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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노믹스 중간 성적표

2014년 8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타산지석 삼아 한국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취지에서 출범한 초이노믹스. 과연 당초 의도한 대로 순항중일까요? 혹 부동산 버블이 심화되고 부동산 거래량이 줄지나 않았는지,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아닌지, 또는 소비심리마저 위축된 것은 아닌지... 초이노믹스가 6개월여 간 헤집고 지나간 그 자리를 뉴스퀘어에서 쫓아봤습니다.

by 기획재정부

중앙은행과 대통령도 구조개혁 의지에 힘 보탰다

올해에는 초이노믹스 구조개혁이 큰 힘을 받으며 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과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입니다.

지난 2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정부가 어제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의 요지는 구조개혁을 통해서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전날 있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구조개혁 의지에 동감했습니다. 또한 "어려울 때 일수록 구조개혁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고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갖는 상생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 가계와 기업등의 모든 경제주체가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 26일 박진호 한국은행 국제종합팀 차장 역시 '선진국 경제의 장기정체 진입 여부에 대한 논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 경제의 장기정체(secular stagnation)가설에 대한 해법으로서의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박 차장은 "향후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경쟁 촉진과 규제완화 등 경제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펀더멘털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구조개혁에 힘을 보탰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4년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우리 몸에 큰 병이 있어 몸을 이렇게 황폐하게 만들어간다할 때 지금 아프다고 수술을 안하고 그렇게 하겠는가. 국가라는 공동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이 경제재도약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를 이행하는데 뒤따를 반대와 저항에 대해선 "많은 반대와 어려움이 있다고 해 잘못된 적폐들을 그냥 방치해두거나 지금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경제를 살리는데 어려움이 있고 결국은 우리 후손들에게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90년대 후반 적기에 자율적 구조개혁을 하지못해 외환위기를 겪고 결국은 타율적 개혁을 해야했다"며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위해서라도 우리 스스로 과감한 개혁을 해야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로써 초이노믹스의 마지막 과제인 구조개혁은 우선 그 출발에 있어선 큰 장애물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패는 어떻게 될까요? 향후 초이노믹스가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 때 즈음엔 국민 모두가 웃을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빚 내서 집 사라"는 초이의 매커니즘

초이노믹스(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 의해 시행되는 경제정책)가 시도한 정책의 핵심은 바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입니다. LTV는 주택을 담보삼을 때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최대 자금규모의 비율을 말합니다.

지난 8월, 정부는 50~70% 선이던 LTV를 70%로 일괄 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개인은 집을 담보로 집 값의 70% 정도의 돈을 은행으로부터 차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DTI는 총 수입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대출규모)의 비율을 말합니다. 역시 지난 8월, 정부는 50~60% 선이던 DTI를 60%로 일괄 조정했습니다. 담보 없이 차입할 수 있는 부채의 규모 역시 늘어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정부가 유도한 것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부동산 가격 상승, 내수 경기 진작 등입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예를 들어 10억을 가진 A씨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완화된 LTV 규제를 이용해 7억 원의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겠죠. 이 7억 원으로 또 7억 원짜리 집을 삽니다. 그럼 그 집을 담보로 4억9천만 원짜리 집을 살 수 있겠구요. 또 사는 겁니다. 10억짜리 자산가 A씨는 몇 번의 계약서 작성만으로 22억 자산가가 됐습니다. 물론 부채가 12억이겠지만요. 정부가 의도한 게 바로 이것입니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 시킬 수 있게끔, 대출을 통해 국민들 지갑에 현금을 빵빵하게 채워주겠다는 것이죠.

공급이 엄청나게 늘지 않는 이상, 통상 거래가 늘면 해당 재화의 가격은 상승합니다. 그렇게 해서 주택 가격이 올라가면 A씨는 집들을 차례차례 처분해 원리금을 전부 상환하고 일정한 차액을 쥐게 됩니다. 그 돈은 재화나 서비스에 소비될 테고, 기업의 이윤이 되어 다시 투자자금으로 쓰일 것이며, 고용의 확대와 실업률 감소, 국민 소득 증대 등의 예쁜 길로 흘러갈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정부의 장밋빛 시나리오 입니다.

