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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인권헌장 채택 파행

"당신은 동성애를 지지하시나요?", "당신은 동성애에 대한 차별을 지지하시나요?"

뜬금없이 웬 질문이냐고요? 어떤 분은 똑같은 걸 묻는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민인권헌장을 둘러싼 갈등은 이러한 생각의 차이에서 발생했습니다.

by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포스터

원순씨가 미안해

When : 지난 10일

Who :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감 표명을 했습니다.

What :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제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입니다.

Where :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성소수자 단체 관계자 6명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박 시장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일부 성소수자 단체들이 박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시청사 1층을 점거한 지 5일 만에 이뤄진 만남이었습니다.

How : ▲성소수자와의 면담을 통해 사과를 전했습니다.

“최근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사과를 표명한다. 이 과정에서 성소수자인권, 시민사회단체 등에 농성 원인을 제공하게 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서울시는 차별 없는 시정을 실천하기 위해 관련단체와 협력적 관계를 모색할 것”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으로도 심경을 고백했는데요.

“이번 일로 인해 제가 살아 온 삶을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상황은 힘들고 모진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모든 차별 행위에 맞서 ‘차별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처음 마음에는 변함이 없으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

전문은 페이스북 ‘박원순과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12월 10일 게시글 참고 http://on.fb.me/1BTteFn

사과는 사과일 뿐. 인권헌장 재추진은 아닙니다. 박 시장은 여전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인권헌장이기 때문에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성소수자 단체와 인권헌장 재추진을 요구하는 단체들이 흥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은 사과에 수긍할 수 없다며 농성을 유지하겠다고 하다 겨우 마음을 돌려 농성을 접었습니다. 대신 실무자 면담 등을 통해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조건입니다.

[5W1H] 서울시민인권헌장, 누구냐 넌

When : 지난 8월 6일부터 11월 28일

Where : 서울시

What : 서울시민인권헌장. 안전·복지·교육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서울시민이 누려야 할 인권적 가치와 규범을 담기로 한 헌장입니다.

Why : ‘지속가능한 인권도시를 구현하겠다’는 목적아래 시작됐습니다. 박원순 시장 재임 1기 시절, 인권기본 조례가 시의회에서 의결됐고 그것을 토대로 인권헌장 제정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Who : 서울시민이 함께 만듭니다.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해서 만든다’는 취지를 토대로 헌장을 추진할 시민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전문위원(인권전문가 및 단체, 명예부시장, 시의원 등) 3~40명과 지역별·성별·연령별 대표성을 고려한 서울시민 150명(만 14세 이상 일반시민 대상, 참여자 공개 모집 및 무작위 추첨), 총 180여명이 모여 시민위원회(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를 구성, 헌장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How : 총 6차례 제정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강남·북 권역별 토론회 2회, 10대 분야 인권단체 간담회 9회, 공청회 등도 개최됐습니다. 이러한 논의의 과정을 거쳐 2014년 11월 28일 총 50개 항으로 구성된 인권헌장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50개 중 5개 조항입니다. 시민들이 45개에 대해서는 완전한 합의를 봤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왔던 겁니다. 5개 조항에 대한 처리과정을 둘러싸고 파열음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인권헌장에서 ‘서울시 님’이 로그아웃하셨습니다.

When : 11월 28일

Where : 6차 시민위원회

Who : 시민위원들. 26명이 자진사퇴해 총 164명의 위원이 대상자였는데, 그 중 110명이 출석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 관계자가 참석했습니다.

What : 미합의된 5개 조항. 그 중에서도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이 갈등의 핵이었습니다. ‘차별금지’를 다룬 제4조에 ‘성별·종교·나이 등 차별금지 사유와 함께 성적지향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합의해야 했습니다.

How : 시민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남은 5개 조항을 다수결로 결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결과 77명 중 60명(3분의 2)이상이 '성적지향'을 명시해야 한다고 찬성해 의결했습니다. (110명 중 일부 퇴장해 77명 남아있었음) 하지만 서울시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일단 참석한 110명 중 상당수가 퇴장해 정상적인 표결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었고, 갈등이 많은 부분인 만큼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헌장을 선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퇴장한 시민위원의 숫자나 참여위원의 숫자 등 참석자와 서울시간 의견차가 상당해, 정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서울시가 시민들이 직접 인권헌장을 만들라며 시민위원회도 만들어놓고, 그 시민위원회가 알아서 표결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개입한 부분입니다. 서울시가 왜 그랬을까요.

