.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입니다. 게다가 앞서 가계부채가 안고 있는 폭탄으로 지목된 ‘미국의 금리 인상’은 큰 위험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금리’와 분할상환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월 24일부터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겠다고 지난 2월 26일 밝혔습니다. 핵심 내용은 변동금리에 이자만 내던 대출을 고정금리, 원금상환 대출로 바꾸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상품 비중이 높습니다. 고정금리는 변동금리에 비해 안정성은 크지만 초기 변동금리보다 보통 1% 정도 높아 선택 비율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계부채 규모가 큰 데다 금리로 인한 타격이 예상되자 정부가 금리를 고정시키고 분할 상환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가입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는 해당 상품의 금리 수준도 2%대로 낮췄고, 갈아탈 때 발생하는 기존 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기도 합니다. 은행에게도 가입 장려 혜택을 줍니다.

이를 통해 정부는 금리를 안정화시키고, 부채 상환을 통해 규모를 줄이려는 것입니다.

[(‘안심전환대출’ 관련 자세한 내용은 References 중 <세계일보> 기사를 참고하세요.)]

#가계부채 #정부대책 #효과 #있을까그램

정부의 대책 ‘안심전환대출’을 둘러싼 의견은 분분합니다. 부채의 구조개혁을 위해 꼭 필요한 단계라는 의견도 있지만, ’빚을 더 늘릴 것이다’, ‘손해를 보는 성실 채무자들이 생긴다’, ‘근본 대책이 아니다’ 등의 비판도 나옵니다.

과연 정부 대책의 부작용은 무엇인지, 다른 보완책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부작용 #손해보는 #사람들
이미 고정금리 상품에 가입해 원금을 상환해나가고 있는 성실 채무자들은 이번 정부 ‘안심전환대출’ 대상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이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손보기
가계부채의 역설은 부동산 띄우기를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려 하면서도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정부 정책의 역설과 맞닿아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기 어렵다면 LTV, DTI와 같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옵니다. 경기부양을 반드시 부동산을 통해 해야 한다는 관념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첫째도 #소득 #둘째도 #소득
소득 증가를 통해 소비여력 및 상환능력을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생계형 대출이 급증했던 것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양질의 일자리와 임금 인상폭을 늘려 가계의 수익을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부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더이상 경기 활성화에만 초점을 맞춰 부채를 늘리는 ‘빚좋은 개살구’는 되지 않아야겠죠.

1%대 기준금리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가계부채의 측면에서 1%대 기준금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바로 어제(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낮췄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마자 ‘가계부채의 뇌관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쏟아져나왔습니다.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일까요? 정부는 이같은 영향에 대책이 있을까요?

우선 대출 증가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 초반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게다가 집주인들이 낮은 이자때문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전세난이 심해져 차라리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주택시장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은 경기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대출도 함께 늘겠죠.

대출이 늘면 앞서 <스토리4>에서 살펴본 폭탄의 위험이 커집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인해 부채의 쏠림이 더 심해지고, 부채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처분가능 소득이 줄어 소비가 위축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 경제가 떠안는 손실도 커집니다.(자금 이탈, 경기 악화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래도 디플레이션 위험보다 낫다”, “가계부채는 아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라는 입장입니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입니다. 부채 문제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황을 분석한 뒤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재부가 중심이 돼 금융위원회, 한은, 금융감독원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가계부채협의회’ 외에도 장기적으로 부채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등)

“헌 빚 줄게 새 빚 다오” 안심전환대출 등ㅋ장ㅋ

오늘(24일)입니다. 정부가 가계부채감소 대책으로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되는 날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안심전환대출 문의가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안심전환대출, 앞서 스토리6에서 살펴봤듯 부작용도 있는 상품인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요? 주의해야 할 점은 없는 걸까요?

안심전환대출 ㄱㅅㄱㅅ
안심전환대출은 매달 이자만 내던 기존의 변동금리 대출을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도록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입니다.

가장 매력적인 점은 ‘금리’입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5%대 수준인데 안심전환대출은 2.6%대입니다. 또 대출을 갈아탈 때 부과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입니다.(대신 기존에 대출한 은행과 같은 은행의 상품만 가입 가능)

이자 부담을 줄이고 분할상환으로 상환 부담을 줄이고 싶은 사람에게 매력적인 상품입니다.

