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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보팅 폐지

그림자 투표라고 불리는 섀도보팅(Shadow voting) 제도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감사 임기가 마무리되어가는 상장사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요. 섀도보팅 제도가 폐지되기 전 감사를 선임하기 위해 임시주총까지 열고 있습니다.

by mgstanton, flickr(CC BY)

에헴, 섀도보팅 3년 연장. 공시취소도 봐줄게

일부 요건을 갖춘 기업에 섀도보팅 제도를 3년 더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Story.3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3% 룰이 적용되는 감사 선임 건은 섀도보팅 제도 없이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가 어려워, 많은 상장사가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할 땐 의결권을 대리 행사해달라고 모든 주주에게 권유한 기업은 2017년까지 감사 선임 등 일부 안건에 섀도보팅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한국 거래소는 올해 말까지 감사 선임을 목적으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공시한 기업이 공시를 철회해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원래 주총을 소집했다가 취소하는 것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사유이지만, 상장사가 공시 당시 고려하지 못한 법률 개정이 통과되었으므로 이를 참작하는 취지입니다.

섀도보팅이란?

섀도보팅이란 기업의 주주총회 의결정족수가 부족할 때 예탁결제원이 주주들이 맡긴 주권에 대한 의결권을 대리 행사하는 제도입니다. 예탁결제원은 주총에 참여한 주주들의 의결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합니다.

섀도보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뉴스퀘어와 알아봅시다.

◇기본 규칙
① 주주총회에선 '1인 1표'가 아닌 건 아시죠? 주주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숫자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주식 2%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의결권은 1%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2배입니다.
② 주주총회의 보통결의 의결정족수는 전체 주식의 25%입니다.
③ 감사선임限,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보유 주식수에 상관없이 최대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섀도 보팅 예시
주총에 참여한 주주들의 의결권이 전체 주식의 20%밖에 안 된다고 해볼까요? 이 중 안건 찬성이 15%, 반대가 5%(3:1 비율)라면, 예탁결제원이 주총에 참여하지 않은 80%의 의결권을 대리 행사합니다. 이때 주총 참여 주주의 의결 비율을 따라 '찬성 60%, 반대 20% (3:1)'로 투표합니다. 즉 주총의 전체 의결 비율은 찬성 75%, 반대 25%로 참석한 주주의 의결 비율과 같습니다.

섀도보팅 너는 꼼수다

예탁결제원이 주총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들의 의결권을 대리 행사하는 '섀도보팅'은 1991년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상장 기업의 주주가 주총에 참여하지 않아 주총이 무산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상장기업이 예결원에 섀도보팅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놓았습니다.

섀도보팅은 기형적인 의결 제도라는 지적에 따라 내년부터 폐지됩니다. 주주가 주총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상장사의 의무이며, 섀도보팅이라는 '꼼수'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업이 주총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섀도보팅은 오너 일가를 비롯한 소수의 대주주가 손쉽게 정족수를 채우고 주총을 쥐락펴락할 수 있게 해, 경영권 강화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섀도보팅을 폐지해 기업이 주총 활성화에 힘쓴다고 해서 정족수가 쉽게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존재합니다. 기업들은 소액주주가 주식 매매를 통한 단기 차익 실현에 관심이 많아, 경영과 감사 등 장기적인 안건을 다루는 주총에 참여할 유인이 없다고 반발합니다. 주총에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 감사, 사외이사 선임이나 재무제표 승인을 받지 못해 기업이 상장 폐지될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은 대규모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해 정족수를 채울 수 있지만, 일명 '개미'라고 불리는 소액투자자가 많은 중소기업은 새도 보팅 폐지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볼 확률이 더 높습니다.

앗뜨뜨뜨, 발등에 불 끄려 임시 주총 개최

섀도보팅 제도가 2015년 1월 1일 폐지됩니다. 이 때문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장사가 많은데요. 바로 내년에 감사 임기가 끝나는 기업들입니다.

감사선임에는 '3% 룰'이 적용됩니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가족 등)은 회사의 주식을 얼마나 갖고 있든, 감사선임 안건에는 최대 3%의 의결권밖에 행사하지 못하는데요. 예를 들어 대주주가 30%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해볼까요? 섀도보팅이 폐지되어도 감사선임이 아닌 보통 안건이라면, 다른 주주들이 아무도 오지 않고 혼자 30%의 찬성표를 던져도 의결 정족수 충족으로 안건이 통과됩니다. 그러나 감사선임은 다릅니다. 30%의 지분 중에서 단 3%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을 설득해 22%의 찬성표를 더 모아야 25%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 있습니다.

내년에 감사를 새로 선임해야 하는 상장사는 섀도보팅 폐지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주주들을 주총에 부르고, 안건을 통과시키도록 설득해야 하는 만큼 적지 않은 부담이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일부 상장사는 임기 중의 감사를 중간 퇴진시키는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감사님 사퇴하신대요~ 임시주총으로 2015년 전에 새 감사를 뽑겠습니다'는 것이죠. 올해가 가기 전까지는 섀도보팅의 덕을 볼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93개 상장사가 올해 12월 30일 이전에 임시 주총을 열어 감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할 예정입니다.

에헴, 섀도보팅 3년 연장. 공시취소도 봐줄게

일부 요건을 갖춘 기업에 섀도보팅 제도를 3년 더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Story.3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3% 룰이 적용되는 감사 선임 건은 섀도보팅 제도 없이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가 어려워, 많은 상장사가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할 땐 의결권을 대리 행사해달라고 모든 주주에게 권유한 기업은 2017년까지 감사 선임 등 일부 안건에 섀도보팅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한국 거래소는 올해 말까지 감사 선임을 목적으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공시한 기업이 공시를 철회해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원래 주총을 소집했다가 취소하는 것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사유이지만, 상장사가 공시 당시 고려하지 못한 법률 개정이 통과되었으므로 이를 참작하는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