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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통화 위기

2014년 하반기, 마더로씨아의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1년 전에 비하면 약 절반가량 절하된 것인데요. 세계 4위의 외환 보유국에도 디폴트의 그림자가 깔리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쓰면 홍차 선물을 받을까 봐 손이 떨려오네요….

by World Economic Forum, flickr(CC BY)

인플레 잡는 것보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 기준금리 2%p 인하

러시아 중앙은행이 30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17%에서 2%p 하락한 15%로 인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5일 10.5%에서 15%로 6.5%p 전격 인상한 지 한 달 반만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2월 금리 인상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의 기대만큼 인플레이션 및 환율 안정 효과를 봤다"며, 이날 금리 인하는 "소비자 물가 급상승 리스크와 경제 둔화 리스크의 균형점이 이동했기 때문(에디터: 고금리로 인한 경제 둔화의 위험이 소비자 물가 상승의 위험보다 더 크기 때문에)"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12월 추락하는 루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6.5%p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때문에 기업의 자금줄이 얼어붙어 경기 둔화가 예상됐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그동안 관료와 기업인으로부터 "금리가 인하되지 않으면 러시아 경제가 서서히 죽어갈 것이며 은행의 기반이 약해질 것"이라며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아왔는데요.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루블화 가치가 하락해 다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경기 둔화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4년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0.6%였으며, 2015년 상반기 기준 경제성장률은 -3.2%로 예상됩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현재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루블화 평가절하에 따른 즉각적인 가격 조정 때문이며 (에디터: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루블화 표시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11월에 아이폰6의 러시아 판매가격을 25% 인상했으며, 12월 15일 금리 인상 조치 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제품 가격 재설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러시아 온라인 스토어의 판매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경기 후퇴로 인해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앙은행은 앞으로 몇 달 간은 루블화 약세로 인해 물가가 오르겠지만, 경제가 새로운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물가에 대한 환율 압박이 잦아들면 인플레 및 인플레 기대심리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27일(현지 시각) 2조 3320억 루블(약 37조 3800억 원) 규모의 위기대응 계획을 확정했는데요. 이 중 1조 2500억 루블은 금융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시중은행 자본금 확충용으로 배정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계속된다면 은행권으로 투입된 자금이 시중에 흘러들기 힘들기 때문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조치 발표 직후 달러화 대비 루블 환율은 2.6%가량 하락해 1달러당 70루블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환율은 30일 마감 기준 69.46달러입니다.

추락하는 '루블화'는 날개가 없다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1년 전 '1달러당 34루블'이었던 환율은 16일(미국 시각) 현재 약 68루블까지 치솟았습니다. 1년 사이에 루블화 가치가 반 토막 난 것입니다.

루블화는 9월부터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루블화 폭락으로 인한 통화 위기를 막기 위해 지난 16일 새벽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대폭 인상하는 비상조치를 단행했으나 효과는 없었습니다. 러시아 통화정책의 무능함만 드러내고 만 것입니다.

루블화 추락의 직접적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서방의 경제제재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량을 늘리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원조 산유국이 이에 맞불을 놓으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하는 등 끝 모르고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러시아의 경제 구조는 유가 하락에 굉장히 취약한데요. ▲재정 수입의 절반가량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고 ▲재정균형은 원유가 배럴당 100달러에 거래된다는 가정하에 달성되도록 짜여 있어, 원유의 수출가격이 내려가면 재정 적자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11월에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한 것도 루블화 가치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양적완화는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늘려 고의적으로 자국의 통화 가치를 절감시키는 조치인데요.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면 그동안 억눌려있던 달러화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그럼 투자자들이 루블화를 팔아서 달러화를 사려고 하겠죠? 이 과정에서 루블화의 가치가 또 떨어졌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西方)의 금융 제재 역시 루블화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러시아의 주요 은행과 에너지 기업(이라고 쓰고 푸틴의 최측근이라고 읽는다)이 서방 금융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게 하고, 해외 계좌에 있는 러시아 기업인의 자금도 동결시켰습니다. 채권 시장과 은행 예금 등 서방의 금융 자산에 손을 빌릴 수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 은행과 기업들은 달러화 채무를 갚기 위해 루블화를 싼값에 팔았고, 이때 또 루블화의 가치가 내려앉았습니다.