안심전환대출 ㅂㄷㅂㄷ
하지만 따져봐야 할 것이 더 많습니다. 우선, 아무나 대출 전환을 할 수 없습니다. 기존 대출이 ▲변동금리, 일시상환 둘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하고 ▲대출을 받은 지 1년이 지나야 합니다. ▲담보주택 가격도 9억 원이 넘으면 안 되며 ▲오피스텔은 대상이 아닙니다.

가입 다음달부터 원금을 갚아나가기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잘 고려해야 합니다. 이자만 내고 한꺼번에 원금을 갚는 대출상품에 익숙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갚아야 할 돈이 매달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상황을 겪게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입해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이후 금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사실 지금의 안심전환대출 금리 2.6%도 원래 기준치는 2.8%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자 그 수준을 반영해 내려간 것입니다.

앞으로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안심전환대출 금리도 이후에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현 고정금리 이하로 내려가면 지금 안심전환대출에 가입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안심전환대출은 우선 이번달 5조 원을 시작으로 연간 20조 원 한도 내에서 출시됩니다. 앞으로 한도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간부회의에서 “한도에 얽매이지 말고 유연하게 대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안심전환대출, 첫 날 성적표 열어보기

판매실적: A+
월 5조 원 한도로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의 첫 날 판매실적은 3조 3036억 원입니다. 이대로라면 2, 3일 내에 완판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책이 효과를 보이는 듯하자 정부는 한도를 늘리거나 다음달에 공급 예정이었던 5조 원을 앞당겨 수요에 맞출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가계빚 감소 및 체질 개선에 시동은 걸린 셈입니다.

가계빚 개선효과: B+
정부가 계획한 20조 예산만큼 사람들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게 되면, 은행 대출 중 분할상환/고정금리 대출의 비율이 25%정도에서 30%수준으로 올라갑니다. 부채의 건전성을 높이는 체질개선 효과가 생기는 것이죠. 그러면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 금리가 함께 오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됩니다.

자금 추가 공급 가능성: C-
이렇게 인기가 많으니 정부의 예상치를 훌쩍 넘는 수요를 기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정부는 추가 자금을 공급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안심전환대출금액은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의 대출 채권을 사들인 액수입니다. 이번 한도 20조 원은 자본규모, 건전성 등을 감안했을 때 주택금융공사가 소화할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여기서 액수를 늘리려면 국회를 설득해 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 규모부터 늘려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월 단위 자금을 우선 앞당겨 제공한 뒤, 20조 원 한도가 차면 논의 후 관계부처와 협의해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입니다.

혜택의 공평성: D-
자격요건을 두고도 논란이 많았습니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억울함을 토로했고, 제2금융권(수협, 농축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대출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소득층 대상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스토리 8'에서 살펴봤듯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면 월 상환액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는데, 이 경우 저소득층은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이 소득을 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갚고 싶어도 갚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안심전환대출, 너 어디서 지금 차별하니?” by 대출자

결국 정부가 20조 원을 더 풀기로 했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의 연 한도 액수인 20조가 불과 며칠 만에 동이 난 데다 추가 요청이 쇄도하자 내린 결정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1차 공급 때 신청하지 못한 대출자들은 이번이 기회입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잡기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선, 5일 동안만 신청을 받습니다. (3/30~4/3) 이 기간 동안 20조 원이 소진되지 않더라도 판매는 중단됩니다. 20조 원이 완판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2차 신청자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금융위원회는 40조 원 정도면 대부분의 수요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추가분도 금방 소진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만약 추가신청액이 20조 원을 초과하면, 저소득층부터 혜택을 받습니다. 집값이 낮은 대출부터 자격을 배정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저소득층 배려의 의미는 긍정적이지만 결국 자격조건이 되는 대상자를 제외시키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1차 때에는 조건이 되었는데도 선착순에 밀리고, 2차 때에는 소득 순위에 밀리는 것입니다. 비슷한 조건의 대출자들 간에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더구나 저소득층 비율이 높고 금리 부담이 큰 제2 금융권 대출자들을 위한 대책은 여전히 없습니다. 안심전환대출 대상자들 간에도, 전체 대출자들 사이에서도 차별 논란이 계속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금융위는 대출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제2금융권 대출은 회사 별로 금리나 대출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상품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당분간 다른 대책도 나오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우선, 은행은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인해 금리 손실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 상품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금융당국은 대신 디딤돌 대출(연 2.6~3.4%), 보금자리론(2.9~3.25%)을 통해 조건이 되지 않는 대출자들이 금리 부담을 완화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1차 공급 때의 논란이 그대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보다 정밀하게 수요자들을 분석해서 2차 공급을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Back to the 부채

이쯤에서 다시 가계부채 현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작년 한 해 총액 1,100조 원에 육박하던 가계부채는 2015년에도 급증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부채 증가는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 작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지난 3월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졌고, 대출규제 완화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계의 자산이자 부채의 축, 부동산이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저금리와 대출규제 완화, 전세난의 여파로 주택매매량이 증가세에 있고, 덩달아 부채도 증가하는 것이죠.

