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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해산심판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건은 대한민국 법무부가 2013년 11월 5일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한 일입니다. 2013년 11월 5일 대한민국 국무회의는, 법무부가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건'을 심의·의결했습니다.

by Wndeowjdqh, wikipedia (CC BY)

정당은 해산해도, 의원직은 돌려달라!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는 법무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을 받아들여 통진당을 해산했습니다. 헌재의 정당 해산 결정과 함께 통진당 소속 의원들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었는데요.

​지난 1월, 헌재가 통진당을 해산하면서 의원직까지 함께 박탈할 것에 반발한 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등 전 통진당 의원 5명은 정부를 상대로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습니다.

"​과거 헌법에는 '국회의원은 소속 정당이 해산된 때 자격이 상실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현행 헌법이나 법률에는 삭제됐다. 입법자의 의사가 정당 해산과 의원직 상실은 전혀 별개라는 것을 종국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선임된 국회의원은 소속 정당의 해산만으로는 국민의 대표성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의원직 상실은 정당해산 제도의 본질과도 무관하다.”

전 통진당 의원들의 주장

​하지만 정부 측은 “헌재의 결정은 행정 소송으로 다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통진당에 소속돼 위헌적 정치이념을 실현하는 이들의 의원직은 당연히 박탈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행정법원은 이들이 낸 국회의원지위 확인 소송을 각하 판결했습니다. 결국, 정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 것인데요. ​법원이 밝힌 각하 사유는 국회의원직 상실이 헌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최종 권한을 지닌 헌재가 내린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행정법원에서 다시 심리하거나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 측 각하 요지입니다.

​“추상적인 헌법 조항에서, 정당해산 결정의 효력이나 범위를 구체화하는 권한은 헌재에 있다. 의원직 상실은 헌법 해석∙적용의 최종 권한이 있는 헌재가 정당해산 관련 헌법 규범을 구체화하면서 내린 결정이어서 법원이 이를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

서울행정법원

12일 열린 선고 공판에는 원고 측에서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만이 출석했는데요. 김 전 의원은 1심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첫 변론

28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과 정당활동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첫 변론이 열렸습니다. 정부 측은 ‘통진당 목적과 활동의 위헌성’을, 통진당 측은 ‘정당 해산의 절차적 문제와 의원직 상실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치열하게 맞섰습니다. 다음 달 18일 열리는 2차 변론 기일에 헌재는 참고인 4명으로부터 정당해산심판제도와 통진당 강령의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에 대해 들을 예정입니다.

"통합진보당의 최고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강령의 구체적 내용은 현 정권을 타도하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정권에 위험한 견해로 보인다는 이유로 정당해산을 구하는 것은 말을 걸려는 사람을 난도질하는 것에 비견될 일로 민주주의의 외피를 쓴 독재의 포장술에 불과하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통진당 2차 변론 법무부 vs 통진당 설전 치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에 대한 두 번째 변론이 1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습니다. 법무부와 통합진보당은 각자 참고인으로 법률전문가를 내세워 논리 대결을 펼쳤습니다.

법무부는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는 위험 정당에 대한 예방 조치”로써 정당 해산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진보당은 ‘내란음모’ 이석기 의원의 재판을 지원했기 때문에 RO 활동이 진보당 차원의 활동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보당은 “정당해산제도는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고안됐지만, 악용 소지가 크다”며 예방적 차원으로 정당해산이 가능해지면 앞으로 진보 정당에 이념 공세를 위해 해산 위협을 가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RO 활동에 대해서 “엄격한 국가보안법과 국정원 체계가 있는 한국에서 일부 개인이 아닌 당 전체가 북한 추종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라 강조하며 “사상 공세가 잘 먹히는 한국 현실에서 이번 결정으로 인해 한국 진보 정당의 운신 폭이 더 좁아질 것”이라 호소했습니다.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민사소송법'대로 한다

통합진보당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정당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한 헌법소원의 결과가 27일 나왔습니다. 헌재는 통진당의 헌법소원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 1항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는 민사소송을 기본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그러나 정당해산심판의 경우 그 유례가 없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소송을 진행해야 할지 논란이 일었습니다.

통합진보당 측은 헌법재판소가 이번 정당해산 심판에 대해 '민사소송'이 아닌 '형사소송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당해산 제도는 정당이 과거에 행한 특정 행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성질을 지녔으므로 형사소송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또한, 재판 진행상 정부와 맞서야 하는 진보당에 이번 재판이 민사소송으로 진행될 경우 기본권(방어권) 침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법무부는 민주적 질서를 해하는 목적 아래에서 활동하는 정당을 해산하는 것은 앞으로 이들이 위헌적인 목적을 발현할 것을 미리 차단하는 '예방적 조치'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준용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하는데요.

