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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의 CIA 고문실태 보고서

미국의 중앙정보국(CIA)는 9.11 사태 이후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 선진적인 심문이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지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는데요. 내용을 살펴보면 이건 '선진'이 아니라 그냥 '잔혹'입니다.

by Justin Norman, flickr (CC BY)

고문이냐, 심문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CIA 고문보고서 공개를 두고 오바마 행정부와 전 정권인 부시 행정부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고문을 수행한 것이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훼손시킨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부시 행정부 당시 요직들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은 국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고문이란 알카에다가 9·11 때 미국인 3,000명에게 한 것이다. 그것과 우리가 향상된 심문을 한 것을 비교해서는 안된다”

체니 전 부통령, NBC 방송과의 인터뷰

"분명하게 말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체니 전 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고문을 금지하는 조처를 취했다. 이런 기술의 사용이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훼손했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 딕 체니 부통령의 주장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를 묻는 말에 대한 답변

마이클 헤이든 전 CIA 국장, 호세 로드리게스 전 CIA 비밀공작과장 등도 각자 방송 출연을 통해 CIA 고문보고서 공개를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꽤 길게 이어지겠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고문 관련 책임자들의 처벌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자칫 문제를 키웠다간 부시 전 행정부와 더 큰 갈등을 겪을 수 있어 그 점을 염려하는 것 아니냐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CIA 고문실태 보고서 살펴보니... 그 내용이 충격, 경악!

180시간 동안 서 있게 해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

항문으로 물을 주입하여 직장까지 물이 들어가게 하는 고문

'러시안룰렛'(총에 총알을 한 발만 넣고 관자놀이에 총을 쏘는 것)을 해서 공포감을 키우는 고문

얼굴과 턱을 고정해놓고 용의자의 얼굴에 물을 떨어뜨린 후,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턱 주변을 막아 구금자의 입과 코가 물에 잠기도록 하는 고문

용의자의 모든 체모를 깎은 뒤 옷을 벗긴 상태에서 낮은 온도의 방에 가두고 밝은 조명과 매우 큰 음악 소리로 감각을 이탈시키는 고문

위에서 언급한 모든 고문은 실제 미국 중앙정보국(이하 CIA)가 테러 용의자에게 행한 것입니다. 이 내용은 지난 9일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당) 상원 정보위원장이 공개한 500쪽 분량의 보고서에 담겨있습니다. 보고서에는 CIA가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 수감 시설에서 알카에다 대원들에게 자행한 고문 실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효과적이지도 못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 의회 상원 정보위원장

이 같은 잔혹 행위는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고문을 금지해 왔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 공개로 인한 비판 여론을 피할 수 있겠지만, 알려진 것보다 고문 방법들이 훨씬 잔혹해서 인권 국가라는 미국의 이미지에 먹칠은 불가피합니다.

보고서 공개에 CIA와 공화당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존 브래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했지만, 이 같은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령 고문이 없었다면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

존 브래넌 CIA 국장

이에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보고서는 은신처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빈 라덴의 연락책 아부 아흐메드 알 쿠웨이티에 대한 대다수의 첩보가 CIA의 고문과는 무관한 다른 정보 채널로부터 습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반박 보도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보고서 공개 직후, 고문 행위 등이 공개되면서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들이 보복 공격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해외 주요 공관 시절에 대한 경비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여기저기 얻어맞는 미국, 이때다 싶은 중국, 북한

CIA 고문보고서 공개로 인한 파장이 꽤 큽니다. 평소 고문 방지 및 인권 신장에 많은 공을 들여왔던 유엔의 인권 전문가들과 인권 문제로 국제 사회의 갖은 비난을 들어왔던 국가들이 앞장서 미국을 역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이 인상적입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고문보고서에 담긴 고문 내용이 1994년 제정된 유엔 '국제 고문방지협약'에 어긋나기 때문에 고문에 관여한 관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문을 명령하거나 저질렀다면 이는 심각한 국제범죄로 정치적 편의에 따라 단순히 면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

"국제 인권법을 위반한 조직적 범죄와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 및 인권 특별보고관

가장 열정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쪽은 역시 평소 인권 문제로 미국 눈치를 봐왔던 북한과 중국입니다. 특히 북한은 최근 미국이 북한 내 인권 유린 실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세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유엔은 미국의 비인간적인 고문 행위를 공개적으로 규탄해야 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

"미국 정부는 잘못한 행보에 대해 반성하고 진지한 태도로 관련 국제 협약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중국은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이중잣대를 대는 것을 줄곧 반대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선도하고 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

비난은 고문이 자행될 당시 정권인 부시 행정부 쪽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직을 맡았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서 비난 여론을 강력히 반박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완전히 쓰레기(full of crap)이다. 큰 결함을 갖고 있다."

그는 "필요한 일을 한 것뿐"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보고서에 언급된 잔혹한 고문들이 실제로 진행됐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더이상 답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고문이냐, 심문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CIA 고문보고서 공개를 두고 오바마 행정부와 전 정권인 부시 행정부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고문을 수행한 것이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훼손시킨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부시 행정부 당시 요직들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은 국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고문이란 알카에다가 9·11 때 미국인 3,000명에게 한 것이다. 그것과 우리가 향상된 심문을 한 것을 비교해서는 안된다”

체니 전 부통령, NBC 방송과의 인터뷰

"분명하게 말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체니 전 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고문을 금지하는 조처를 취했다. 이런 기술의 사용이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훼손했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 딕 체니 부통령의 주장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를 묻는 말에 대한 답변

마이클 헤이든 전 CIA 국장, 호세 로드리게스 전 CIA 비밀공작과장 등도 각자 방송 출연을 통해 CIA 고문보고서 공개를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꽤 길게 이어지겠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고문 관련 책임자들의 처벌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자칫 문제를 키웠다간 부시 전 행정부와 더 큰 갈등을 겪을 수 있어 그 점을 염려하는 것 아니냐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