정부의 대책, 안심전환대출도 야심차게 시행됐지만 건전성 개선 외에 부채 총량을 줄이는 데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던 중 한국은행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소득 증가세를 웃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한국은행은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현황 보고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소득 증가 속도를 상회할 경우 원리금 부담이 소비를 제약하고 일부 계층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는 지난 10년 동안 소득 증가세의 두 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164%로, OECD 평균인 136%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두고는 여전히 의견이 나뉩니다. 가계부채가 디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내수경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디플레이션과 가계빚 모두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위험한 이유는 앞서 한국은행이 밝힌대로 소비가 줄고 가계 자산의 건전성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디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자산이 부실해지면 연쇄적으로 경제가 붕괴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위험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금리, 환율, 주가 모두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부채가 있는 가계의 부담이 커지겠죠. 또 기업이 어려워지면 가계의 소득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문제가 당장 전반적인 경제 위기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부채의 건전성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상환능력이 좋은 편인 데다가 제1금융권 대출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스토리5 참고) 건전성이 높으니 외부 위험요인에도 버틸 수 있다는 거죠.

한국은행은 디플레이션 걱정도 이르다고 밝혔습니다. “근원 인플레이션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2%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는 점”에 비춰볼 때 아직 디플레이션이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겠죠.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변화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잠재 위험요인을 조기에 포착해 대응해나가겠다는 건데요. 건전하다고는 해도 소득보다 두 배씩 꾸준히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안심하고 지켜볼 수는 없겠죠.

안심전환대출, 중산층만 취향저격 빵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심전환대출은 중산층의 빚 탕감에만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사실 시행 전부터 예상 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만, 이쯤에서 안심전환대출의 효과를 먼저 정리해보겠습니다.

수치로 살펴보는 안심전환대출 결과
△ 전체 39.9%, 개인신용등급 1등급
△ 전체 70% 이상, 신용등급 3등급 이상
△ 전체 9.8%, 연소득 8000만 원 이상 및 담보주택가격 5억 원 이상 소유자
△ 전체 80.1%, 연소득 6000만 원 이하
△ 이용자 평균소득 4000만 원
△ 이용자 40.2%(절반 가량), 이미 원금을 갚고 있던 사람들

이는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안심전환대출 1차분(20조) 샘플 분석’ 자료를 토대로 정책의 문제점을 제기하자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 1,2차 실행분(31조 2천억 원) 전수조사’에 따른 내용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전체 이용자의 신용등급이 굉장히 높다는 점, 평균소득이 4,000만 원 가량이고 그 중 연소득 8,000만 원 이상 이용자가 10%에 달한다는 점, 이용자의 절반 가량이 이미 대출 원금을 갚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원금 상환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안 그래도 갚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정부 자금으로 이자 혜택만 준 꼴’이라는 비판은 그래서 나옵니다.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되기 전 우려했던 부분들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입니다. 저소득층은 대부분 제2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는 것, 원금을 분할상환하는 것이 부담되는 사람들은 가입 엄두도 못 낼 것이라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금융위는 "저소득층 대상으로 정책 시행했다면 상환부담이 커서 목표달성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했기에 ‘부채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가계부채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저소득층의 부채 부담을 여전히 숙제로 남겨뒀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가계부채를 ‘아몰랑’하면 안 되는 이유

가계부채의 증가세를 더이상 ‘아몰랑’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사상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던 가계부채는 5월에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4월보다는 주춤하지만, 그래도 역대 5월 기준 최대치입니다. 전년 5월(1조 2000억 원) 대비 6배 가량 늘어난 액수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전달 대비 5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 3000억 원입니다. 그 가운데 86%, 6조 3000억 원이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나머지 1조 원 가량은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 형태입니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증폭하는 추세는 작년 8월 이후 계속돼왔습니다. LTV, DTI 규제 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폭제가 된 거죠.