헌법재판소는 이날 "정당해산 재판을 민사소송법에 따라 심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무부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게 됐는데요. 심판절차에 대한 논란도 일단락됐으니 재판 진행에 더 속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들 정치생활 뿌리엔 '북한'이 있다 vs 위증·명예훼손 대가 치를 것

통합진보당 김미희·이상규 의원이 북한으로부터 돈을 받아 국회의원 선거자금으로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위헌 정당 해산심판’에 대한 16차 공개변론에서 법무부 측 증인으로 나온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이를 주장했습니다.

"이상규·김미희에게 1995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500만 원씩 하 모 씨를 통해 지원했다. 이 돈은 밀입북 당시 받은 활동 자금 40만 달러와 자체 재정 사업으로 충당했던 돈."

김영환

그는 1980년대 운동권 주체사상의 교본으로 알려진 ‘강철서신’의 저자로 유명합니다. 1989년 노동당에 입당해 북한이 보내준 잠수함을 타고 북한에 다녀온 뒤 지하 정당 ‘민혁당’을 조직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1999년 구속됐다가 전향한 뒤 북한과 주체사상을 비판하는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된 이유에 대해 "통진당처럼 폭력혁명과 종북 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을 보편적인 정당이라고 판결하게 될 경우 국민에게 잘못된 사인(메시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씨의 주장에 대해 통진당 측 대리인은 "김 씨는 1997년 '결별' 이후 민혁당 관련 측근과 만난 적도 없고 진보당에 가입하거나 회의에 참석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경기동부연합 활동가들의 변화를 알 수 있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김영환은 위증과 명예훼손에 대해서 그 대가를 무겁게 치러야 할 것…김씨가 과거 인터뷰에서 이정희 대표가 민혁당 관련 지하조직에 가입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이 대표가 지난 8월 22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 상태."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

최후의 변론…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2014년 11월 25일 오전 10시, 대한민국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소송 제18차 변론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의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적 민주주의', '민중주권주의'라는 미명 하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 정당의 탈을 쓰고 활동하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당의 정책위의장과 대표를 맡으며 진보당이 발의한 모든 법안은 저의 검토를 거쳤고 단 한 건도 위헌이라는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 왜 당이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폭력혁명론을 근거로 진보당을 북의 조종에 따라 활동하는 위헌정당이라고 단정하는 것이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통진당을 해산하는 것은 헌법을 파괴하려는 세력으로부터 국민 안전과 국가 존립을 지키려는 헌법적 결단…작은 개미굴이 둑 전체를 무너뜨린다는 '제궤의혈(堤潰蟻穴)'처럼 국가 안보에 허점이 없도록 북한을 추종하는 위헌 정당을 해산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

황교안

"정치적 의견의 차이를 적대행위로 몰아붙이는 행위 자체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이다…정부의 태도는 우리 민족의 현재에도, 미래에도 1945년 판 선택지만 존재해야 한다는 것. 헌재가 역사의 진보를 위한 디딤돌 하나를 놓아주시기를 청한다."

이정희

황 법무장관과 이 통진당 대표의 최후 변론을 모두 들은 헌법재판소는 이날 바로 선고기일을 정하지 않고 후에 다시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헌재 앞에서는 진보, 보수 단체가 각자 집회를 열고 자신의 주장을 외쳤습니다.

34개 진보단체 회원 50여 명은 해산심판 청구 기각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야당 의원, 노동계, 종교계와 놈 촘스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등 국내외 인사 8,685명의 서명이 담긴 시국선언문을 헌재 민원실에 제출했습니다. 한편, 보수 단체 회원 500여 명은 통진당을 ‘종북 정당’이라며 정당해산 선고를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통진당 해체를 촉구하는 시민 1만 5,000여 명의 서명 용지를 헌재 민원실에 전했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

19일 헌법재판소는 법무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에서 통합진보당을 해산했습니다. 이는 한국 헌정사상 헌재 결정으로 정당이 해산된 첫 사례입니다. 헌재 소속 9명의 재판관 중 김이수 재판관 1명을 제외한 8명이 해산에 찬성했습니다. 박한철 헌재 소장은 오전 10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해산심판 마지막 재판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선고 주문을 낭독했습니다.

