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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임파서블 "증세없는복지"

박근혜 대통령 공약의 핵심, '증세없는 복지'를 향한 비난 여론이 뜨겁습니다. 여야와 언론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이 이처럼 한 목소리를 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논란의 불씨는 ‘증세냐 선택적 복지냐’의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요?

by 영화 '미션임파서블'

복지는 효율화되는 걸까, 후퇴하는 걸까?

정부가 지난달 1일 계획했던 복지 구조조정이 본격화됩니다. 3조 원 규모의 복지예산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기로 한 것인데요. 지난 8일 정부는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14개 관계부처 차관급이 참석한 회의에서 ‘복지재정 효율화 추진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주요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중앙부처의 중복 복지사업을 통폐합하고 지자체의 복지를 구조조정하는 것이 주된 방안입니다.

▲중앙부처의 360개 복지사업 중 중복되거나 유사한 48개 사업 통폐합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복지사업 1만 여 개 중 중앙부처 사업과 겹치는 것 조정
▲지방 교육청이 사용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구조조정

복지 대상자 관리감독 강화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복지 대상자의 정보를 보여주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의 관리기능을 강화해 부적격 대상자를 샅샅이 밝힘
▲복지 대상 관리기준 강화(이자소득 등 관리내역 3종 추가)
▲복지대상자 자격변동 조사 연 2회에서 월, 분기별로 단축

즉, 중복 복지사업을 합치고 복지 대상자에 대한 감독을 보다 엄격하게 함으로써 복지재정을 아끼겠다는 겁니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이를 통해 약 3조 원 가량을 아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아낀 돈은 어디에다 쓰게 될까요? 정부는 “복지 효율화에 기여한 지자체에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부진한 곳에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정부의 정책은 ‘복지 효율화’일까요 ‘복지 후퇴’일까요? 전체적으로 재정을 아끼겠다는 취지를 보면 ‘복지 효율화’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복지 대상자 기준을 강화시키고 지자체 별로 복지재정 감축 성과에 따라 상벌을 주겠다는 점을 보면 ‘복지 후퇴’가 아니냐는 우려를 감출 수 없어 보입니다.

“NO증세, 복지, 성공적..” by 박근혜 대통령

어쩌면 우리 모두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증세 없는 복지'를 볼 때마다 갸웃거리게 되는 고개처럼 정부의 정책도 흔들리게 되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를 향한 비판은 '연말정산 논란'이 '건보료 개편 취소'까지 이어지면서 정점에 달했습니다.

분명 '증세는 없다'고 공언했던 정부는 작년 8월 연말정산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었습니다. 문제는 세액공제 적용 항목이었습니다. 의료비, 교육비와 같은 경비성 항목들을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공제 혜택들을 축소하자, 직장인들의 유리지갑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우회 증세' 아니냐는 비판이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소급 반창고'를 붙이는 임기응변 식으로 세금을 환급해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연말정산과 다른 문제인 건강보험료 개편도 취소했습니다.

정부의 말바꾸기는 오히려 사람들의 화만 돋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거위의 털을 뽑아놓고 다시 일부를 심어주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은 끝까지 고수하면서 우회 증세를 하려다 반대에 부딪히니 발을 빼는 정부의 모습에는 국민들을 설득할 노력도, 정책의 일관성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Anger)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 반영됐습니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의 추락 이유는 ▲1위: 소통미흡(17%), ▲2위: 세제개편안/증세(15%), ▲3위: 경제정책(13%), ▲4위: 복지/서민정책 미흡(9%) 순이었습니다. 증세와 복지 모두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당은 정부를 향한 본격 선긋기에 나섰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이후 인터뷰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세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NO증세, 복지, 성공적.."이라는 기대는 대통령과 청와대만의 것일 지도 모릅니다.

증세없는 복지라 쓰고 꼼수증세라 읽는다

‘미션 임파서블’, 증세없는 복지는 어떻게 꼼수증세 논란까지 이어졌을까요?

Mission 1: 히든카드 '증세 없는 복지'
2012년, 대통령 선거 기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근혜 후보가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상황 역전을 위해 박 후보는 히든카드를 제시해야 했습니다. '경제민주화', '증세 없는 복지' 두 개의 히든카드로 진보 이슈를 껴안은 박근혜 후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됩니다.