이로 인해 지난 4월부터 대출금리가 2%대까지 낮아졌습니다. 10일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주요 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2%대로 나타난 겁니다. 대출금리 평균이 2%로 낮아지자 이자부담은 더욱 줄어듭니다. 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여전히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이 건전한 편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부채의 부피는 커졌지만 그만큼 주택거래량이 늘었고 경기가 활성화됐으며, 거래 주택들도 저가의 소형 주택들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적다는 거죠.

하지만 가파른 증가세가 계속되다가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후폭풍이 커집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이자 부담이 커져 전반적인 경제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계부채관리협의회 등 정부 기관이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 빚은 많아도 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서민 정책금융 공급 확대,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서민금융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정책금융 상품과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좋은 빚도 빚인데, 부작용은 없을까요?

지난 2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3일 ‘서민금융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부채 질 개선을 위해 오는 2018년까지 270만 명에게 22조 원의 서민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먼저 서민용 정책자금의 실질적 공급을 확대할 예정인데요. 2015년 말 종료되는 정책금융 ‘햇살론’과 ‘새희망홀씨’를 5년 더 연장하고,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햇살론·새희망홀씨·미소금융·바꿔드림론)의 공급 규모를 연간 4.5조 원(47만 명 수혜)에서 5.7조 원(60만 명 예상)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대부업 최고 금리를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현재 발의된 ‘대부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행 34.9%인 연 최고금리가 29.9%로 인하됩니다.

금융위는 서민 정책금융 상품을 성실히 상환하는 채무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최대 500만 원 한도 내에서 긴급 생계자금을 대출하고, 채무조정을 받은 성실상환 채무자에게 월 50만 원 한도의 신용카드를 발급해 제도권 금융상품을 이용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금융위는 서민층 생활안정을 위한 맞춤형 대출 상품을 마련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고금리 전세대출 이용자가 3~4%대 전세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징검다리 전세보증 상품’을 개편하고, 저소득층 가구를 위한 교육비 대출 상품,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보험료 지원 상품, 장애인의 자활을 돕는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정부가 지난번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의 수혜자가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과 원금상환능력이 높은 고소득층 및 중산층이었다는 점이 밝혀지며, 진짜 정책자금이 필요한 서민층은 소외됐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이번 ‘서민금융 지원 강화방안’은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 사용하는 대부업 최고 금리를 인하하고 서민금융상품의 공급을 실질적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이제 금융위의 이번 지원책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들어볼까요? 먼저, 정책 서민금융 확대로 취약계층의 가계 부채가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가장 큽니다. 이에 금융위는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 또는 고금리 대출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해 서민의 금융 부담을 덜고, 궁극적으로는 부채의 질적 개선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대부업 최고 금리 인하의 풍선효과도 문제입니다. 대부업 최고 금리가 낮아지면, 대부업체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등급의 채무자에게도 비싼 이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대출을 거절해, 대출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은 정식 대부업도 아닌 불법 사채를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불법 사금융 척결을 위해 단속강화 등 서민층 피해 방지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저소득층의 교육비나 장애인의 자활 자금 등 ‘복지 지출’로 해결해야 할 일을 대출 상품으로 무마했다는 지적은 정곡을 찌른듯합니다.

가계 부채의 위험: 더 좁고 더 깊게

3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위험 지수는 작년 말보다 조금 상승했으나, 가계 부실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하락했다고 합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가계부문의 부실 위험이 소액대출 위주의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은 반기에 한 번씩 국회에 ‘금융안정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요. 보고서는 한국 금융시스템에 내재된 위험 요인을 평가합니다. 가계 재무건전성(가계 부채), 기업 재무건전성, 은행 경영건전성, 국내 금융시장 건전성, 외환건전성 등이 보고서 내용에 포함됩니다.

◆ 부채 증가 속도 : 더 빠르게
가계부채는 꾸준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5년 3월 말의 총 가계부채 규모는 1,099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늘어났는데요. LTV·DTI 규제가 완화되고 기준금리가 인하돼 빚내기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3.6%로 부진합니다. 이 때문에 부채상환의 부담이 가계 소비를 제약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담보 대비 대출 비중 : 더 높게
은행 주택담보 대출 중 高 LTV 비중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즉 담보로 제공한 주택의 가치 대비 대출금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인데요. LTV 60% 초과 ~ 70% 이하 구간에서 은행 주택담보 대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50% 초과 ~ 60% 이하 구간은 감소하였습니다. 한국은행은 “LTV 규제 일원화 이후 LTV 50% 초과 ~ 60% 이하 구간에 있던 기존 대출자가 추가 대출을 받았거나 최근 전세가 격 상승에 따라 주택을 구입한 30~40대 신규 차주가 규제 한도(70%)에 가깝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LTV가 높은 경우, 집값 하락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위험도가 더욱 커집니다.

