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Stories

정윤회, 문체부 인사개입 의혹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또 다른 국면을 맞았습니다. 정윤회 씨와 관련 측근들이 승마협회, 나아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보도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해당 인사조치를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은 커졌습니다. 정윤회 씨는 '문체부에 아는 사람 없다'며 부인했고, 청와대는 '체육계 적폐 해소'를 위한 조치였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by 문화체육관광부, mcst.go.kr

문체부 "저희는 20000... 여기까지 할게요."

정윤회 씨의 인사개입 논란으로 시작해 '내부 실세' 김종 차관의 인사 창구 논란까지 치달았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내부 갈등이 마무리될 조짐입니다.

문체부 관계자들은 지난 14일, 김종 제2차관이 유진룡 전 장관을 대상으로 제기하겠다고 한 소송을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종 차관은 인터뷰에서 "함께 일했던 8개월 여 동안 생긴 여러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말하며 "의혹 소명보다 문체부 전체 차원의 틀에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당사자인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한동안 해외에 잠적하다 지난주 중 귀국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종 차관을 실세로 지목하고 '문고리 3인방' 이재만 총무비서관과의 연루설을 제기한 뒤,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도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외에서 사안에 대한 심경을 정리하고 귀국했다는 후문입니다.

김 차관이 고소를 다시 생각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선 것과 유진룡 전 장관이 현 시점에서 귀국한 것을 두고, 논란을 매듭지으려는 유 전 장관의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청와대의 문건 수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문체부는 내부 갈등을 여기서 마무리지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승마대회'다.

시작은 2013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경북 상주에서 한국마사회컵 전국 승마대회가 개최되고, 승마선수인 정윤회 씨 딸 정모씨는 대회 2위를 기록합니다. 의혹은 이후에 발생합니다. 시합 다음날, 경찰이 대회 심판판정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심판위원장과 심판진 조사를 진행한 것입니다.(한겨레 보도) 이례적으로 관할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아닌 경찰이 직접 나서서 수사한 이 사건은 2013년 5월,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청와대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승마협회를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과정에 '박 모 승마협회 전 전무'가 등장합니다. 박 모 전무는 정윤회 씨 부부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입니다. 청와대는 문체부에 조사를 지시하면서, '박모 전 전무를 통해 협회 이야기를 전해 들으라'는 내용도 함께 전했습니다. 당시 조사를 맡은 문체부 담당자는 박 전 전무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고, 이를 토대로 전반적인 조사를 마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6월 대대적인 승마협회 감사를 실시했습니다.

이후 각 지역 승마협회장들은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그리고 협회 관계자들은 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협회장들의 사퇴를 두고 '사퇴 압박 배후에 청와대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게 됩니다. 또한 '박 전 전무'가 보고서를 올렸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정윤회 씨도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정윤회 씨는 '문체부에 아는 사람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다음 칼날은 누구에게?

사건은 승마협회 조사를 맡았던 문체부 담당 공무원 진 모 체육정책과장과 노 모 체육국장이 좌천성 인사발령을 받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습니다.

두 공무원은 지난해 6월 대대적 승마협회 감사를 진행하면서, 박 전 전무를 통해 받은 보고서 뿐만 아니라 협회의 다른 문제점들도 함께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8월 국무회의에서 진 모 과장은 해당 조사를 바탕으로 '지역 승마협회장들 뿐 아니라 박 모 전 전무 측도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를 하게 됩니다. 양 측 모두 문제가 있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각각 다른 부처로 경질됩니다. 또 이 두 사람의 인사 처리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겨레 보도(4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불러 직접 인사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협회 조사내용을 보고하고 특별감찰을 계획하던 두 공무원이 자리를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유 전 장관과 청와대이 각기 다른 주장을 합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비선(숨은실세)'이 작용했다고 주장했고, 청와대는 '공식 감찰 결과에 따른 인사조치'였다며, '해당 공무원들에 의해 적폐 해소가 지연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정윤회씨의 요구를 안 들어준)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박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장관, 12/5 <조선일보> 인터뷰

"체육계 적폐해소 과정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됐는데, 박 대통령이 민정수석실로부터 그 원인이 담당 간부 공무원들의 소극적이고 안이한 대처에 따른 결과라는 보고를 받았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불을 지피다.

인사 의혹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두 가지 주장을 했습니다. 하나는 문체부 공무원들의 인사조치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은 맞으며, 그것은 정윤회 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보복성' 인사였다는 내용입니다.

또 하나는 김종 문체부 2차관이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함께 문체부 인사와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입니다.

청와대는 반박했습니다. 문체부 공무원의 인사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실시한 공식 감찰 결과에 따른 조치라고 맞받았습니다.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은 정윤회 씨 관련 감찰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조응천 전 비서관이었습니다. 즉, 정씨를 견제하는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조 전 비서관이 실시한 감찰에 정윤회 씨의 힘이 작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감찰 보고서에는 '비리 척결이 지지부진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그에 따라 인사 조치가 내려졌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입니다.

김종 문체부 2차관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김 차관은 "이재만 비서관과는 통화 한 번 한 적이 없다"며 인연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그는 정윤회 씨와의 관계를 묻는 인터뷰 내용에 '정윤회가 누구에요?'라고 반문하며 관계를 전면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국회 교문위, 쪽지 하나로 파행까지

파문이 커지면서 지난 5일, 정윤회 씨의 승마협회 및 문체부 인사개입을 두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 문체부 2차관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교문위는 주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주도했습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정윤회 인사개입 의혹'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적극 반박하는 형식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쪽지 하나가 회의장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문체부 우상일 체육국장이 김종 차관에게 건넨 쪽지의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쪽지에는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라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것이 언론 카메라에 노출됐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해당 제보를 받은 것입니다.