Mission 2: 증세 없이 재정을 확보하라
문제는 방법론입니다. 증세는 하면 안 되고, 복지는 늘려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첫 번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로 재정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세수결손은 8조 5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Mission 3: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라
10조 가량의 세수부족 상황에서 복지에 필요한 재정 조달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2013년 8월, 박근혜 정부는 (증세는 아니지만) 세법을 개정하기로 했습니다.'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는 것입니다. 임금근로자가 소득을 계산할 때 경비로 공제받는 의료비, 교육비 등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기로 합니다. 일률적으로 소득의 12%~15%만 공제해주는 것입니다. 다자녀소득공제, 출산소득공제, 연금공제 등도 혜택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유리지갑 털기'라는 비난이 쇄도했습니다. 그러자 기준을 조정했습니다. 연봉 5000만 원 이하 중산층, 서민은 세금이 인상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직장인들의 세금 부담이 늘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Mission 4: 최경환 카드 투입
2014년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가 급감했고,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은 커녕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세수 부족은 불보듯 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기 부양으로 방향을 바꿔 세수를 늘리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경기부양론' 카드를 투입합니다. 최 부총리는 재정지출 확대와 부동산 규제완화를 실시했습니다.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통해 기업의 돈을 시장과 가계에 흘러들어가게 하겠다는 전략도 짰습니다.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유보금을 풀게 만들겠다는 3대 가계소득증대세제는 해당되는 기업이 거의 없었습니다. 법인세는 올리지 못했고, 임금근로자들의 세금은 낮추지 못했습니다. 부동산 규제완화로 빚만 늘었습니다.

Mission 5: 담뱃세 인상,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 추진
결국 쉽고 빠른 방법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간접세를 올리는 것입니다. 특히 담뱃세는 국민건강증진이라는 목적도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담뱃세 인상,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은 반대가 세서 진행하기 힘드니, 우선은 담뱃세 인상만 추진하기로 합니다.

결국 5가지 미션 중 가능(Possible)했던 것은 마지막 미션 하나였습니다.

결과는 대통령의 '공약가계부'에 담겨 있다.

이렇게 끝까지 ‘증세 노노’를 고집하는 정부의 복지정책은 괜찮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가계부’를 토대로 복지 공약 진행상황을 점검해보겠습니다.

‘공약 가계부’가 뭐냐고요? 박근혜 정부가 2013년 5월 발표한 공약가계부는 정부가 5년간 140대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돈과 마련할 돈을 대차대조표 형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국가재정을 깐깐하게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공약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 현재 정부의 복지예산은 거의 바닥난 상태입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의 복지 예산 지출 규모를 보면, 5년 예산의 90%에 이르는 돈이 이미 집행됐기 때문입니다.

5년 예산 - 올해까지 사용예산 = 남은 예산이라는 기준으로 가계부를 봤을 때, 현재 복지예산 집행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0~5세 보육료/양육수당: 5조 3000억 - 4조 7000억 원= 6000억 원(89% 가량 지출)

▲반값 등록금: 5조 2000억 - 4조 5825억= 6175억 원(88%가량 지출)

아직 3~5세 누리과정 지원단가 인상(6조 5000억 원), 고교 무상교육(3조 1000억 원)은 손도 못댄 상태입니다.

이제 대통령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는데, 이미 지출한 복지 예산은 5년 예산의 90% 가량이고 앞으로 실행해야 할 복지 공약은 쌓여 있습니다. ‘증세 논의’와 ‘선택적 복지’와 같은 논쟁은 이러한 재정 상황을 배경으로 불거지고 있는 것입니다.

입장정리: 증세 VS 복지 구조조정

곳간의 바닥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증세’냐 ‘복지 구조조정’이냐의 문제로 번졌습니다. 이미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a.k.a K, Y)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쳤고, 이어 방법론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야당은 김무성 대표의 방법론에 반기를 들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증세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각자의 입장을 정리해봤습니다.

1. 김무성 대표 “선택적 복지, 구조조정”
김무성 대표는 우선 “저부담 저복지로 갈 것인지, 고부담 고복지로 갈 것인지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세부담이 적은 상태에서는 복지 구조조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증세보다는 ‘선택적 복지’에 힘을 실은 것입니다.