루블화 추락 뒤엔 푸짜르의 정책 실기가 있다

일명 '푸 짜르(tsar)'로 불리며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을 호령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유가 하락과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루블화 급락 뒤에는 푸틴의 '정책 실기'라는 간접 요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푸틴이 처음 집권을 시작한 시기에는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에 따라 러시아 경제도 연간 5~10%의 성장률을 달성했고, 고유가로 인한 경제성장 덕분에 푸틴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졌습니다. 푸틴이 고유가의 단맛에 너무 빠져있던 탓일까요. 러시아 경제는 소련을 붕괴시킨 저유가(低油價)를 완전히 잊고,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체질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통계청은 2011년 자국 내 기계·장비의 약 절반 정도가 노후화돼 교체가 시급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제조업 기반이 허물어졌다는 증거입니다.

러시아가 투자자에게 보내는 신호가 불분명하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가 16일 새벽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6.5%p나 인상한 것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루블화 매도 신호를 주었다고 평했습니다.

또한, 푸틴의 최측근 이고르 세친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국영석유기업 '로즈네프트'는 지난주 110억 달러에 상당하는 루블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는데요. 이 채권의 수익률은 같은 만기의 러시아 국채 수익률보다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대형 국영은행들이 이 채권을 사들였고, 그와 동시에 러시아 중앙은행이 해당 채권을 은행 담보로 사용하도록 허락했습니다. 러시아가 추락하는 루블화보다 푸틴의 측근을 챙기는 데에 힘을 낭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로즈네프트가 해당 채권을 판매하고 거둔 루블화를 팔아 대규모로 달러화를 매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금 효과를 보던 환율이 바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CEO인 이고르 세친이 직접 소문 진화에 나섰지만, 이날 루블화의 낙폭은 '검은 화요일'이라 부르기에 충분했습니다.

2015년~2017년 연방 예산안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달 초 러시아 예산안은 연간 2.5%의 GDP 성장, 5.5% 물가인상, 배럴당 96달러의 국제유가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요. 국제유가가 60달러 언저리에 형성되고 있는 이때 배럴당 96달러를 상정하고 예산을 집행한다면, 심각한 재정적자로 정부 재정이 파탄 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독재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지지도가 높았던 것은 군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강한 러시아'를 표방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국의 경제제재와 미국발 유가하락으로 루블화가 맥을 추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푸틴의 리더십은 의심받게 될 것입니다.

루블 환율 안정기 접어드나… 푸틴은 "2년 내 회복" 공언

지난 16일 1달러당 68루블까지 치솟았던 루블 환율은 17일과 18일 61루블 수준으로 가라앉는 진정세를 보였습니다. 러시아 재무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중앙은행의 금융 안정 대책 덕분인데요. 재무부는 "우리 외화보유액 가운데 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 처분할 수 있도록 쌓아둔 보유액 70억 달러(약 7조 6700억원) 가운데 일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융기관 자기자본비율 완화, 기업 외화자산 공여 확대, 외화 환매조건부채권 거래 확대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 대책을 공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8일 모스크바에서 연례 기자회견을 하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외화보유액을 탕진하지 않는 정책을 쓰는 것은 올바른 대응"이며 "환율방어를 위해 외화보유액을 낭비하지 않을 것"을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4,190억 달러로 세계 4~5위 규모입니다.

러시아가 외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기준금리를 17%로 인상한 날에 루블화가 기록적으로 폭락했고, 재무부가 외화보유액을 시장에 풀고 나서야 환율이 조금 진정된 것을 보면 현재 러시아가 펼치는 조치에 의구심이 듭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푸틴의 기자회견 직후 루블화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3%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다음 조치가 금(金) 처분이나 자본 시장 통제(러시아 밖으로 자본이 못 빠져나가게 하는 조치)가 되리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푸틴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루블화 폭락은 "국제유가 급락과 서방의 제재 같은 외부 요인 탓"이라며 "러시아 경제는 향후 2년간 최악의 상황을 맞겠지만 결국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 죽어가는 루블 살려놨더니 이번엔 은행 앓는 소리

지난 25일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루블 폭락에 따른 극단적 유동성 압박 징후가 약해졌다"며 "루블 가치는 균형을 되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러시아 통화위기의 종식을 선언한 것입니다.

16일 1달러당 68루블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의 발언 당시 52루블까지 떨어져 최저점을 찍고, 29일 현재(미국시각) 약 58루블 수준입니다. 올해 초 환율은 33루블이었습니다.

