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Stories

북한 신년사, 남북 대화 재개하나?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1월 1일을 시작으로 매년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도 어김없이 신년사를 발표했는데요. 내용이 꽤 충격적입니다. 남북 최고위급 회담도 불사하겠다며 대화 제스쳐를 우리 측에 보낸 것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남북 최고위급 회담은 곧 남북 정상회담을 의미합니다. 남과 북은 을미년 새해를 맞아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요?

The Telegraph 영상 캡쳐

엇갈린 우리 사이, 왜 이러니 북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우리은행 초청 특강에서 5.24 대북제재 조치와 관련하여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남북 간에 대화를 하게 되면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본계약이 성사돼서 우리 자본이 투자되면 그다음에 5·24조치란 것이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 돼 버린다.”

남북대화가 진전되면 5.24조치를 해제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풀이되는데요. 지난해 12월 정부 고위당국자 또한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남북회담이 열려서 여러가지 남북 양측간 의견교환이 있으면 (5·24 조치를) 풀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류 장관은 5.24 조치 해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우리 측이 북한에 이런 유화적 발언을 한 이유는 북한이 우리 정부 측에 요구하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대북 전단 살포 중단 등은 미국과의 관계와 표현의 자유를 고려했을 때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북한이 혹할 만한 남은 카드는 5.24 조치 해제뿐입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류 장관이 언급한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대화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다름 아닌 미국의 악랄한 대조선 적대시 소동과 거기에 적극 추종하는 남조선 괴뢰당국의 민족반역 책동에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지난번 북한은 “5.24 조치 해제 없이는 대화 없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죠. 이번에는 미국과의 관계를 끊으랍니다. 남과 북이 평행선을 그리며 입장 차만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 曰 "우리 올해 만나, 당장 만나"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대화,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신년사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1월 1일을 시작으로 매년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1일에도 어김없이 신년사를 발표했는데요. "남북 정상회담(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 사뭇 파격적입니다. 우리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예정된 이달 중순쯤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회담 제의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5월 남북 1차 고위급 접촉 협상이 불발됐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내용만큼 형식도 중요하다"고 한 발언과 상당히 대비됩니다. 아마 우리 정부가 이번 대화 분위기 조성을 남북 관계 개선의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판단했기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여전히 남북대화 재개에는 걸림돌이 많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듯, 남북대화의 조건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흡수통일 정책 추진' 중지 등입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양보하기 힘든 사안입니다만, 대북전단 살포 중단,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협상 카드를 통해 북한을 설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회담 재개를 1월 안에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해 초가 설 연휴를 앞두고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이고, 2월 이후에는 남북관계 경색을 불러올 수 있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 "대화는 좋다, 단 조건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직접 언급하며 남북 간 대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 간 대화와 교류의 진전된 뜻을 밝힌 건 다행"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진정성과 실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여기서 박 대통령이 언급한 진정성과 실천 의지란 북한이 남측 통일준비위원회가 제안한 남북 당국간 회담에 응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인사회에서도 "북한이 당국자 회담을 통해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 없이 그냥 결실만 얻으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당국자 회담으로 서로 깊이 있게 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접근입니다.

이전까지 북한은 우리 통일준비위원회를 ‘흡수 통일을 위한 포석 단체’라고 평가하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통일준비위원회가 추진하는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죠. 하지만 신년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우리 정부에 유화적인 제스쳐를 취하고, 그 이후 우리 정부 또한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응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입니다.

한국아~ 미국아~ 핵실험 줄게, 연합훈련 다오

"미국이 올해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하는 것으로써 조선반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하고 이 경우 우리도 미국이 우려하는 핵실험을 임시중지하는 화답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데 대하여 밝혔다."

