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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방송 논란

외국인들이 한국말을 어찌나 그리 잘 하는지... JTBC의 간판 예능 〈비정상회담〉을 볼 때면 항상 드는 생각입니다. 다양한 국적을 지닌 외국인들의 생각을 엿들을 수 있고, 이들의 외모 또한 훈훈하여 나날이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죠.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비정상회담〉에 위기가 닥쳤습니다. 아주 비정상적인 일 때문에 말이죠.

by JTBC 비정상회담 공식 홈페이지

네 번째 사과, 이번에는 먹힐까?

네 번째 사과입니다.
기미가요를 방송 중에 내보내면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 ‘비정상회담’이 지난 3일 방송에 앞서 기미가요 사용에 대한 사과 자막을 띄었습니다. 이날 사과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로도 배포되었습니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이미 세 차례의 사과를 했음에도 시청자들의 화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는데요. 사과문 내에 ‘기미가요’라는 언급이 없는 점,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이 진행되지 않은 점, 사과 내용에 진실성이 묻어나지 않은 점 등이 주로 지적됐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사과문에는 그 세 가지가 모두 언급되어 있습니다.

최종작업에서 기미가요를 세심하게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입니다.

비정상회담의 책임프로듀서 겸 연출이 보직해임 경질되었고, 음악을 채택한 외주 음악감독에 대한 모든 업무계약을 파기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 철저하고 세심하게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따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성난 시청자의 마음이 다시 ‘비정상회담’으로 돌아올까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기미가요"란?

기미가요(君が代)는 5줄 31음절의 가사로 이뤄진 일본의 국가(國歌)입니다. 이 가사의 원형은 일본 전통시입니다. 10세기 초 발간된 일본의 고유시 시집인 <고킨와카슈(古今和歌集)>에 실려 있는 <와가 기미와(우리 님은)>가 기미가요의 원형으로 불립니다. 원래 이 노래는 일본의 성스러운 행사나 축제 만찬 등에서 불려 왔습니다. 그 이후 1868년 일본에 있던 영국인 국악단장 존 펜턴(John Fenton)이 최초로 기존 기미가요 싯구에 서양 멜로디를 붙였죠. 1880년 일본 궁내성 아악과 직원 히로모리 하야시(林廣守)가 현재의 기미가요 곡을 만들었으며, 독일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Franz Eckert)에 의해 완성되었습니다. 이때 완성된 곡이 일본 천황의 생일 축가로 불려졌으며 이후부터 일본의 비공식적인 국가로 사용되었습니다.

기미가요의 가사에는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천황의 통치시대는 천년만년 이어지리라. 모래가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

천황의 통치가 영원하길 바라는 의미인데요. 우리가 일제의 압제 아래있을 때 조선총독부는 이 노래가 일본의 정신이 가장 잘 드러난 노래라며 우리 국민들에게 강제로 부르게 하였습니다. 하루에 1번 이상, 각종 집회, 음악회, 학교 조회 시간, 일본 국기 계양 시간 등 시도때도 없이 기미가요를 부르게 했죠. 당시 일본의 이러한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많은 독립투사들은 기미가요 제창을 거부하였습니다. 그 뒤에 이어진 것은 잔혹한 고문과 투옥이었죠. 이렇듯 기미가요는 전범기와 함께 일본 국군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기미가요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패전 이후 잠시 폐지되었다가, 1999년 일본의 국가로 공식 법제화되었습니다.

<비정상회담>의 비정상적인 “기미가요” 사용

종합편성채널 JT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문제의 방송은 27일 전파를 탔는데요. 게스트로 출연한 일본 배우 다케다 히로미츠가 등장하면서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가 사용된 것입니다. 위 사실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녹화 방송임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제작진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28일 새벽 <비정상회담> 제작직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부적절한 음원이 사용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음악 작업 중 세심히 확인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이며,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비정상회담〉 공식 페이스북 계정

누리꾼들의 분노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미가요를 ‘부적절한 음원’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한 것 자체가 사태를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태는 더욱 커져 누리꾼 사이에서는 방송 폐지 및 대국민사과 등의 이야기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에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28일 오후 또다시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방송분은 전국 시청률 4.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갱신했다고 합니다.

폐지해라 vs 폐...폐지까지는...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방송에 내보낸 <비정상회담>에 대한 누리꾼의 분노가 가라앉고 있지 않습니다. 28일부터 다음 아고라에 <비정상회담>의 폐지를 주장하는 청원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요. 가장 많은 청원 수를 얻은 것은 벌써 1만 2천 명의 사람들이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반면, "<비정상회담>을 우격다짐으로 폐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비정상회담>의 폐지를 반대하는 아고라 청원도 눈에 띕니다. 제작진 차원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새로운 형식과 외국인들의 생각을 엿볼 기회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기쁨을 준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것이 매우 아쉬운 일이라는 것이죠. 음원을 담당한 제작진 징계 차원으로 사태를 마무리 짓고, 이후 이런 실수를 없애기 위한 후속 조치에 더욱 고삐를 좨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이 와중, 중앙대학교 노동은 교수가 SBS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비정상회담>의 기미가요 방송에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기미가요가 침략전쟁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 기미가요가 일본 국가로 이미 공식화돼 있는 상황에서 그 침략전쟁의 상징을 우리가 그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중앙대학교 노동은 교수, 한수진의 SBS전망대

네 번째 사과, 이번에는 먹힐까?

네 번째 사과입니다.
기미가요를 방송 중에 내보내면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 ‘비정상회담’이 지난 3일 방송에 앞서 기미가요 사용에 대한 사과 자막을 띄었습니다. 이날 사과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로도 배포되었습니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이미 세 차례의 사과를 했음에도 시청자들의 화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는데요. 사과문 내에 ‘기미가요’라는 언급이 없는 점,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이 진행되지 않은 점, 사과 내용에 진실성이 묻어나지 않은 점 등이 주로 지적됐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사과문에는 그 세 가지가 모두 언급되어 있습니다.

최종작업에서 기미가요를 세심하게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입니다.

비정상회담의 책임프로듀서 겸 연출이 보직해임 경질되었고, 음악을 채택한 외주 음악감독에 대한 모든 업무계약을 파기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 철저하고 세심하게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따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성난 시청자의 마음이 다시 ‘비정상회담’으로 돌아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