빚 내서 집 사랬더니 빚만 냈네

그런데 이 시나리오, 좀 많이 삐걱대는 모양샙니다. 지난 1일, 금융연구원,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 KCB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정책 콘퍼런스에서 초이노믹스에 대한 경고가 속출했습니다.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과 임상빈 KCB 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LTV, DTI 규제 완화 이후 신규 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상당부분이 생활ㆍ사업자금으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실제 최근 1년간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188만여 명의 자료를 분석한 이들의 조사 결과, LTV, DTI 규제 완화가 시행된 직후, 다른 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바꾼 전환대출자 중 20.4%가 생활자금 목적으로 대출을 받았다고 합니다. 같은 시기 추가 대출자 역시, 23.2%가 생활자금 목적으로 대출을 받았다고 하네요.

또한 콘퍼런스에 참여한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종합적으로 볼 때 LTV, DTI 규제 완화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전반적인 소비 진작을 위해선 중산층의 소득 증대, 향후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해소 등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시장의 반응 역시 부정적입니다. 정부는 지난 9월, 재건축 기준을 완화해 주택 재건축을 활성화 시키는 내용의 '9.1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9.1 대책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마포, 강남, 중랑, 용산 등 일부 지역에서 주택 거래가 크게 늘면서 전체적인 주택 거래량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문제는 이 것이 지표상 상승일 뿐, 여타 지역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여타 지역에선 주택 매매 수요가 줄고 전세 수요가 늘었는데 반해, 전세 공급이 현저히 줄고 월세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기현상은 '부동산 버블'에 대한 낮은 기대와 금융권의 '저금리 기조'에서 비롯됩니다. 애초 정부가 LTV, DTI 등을 완화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도했지만 시장이 이러한 페이크에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정부만의 것일 뿐, 누구도 주택을 구입하려 들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수요자들은 전세를 통해 자신의 현금을 보전하려 듭니다. 반면 2%대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다보니 주택 공급자들은 전세를 선호하지 않게 됩니다. 투자할 데도 마땅찮은 전세보증금을 품고 있을 바에 월세를 통해 꼬박꼬박 돈을 받는 편이 더 유리한 것이죠. 그러다보니 그 중간 지점이라고 할 만한 반전세(보증부 월세)의 거래가 늘어납니다. 정부의 정책 시행 결과, 본래 의도와는 상관없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자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증대와 반전세 가구 지원 강화를 골자로 하는 10.30 부동산 대책을 또 발표합니다. 그런데 이 반전세 가구 지원이라는 것이 결국 대출을 뜻합니다. 앞으로 소득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취업준비생과 자활 의지가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내년 1월부터 저리의 월세 대출을 지원한다는 것이 그 내용인데요. 연 2%의 금리로 매월 30만 원씩 2년 치 월세(최대 720만 원)를 빌려준다고 합니다. 또한 최초주택구입자에게는 대출 금리를 0.2% 인하해주겠다는 내용 등도 있습니다.

부동산 버블을 애초에 잡지 못하고선 자꾸만 대출 확대라는 미봉책을 내놓으려 하는 정부의 모습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전문가인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 역시 "임차시장 불안을 다독일 확실한 주택공급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전반적으로 여러 상품을 통해 단기적으로 땜질하는 방안이라는 느낌"이라고 지적했습다. 집 때문에 자꾸만 빚진 자가 늘어나기만 하는 지금의 상황이 결코 정상적으로 보이지만은 않는 이유입니다.

대한민국 가계부채 1,060조, 심각하다

지난 11월 한국은행 금리결정 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들은 장기화되는 저물가와 가계부채를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말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합산한 신용부채액은 1,060조 3,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 분기 말보다 무려 22조 원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 중 신용카드 사용액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1,002조 9,000억 원인데, 이는 지난 분기보다 12조 3,000억 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목할 점은 증가분의 96.7% 달하는 11조 9,000억 원이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것입니다. 초이노믹스의 핵심 전략인 LTV, DTI완화가 가계부채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것이 부동산 매매시장에 흘러가기보다 생활비 목적으로 쓰이게 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늘어난 LTV 비율만큼 생활비 목적 대출 수요가 모두 소진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소비가 위축될 위험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그 근거로 "LTV한도까지 대출을 끌어 쓴 가계는 집값 하락에 의해 'LTV 초과 대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주택을 담보로 대출했는데, 주택 가격이 하락해 대출금보다 주택가치가 낮아지게 되면, 은행이 그 차액(초과대출)만큼을 신용대출로 전환한다는 것입니다.

