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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갈등 논란

'당과 청와대는 공동운명체다' 정말 그런가요?

박근혜 대통령이 후반기 국정운영에 들어선 지금, 약간의 잡음마저 크게 들리는 듯 합니다.

by 청와대

유승민 빠진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대통령 만난다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가 꾸려졌습니다. 국회법 거부권 파동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지 6일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새 여당 지도부를 만날 예정입니다.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자, 당청 관계 회복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입니다.

14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합의 추대됐습니다.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았습니다.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 의원이기도 합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계파 상으로는 비박계입니다. 공천과 선거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에는 친박계 3선 중진인 황진하(경기 파주) 의원, 제1사무부총장에는 비박계 재선 홍문표(충남 홍성ㆍ예산)의원, 제2사무부총장에는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의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수원갑 당협위원장)이 임명됐습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청 및 당내 갈등은 새누리당의 분열 양상을 외부에 드러내고 결국은 원내대표가 중도 사퇴하게 했습니다.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는 소원해진 당청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정·청은 삼위일체, 한몸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하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 없이는 내년 총선과 정권 재창출을 장담할 수 없다", "긴밀한 당·청 관계를 통해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박근혜 정부의 4대 개혁 과제를 완수하는데 집중하겠다"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

"정책 분야에서 당정청 간 소통이 좀 막혀있는데 소통을 회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겠다", "재선 때 선임 정책위 부의장 하던 시절 청와대와 매주 회의를 진행하고 정책을 조율했는데 이런 회의를 빠르게 회복시키도록 노력하겠다"

김정훈 신임 정책위의장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이 있었던 13일, 김무성 당 대표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당·정·청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국회법 갈등으로 인해 김 대표가 강조하던 ‘수평적 당청 관계’가 실패했다는 우려를 감출 수 없는데요. 김 대표는 그런 우려를 차단하듯 “수평적 당청 관계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을 점수로 따지자면 스스로 미흡하다고 본다”, “그러나 노력은 열심히 했다. 그리고 언론이 평가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신임 지도부가 꾸려지자마자 당청 관계는 회복세에 들어섰습니다. 여당 신임지도부는 16일 박 대통령과 회동을 가질 예정입니다. 추경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 당청이 협력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이 코앞이라 후반기 국정 동력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여당 원내대표가 사퇴한 후에 조성될 당청 관계가 수평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친박 서청원 의원 제치고, '비박 비주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선출

7월 14일, 제3차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무성 대장' 김무성 의원이 유효투표 중 30%를 획득해 차기 새누리당 당 대표로 선출되었습니다. 득표 2위인 친박 대표주자 서청원 후보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새 지도부 5명 중 서청원 후보를 제외한 네 자리는 친박이 아닌 '비주류' 의원으로 채워졌습니다. 지난 6.4 지방선거, 세월호 참사, 총리 인사 파동에서 드러난 당의 무기력함에 대한 반발이 투표 결과로 드러난 것이죠. 김무성 차기 대표가 '당-청간 수평적 소통'을 강조해오듯, 당심 또한 당-청 관계가 변화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김 차기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고 하면서도,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우리 당이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가 돼 국민 여러분의 구석구석에 있는 여론을 모두 경청해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했어야 하는데 그 점이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충실히 역할을 하겠다"며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김무성 "나는 친박을 만든 사람", 근데 왜?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어떤 사람일까요? 사실 그가 처음부터 비박으로 불렸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2007년 새누리당 대권주자 경선 당시, 이명박 대 박근혜의 구도에서 친박을 만든 장본인이 자신이라 주장합니다.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계속 가까워졌다 멀어지기를 몇 년간 반복했습니다. 김 대표가 이명박 정부시절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접점이 끊어졌으나, 박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김 대표를 선대본부장으로 청해 두 사람이 다시 연대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선 종료 후 "그간 감사했다"는 편지를 남기고 캠프를 떠났습니다. (참조의 중앙일보 기사 추천)

일각에서는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과 '무대(무성 대장)'라고 불리는 김무성 대표의 스타일이 달라, 김대표가 비주류로 돌아섰다고 분석합니다. 하극상을 제일 싫어하는 대통령과 할 말은 하는 여당 대표. 당청 갈등은 처음부터 정해졌던 게 아닐까요?