2. 유승민 원내대표 “중부담 중복지”
유승민 원내대표는 “중부담 중복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증세를 하지 않으려면 복지를 동결해야 하고, 복지를 더 하려면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반대하지만, 어느 한 곳에 우선순위를 두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3. 야권 “증세 논의 필요”
야권은 김무성 대표의 ‘복지 구조조정’ 의견에 반발하며, 증세를 논의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복지를 줄일 것이 아니라 법인세 인상, 부자감세 철폐 등을 통한 증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복지 회항은 안 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4. 최경환 경제부총리, “증세는 마지막 수단”
정부의 기조는 흔들림 없습니다. 대통령은 해당 논란에 대해 뚜렷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고,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4일 “복지 축소와 확대에 대한 여야 합의가 먼저”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래야 재원 조달 방안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 필요하다면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곧 ‘복지수준 결정’이 증세보다 먼저라는 의미로, 증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입니다.

‘빼박캔트’ 세수부족

‘빼박캔트(빼박Can’t)’, 빼도 박도 못한다는 뜻의 은어입니다. 최근 공개된 국세청의 세수 실적을 보면 이 말이 떠오릅니다.

‘세수 부족 9조원’, 지난해 국세청의 세수 결과입니다. 사실상 2013년 대비 5조 5000억 원을 더 걷었지만, 지난해 지출 예산에 비해서는 9조 가량 부족한 액수였습니다. 관세청의 실적과 합하면 지난해 세수결손 규모는 11조 1000억 원 수준에 이릅니다. 3년 연속 세수부족을 기록한 것입니다. 게다가 올해도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복지는 해야하고 세수는 바닥나고, 그야말로 ‘빼박캔트’의 상황입니다.

공약가계부의 실효성도 점점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5년 동안 증세 없이 135조 원의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던 정부의 가계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과세 감면 정비 18조원 마련 목표: 꼼수증세 반발, 연말정산 파동으로 차질
지하경제 양성화 27조 2000억 원 마련 목표: 자영업자들 반발로 인해 정체
세출 84조 1000억 원 절감 목표: 사회간접자본, 산업, 농업 분야 예산 지출 오히려 각각 증가

증세없는 복지 3년의 결과입니다.

본격 ‘증세없는 복지’ 깨기

여야의 증세와 복지에 대한 본격 논의는 빠른 물살을 타고 진행중입니다. 최근 여당 지도부와 야당이 입장표명을 한 데 이어(Story 4 참고) 곧바로 ‘법인세’와 ‘선택적 복지’를 도마 위에 올린 것입니다.

우선, 여야의 미묘한 입장변화가 눈에 띕니다.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가 “법인세는 성역이 아니다”라며 법인세 인상 가능성을 거론한 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무상급식, 무상보육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선별적 복지에는 찬성한다”며 선별적 복지의 논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또한 우 원내대표가 제안한 ‘범국민조세개혁특위’를 유 원내대표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만약 위원회가 출범하게 되면 본격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유승민 원내대표의 ‘법인세 인상’은 새누리당의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내부 반발이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증세’보다는 ‘복지 축소’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진통이 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윤근 원내대표의 ‘선별적 복지 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우 대표는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되, 선별적 복지와 전략적 조합을 하는 지속 가능한 복지정책을 추진한다”는 당 강령을 언급하며 “복지 축소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청와대<<여당<<<<<<<<야당