설훈 교문위원장은 즉시 회의를 멈췄습니다. 의원들은 "감추고 싶은 게 있으니 그러는 것 아니냐"며 "여야 싸움으로 관심 돌리려는 물타기"라고 비난했습니다. 이후 오후 두 시에 회의가 재개됐지만,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김종덕 장관과 김종 차관이 의원들에게 거듭 사과한 뒤에야 회의는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이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윤회 인사개입 파문'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을 진행하기 위해 오는 15일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인사개입 논란은 국회에 남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그래도 고소는 한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인사개입 창구'로 지목한 김종 문체부 2차관이 이번주 중으로 유 전 장관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차관은 유 전 장관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감행한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유 전 장관의 '인사개입' 발언 이후 김종 차관을 둘러싼 의혹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유 전 장관에 따르면, 김 차관은 이재만 청와대 총리 비서관과 함께 움직이며 인사청탁을 주로 담당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김종 차관이 '문체부 실세'라는 설이 제기됐고, 김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한양대 인맥'이라는 용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양대 인맥'은 김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이 한양대 선후배 사이이며, 김 차관 부임 이후 문체부에 한양대 인사들이 많아졌다는 내용을 포함합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올 2월 출범한 문체부 산하 '스포츠 3.0위원회'의 소속 위원들도 1/3이 한양대 출신이라고 합니다.

김종 차관은 확대되는 의혹을 반박했습니다. 그는 지난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만약 이 비서관과의 사이가 언론에 나온 대로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양대 인맥에 대해서도, 이 비서관과 같은 대학교 출신이긴 하지만 문체부에 발탁되기 전까지는 전혀 인연이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스포츠 3.0위원회' 소속 위원들도 학부 출신 인사들이 아니라 대부분 석, 박사로 대학원 출신이라며, '한양대 라인' 의혹에 선을 그었습니다.

"나는 어차피 문체부 차관으로서의 직무를 마치면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유 전 장관과 정면 대응한다는 건 나로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훼손된 명예를 회복할 때까지 가만 있을 수는 없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12/7 &lt;뉴스1&gt; 인터뷰

“김 차관이 문체부에 온 뒤 체육국장, 체육정책과장 등이 한양대 출신으로 바뀌었다. (한양대 출신인) 이재만 비서관 등 문고리 권력이 배경에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김 차관이 체육계를 사유화하고 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 12/5 &lt;중앙일보&gt; 인터뷰

왜때문이죠? 민정수석실이 문체부 감찰을 지시한 이유

다시 좌천성 인사발령을 받은 문체부의 두 공무원 이야기입니다. 작년 8월, 승마협회 감찰을 진행하던 노 모 체육국장과 진 모 체육정책과장이 갑자기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습니다. 사실상 경질됐다는 것이 내부의견이었고, 배후에 누가 있었느냐가 의문으로 남았습니다.

8일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감찰을 지시한 측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표면적인 조사 진행과정은 이렇습니다. 민정수석실이 총리실 소속 공직기강비서관실로 해당 감찰 지시를 내렸고,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이던 조응천 전 비서관(청와대 문건 작성 지시자)은 감찰을 진행한 뒤 상부에 보고했습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감찰 결과 뚜렷한 비리관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두 공무원의 인사발령 사유는 "소극적이고 안일한 업무 대처"였습니다. 감찰을 통해 비리가 아닌 업무능력을 이유로 인사발령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에, '찍어내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발생했습니다.

의혹은 감찰을 지시한 민정수석실을 향합니다. '왜 감찰을 지시했나?'라는 문제를 푸는 것이 의혹을 푸는 데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배후가 있어서 지시했든지, 또는 타당한 근거가 있어서 지시했든지 이유가 둘 중 하나로 밝혀지면, 청와대의 개입 의혹도 함께 풀리게 됩니다.

언론의 분석은 나뉩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의 관심사였던 '체육계 비리 척결' 진행이 부진하자 박 대통령이 답답함을 토로했고, 이에 홍경식 민정수석이 먼저 나서서 감찰을 지시했을 수 있다는 추측입니다. 홍 수석 개인의 감찰 지시라는 것입니다. 반면 한겨레는 윗선 개입 의혹에 무게를 싣는 모습입니다. 최초 청와대 어디로부터 나온 지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문체부 간부들을 지목한 감찰지시와 특별한 비리가 없었는데 발령시켰다는 사실이 개입 의혹을 증폭시킨다는 것입니다.

문체부 감찰 지시, 원활한 비리척결을 위한 수순이었을까요, 찍어내기 위한 지시였을까요?

문체부 "저희는 20000... 여기까지 할게요."

정윤회 씨의 인사개입 논란으로 시작해 '내부 실세' 김종 차관의 인사 창구 논란까지 치달았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내부 갈등이 마무리될 조짐입니다.

문체부 관계자들은 지난 14일, 김종 제2차관이 유진룡 전 장관을 대상으로 제기하겠다고 한 소송을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종 차관은 인터뷰에서 "함께 일했던 8개월 여 동안 생긴 여러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말하며 "의혹 소명보다 문체부 전체 차원의 틀에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당사자인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한동안 해외에 잠적하다 지난주 중 귀국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종 차관을 실세로 지목하고 '문고리 3인방' 이재만 총무비서관과의 연루설을 제기한 뒤,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도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외에서 사안에 대한 심경을 정리하고 귀국했다는 후문입니다.

김 차관이 고소를 다시 생각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선 것과 유진룡 전 장관이 현 시점에서 귀국한 것을 두고, 논란을 매듭지으려는 유 전 장관의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청와대의 문건 수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문체부는 내부 갈등을 여기서 마무리지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