김무성 대표 개헌 언급에 청와대 "너 경고"

김무성 대표의 '개헌' 언급에 언짢아진 청와대가 마음먹고 카운터펀치를 날렸습니다. 지난 16일 중국을 방문 중이던 김무성 대표는 "정기 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 봇물이 터질 것" 이라고 언급했다가 다음날 바로 "대통령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언급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김 대표가 청와대에 사과한지 나흘 뒤, 그리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취임 100일이 되는 21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불쑥 기자실을 찾아가 "저희는 당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며 김무성 대표를 정면 비판했습니다. 김 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죠. 또한, "기자가 노트북을 펴놓고 말하는 것을 받아치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 개헌 관련 연급을 한 것은 기사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날 농림해양수산위원회 국감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김 대표는 "이미 사과 입장을 밝혔다"며, "개헌에 대해선 일체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발언한 사람이) 청와대 누군데"라고 맞받아치기도 했습니다.

공무원 연금 개혁에도 '할 말은 하는' 김무성 당 대표

"당정청 회의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공무원연금 개혁은 연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21일 오후 청와대 기자실

"개혁을 꼭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는 게 중요하지, 시기가 중요하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22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개헌논의에 이어 공무원 연금의 개혁 시기에 관해서도 손발이 맞지 않아 보입니다. 청와대는 연금 개혁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합니다. 새누리당도 물론 공무원 연금이 개편되어야 한다는 방향에는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문제는 개편 시기인데요. 청와대는 연내 처리를 주문했습니다. 반면, 의원들은 공무원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애국심에만 호소해서는 연내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당-청 갈등을 우려하는 시선을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예고없이 당 보수혁신 위원회 회의장에 참석해 "대통령하고 싸움 붙인다고 난리 치는데 절대 싸울 생각 없다"며 갈등설을 일축했습니다.

김태호 최고위원 사퇴하며, "개헌 논란으로 염장" 김무성 저격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갈등설에 불이 꺼지기도 전에,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불난 집에 기름 뿌리듯' 최고위원을 사퇴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김 대표와의 갈등설, 새누리당 내홍설, 친박계 지원설 등 말이 많습니다.

"박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달라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애절하게 말해왔다", "그런데 국회에서 어떻게 부응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오히려 '개헌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면서 대통령한테 염장을 뿌렸다", "(대통령이) 많이 가슴 아프실 거다."

김태호 최고의원, 2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

김태호 최고위원이 돌연 사퇴한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김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7월 전당대회에서도 개헌을 공약으로 들고 나와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습니다. ▲김 최고위원이 '국회가 청와대를 도와 경제활성화 법안을 먼저 통과시켜야 개헌을 논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전격 사퇴했다는 분석, ▲김무성 당 대표나 김문수 위원장과 비교하면 인지도가 약한 김 최고위원이 대선주자로 나서기 위해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김태호 최고위원이 청와대의 편을 들어주며 '이 한 몸 희생해' 사퇴한 모양새가 되었기 때문에, 당청갈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당청갈등이 뭔가요? 먹는건가요?"

개헌과 공무원 연금 개정 시기에 대해 청와대와 견해차를 보였던 김무성 대표가 당청갈등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나 봅니다.

2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무원 연금을 자신의 이름으로 대표 발의했습니다. 김 대표는 일주일 전만 해도 연금 개혁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연내에 마무리해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에 새누리당 당론으로 발의한 것입니다.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했습니다. 보통 총리가 대독하는 연설이지만, 박 대통령은 직접 연설에 나서 공무원 연금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시정연설 후, 여야 지도부와 간담회도 했습니다. 그다지 허심탄회한 자리는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김무성 대표도 이 자리에서 공무원 연금의 연내 개혁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0일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대표는 다시 한 번 공무원 연금 개혁을 언급하며, 야당과 공무원 단체의 도움을 구했습니다. "정당은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국가와 국민의 미래"라며 울먹이기까지 했습니다. 공무원 연금 개혁 이외에도, 김 대표의 연설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기조와 그 맥락을 같이했습니다.

갈등설 진화에 여념 없는 김무성 대표. 떨어진 지지율도 다시 올라갈까요?