“서울시장으로서 동성애를 지지할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

Why :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이 부담이 됐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성적지향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할 경우, 동성애가 합법화되는 토대가 될 수 있다며 일부 기독교 및 보수단체는 격렬한 반대를 하고 있는데요. 성적지향과 관련된 조항을 둘러싸고 각종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반대의 목소리가 충분히 포함되지 못한 인권헌장은 불가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시민위원회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많은 시민이 모여 생각의 차이를 좁혀나갔던 합의 과정을 무시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서울시의 의지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질문 해 볼 때입니다.

Q. 당신은 동성애를 지지하시나요?
1. 예 2. 아니오

Q. 당신은 동성애에 대한 차별을 지지하시나요?
1. 예 2. 아니오

인권헌장에 '성별·종교·나이 등 차별금지 사유와 함께 성적지향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하는 것. 동성애를 지지하는 걸까요? 일부 기독교 및 보수단체는 이 조항에 찬성하는지 안 하는지에 따라 동성애 지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대로 일부 진보 단체 및 성소수자 단체는 이는 지지의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지지하든 안 하든 상관없고 그저 성적지향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건데요. 즉, 동성애를 지지 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반대하는 것을 지지 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입장차가 서울시민인권헌장을 막아선 큰 요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장으로서 동성애를 지지할 수 없다"는 발언은 많은 실망을 주고 있습니다. 일부 진보 및 성소수자 단체에서는 이 발언이 성소수자 문제를 차별과 인권의 문제가 아닌 지지와 합법의 문제로 바꿨다고 비판합니다.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가 차별의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은 국가인권위원회법, 헌법, 세계인권선언에도 명시돼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박원순 시장은 인권변호사 출신입니다. 인권변호사 당시 박 시장은 성소수자 인권에 진보적 입장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부 진보 및 성소수자 단체의 실망이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당신 곁에 누가 있습니까?" 이제는 질문해볼 때입니다. 적어도 성소수자 옆에 박원순 시장은 없는 것 같네요.

Ssi 20140524162751 v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니가 안 하면 내가 한다

서울시의 인권헌장 거부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박 시장을 비판했고, 성소수자 인권단체는 시청에서 점거농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박 시장과의 면담과 ▲인권헌장 선포, ▲공청회를 방해한 성소수자 혐오세력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시민위원회도 행동에 나섰습니다. 서울시의 인권헌장 선포 거부로 사실상 폐기됐던 인권헌장을 다시 꺼내든 겁니다. 시민위원회는 인권헌장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직접 선포 했습니다. 세계 인권의 날인 12월 10일을 기념하며 말입니다.

"인류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선언인 ‘세계 인권선언’이 발표된 날에 애써 분노를 누르며 이 자리에 모였다. 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나타난 혼란과 시행착오 또한 누구의 인권에도 높낮이가 없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하나의 진통으로 받아들이자"

안경환 시민위원회 위원장

아래 참조기사에 서울시민인권헌장의 전문을 실은 기사를 링크했습니다. 직접 읽고 판단해보세요
오마이뉴스, "폐기위기 '서울시민 인권헌장', 직접 보고 판단하세요"

원순씨가 미안해

When : 지난 10일

Who :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감 표명을 했습니다.

What :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제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입니다.

Where :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성소수자 단체 관계자 6명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박 시장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일부 성소수자 단체들이 박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시청사 1층을 점거한 지 5일 만에 이뤄진 만남이었습니다.

How : ▲성소수자와의 면담을 통해 사과를 전했습니다.

“최근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사과를 표명한다. 이 과정에서 성소수자인권, 시민사회단체 등에 농성 원인을 제공하게 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서울시는 차별 없는 시정을 실천하기 위해 관련단체와 협력적 관계를 모색할 것”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으로도 심경을 고백했는데요.

“이번 일로 인해 제가 살아 온 삶을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상황은 힘들고 모진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모든 차별 행위에 맞서 ‘차별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처음 마음에는 변함이 없으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

전문은 페이스북 ‘박원순과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12월 10일 게시글 참고 http://on.fb.me/1BTteFn

사과는 사과일 뿐. 인권헌장 재추진은 아닙니다. 박 시장은 여전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인권헌장이기 때문에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성소수자 단체와 인권헌장 재추진을 요구하는 단체들이 흥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은 사과에 수긍할 수 없다며 농성을 유지하겠다고 하다 겨우 마음을 돌려 농성을 접었습니다. 대신 실무자 면담 등을 통해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