신용대출 부분은 LTV의 적용을 받지 않아 금리가 뛰어오르게 됩니다. 이는 가계부채를 더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것을 볼 때, 애당초 정부의 LTV, DTI 완화 정책이 '해법'으로서의 정책이 아닌, 특정 목적(집값 상승)의 달성을 위한 '유도책'에 그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국 눈에 비친 국내 가계부채, 심각하다

지난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피델리티자산운용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 때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한국 대표는 가계부채를 문제 삼았습니다. 그는 "펀드 매니저들이 대만이냐 한국이냐를 놓고 고민할 때 한국 증시를 꺼리게 되는 요인은 가계부채"라며 "한국 가계 부채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은 더 가격이 오르기 어려운데 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물 경제 분석에 있어 가장 민감하다는 자산운용사에서 이와 같이 한국을 평가한 것은 그만큼 국내 실물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내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오르기 어렵다고 언급한 부분에서 초이노믹스의 출발부터가 결함을 안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뿐 아닙니다. OECD, WSJ(월스트리트저널), 무디스 등 해외 주요 기관들 역시 일제히 국내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를 나타냈습니다. 지난 1일 OECD의 경제전망'을 보면 “한국은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인한 가계부채 비율 증가로 금융기관과 민간소비의 리스크가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부동산시장 활성화정책은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주의 깊게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한 WSJ 역시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으며, 97년 IMF 사태 이후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대폭 늘리면서 2004년 카드사태가 터진 전례를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톰 번 무디스 선임 부사장은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정책 방향성 자체를 문제 삼은 이 지적은 특히나 유의미해 보입니다. 단순한 부채 뻥튀기만으로는 소비를 진작시키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비 형편은 좀 나아지셨습니까

일본의 지난 20년이 이 겨울,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붕괴만을 기다리는 부동산 버블 문제는 물론이고, 소비심리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월 26일 발표한 '11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전 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14개월 만의 최저치라고 합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내렸는데도 소비심리가 갈수록 얼어붙는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물론 일본의 엔저공습과 미국의 테이퍼링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이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가까운 원인은 국민들의 얇아진 지갑 때문입니다.

지난 1일, 한국은행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3분기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월 평균 295만 8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보다 단 0.08% 늘어난 데 그친 수치입니다. 이런 증가율은 2011년 4분기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실질임금이 줄어들면 소비 역시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국민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사용했어야 할 제대로 된 정책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애꿎은 부동산 버블 창조보다는 국민의 근로소득을 보전해주는 것이 소비 창출과 경기 부양이라는 목적에 더 부합한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알아차리면 좋을 텐데요.

이제는 구조개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이노믹스의 효과를 비관하고, 내년 상반기에 한국경제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속출합니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우리금융경제연구소 등은 내년 하반기 성장률을 각각 3.8%, 3.7%, 3.7% 정도로 낮게 예상했습니다. 세계적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애널리티카 역시 “내년 8월 현 정부의 임기가 절반이 지나면 야당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점점 불안이 나타나고, 경제 개혁 및 성장모멘텀도 둔화해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지금의 한국경제가 무제한적으로 돈을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0.4%를 기록한 아베노믹스에 다를 바 없다는 평가입니다. 이를 탈피하려면 급급한 재정정책이 아닌 구조개혁을 수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 역시 “경제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기에는 이미 우리의 경제규모가 너무 커졌다”며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정부 주도의 재정·경제정책은 지속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동산 부양과 증시 활성화를 통한 자산효과(Wealth Effect)로 내수경기 활성화를 추구하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선순환을 일으키겠다는 초이노믹스 역시 이 같은 지적을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따라서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기업과 가계라는 경제주체가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방향의 구조개혁에 힘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쉽게 말해 일자리 많이 만들고 근로여건 개선해서 국민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초이노믹스도 경로를 변경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경환 부총리 역시 지난 11월 21일 열린 간담회에서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면서 "본격적인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가파르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며 "바로 구조개혁"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내년에 정부가 구조개혁 대상으로 지목한 분야는 공공과 금융, 노동·교육,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임대시장 등입니다. 사회보장제도 개혁, 세율 인하 등 세제개혁, 관료주의 규제 철폐 등의 노동시장 개혁은 당장에라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또한 시장과 기업의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교육 개혁 역시 고전적인 장기 개혁 방안 중 하나입니다.