뻘쭘하게 온 그대, 김태호 최고위원 사퇴 철회

"정치권은 민생을 뒷전으로 한 채 여야, 당청 등 갈등만 거세졌다", "경제살리기는 물론 개헌 또한 물 건너 가는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약속한 공약이 물거품이 될 운명인데 행동하지 않고 최고위원직을 누린다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제 가치와 맞지 않았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4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

김태호 의원이 최고위원 사퇴를 철회했습니다.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의 불화설이 한창인 때에 개헌 논란으로 대통령을 마음 아프게 했다며 김무성 대표를 저격, 갑작스럽게 최고위원 사퇴의사를 밝힌 지 12일만입니다.

김태호 최고의원이 조금 뻘쭘하게 돌아오면서, 당청갈등 논란의 불씨는 꺼진 것으로 보입니다.

잇따른 친박 회동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뒤통수가 얼얼…

잠시 잠잠해진 듯했던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당내 '친박 인사'들이 청와대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당청갈등을 떠나 金-靑 갈등, 새누리당 내 친박-비박 등 계파 갈등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죠.

지난 19일 대표적인 친박 인사 7명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대선 승리 2주년 기념' 비공개 만찬 회담을 가진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참석자는 서청원 최고위원(7선), 정갑윤 국회부의장(4선), 김태환·서상기·안홍준·유기준 의원(이상 3선)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입니다. 만찬 자리에서는 각종 현안에 대한 이야기와 김무성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이 오갔다고 합니다.

22일은 당의 싱크탱크(Think tank)인 여의도연구원장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 이사장을 선임하는 문제로 김무성 대표와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이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박세일 이사장을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하려 했지만, 서청원 의원이 박 이사장의 전력을 문제 삼아 "재고(再考)해주기 바란다"고 발언했기 때문입니다. 박 이사장은 2005년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건으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정면 충돌한 적이 있고, 2012년 19대 총선 때는 '국민생각'이라는 정당을 창당해 '해당(害黨) 인사'로 낙인찍힌 바 있습니다.

26일엔 친이계 이군현 사무총장이 청와대 신년행사 참석 목록에서 누락돼 또 논란이 일었습니다. 친박계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참석 명단에 올랐는데, 그보다 서열이 높은 이 사무총장이 누락된 것은 청와대가 당내 계파 갈등을 조성하고 '내 사람 챙기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겁니다. 김무성 당 대표는 "천지 분간을 못 하는 사람들"이라고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강하게 질책했는데요. (경향신문) 이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실무 과정 중에 빚어진 일일 뿐"이라며 "완성되지 않은 명단이 건너간 것이고, 정식 초청 명단에는 이 사무총장이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도 한 방 날리고 싶었던 걸까요? 같은 날 26일, 김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학생들과 정책 타운미팅을 갖고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회 여러 면에서 관심이 많았다"면서 "당시는 독재정권하에서 저항하던 그런 시대였기 때문에 반정부 데모나 시위에 내가 많이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의 고교 시절(1967~1969)은 박근혜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 시기로, 김 대표가 박정희 정부를 '독재 정권'이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입니다. 김 대표는 1969년 실제로 '3선 개헌'에 반대하는 고교생 연합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30일, 친박계 의원 40여 명이 '국가경쟁력 강화 포럼'으로 대대적인 오찬 회동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포럼의 총괄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선명하지 못한 당청 관계, 국민 역량과 관심을 분산시키는 개헌 논쟁, 260만 당원의 공동권리이자 책임인 당직 인사권을 사유화하는 모습 등 정부 여당의 발목을 잡는 일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의) 득표율은 29%였는데, 지금 당을 운영하는 당 대표의 모습은 한마디로 92%의 득템('수확'이란 뜻의 은어)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존재감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존재감 있는 여당 대표의 모습만 보인다는 지적도 많았다"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시각 김무성 대표는 출입기자단과 송년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친박계 의원들이 '당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김 대표를 비판한 것이 전해지자, 김 대표는 "(대표로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데 무슨 사당화냐"고 반박하며 "내가 반 이상 (친박계 쪽에 당직을) 내놨다", "전혀 (인사권 전횡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첩에 붙은 불씨, 호호 불어 꺼볼까요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는 의혹이 있어, 당·청 갈등에 불씨를 당겼습니다. 한 행정관의 취중 발언 여부를 떠나, 대통령을 보좌하는 (친박계)행정관이 여당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드러내는 방증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친이계 이재오 의원(a.k.a 李의 남자)은 "이제 행정관까지 나서서 헛소리를 하고 다니는데, 이래서 되겠느냐…지도자의 덕목 중에 하나가 잘못된 것을 알면 빨리 고치는 것"이라며 청와대에 강하게 인적 쇄신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인 김무성 대표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음종환 행정관의 발언이 '음해'일 뿐이며, 자신은 청와대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겠다는 것인데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청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과 청와대는 한 몸이다.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하면서 "당·청 간에 간극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기도 하고 그렇게 보일 수도 있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친박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여부'에 대해서도 한 발짝 물러났는데요. 김 대표는 "당내에 소수지만 강한 반대가 있기에 이것을 강행할 생각이 없다"면서 "당분간 보류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tory.3에서 말씀드렸던 '상하이 개헌설'과 관련된 개헌에 관한 질문에는 "국가의 장래를 볼 때 개헌의 필요성은 다 공감하지만, 경제살리기 때를 놓치게 되면 우리 국민, 미래세대에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고 밝혀, 개헌 블랙홀론과 경제 살리기를 주장한 청와대의 발언과 궤를 같이했습니다.