◆ 주택 구입 이외 목적 대출 : 더 많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목적별 비중을 보면, 2014년 8월 이후 신규 주담대의 42%는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생계자금 용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택구입 목적의 신규 취급액은 39.8%입니다. 다만, 일부 가계가 기존 주담대에서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영향이 다소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 저소득층 부채상환 위험: 더 날카롭게
한국은행은 부채상환 위험도가 높아 관리가 필요한 가구를 선별하기 위해 금융순자산(가계자산 ­ 가계부채)이 마이너스이고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는 가구를 ‘한계가구’로 정의했는데요. 보고서에서 드러난 한계가구는 약 257만 가구이며, 이들이 보유한 금융 부채는 40조 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한계가구의 경우 실물자산 보유 비중(91%)이 비한계가구(71%)에 비해 크게 높아, 부동산 가격 하락 위험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입니다.

주택담보대출, 느리고 꾸준히 갚으세요.

우리 경제의 뇌관, 가계부채에 대해 정부가 22일 ‘종합 관리방안’을 내놓았습니다. LTV·DTI 한도는 유지하면서, 선제적 관리를 통해 상환 능력 중심의 대출심사 선진화 및 분할상환 관행 정착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LTV(Loan-To-Value; 주택 가격 대비 담보 인정 비율)와 DTI(Debt-To-Income;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 기준이 완화되고, 글로벌 저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가계부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정부는 건전성이 양호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가계부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가계부채가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가계부채에는 아직 터지지 않은 뇌관이 2개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집값 하락과 금리 인상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더 이상의 집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고, 수 년간 초 저금리를 유지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가계부채의 많은 부분을 ‘거치식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상환 기간에는 변동 금리에 따른 이자만 상환하고 대출 만기 시 집을 팔아 원금을 갚는 방식입니다. 이 같은 주담대는 집값이 하락하고 변동금리가 인상되면 폭탄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 같은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방침입니다.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 기본 방향은 크게 3단계로 구성됐는데요. ①확장적 거시 정책을 통해 가계소득을 증대함으로써 가계의 부채 상환능력을 높이고 ②분할상환 대출 유도 및 금융회사의 상환능력 심사를 개선해 가계부채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며 ③정책적 서민금융의 공급을 확대하는 식으로 서민·취약계층의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종합 관리방안은 ②가계부채 선제적 위기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거치식 변동금리’ 위주의 가계부채를 ‘분할상환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고정금리 분할상환으로 대출구조 개선
주택담보대출은 원칙적으로 ‘분할상환’으로 취급하도록 은행권의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할 계획입니다. 또한, 은행권의 분할상환 대출 목표를 40%에서 45%로 상향 조정해 은행의 구조개선 실적에 따라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출연료를 우대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 상환능력심사 방식 개선
거치식이 아니라 분할상환으로 꾸준히 원금까지 갚아나가려면 ‘대출자의 소득’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담보 위주의 대출 심사 관행을 대출자의 채무상환능력 위주로 전환해 여신심사를 선진화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여신심사 시 신고소득자료보다는 국세청 자료 등 증빙소득자료를 활용하고, 변동금리 주담대의 경우 잠재적 금리 상승에 따른 예상 상환부담 증가(Stress rate)를 미리 고려해 대출 한도를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 제2금융권 풍선효과 방지
은행권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면 제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정부는 부동산담보대출 취급 시 대출과 감정평가 업무담당자를 분리하고, 토지·상가담보대출에 대한 담보인정한도의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구조적 개선’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지난 하반기 이후 양적으로 폭발한 것은 LTV와 DTI 기준이 완화됐기 때문인데, 이 같은 요인을 통제하지 않고서는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양적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금융위는 올해 7월 말까지였던 LTV·DTI 완화조치를 내년 7월 말까지로 1년 연장한 바 있습니다.

안심(x)전환(o)대출

‘안심’전환대출이 안심’전환’대출이 되고 있습니다. 안심하고 갚아나갈 수가 없어서 연체하거나 중도 상환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에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의 중도상환자, 연체자들이 매달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도포기 금액은 2,348억 원, 연체는 64억 원 규모이고, 매월 그 금액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15 09 18    11.12.12 NEWSQUARE
연체, 중도상환금액 모두 증가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중도상환과 연체자가 저소득층에 집중되어 있다는 겁니다. 자료에 따르면, 증가하는 중도상환 및 연체자들은 소득 하위 1, 2분위(20%)에 속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015 09 19    12.27.55 NEWSQUARE
연체 금액, 중도상환 금액의 약 절반 가량을 소득 하위 20%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안심전환대출 연체와 중도상환 증가 현상을 두고 금융당국과 신학용 의원 측의 의견이 나뉩니다.