'증세 없는 복지' 깨부수기에 나서려던 여야의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서로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던 양 측은 다시 선을 그으며 열을 맞추는 모양새입니다. 우려했던 것처럼, 논의 진행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청와대 X 여당: 경제활성화 먼저, 증세는 최후에
우선 여당은 청와대와 발을 맞추는 모습입니다. 오늘(10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서로의 뜻이 같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여당 지도부(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를 만났습니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큰 틀에서 증세와 복지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여당은 경제활성화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경제활성화가 우선이고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입장을 서로 확실히 한 것입니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증세와 복지 축소를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을 향한 배신'이라고 강하게 국회를 비판했습니다.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의) 큰 뜻은 청와대와 다르지 않다"며 당청 균열 논란을 봉합하려는 자세를 취했고, 유승민 원내대표는 "제 입장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물러섰습니다. 증세와 복지 구조조정 논의가 당 내부 반발에 이어 당과 청와대의 균열 논란까지 일으키자,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노선을 함께 하며 잡음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야당: 부자감세 철회 먼저, 복지 축소 반대
야당도 문재인 신임 대표가 선임되면서 입장을 다시 정립했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지를 OECD 평균까지 늘려나가겠다”며 “법인세를 정상화하는 등 부자감세 철회를 뚫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문 대표는 10일 샐러리맨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세 부담이 증가하는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랐다"면서, "그것이 증세 아닌가"라고 정부의 세금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이미 연말정산 파동이 증세의 시작이라고 보고, 본격적인 공론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선택적 복지의 가능성을 내비쳤던 기존 입장은 없었습니다.

여당이 청와대와 뜻을 함께하면서 여야 합의는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논의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10일 오후 2시 국회 주례회동에서 만난 여야 원내지도부가 우선 증세와 복지를 논의할 '범국민조세개혁특위'의 설치는 계속 진행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불 난 증세논의에 세수펑크 들이붓기

‘빼박캔트’ 세수부족 상황에 기름을 붓는 기획재정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10일 기획재정부는 2014년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정부의 예상치에 비해 10조 9000억 원 적게 걷혔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현실은 캄캄하고 미래는 더 어둡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현실로 인해 복지 수요는 증가하고 있고 세수는 올해도 3조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국회 예산정책처 발표).

세수부족의 원인은 경제의 전반적인 위축입니다.

우선,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법인세 징수액이 감소했습니다. 법인세는 기업의 실적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해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의 영업실적 악화가 법인세 감소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 결과, 2014년 예산에는 법인세가 46조 원 걷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42조 7000억 원에 그쳤습니다.

기업 활동 위축은 가계의 소비 위축을 불러왔습니다. 고용과 투자도 함께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작년 부가가치세수는 1조 4000억 원 부족했습니다. 당초 예상액인 58조 5000억 원이 아닌 57조 1000억 원이 걷혔기 때문입니다.

그 외 증시 침체로 인한 거래세 감소도 세수 부족에 한 몫을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정부는 3년 연속 세금 실적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습니다.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할 때는 경상성장률을 근거로 예산 규모를 정하는데, 지난 9월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2015년 경상성장률을 6.1% 수준으로 낙관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른 기관들의 예상치(5.8%, 국회예산정책처)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따라서 올해도 정부의 예상치와 실제 성장률의 차이에 따라 3조 원 가량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물가는 0%대로, 저물가 기조가 계속되고 있죠.)

세수 결손은 정부 재정지출에 걸림돌이 됩니다. 이는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그 결과 또 다시 세수는 부족해집니다.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불 난 증세논의에 기름을 붓는 세수 펑크인 셈입니다.

세금 부담은 는 것 같은데 세수가 부족한 이유

’사상 최대 세수부족’이라는 결과는 국민들의 실제 세부담과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게다가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파동으로 올해의 세부담은 더 늘어날 것 같은데 올해도 세수가 부족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분명 부담은 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것일까요?

작년 소득세는 실제로 늘었습니다. 전년 대비 5조 5천억 원(11.5%)이 더 걷혔습니다. 이는 예상치보다도 5000억 원이 더 많은 액수입니다. 사실상 근로소득자의 세부담은 늘어난 셈입니다.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소득 증가속도에 비해 세부담 증가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금 자체도, 세금 부담도 늘어났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세수에 큰 구멍이 났다는 것은 다른 세수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법인세수입니다. 지난해 법인세는 전년 대비 1조 2천억 원(2.7%) 줄었습니다. 정부 예상치보다는 3조 3천억 원 부족한 액수입니다. 즉, 세수 결손의 1/3이 법인세수 부족인 것입니다.

