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로 말해요.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

  • 2014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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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Memune

교수신문은 매년 전국의 교수에게 추천을 받아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합니다. 2014년에도 어김없이 한해를 되돌아볼 수 있는 촌철살인의 사자성어가 선정됐는데요. 이번 설문은 2014년 12월 8일부터 17일까지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4위부터 1위까지 차례로 살펴봅시다.

4위 - 참불인도(慘不忍睹)

참불인도(慘不忍睹)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

당나라 시인 이화의 '조고전장문'(弔古戰場文)의 "상심참목, 유여시야"(傷心慘目, 有如是也)라는 대목을 줄인 말입니다. 고사성어의 '참혹한 일’을 우리의 2014년 한해에 대입해보면 ‘세월호 사고’가 되겠죠.

‘참불인도’를 택한 김언종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는 "세월호 사고처럼 충격적인 일은 없었다. 이를 늘 기억하고 나라를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3위 - 지통재심(至痛在心)

지통재심(至痛在心)
[지독한 아픔이 마음 속에 있다]

조선 17대 왕 효종은 병자호란에서 조선이 청에 패하면서 갖은 수모를 당했습니다. 청나라에서 8년간의 볼모 생활을 하기도 했죠. '지통재심'은 효종의 고통과 슬픔이 마음에 새겨져 있음을 표현한 사자성어입니다. 2014년을 빗대면 ‘세월호 사건’이 곧 ‘지통재심’이죠.

이를 추천한 곽신한 숭실대 교수는 "세월호 사건이 우리의 마음에 지극한 아픔으로 남아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지녀야 할 마음이자 자세"라고 말했습니다.

2위 - 삭족적리(削足適履)

삭족적리(削足適履)
[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

"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 이상한 말이죠? 보통 우리는 발 크기에 신발을 맞춰 신으니까요. 억지로 상황에 꿰맞추기 위해 원칙을 무시하고 훼손하는 세태를 ‘삭족적리’라고 합니다. 표심을 얻기 위한 국회의원들의 무리한 공약 남발, 전시행정 등이 대표적인 ‘삭족적리’입니다.

삭족적리를 추천한 박태성 부산외대 교수는 "원칙 부재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반영했다"고 평가했습니다.

1위 - 지록위마(指鹿爲馬)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

진시황이 죽은 후 진(秦)의 2대 황제 호해가 즉위했던 시절, 당시 환관이었던 조고는 황제 몰래 반란을 준비합니다. 이미 조고의 세력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라, 신하들 또한 조고를 두려워했습니다. 반란 직전 조고는 다른 신하들이 자신의 말을 들을지 시험하기 위해 신하와 황제가 모두 모인 자리에서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고합니다. 누가 봐도 사슴은 그냥 사슴이죠… 하지만 신하들은 조고가 두려워 바른말(言)을 하지 못합니다. 결국, 다수가 침묵하고 사슴은 말이 되어 버립니다. ‘지록위마'는 이렇듯 진실과 거짓이 뒤바뀌어 사실이 호도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지록위마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며 우리의 한해를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