지난 1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

북한이 최근 ‘핵실험 중단’ 가능성을 거론하며 한국과 미국이 오는 2월 진행하는 연례 연합군사훈련 ‘키 리졸브’를 중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내용을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에도 전달했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와 미국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도둑이 잠시 도둑질을 하지 않을테니 현관문을 열어두라'는 것과 같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일상적인 한미군사훈련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결하는 북한의 성명은 암묵적인 위협이다. 새로운 (4차) 핵실험은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의무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이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연합훈련이 중지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는 북한이 남한과 미국의 '연합훈련 중지’ 거절을 구실로 앞으로 있을 북·미, 남·북 간 대화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이미 계획해 놓고 미국에 이런 제안을 해왔다면, 사실상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 작업을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거절하면 우리 그냥 핵실험 해도 괜찮다는 거네?"

북한의 수줍은 속마음

북한 "설 이산가족 상봉, 남한, 5.24 해제, 성공적"

"총포성이 울부짖는 속에서 가족, 친척들이 뜨거운 형제의 정을 나눌 수 없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리산가족 상봉을 떠드는 자들이 왜 그를 위해 가장 먼저 없애야 할 5·24 조치 같은 것을 계속 끼고 있느냐"

북한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북한이 자신들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개인 필명의 글을 실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선결 조건으로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5.24 조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 발생한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대북 제재입니다. 남북 교역 중단,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보류 등 강경한 대응책으로 북한의 외화벌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제재 중 하나입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언급한 이유는 우리 정부가 지난해 12월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북한에 당국자회담을 제의하며 이산가족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돌아오는 설에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있도록 남한과 북한이 함께 노력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죠.

‘우리민족끼리’에 글이 실리기 전까지 북한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는데요. 이번이 첫 입장 표명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개인 필명으로 글이 실리긴 했지만, ‘우리민족끼리’는 북한의 대남선전용 공식 루트 중 하나기 때문에 이 같은 북한의 반응을 가벼이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상의 기 싸움이 시작된 거죠.

북한 공식 채널 "5.24 해제 없인 이산가족 상봉도 없다"

"5·24조치와 같은 것을 그대로 두고서는 설사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이 진행된다고 해도 그것은 일종의 선전용에 불과하고 흩어진 가족, 친척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

북한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5·24조치 해제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주 북한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개인 필명의 글과 같은 논지입니다. 이런 북한의 주장은 지난해 우리 정부가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남북 당국회담을 열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포함한 사안들을 논의하자”는 제안의 공식적인 거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설 연휴는 2월 18일부터 20일까지입니다. 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진 접촉을 지금 당장 시작한다 하더라도 매우 빠듯합니다. 정부는 북한에 “주저하지 말고 호응할 것"을 요청했으나 사실상 설 이산가족 상봉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설 계기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자고 제의했기 때문에 상봉 준비에 필요한 시간도 충분히 확보된다면 상봉행사는 열릴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북한도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우리 대화 제의에 호응해오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

엇갈린 우리 사이, 왜 이러니 북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우리은행 초청 특강에서 5.24 대북제재 조치와 관련하여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남북 간에 대화를 하게 되면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본계약이 성사돼서 우리 자본이 투자되면 그다음에 5·24조치란 것이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 돼 버린다.”

남북대화가 진전되면 5.24조치를 해제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풀이되는데요. 지난해 12월 정부 고위당국자 또한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남북회담이 열려서 여러가지 남북 양측간 의견교환이 있으면 (5·24 조치를) 풀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류 장관은 5.24 조치 해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우리 측이 북한에 이런 유화적 발언을 한 이유는 북한이 우리 정부 측에 요구하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대북 전단 살포 중단 등은 미국과의 관계와 표현의 자유를 고려했을 때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북한이 혹할 만한 남은 카드는 5.24 조치 해제뿐입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류 장관이 언급한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대화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다름 아닌 미국의 악랄한 대조선 적대시 소동과 거기에 적극 추종하는 남조선 괴뢰당국의 민족반역 책동에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지난번 북한은 “5.24 조치 해제 없이는 대화 없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죠. 이번에는 미국과의 관계를 끊으랍니다. 남과 북이 평행선을 그리며 입장 차만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