법인세수가 낮은 이유는 앞서 살펴봤듯(Story8 참고) 기업들의 실적이 낮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법인세의 최고세율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25%에서 22%로 낮춰졌습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법인세율은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낮추는 법인세 인상은 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법인세율이 낮아지고 기업 사정이 악화되자, 소득세가 점차 법인세보다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8년만 해도 소득세 36.4조, 법인세 39.2조로 법인세가 소득세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소득세는 47.8조, 법인세는 오히려 전년보다 줄어든 43.9조를 기록하면서 소득세가 법인세를 역전했습니다. 그 격차는 점점 벌어져, 작년에는 소득세수가 법인세수보다 11조 가량 더 많았습니다. 소득세율은 꾸준히 늘었는데, 법인세는 실적부진 등의 이유로 줄어들거나 제자리걸음인 탓에 격차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올해도 정부는 법인세수가 작년과 비슷하고 소득세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구성할 때 소득세 예상액을 큰 폭으로 늘려서 잡고, 법인세 예상액은 소폭 늘린 것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2015년 국세 세입예산안을 11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올해 소득세는 전년예산대비 5.7%(3조 1000억 원) 증가한 수치로 잡혀 있고 법인세는 0.1%(1000억 원) 증가한 액수로 잡혀 있습니다. 법인 영업실적 부진으로 인해 법인세는 2014년과 비슷하게 잡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이대로 가면 근로소득자들의 세금 부담은 늘어나는데 정부의 세수는 4년 연속 부족한 상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복지, 구조조정되다.

증세없는 복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결국 ‘새는 돈 아껴쓰자’로 정해졌습니다.

지난 1일 이완구 국무총리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지사업 등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부정수급 근절, 유사/중복 사업 정비, 지방교육재정 개선 등을 통해 올해 3조 원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고, 최 부총리는 예산 편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성과가 미흡한 예산사업을 과감히 폐지하거나 대폭 삭감하는 등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과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주장했던 “선택적 복지, 복지 구조조정”과 같은 방향입니다. 세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있는 예산을 아껴 쓰는 것이죠. 특히, 중앙 정부와 지방자체단체의 중복 복지사업, 부정수급 등을 가려내면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복지 구조조정은 증세 논의에 앞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기준을 강화시키다 보면 복지 사각지대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송파 세 모녀’와 같은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지재정 3조 원’이 목표가 되면 현장에 있는 공무원들은 수급 기준을 더 까다롭게 심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 바로 위의 계층으로 잠재적 빈곤계층인 차상위계층들은 수급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파헤쳐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해야 한다는 ’송파 세 모녀’의 교훈에 역행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새는 돈 아끼려다 줘야 할 돈을 안 주는 ‘복지 후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복지는 효율화되는 걸까, 후퇴하는 걸까?

정부가 지난달 1일 계획했던 복지 구조조정이 본격화됩니다. 3조 원 규모의 복지예산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기로 한 것인데요. 지난 8일 정부는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14개 관계부처 차관급이 참석한 회의에서 ‘복지재정 효율화 추진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주요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중앙부처의 중복 복지사업을 통폐합하고 지자체의 복지를 구조조정하는 것이 주된 방안입니다.

▲중앙부처의 360개 복지사업 중 중복되거나 유사한 48개 사업 통폐합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복지사업 1만 여 개 중 중앙부처 사업과 겹치는 것 조정
▲지방 교육청이 사용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구조조정

복지 대상자 관리감독 강화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복지 대상자의 정보를 보여주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의 관리기능을 강화해 부적격 대상자를 샅샅이 밝힘
▲복지 대상 관리기준 강화(이자소득 등 관리내역 3종 추가)
▲복지대상자 자격변동 조사 연 2회에서 월, 분기별로 단축

즉, 중복 복지사업을 합치고 복지 대상자에 대한 감독을 보다 엄격하게 함으로써 복지재정을 아끼겠다는 겁니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이를 통해 약 3조 원 가량을 아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아낀 돈은 어디에다 쓰게 될까요? 정부는 “복지 효율화에 기여한 지자체에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부진한 곳에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정부의 정책은 ‘복지 효율화’일까요 ‘복지 후퇴’일까요? 전체적으로 재정을 아끼겠다는 취지를 보면 ‘복지 효율화’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복지 대상자 기준을 강화시키고 지자체 별로 복지재정 감축 성과에 따라 상벌을 주겠다는 점을 보면 ‘복지 후퇴’가 아니냐는 우려를 감출 수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