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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 개편

“송파 세 모녀의 건보료가 5만 원인데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인 내 건보료는 퇴직 후 0원이다.” 김종대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발언이 2014년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건보료의 ‘형평성’ 문제가 또 다시 터져나온 것입니다.

by NEWSQUARE

건보료 정산, 12개월 할부로 도와드리겠습니다?

’4월 건보료 폭탄’을 쪼개서 내는 방안이 마련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한 결과, 100인 이상 사업장의 건보료 정산 방식을 ‘연 1회 정산(4월)’에서 ‘매달 부과’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바뀐 방식은 내년부터 시행됩니다.

기존에는 건보료를 전년도 소득이 얼마나 오르고 내려갔나에 따라 매년 4월에 한 번 정산했습니다. 연말정산처럼 말이죠. 매월 동일한 건보료를 걷은 뒤, 다음해 4월에 소득 증가, 감소분을 정산해 부족분은 더 걷고 초과분은 돌려주는 것입니다. (건보료가 준조세 성격을 띠고 있다는 말은 그래서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월급이 오르면 건보료를 토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3월 연말정산에 이어 4월에 건보료를 더 내야 하니 직장인들이 느끼는 부담은 컸습니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3개월, 5개월, 최대 10개월 분납까지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건보료 인상분이 커지면서(지난해 1인당 약 25만 원 더 납부), 납부 기간을 더 늘리기로 한 것이죠. (원한다면 신청을 통해 한꺼번에 낼 수도 있습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건보료 인상 시기와 분납 확대 시기를 맞추는 방안도 고민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부담을 완화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건보료 정산 때마다 쏟아지는 불만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인상안이 시행되는 시기와 맞물리면 보험료가 오르는데도 사람들이 그만큼 체감하지 못하게 되므로 ‘꼼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왜때문에 건강보험료는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나

1977년, 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의 직장인 대상으로 의료보험 실시 (최초 의료보험 기준)

1988-89년, 농어촌 의료보험, 도시지역 의료보험 각각 출범

2000년, 각 의료보험 통합해 ‘국민건강보험’ 실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역사를 살펴보면 현재의 진통을 이해하게 됩니다. 경제적 한계로 인해 처음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을 실시하지 못했던 정부는 위와 같이 단계적으로 의료보험을 실시했습니다. 직장 의료보험 따로, 지역 의료보험 따로였습니다. 보험료 부과 기준도 각각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0년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의료보험들이 합쳐졌고, 2003년이 되어서야 직장/지역 보험 재정이 합쳐지면서 실질적인 통합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부과 기준은 하나로 쉽게 합쳐지지 않았습니다. 직장인들의 소득은 파악이 쉬운 반면, 지역 가입자들의 소득은 파악이 어려워(23% 정도만 파악 가능) 똑같이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매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역가입자들은 소득 대신 '평가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냅니다. 평가소득이란, 주택, 자동차, 가족 수, 나이 등에 따라 ‘이 사람이 이정도의 경제활동을 하는구나’라는 것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 것입니다.

이렇게 다른 기준들을 반영하다 보니 현재 보험료 부과 기준은 7개 그룹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직장을 잃고 가진 것은 주택 한 채, 자동차 한 대인 사람은 보험료가 오히려 높아지고 퇴직 후 고액의 자산을 소유했지만 누군가의 피부양자로 등록된 사람은 보험료가 없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형평성 논란’은 그렇게 계속되어 왔습니다.

건보료 Before & After

보건복지부 산하 건보료부과체계개선기획단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형평성 문제’를 개선하겠다며 개편안을 구성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현행 건보료 체계와 비교해보겠습니다.

1. 직장인

Before
* 월급에만 보험료 부과
* 월급과 소득(연 7,200만 원 이상인 경우)에 부과

After
* 월급에만 보험료 부과
* 월급과 소득(연 2,000만 원 또는 4,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 부과

근로 외 소득이 연 2,000만~7,200만 원 사이인 직장인들은 월 평균 15만 6,700원에서 35만 2,000원으로 20만 원 가량 보험료가 상승합니다.
 