“통진당이 전민 항쟁과 저항권 행사 등 폭력에 의해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 했다. 이는 목적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정당 해산의 취지를 실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 소속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부득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

헌재는 통진당이 추구한 진보적 민주주의가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요구하는 등 우리나라 헌법상 비민주적인 이념을 제시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재판 중인 ‘내란 사건’ 이석기 씨 등 관련 인물들의 모임이나 회합도 통진당의 주도 아래 개최됐다는 판단입니다. 즉, 통진당의 목적이나 그에 기초한 활동이 우리나라 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해악을 끼칠 수 있으므로 정당이 해산돼야 한다는 겁니다.

아울러 헌재는 위헌 정당의 해산을 명령한 상황에서 해당 당 소속 의원의 신분을 유지하는 것은 해산의 효력을 무색하게 하므로 통진당 의원의 의원직을 상실시켜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의 선고를 받은 통합진보당은 즉시 해산됩니다. 통진당 소속 재산은 모두 국가에 귀속됩니다.

판결 직후 통합진보당 측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이자 헌법재판소 자신에 대한 사망선고”라 말하며 헌재의 판결에 실망을 보였습니다.

(하단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기사에서 ‘통진당 해산’에 대한 SNS 반응을 살펴보세요.)

해산 결정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결정한 것을 두고 정치권과 언론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와 새누리당, 보수언론은 이번 헌재의 결정을 옳은 판단이었다고 추켜세웠습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 야권과 진보언론은 반대로 해산 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20일 박근혜 대통령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지켜낸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를 기사로 보도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는 헌재 결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기자들에게 박 대통령의 평가를 전달했다는데요.

이런 정부 측 평가는 보수언론의 평가와도 일치하는데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각자 기사를 통해 “헌법이 종북을 심판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진보언론은 민주주의와 사회적 다양성 훼손, 이념 갈등 심화 등에 우려를 표하며 헌재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정치권도 여야 간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새누리당은 헌재의 결정을 ‘적극 옹호’했습니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수용하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당 자유 훼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노동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서는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 헌법과 민주적 기본질서가 승리했다.”

새누리당

“헌법재판소의 오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나 민주주의의 기초인 정당의 자유가 훼손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새정치민주연합

“헌재의 존재 이유인 헌법을 스스로 무시하고 소수정당을 보호하고자 제정된 정당해산심판제도가 소수정당을 해산해 버린 자기부정 판결.”

정의당

헌재 '해산 심판 결정문', 베니스위원회에 제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후폭풍이 거셉니다. 파장은 국제사회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세계헌법기관 회의체인 ‘베니스위원회’가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심판 결정문을 제출해달라고 헌재에 요청했습니다. 베니스위원회는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가 공식 명칭이지만, 1년에 네 번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정기 회의를 개최해 베니스위원회로 불리고 있습니다. 1990년에 헌법 지원, 정의, 선거문제 등에 대한 법률적 자문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원래는 동유럽에 헌법적 지원이 필요함에 따라 유럽평의회 소속 기관으로 설립됐지만, 2002년부터 국제자문기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베니스위원회는 이번 정당해산심판의 진행 상황을 주시했습니다. 정당해산심판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고, 강일원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베니스위원회의 첫번째, 그리고 유일한 ‘아시아인 헌법재판공동위원장’이기 때문인데요. 베니스 위원회는 헌재의 해산 심판 결정문을 보내달라고 구두로 요청했으며, 강 재판관도 같은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재판관은 통진당 해산에 ‘찬성’ 인용을 냈습니다.

베니스위원회는 ‘정당해산심판 제도’에 대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정당해산심판 제도는 극히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헌재는 결정문 번역 작업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베니스위원회에 결정문이 제출되면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베니스위원회는 정당해산심판 가이드라인에서 해산에 대한 엄격한 판단을 강조하고 있어 비판적 평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헌재. '사상 초유' 9가지 빈틈 "정정하겠다"

"2014년 12월 19일 선고한 통진당 해산 결정(2013헌다1)에서 결정서 48쪽 18~19행 '윤원석' 관련 부분, 57쪽 4~5행의 '신창현' 부분을 삭제한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는 지난 29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문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주도한 조직으로 알려졌던 지하혁명조직 RO 회합에 참석하지 않은 자를 참석자로 기재한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지난 12월 헌재가 발표한 판결문 48페이지에는 RO의 ‘내란 관련 회합’에 참석했다는 이들 20명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이들 중 신창현 전 통진당 인천시당위원장과 윤원석 ‘민중의소리’ 대표의 이름이 포함됐는데요. 그러나 실제 회합 참석자는 아니었죠. 이들은 헌재 결정문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내며 헌재 결정문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헌재는 이들 이름을 명단에서 삭제하고, 그 외 내용 중 단체 이름이나 인물 직위, 통진당 의원 수, 날짜 등 오류까지 총 아홉 군데를 삭제·수정했습니다.