먼저, 금융당국은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안심전환대출 공급액(약 31조 7000억)을 생각하면 연체, 중도상환 액수가 크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 중도상환이 늘어나는 이유는 주택을 담보로 안심전환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해당 주택을 매매하면서 돈을 갚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위 측 입장입니다. 갚을 능력이 없어서 중도 상환했다고 볼수 만은 없다는 거죠.

그러나 신학용 의원 측은 해당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먼저, 중도상환자가 주택을 팔아서 상환했다는 것은 등기부 등본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체 및 중도상환이 소득 하위 20% 층에게 집중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안심전환대출이) 저소득층에게 부담이 됐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제라도 서민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근본적인 서민정책은 작년부터 완화된 주택 규제를 재정비하고, 소득수준 자체를 높이는 방안 등이 있습니다. 쉽게 대출받을 수 있는 환경을 규제하고, 세제 정비 등을 통해 소득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깡통 몰고 오는 주택담보대출

LTV, DTI 완화. 많이들 들어보셨죠. LTV는 집값 대비 대출액 비율을, DTI는 소득 대비 대출액의 원리금 비율을 뜻합니다. 작년 8월 금융당국은 LTV 비율을 70%로, DTI 비율을 60%로 일괄 상향조정한 바 있습니다. 다시말해 대출 범위를 더 확장시켜준 것입니다. '빚내서 집 사라, 그래서 경기 부양좀 시켜봐라'는 의도가 깔려있는 정책이었죠. 덕분에 올해 초 11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총량은 얼마전 1130조 원을 돌파했고 지금은 1150조 원을 향해 순항중입니다.

원래 이같은 대출규제 완화는 일시적인 조치였습니다. 작년 8월 정부가 그 시한을 1년으로 정했기 때문인데요. 올 7월 28일, 금융감독원은 이 LTV DTI 규제 완화 조처를 1년간 더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LTV와 DTI 완화가 주택경기 회복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해 연장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쎄, 주택경기는 회복될지 모르겠지만 극심한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 방안은 사실상 요원한 실정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국민 모두가 한계치까지 대출을 끌어올리는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LTV가 60%를 초과하거나 DTI가 50%를 초과하는 대출을 우리는 위험대출로 분류하는데요. 위험수준까지 대출을 끌어올린 채무자들은 집값이 떨어지거나 상환 능력을 상실하는 순간 곧장 '깡통주택'을 소유한 하우스푸어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6일 홍종학 의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한 결과 6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중 LTV 60%를 초과하거나 DTI 50%를 초과하는 대출이 52조 5000억 원을 기록,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52.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 동월에 비해서는 71% 증가한 수치입니다.

홍 의원은 “대출의 52.4%가 위험대출이 된 건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LTVㆍDTI 규제완화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이런 정책을 주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빚내서 집 사라고 한 적 없다’고 강변하는 건 무책임한 공직자의 전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KDI “집단대출 심사 강화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5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으며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to-Income) 상한선을 하향 조정하고, 아파트 등 집단 대출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최근 신규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개인별 신용 심사를 하지 않는 집단대출 규모 또한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단대출’이란 신규 아파트 분양 시 시공사나 정부 보증기관(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으로 중도금이나 잔금을 빌려주는 것을 뜻합니다. 입주 예정자의 신용도가 낮더라도 보증을 통해 중도금과 잔금을 합쳐 분양가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건설 경기 훈풍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이 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은 약 49만 호로 추정되며, 이는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2013년 분양 물량은 27만 5천 호, 2014년은 34만 4천 호였습니다.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집단대출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KDI가 추산한 올해 9월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014년 말 365조에서 올해 9월 말 383.3조로 5% 증가했습니다. 이 중 집단대출 잔액은 113.5조 원(안심전환대출 전환 효과 감안)으로 작년 말에 비해 12% 증가했으므로, 그 오름세가 가파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중도금이 2년여에 걸쳐 납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집단대출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대출자의 상환 능력보다 ‘준공된 주택의 담보화’에 의존하는 집단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면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이휘정 연구원은 6일 발표한 『최근 집단대출 취급 현황 및 잠재 위험요인』 보고서에서 “중도금 대출의 상환 재원은 준공 이후 담보대출로의 차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등 차입자의 담보대출 차입 요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 미상환 위험이 증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KDI는 9일 발표한 『2015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집단대출이 궁극적으로는 수분양자 개인의 대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계대출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집단대출의 경우에도 아파트 분양 시점에 개인신용평가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여 집단대출의 건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집단대출에 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파트 집단대출에는 새로운 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12월 3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자만 내고 원금은 나중에 갚는다고요? 꿈 깨세요