요동치던 루블 환율이 잠잠해진 것은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덕이었다는 평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6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직접 달러화를 풀어 외환시장에 개입했습니다. 또한, 금융기관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은행 자본 확충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이 "루블화가 잠시 반등한 것은 러시아 정부가 주요 국영기업에 보유 외화를 팔라고 지시한 데다 크리스마스 연휴로 주요 거래소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러시아 정부가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루블 가치 안정화 발표를 했다"고 짚은 만큼 루블화 위기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의 조치에는 부작용이 잇따랐습니다. 러시아의 외화보유액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국제유가 하락세와 서방의 경제제재가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직접 개입으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또한, 6번의 인상을 거치면서 현재 기준금리가 17%인데요. 금리가 너무 높은 탓에 러시아 기업의 자금줄이 메말랐습니다. 러시아 재무부는 은행에 구제금융을 해줘 간접적으로 기업 살리기에 나서야 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트러스트뱅크에 긴급지원 규모를 990억 루블로 확충했습니다. 러시아 2위 은행인 국경VTB에는 연말까지 1000억 루블, 내년에 추가로 1500억 루블을 지원할 예정이며, 가즈프롬뱅크에도 700억 루블 규모의 구제금융이 예상됩니다.

국제유가 하락세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경제 제재 같은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루블 가치는 또다시 폭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와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모두 러시아 국채 신용등급을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채권) 바로 윗단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고객님 신용등급이 많이 낮아지셨네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최저 투자 적격 등급 BBB-'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 BB+'로 한 단계 강등했다고 26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스탠더드앤푸어스는 “러시아 통화정책의 유연성이 더 제한되고,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둡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은 건데요. 현재 S&P로부터 BB+ 등급을 받은 국가는 불가리아와 인도네시아 등입니다.

“스탠더드앤푸어스가 국부 펀드나 외환보유고 등 러시아 경제가 가진 강점은 간과하고 지나치게 비관적인 평가를 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S&P, 무디스, 피치는 신용등급 조정할 때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디스와 피치도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곧 강등할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이미 두 회사 모두 러시아를 '최저 투자 적격 등급'으로 분류해놨습니다. 무디스는 지난 18일 러시아 국채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피치는 9일 BBB에서 BBB-로 한 단계씩 강등했습니다.

다행히도(?) 시장이 받은 충격은 크지 않았습니다. 신용등급이 강등되기 직전 영업일인 23일의 달러당 환율은 63.7루블, 그리고 강등 당일의 환율은 68.5루블이었습니다.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긴 했지만 추락하진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주가지표인 RTS는 5%가량 밀렸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신용등급 강등이 예견됐던 일이며, 이미 환율과 주가에 예상이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파장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받은 충격이 크지 않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은 일은 아닙니다. 비관적인 신용등급이 러시아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하위 투자등급의 포트폴리오를 용납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러시아 채권이나 루블화에 매도 압력을 넣을 수 있습니다. 또한, 채권자들이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고, 투자 등급이 떨어진 만큼 자본 조달 비용(이자 등)이 높아져 러시아 정부 및 기업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인플레 잡는 것보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 기준금리 2%p 인하

러시아 중앙은행이 30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17%에서 2%p 하락한 15%로 인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5일 10.5%에서 15%로 6.5%p 전격 인상한 지 한 달 반만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2월 금리 인상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의 기대만큼 인플레이션 및 환율 안정 효과를 봤다"며, 이날 금리 인하는 "소비자 물가 급상승 리스크와 경제 둔화 리스크의 균형점이 이동했기 때문(에디터: 고금리로 인한 경제 둔화의 위험이 소비자 물가 상승의 위험보다 더 크기 때문에)"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12월 추락하는 루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6.5%p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때문에 기업의 자금줄이 얼어붙어 경기 둔화가 예상됐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그동안 관료와 기업인으로부터 "금리가 인하되지 않으면 러시아 경제가 서서히 죽어갈 것이며 은행의 기반이 약해질 것"이라며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아왔는데요.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루블화 가치가 하락해 다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경기 둔화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4년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0.6%였으며, 2015년 상반기 기준 경제성장률은 -3.2%로 예상됩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현재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루블화 평가절하에 따른 즉각적인 가격 조정 때문이며 (에디터: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루블화 표시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11월에 아이폰6의 러시아 판매가격을 25% 인상했으며, 12월 15일 금리 인상 조치 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제품 가격 재설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러시아 온라인 스토어의 판매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경기 후퇴로 인해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앙은행은 앞으로 몇 달 간은 루블화 약세로 인해 물가가 오르겠지만, 경제가 새로운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물가에 대한 환율 압박이 잦아들면 인플레 및 인플레 기대심리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27일(현지 시각) 2조 3320억 루블(약 37조 3800억 원) 규모의 위기대응 계획을 확정했는데요. 이 중 1조 2500억 루블은 금융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시중은행 자본금 확충용으로 배정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계속된다면 은행권으로 투입된 자금이 시중에 흘러들기 힘들기 때문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조치 발표 직후 달러화 대비 루블 환율은 2.6%가량 하락해 1달러당 70루블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환율은 30일 마감 기준 69.46달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