헌재의 결정문에 오류가 나 수정하는 경우도 극히 드뭅니다. 게다가 해당 결정문은 대한민국 최초의 ‘정당 해산 판결문’이었죠. 헌재는 ‘사상 초유’ 재판의 결정문을 부주의하게 업무처리 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아니 아니되오!" 옛 통진당 관계자, 헌재 결정에 재심 청구

헌법재판소는 이석기 의원이 주도했다고 일컬어지는 지하혁명조직 RO의 실체를 사실상 인정했고 이를 통합진보당 해산의 결정적 증거로 삼았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대법원은 이석기 의원이 내란을 선동하긴 했지만, 내란을 음모한 것은 아니라며 RO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는 결국 무죄로 결론 났죠.

정말 단순하게 따지고 보면 헌재는 RO의 실체를 인정했고, 대법원은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은 꼴입니다. 해산된 통진당 관계자들은 RO의 실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 근거를 들어 헌재의 정당해산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헌재에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이번 재심 청구의 요지는 헌재의 정당 해산과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모두 취소하라는 것입니다.

"헌재는 통진당 대다수 구성원들의 정치적 지향이 어디 있는지를 중심으로 논증한 것이 아니라 ‘주도세력’이라고 칭해진 약 30명 정도의 정치적 지향이나 이념적 성향을 중심으로 결정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사실 판정의 치명적인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재심이 허용돼야 한다."

재심청구서 내용 중

그럼 한번 따져봅시다. 과연 옛 통진당 관계자들의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질까요? 사실 쉽지 않습니다.

통진당 관계자들이 재심을 청구한 요지는 헌재와 대법원이 "같은 사안을 다르게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아... 저도 잘 모르겠지만... 다른가 봅니다. 헌재는 정당해산에 대해, 대법원은 내란죄에 대해 각기 판단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같은 사안을 다르게 판단했다고 보기 힘들다는군요.

헌재는 혐의의 인정 기준을 민사소송법에 따라,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이 두 판결에 대한 동일한 법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또한, 과거 헌재가 한번 결정한 사안을 번복한 전례가 없으므로 많은 이들은 이번 재심 청구를 ‘달걀로 바위 치기’ 격이라 예상합니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재심 청구가 되겠군요.

정당은 해산해도, 의원직은 돌려달라!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는 법무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을 받아들여 통진당을 해산했습니다. 헌재의 정당 해산 결정과 함께 통진당 소속 의원들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었는데요.

​지난 1월, 헌재가 통진당을 해산하면서 의원직까지 함께 박탈할 것에 반발한 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등 전 통진당 의원 5명은 정부를 상대로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습니다.

"​과거 헌법에는 '국회의원은 소속 정당이 해산된 때 자격이 상실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현행 헌법이나 법률에는 삭제됐다. 입법자의 의사가 정당 해산과 의원직 상실은 전혀 별개라는 것을 종국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선임된 국회의원은 소속 정당의 해산만으로는 국민의 대표성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의원직 상실은 정당해산 제도의 본질과도 무관하다.”

전 통진당 의원들의 주장

​하지만 정부 측은 “헌재의 결정은 행정 소송으로 다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통진당에 소속돼 위헌적 정치이념을 실현하는 이들의 의원직은 당연히 박탈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행정법원은 이들이 낸 국회의원지위 확인 소송을 각하 판결했습니다. 결국, 정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 것인데요. ​법원이 밝힌 각하 사유는 국회의원직 상실이 헌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최종 권한을 지닌 헌재가 내린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행정법원에서 다시 심리하거나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 측 각하 요지입니다.

​“추상적인 헌법 조항에서, 정당해산 결정의 효력이나 범위를 구체화하는 권한은 헌재에 있다. 의원직 상실은 헌법 해석∙적용의 최종 권한이 있는 헌재가 정당해산 관련 헌법 규범을 구체화하면서 내린 결정이어서 법원이 이를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

서울행정법원

12일 열린 선고 공판에는 원고 측에서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만이 출석했는데요. 김 전 의원은 1심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