내년부터 원금은 거치하고 이자만 먼저 내는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은 사실상 사라질 전망입니다. 소득은 객관적인 자료로 증빙해야 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한 스트레스 DTI와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대출 심사도 까다로워집니다.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는 14일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을 담은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공개했습니다. 담보 위주의 여신 심사는 상환 능력 중심으로 바뀝니다. 거액을 거치하고 이자만 먼저 갚는 ‘거치형 대출’ 비중은 줄고,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갚는 ‘분할상환’ 대출이 확대됩니다.

2015년 9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총 1,166조 원입니다. 금융위원회는 ▲LTV.DTI 규제 완화 ▲저금리 장기화 ▲주택시장 정상화 및 구조적 변화 등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총대출액 한도를 직접 정하는 ‘총량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처음부터 나눠 갚는 선진국형 여신심사 시스템”을 도입해 가계부채의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선진국형 여신심사? 그게 뭐죠?

  1. 객관적 소득 증빙
    내년부터 소득 증명이 어렵거나 소득의 출처가 불분명한 사람은 대출받기가 어려워집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심사할 때 대출자의 원천징수영수증, 소득 금액증명원 등 소득자료를 활용해야 하고, 자영업자나 퇴직자의 경우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료, 신용카드 사용액 등으로 소득을 추산하게 됩니다.

  2. 비거치식 분할상환 원칙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 ▲LTV(주택담보대출비율)나 DTI(총부채상환비율)가 60%를 초과하는 대출 ▲주택담보대출 담보물건이 3건 이상인 경우 ▲소득산정시 신고소득을 제출한 경우엔 ‘분할상환 원칙’이 적용됩니다. 이자만 내는 기간은 최대 1년으로 제한되고, 1년이 지난 후에는 원금도 함께 갚아야 합니다.

  3. 스트레스 DTI 적용
    현재 수도권 지역은 DTI(총부채상환비율) 60%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즉, 연 소득이 1억 원일 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6천만 원을 넘지 않도록 대출금액을 규제하는 건데요.
     
    금융위원회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을 대비해, 스트레스 금리(금리 인상 리스크)를 가산한 스트레스 DTI를 적용할 방침입니다. 스트레스 DTI가 80%가 넘는 대출자는 고정금리 대출로 안내받거나 초과 금액이 조정될 예정입니다. (14일 현재 스트레스 금리는 2.7%입니다)

  4.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감안
    DTI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타 대출의 ‘이자’ 상환을 고려했다면, DSR(Debt Service Ratio)은 주담대 원리금과 기타대출 원리금을 모두 포함하는 지표입니다.
     
    앞으로는 대출자가 적정 DSR(예 80%)을 초과한다고 판단되면, 은행이 대출자의 신용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등 사후 관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DTI 규제처럼 대출 한도액이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를 높인 원인으로 지적됐던 LTV나 DTI 규제를 다시 조이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집단대출’도 획일적 가이드라인 적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은행 스스로 리스크를 관리하게 할 방침입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수도권 2월 1일부터, 비수도권은 5월 2일부터 적용됩니다.

'냉탕/온탕식 규제 안 한다'는 주택담보대출에 '맹탕' 지적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이어갈 것이냐, 폭증하는 가계부채를 잡을 것이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렵겠죠. 1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이도 저도 아닌 대책을 내놨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정책국장은 14일 “가계부채 대책은 민간 소비, 주택시장 등 실물경제 여건 및 규제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냉탕, 온탕 식의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빚은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처음부터 갚아나간다’는 일관된 원칙 하에 가계부채의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가계부채 억제’가 상충하는 딜레마 속에서 알맹이가 빠진 대책을 내놨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불과 일주일 전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제안한 ‘DTI 하향 조정’과 ‘집단대출 규제’는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LTV·DTI 완화 유지


정부는 현행 70%인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60%인 DTI(총부채상환비율| 수도권만 적용)는 건드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헤럴드경제에 “우리나라는 DTI가 최대 70%까지 가능하지만, OECD 국가는 평균 30%”라며 “LTV, DTI 규제를 유지하면서 가계부채를 잡겠다는 건 가계부채 개혁 효과를 반감시키는 꼴”이라고 말했습니다.

