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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는데 킹왕짱인 기업

세상에는 숨은 강자가 많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인데요. 기업 이름은 처음 들었는데, 제품명을 들으면 “아! 그 제품!!!”하게 되는 기업도 있고, 듣도보도 못했는데 시장 파이를 다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파헤쳐 봅니다. 몰랐는데 킹왕짱 기업!

by Yuri Samoilov, flickr (CC BY)

CPU하면? 인텔, AP하면? ARM이지

컴퓨터에는 중앙처리장치(CPU)가 있습니다. “컴퓨터의 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 친구는 컴퓨터의 연산 처리를 대부분 책임집니다.

그렇다면 손 안의 컴퓨터 '스마트폰의 뇌'는 무엇일까요? 바로 AP(Application Process)라고 불리는 손톱만한 크기의 칩입니다. 사실상 CPU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이 칩 안에는 D램, GPU, 플래시메모리 등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 같은 부품들을 AP 밖에 외장형으로 분리한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엔 AP 안에 다 때려넣는 것이 대세입니다.

삼성, 애플 등의 회사는 자체적으로 AP를 제작해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깊게 따지고 들어가면 이는 틀린 말입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95% 이상의 AP는 ARM이라는 회사가 설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애플의 AP도 모두 ARM이라는 회사가 제공한 AP 설계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전 세계 모바일 기기 AP 점유율의 95%를 차지한다는데… 왜 우리는 ARM이라는 회사를 들어본 적 없는 걸까요? ARM이라는 회사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1990년에 영국에서 설립된 ARM은 독특한 비즈니스 방식을 고집합니다. 그들은 직접 AP를 제조하지 않습니다. 다만 스마트폰 제조사나 AP 제조사에 자신들이 디자인한 AP 설계도를 라이센스 형식으로 판매합니다. 전문 AP 제조사들은 이렇게 사들인 AP 설계도를 자신들의 특색에 맞게 변형하여 AP를 만듭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은 ARM을 ‘반도체 디자인 업체’, '반도체 지식재산권(IP) 업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ARM과 라이센스를 통해 AP를 생산하는 업체만 해도 전 세계 300여 곳이라고 합니다. 이들 업체가 만들어내는 ARM 기반 AP 수만 한 해 80억 개 수준이라고 하네요. 다 해먹는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ARM의 AP 설계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업체로는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ARM AP 설계를 자체적으로 맞춤 제작해서 자사 AP를 생산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현재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기종에 탑재되는 ‘엑시노스’ 시리즈입니다. 그래픽카드로 유명한 엔비디아라는 회사도 ARM의 설계를 활용해 ‘테그라’ AP를 개발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AP 시장에서 점유율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또한 ARM 설계 기반입니다.

소위 잘나간다는 스마트폰 제조사, AP 제조사들이 앞다퉈 ARM의 AP 설계를 사용하고 있으니 ARM 입장에서는 굳이 안 나서도 돈이 벌리는 셈이죠. ‘보이지 않는 손’은 따로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