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열린 그리스 조기총선에서 그리스 국민이 다시 한 번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를 선택했습니다. 치프라스 총리는 호기롭게 던졌던 재신임 카드의 과실을 수확하고 3차 구제금융 이행에 힘쓸 방침입니다.
“우리는 고난을 앞두고 있지만, 굳건히 맞설 것”
“위기에서 마법처럼 회복될 수는 없다. 모두가 힘겨운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스 조기 총선 결과, 치프라스 총리의 시리자(그리스 급진좌파 연합)와 독립그리스인당이 155석을 차지하며 다시 집권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됐습니다.
개표율 100% 기준, 시리자의 득표율은 35.47%이었습니다. 뒤이어 신민당 28.09%(75석), 극우정당 황금새벽당 7%(18석), 사회당 6.3%(17석), 그리스공산당 5.5%(15석), 포타미 4.1%(11석), 독립그리스인당 3.7%(10석), 시리자에서 구제금융에 불만을 품고 분당한 중도연합이 3.4%(9석)를 기록했습니다. 그리스는 득표율 1위 정당에 50석을 더 배정하기 때문에 시리자가 이번 조기총선에서 획득한 의석수는 145석입니다.
지난 1월 25일 총선에서 출범한 시리자(149석)-독립그리스인당(13석) 연정보다는 7석 줄어들었지만, 예상 밖의 성공이라는 후한 평가가 나옵니다.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는 시리자가 신민당을 간신히 앞설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시리자가 약 7%p에 가까운 차이로 신민당을 앞질렀기 때문입니다. 시리자는 앞으로 이어질 3차 구제금융을 위한 긴축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다시 한 번 국민적 동의를 얻은 셈입니다.
또한, 치프라스 총리가 이번 조기 총선을 통해 내부의 적을 성공적으로 축출했다는 평이 이어집니다. 시리자 내부에는 3차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았고, 치프라스 총리는 반란표를 행사한 의원들을 내각에서 경질(Story.29)시킨 바 있습니다. 총리와 대립각을 세운 시리자 의원 25명은 탈당 후 ‘중도연합’을 창당했는데요. 중도연합은 이번 조기총선에서 9석을 간신히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갈등 요소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재무장관 등 치프라스 총리의 정책에 반대하는 일부 의원이 아직 시리자 내부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