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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민주주의에서 침묵은 독입니다. 개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하고, 그것이 ‘여론’이 돼 정치적 의사결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인데요. 민주주의에서 말 할 자유, 즉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여러 국가들이 헌법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나라도 헌법 제21조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by NEWSQUARE

[YES OR NO] 일베, 불편해도 괜찮나요? (3)

YES “그럼에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일베 회원들은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말합니다. 이들의 주장이 허무맹랑한 것일까요?

“일베에 일부 문제되는 게시물이 있는 것은 사실. 명확한 처벌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실정법규를 확대 적용하면 ‘표현의 자유’를 축소시키는 부메랑이 될 것”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일베의 게시글이 문제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사이트폐쇄가 일베를 없애는 가장 쉽고 빠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입니다. 일베는 제2, 제3의 모습으로 나타날 확률이 높고 그때마다 우리는 어떤 잣대를 적용해야 할까요? 입을 막는 행위 자체가 위험부담이 너무 크고, 효과도 적다는 점에서 사이트 폐쇄는 과도한 조치입니다.

그렇다고 일베를 무시하거나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일베 회원들의 행위는 무시가 답이 아님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이 해답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차별금지법은 차별적인 언사가 약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는 법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확대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표현의 자유를 위한 정책제안’도 있습니다. 2012년에 인권활동가, 법률가, 학자들이 유엔의 권고와 국제 인권기준에 맞춰 만든 문서로, 정부와 사법부에 이미 제출된 문서입니다.

“형사처벌은 여러 한계와 부작용이 있다. 표현의 자유 옹호의 일관성도 해친다. 이미 혐오 발언이 명백한 위협이나 손해로 발생할 경우 기존 형법과 민사소송으로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 차별시정기구를 통해 비사법적 구제(조정·화해·시정권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현의 자유를 위한 정책제안’

[YES OR NO] 불편해도 괜찮아?

문제는 ‘온도차이’ 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를 두고 생각 차이가 큽니다. 각자 자유에 대한 기준이 다른 상황에서 누군가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을 표현하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나와 남의 권리가 충돌하기 때문인데요. 개그맨의 풍자가 정치인이나 권력자에게 명예훼손이, 프랑스 시사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이슬람 만평이 이슬람 신도에게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를 얘기하기 앞서, 이 질문에 답을 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No 불편하면 안 된다. 타인의 권리와 명예, 자유를 침해하면서까지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면 안 된다는 입장인데요. 실제로 헌법 제21조 제4항에 타인의 권리나 명예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 딱 그 선까지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그 표현은 제한돼야 한다는 겁니다.

Yes 불편해도 괜찮다. 불편해서 그 사람의 표현을 막는 순간, 표현의 자유는 제한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가 “나는 당신이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기준이 생기고, 제한이 되는 순간 자유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생각이나 표현이 다수의 구성원이 생각하기에 모욕적이고 무분별하고 부도덕하고 비뚤어졌다고 해도 그 논의를 억눌러서는 안 된다는 것. 타인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나의 표현의 자유도 보호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YES OR NO] 샤를리 엡도

2015년 1월 7일. 프랑스 시사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무장괴한이 침입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테러공격을 한 건데요. 샤를리 엡도의 무슬림 풍자가 테러 원인이었습니다. 이슬람교는 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 자체가 금기입니다. 하지만 샤를리 엡도는 무함마드가 엉덩이를 드러내는 모습, 누드, 키스하는 모습 등을 그렸습니다. (참조 : 뉴스퀘어 샤를리 엡도 테러사건 스토리1)

YES “나는 샤를리다.” 샤를리 엡도의 만평이 ‘풍자’이며,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풍자가 표현의 자유를 드러내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성역이 없어야 비판도 가능하다는 주장인데요. 누군가의 발언이 맘에 들지 않아도 그 사람의 발언 권리를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나는 샤를리다’를 외치며 성역 없는 비판과 풍자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 야만적 행위에 대한 우리의 유일한 무기는 모두 함께, 명확하게, 지속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결코 우리의 자유와 우리의 가치가 살해당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프랑스 언론 뤼마니떼

NO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샤를리 엡도의 만평은 풍자보다 모욕에 가깝다는 입장입니다. ‘풍자의 가면을 쓴 헤이트 스피치’라는 분석까지 나오는데요. 일부 만평이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는 선정적 풍자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만이 아닌 무함마드 자체를 겨냥한 점이나 종교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점 등은 샤를리 엡도가 이번 사태에서 떳떳할 수 있는지 의문을 들게 합니다. 테러라는 폭력적 방법을 사용해서도 안 되지만, 긴장을 조성하면서까지 만평을 보도해야 했나. 반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표현의 자유로 인한 종교갈등을 다독여보겠다고 2006년 ‘종교적 증오유발 금지법’을 만들려고 시도했었습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기에 이 법은 통과되지 못했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은 외칩니다.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나는 아흐메드다”라고요. 아흐메드는 범행현장에서 테러범을 제지하려다 죽임을 당한 무슬림 경관의 이름입니다. 타인을 불편하게 한 샤를리 엡도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지만, 샤를리 엡도뿐만 아니라 그 누구든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대변하는 말입니다

[YES OR NO] ‘동혁이형’이 그립다? (1)