집단대출 규제 없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27%를 차지하고 최근 주담대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된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도 논란입니다. 금융위는 “집단대출 구조 자체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달라 획일적으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비수도권은 왜 5월부터?


정부는 “비수도권은 그동안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소득 증빙이 까다롭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해, 수도권은 2월 1일 / 비수도권은 5월 2일부터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수도권 도입이 늦어진 이유가 내년도 총선 때문이라는 분석이 이어지는데요. 수도권보다 더 과열된 비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뒤로 미룬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가계부채 '특이점' 다가온다

가계부채가 심상치 않습니다. 부동산발 가계부채 경고음이 사방에서 울리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이미 양과 질 모두 위험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630조 원에서 올해 6월 말 1,257조 원으로 꼭 두 배가 됐습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은행 대출을 조이자, 은행을 이용할 신용도 담보도 없는 저소득층이 어쩔 수 없이 비은행으로 몰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이 저소득·저신용 과다 채무는 가계부채 뇌관이 될 수 있어 가계부채의 질(質) 관리가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가계부체에 특이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1일 국내 경제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국회 보고를 목적으로 한국은행이 국내외 경제·금융 동향, 한국은행이 수행한 통화신용정책의 내용, 향후 정책 방향 등을 정리한 문서입니다.

한국은행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가계부채의 증가 △저소득층의 심각한 채무 △자영업자의 경영난 △구조조정 충격 △내년 물가 상승 등입니다.

그 중 한은은 가계부채를 우리 경제를 흔들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계부채 불 난집에 부채질 한 정부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릅니다. 올해 1~8월 가계부채 증가세가 예년의 2배가 넘습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지난 4년간의 가계부채는 연평균 30조 원 정도 늘었지만, 올해 가계부채는 68조 원으로 2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그렇다면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가계부채란 무엇인지?' 보다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가계대출은 단어 그대로 경제주체인 가계가 빌린 돈입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로 나뉩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은 집을 구입하면서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돈입니다. 반면 기타대출은 가계가 주택 구입 외의 목적으로 대출받는 돈입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주거비용이 상승하자 주택 임차에 쓰이는 돈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6월까지 2분기 동안 주택담보대출은 17조9천억 원 늘었습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34조 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한은 역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경기보다 부동산 가격과 연관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세난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한몫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려 했습니다. 정부는 금리를 최저수준으로 내리고, LTV, DTI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습니다.

인구감소로 인해 집값은 곧 내려갈 것이라는 믿음과 월세보다 전세가 자산축적에 유리하다는 기존 상식으로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전세 시장으로 몰리게 됩니다.

하지만 임대인의 입장에선 전세를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상 최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예금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가 턱없이 낮습니다. 저성장 국면이라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러자 있던 전세마저도 월세로 전환해 버렸습니다. 전세 수요는 급격히 불어나는데 공급은 오히려 줄어드니 전세금은 폭등하게 됩니다. 주거비용이 상승하니 당연히 대출받는 돈도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가계부채 불붙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또 다른 이유는 저성장과 경기 침체,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이 이어지면서 기타대출 즉 생활비 대출 또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분기 중 늘어난 기타대출금은 9조9천 억 원에 달합니다.

문제는 가계부채의 질입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은행 대출을 규제하자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저신용도의 서민들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은행으로 몰리면서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이자가 높은 제2금융권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말까지 비은행권 기타대출은 163조 4,342억 원입니다. 비은행 기타대출이란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형 금융회사에서 주택 담보 없이 빌려 주는 것으로 이른바 '생계형 대출'입니다. 변변한 담보도 없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합니다. 관련 통계가 처음 잡히기 시작한 2007년 말에는 비은행권의 기타대출 잔액이 63조 3,634억 원이었습니다. 10년도 안 돼 100조 원 늘어난 겁니다.

저신용,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이뤄진 기타대출은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기타대출 대부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담보도 없고, 상환 능력도 고려하지 않은 대출이기 때문입니다.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이 일정치 않아 빚을 갖지 못하고 파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비은행권 대출금리는 은행대출의 2배 이상입니다. 저금리 기조를 벗어나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 소득은 늘지 않는데 이자만 급격히 상승해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는 가계가 속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