다만 부동산 구조개혁과 관련해서는 민간 임대시장을 주요 산업으로 육성시키는 전략이 새롭게 개혁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내부에 깊게 자리 잡힌 버블에 대한 대응 방안이 부재한 채, 임대(월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착화하겠다는 정부의 시도가 큰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구조개혁은 철저하고 세밀한 제도적 장치를 수반할 때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새 국면에 접어든 초이노믹스가 이번엔 과연 대한민국 경제의 성공적 체질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벌써부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안감이 기우에 불과하길 바랄 뿐입니다.

초이노믹스 구조개혁, 청사진은 나왔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조개혁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이날 그는 "유가 하락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리스크와 함께 가계부채, 제조업 등 대내변수도 경직적인 노동시장, 생산가능 인구감소, 현장과 괴리된 인력수급 시스템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우리 발목을 잡고 있다"며 "공공부문의 선도적 개혁을 바탕으로 금융과 노동, 교육 등으로 구조개혁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최 부총리가 "구조개혁에 대해선 필요성을 모두 공감하면서도 기득권 양보 문제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개혁을 미루다가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한 것을 보면 내년부터 강력한 구조개혁이 이뤄질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조개혁의 개요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하면서 경제 체질을 개선한다는 것입니다. 최 부총리는 중점을 두고 추진할 6대 과제로 ▲노동시장 개혁 ▲금융의 역동성 제고 ▲교육 개혁 ▲임대주택 활성화 ▲투자 의욕 고취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제시했습니다. 이 중 최우선 순위는 노동시장 개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 부총리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되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내용의 종합대책을 조속히 제시하고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그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외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과 엔저 지속, 국제 유가 하락에 맞물린 중국·유로존의 성장 둔화 가능성 등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대내적으로는 중앙은행과의 정책합일 문제, 가계부채 과잉과 제조업 경쟁력 저하 등의 리스크가 뒤따릅니다. 이에 최 부총리는 리스크 관리 3종 세트를 통해 가계부채, 기업구조조정, 자본유출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 요소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앙은행과 대통령도 구조개혁 의지에 힘 보탰다

올해에는 초이노믹스 구조개혁이 큰 힘을 받으며 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과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입니다.

지난 2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정부가 어제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의 요지는 구조개혁을 통해서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전날 있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구조개혁 의지에 동감했습니다. 또한 "어려울 때 일수록 구조개혁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고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갖는 상생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 가계와 기업등의 모든 경제주체가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 26일 박진호 한국은행 국제종합팀 차장 역시 '선진국 경제의 장기정체 진입 여부에 대한 논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 경제의 장기정체(secular stagnation)가설에 대한 해법으로서의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박 차장은 "향후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경쟁 촉진과 규제완화 등 경제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펀더멘털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구조개혁에 힘을 보탰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4년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우리 몸에 큰 병이 있어 몸을 이렇게 황폐하게 만들어간다할 때 지금 아프다고 수술을 안하고 그렇게 하겠는가. 국가라는 공동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이 경제재도약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를 이행하는데 뒤따를 반대와 저항에 대해선 "많은 반대와 어려움이 있다고 해 잘못된 적폐들을 그냥 방치해두거나 지금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경제를 살리는데 어려움이 있고 결국은 우리 후손들에게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90년대 후반 적기에 자율적 구조개혁을 하지못해 외환위기를 겪고 결국은 타율적 개혁을 해야했다"며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위해서라도 우리 스스로 과감한 개혁을 해야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로써 초이노믹스의 마지막 과제인 구조개혁은 우선 그 출발에 있어선 큰 장애물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패는 어떻게 될까요? 향후 초이노믹스가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 때 즈음엔 국민 모두가 웃을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