‘동혁이형’ 기억하시나요? 2010년 KBS <개그콘서트>를 풍미했던 코너 중 하나입니다. 정치인이나 민감한 이슈를 풍자했고, 많은 이가 ‘동혁이형’을 외쳤습니다. 이렇듯 풍자의 ‘꽃’은 정치입니다. 힘없는 민중이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풍자는 애용돼왔습니다. 외국에서는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높은 수위로 풍자되고는 합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독재자나 누드로 그려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수준과 범위입니다. 영화 <인터뷰>부터 작품 <세월오월>, 각종 그래비티까지. 풍자는 정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한 비판을 내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내용은 누군가에겐 명예훼손이나 인신공격이 될 수 있죠. 영화 <인터뷰>의 경우만 봐도 그렇습니다. 영화 제작사인 소니픽쳐스나 미국은 영화 제작 및 상영을 ‘표현의 자유’라 말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최고 존엄에 대한 조롱’이라며 용서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표현의 자유는 이처럼 동전의 양면 같습니다.

[YES OR NO] ‘동혁이형’이 그립다? (2)

그렇다면 말입니다. 최근 한 대학생이 故박정희 전 대통령을 풍자한 그래피티(Graffiti)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검찰은 학생을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공공조형물에 낙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많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재물손괴죄는 표면적 이유일 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며 비판합니다. 기소당한 당사자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물손괴죄로 조사한다고 했지만, 그림 그린 의도와 왜 박정희 전 대통령 풍자하는 그림 그렸는지 등 정치적인 질문만 했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비판에 힘을 실어줍니다.

반대로,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사자명예훼손죄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해야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고인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추락시켰으니, 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겁니다. 물론 사실관계에 근거한 의혹제기나 풍자는 사자명예훼손죄에 해당된다고 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의견과 사실, 풍자와 모욕의 범위가 애매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는 정치 풍자그림, 당신은 어떤가요? 불편한가요? 불편해도 참을 수 있나요, 아니면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YES OR NO] 일베, 불편해도 괜찮나요? (1)

일간베스트(일베)는 극우성향의 커뮤니티입니다. 2010년 개설된 일베는 국내에서 규모가 큰 사이트 중 하나입니다. 동시접속자수가 2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게시되는 글입니다. 일베에는 주로 ▲지역차별 ▲역사왜곡 ▲여성·장애인·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 비하 ▲음란물 등의 게시글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혐오 발언입니다. 진보 성향의 대통령들을 비하하거나 소수자들을 폄훼하는 글들이 올라갑니다.

최근 수위가 과감해지고 있어 문제입니다. 호남지역을 조롱하는 사진 등을 게시하는 것은 물론. 지난 9월, 일베 회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폭식투쟁’을 벌였습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장 근처에서 말입니다. 지난 1월 26일에는 한 일베 회원이 세월호 희생자를 희화화하는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됐습니다. 단원고 교복을 입고 모욕하는 행위를 해, 많은 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일베, 불편해도 괜찮나요?

[YES OR NO] 일베, 불편해도 괜찮나요? (2)

NO “더 이상 두고 봐서는 안 된다.” 표현의 자유로 치부하기에는 일베의 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입니다. 역사왜곡이나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어쩔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허용돼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일베가 사회악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혐오발언’ 때문입니다. 그들의 발언과 행위로 사회적 소수자들이 상처입고, 차별받는다면 그것은 제한돼야 합니다.

게다가 최근 그 유해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재미동포 신은미 토크콘서트에서 백색테러를 했던 한 고교생이 일베 회원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었습니다. 테러 이후, 그의 행위를 찬양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습니다. 모방범죄가 우려됩니다.

"사회적 적개심 조장과 실제 테러까지도 서슴지 않는 일베 사이트에 대해서는 폐쇄까지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혐오발언은 표현의 자유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호주, 캐나다, 브라질 등의 나라들은 인종·종교·성별·장애·성적지향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모욕·위협적 표현을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거들을 토대로 ▲혐오발언을 규제하거나 ▲일베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하는 등의 논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YES OR NO] 일베, 불편해도 괜찮나요? (3)

YES “그럼에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일베 회원들은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말합니다. 이들의 주장이 허무맹랑한 것일까요?

“일베에 일부 문제되는 게시물이 있는 것은 사실. 명확한 처벌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실정법규를 확대 적용하면 ‘표현의 자유’를 축소시키는 부메랑이 될 것”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일베의 게시글이 문제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사이트폐쇄가 일베를 없애는 가장 쉽고 빠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입니다. 일베는 제2, 제3의 모습으로 나타날 확률이 높고 그때마다 우리는 어떤 잣대를 적용해야 할까요? 입을 막는 행위 자체가 위험부담이 너무 크고, 효과도 적다는 점에서 사이트 폐쇄는 과도한 조치입니다.

그렇다고 일베를 무시하거나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일베 회원들의 행위는 무시가 답이 아님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이 해답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차별금지법은 차별적인 언사가 약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는 법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확대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표현의 자유를 위한 정책제안’도 있습니다. 2012년에 인권활동가, 법률가, 학자들이 유엔의 권고와 국제 인권기준에 맞춰 만든 문서로, 정부와 사법부에 이미 제출된 문서입니다.

“형사처벌은 여러 한계와 부작용이 있다. 표현의 자유 옹호의 일관성도 해친다. 이미 혐오 발언이 명백한 위협이나 손해로 발생할 경우 기존 형법과 민사소송으로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 차별시정기구를 통해 비사법적 구제(조정·화해·시정권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현의 자유를 위한 정책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