2. 지역가입자

Before
* 종합소득 500만 원 이상: 소득, 재산, 자동차에 부과
* 500만 원 이하: 소득, 전월세, 성별, 연령, 자동차 등에 부과
* 무소득: 성, 연령에 부과
* 연금소득 4,000만 원 초과 시 부과
*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면제(피부양자 자격: 금융소득 4,000만 원, 연금소득 4,000만 원, 재산과표 9억 원 각각 안 넘으면 됨)

After
* 종합소득 500만 원 이상: 소득, 재산에 부과
* 500만 원 이하: 소득, 전월세 등에 부과
* 무소득: 최저보험료(월 1만 6,480원) 부과
* 연금소득: 국민,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의 경우만 연금액의 50%에 부과
*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도 일정 소득 이상(연소득 종합 2,000만 원 또는 4,000만 원)이면 부과

불분명한 기준인 ’평가소득’을 없앰으로써 종합소득 500만 원 이하의 지역가입자(저소득층)를 대상으로 성별, 나이, 가족 등에 부과되는 보험금을 없애줍니다. 특히 평가소득에는 주택과 재산, 자동차가 중복으로 포함되어왔기 때문에 지역가입자의 보험금 이중 부담 문제도 있어왔습니다. 자동차도 생계형 자동차에는 보험금을 부과하지 않습니다.

피부양자 기준 강화를 통한 보험금 부과도 개편안의 핵심입니다. 특히, 기준을 종합소득 2,000만 원 이하로 낮추면 대부분의 공무원연금 수령자는 피부양자에서 제외됩니다.

비교 결과, 개편안은 고소득(월급 외 소득) 직장인과 일정 규모 이상의 소득이 있는 피부양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료는 늘고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줄어드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 쉬운 백지화, 더 쉬운 재추진

지난 1월 28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건보료 개편안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연말정산방식 변경으로 인한 증세 논란이 불거진 뒤 건보료 인상 조짐이 보이자 고소득 직장인들이 대거 반발한 것입니다.

하지만 1년 6개월 동안 추진되어 왔던 개편안을 한순간에 백지화시킨 보건복지부의 개편안은 더 큰 비난 여론을 일으켰습니다. 정부는 “부처의 자체 판단”이라며 선만 그었습니다.

6일 만에 개편안은 재추진됐습니다. 비난 여론이 거세자 새누리당과 정부가 3일 당정협의를 통해 건보료에 대한 국민 비판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새누리당과 보건복지부는 6일 당정회의를 가진 뒤, 건보료 개편안을 수정 및 보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정은 협의체를 운영해서 수정안을 상반기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참 쉬웠던 개편 백지화와 더 쉬운 재추진을 바라보는 시선들에는 걱정이 가득합니다. 우선 재추진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당정이 주먹구구식으로 개편을 추진하기 보다는 지난 1년 6개월 간 기획단이 논의해 온 개편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재추진이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유리지갑 직장인과 은퇴 세대의 건보료 부담을 늘릴 것이 아니라, 정부의 건보료 부담 정도와 기업의 부담 수준을 높이는 것이 건보료 논란 해결의 근본적인 전제라는 것입니다.

건보료 정산, 12개월 할부로 도와드리겠습니다?

’4월 건보료 폭탄’을 쪼개서 내는 방안이 마련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한 결과, 100인 이상 사업장의 건보료 정산 방식을 ‘연 1회 정산(4월)’에서 ‘매달 부과’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바뀐 방식은 내년부터 시행됩니다.

기존에는 건보료를 전년도 소득이 얼마나 오르고 내려갔나에 따라 매년 4월에 한 번 정산했습니다. 연말정산처럼 말이죠. 매월 동일한 건보료를 걷은 뒤, 다음해 4월에 소득 증가, 감소분을 정산해 부족분은 더 걷고 초과분은 돌려주는 것입니다. (건보료가 준조세 성격을 띠고 있다는 말은 그래서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월급이 오르면 건보료를 토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3월 연말정산에 이어 4월에 건보료를 더 내야 하니 직장인들이 느끼는 부담은 컸습니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3개월, 5개월, 최대 10개월 분납까지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건보료 인상분이 커지면서(지난해 1인당 약 25만 원 더 납부), 납부 기간을 더 늘리기로 한 것이죠. (원한다면 신청을 통해 한꺼번에 낼 수도 있습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건보료 인상 시기와 분납 확대 시기를 맞추는 방안도 고민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부담을 완화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건보료 정산 때마다 쏟아지는 불만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인상안이 시행되는 시기와 맞물리면 보험료가 오르는데도 사람들이 그만큼 체감하지 못하게 되므로 ‘꼼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