탈박(脫朴) 유승민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출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이 선출됐습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탈박계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에, 계파색이 옅은 원유철 의원이 정책위 의장으로 당선됐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역전이 반영되기라도 한 걸까요. 여당 내 친박계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경선에 출마하며 "당을 정치의 중심에,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두고 과감하게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의 당청관계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국정운영의 중심은 당연히 청와대와 대통령과 정부인데 이제까지는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같이 들어가서 서로 긴밀하게 논의하는 게 없어서 여러 가지 정책이나 인사나 소통에서 문제가 생겼다"며 "바로 청와대나 정부와 정부와 연락해서 당정청이 더 자주 소통해 국정의 중요한 과제를 논의해서 국민들께서 실망하는 일을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당선 후 이어진 언론 인터뷰에선 "의원들이 지금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 추락과 민심이반을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다수 의원들은 '이대로는 안된다. 당도 변하고 당청관계도 변하고 그 안에서 국민이 바라는 정책, 인사, 소통을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해 당청간 소통 강화 및 수평적 관계로의 변화를 시사했습니다.

"옳은 길이라면 반대 여론이 있어도 당이 적극 추진하고, 옳은 길이 아니고 여론과 너무 동떨어진 정책이라면 청와대와 정부와 매일 소통해서 바로잡아 나가겠다."

유승민 원내대표, 선출 직후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원조 친박 인사로 불렸는데요. 당명 변경 건으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와 멀어진 이후,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한 후엔 정책에 대한 견해차를 드러내 탈박 인사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공약인 '증세없는 복지'를 허구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유 원내대표의 선출로 인해 당청관계가 어떤 식으로든 변화하리라는 추측이 많습니다. 먼저, '탈박'이라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한 때 측근이었던 만큼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고 당-청간 원활한 소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증세 문제와 개헌논의 등 어떻게든 당청이 부딪힐 안건이 산재한 지금, 수평적 당청관계를 조성하려는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이 오히려 당청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당청관계 및 당내 권력 지형도 변화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현재 선출직 최고위원인 김무성·서청원·김태호·이인제·김을동 의원과 지명직 최고위원인 이정현 의원이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중 친박 의원은 서청원 의원과 이정현 의원 정도입니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가 내각에 '차출'되어 있어 친박계의 당 장악력은 다소 약화된 모습입니다.

K.Y의 새누리당 "증세없는 복지는 불가능"

김무성 당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K.Y의 새누리당이 시작되려나 봅니다. 대통령 집권 3년이면 여당이 야당이 된다더니, K.Y는 당 집권에 성공하자마자 청와대와의 선긋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3일 김무성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정치인이 인기에만 영합하면 그 나라는 미래가 없다", "정치인이 그러한 말(증세 없는 복지)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는 인기영합주의라는 취지로 비판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 주장과 맞닿아 있는데요. 여당의 투톱인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본격적인 선긋기에 나서면서, 앞으로 청와대가 복지 및 증세에 관한 정책을 펼쳐나갈 때 당의 도움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 국정 운영에서 당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연설에서 "지난 2년간 고위 당·정·청 회의가 두 차례 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당이 주도해 고위 당·정·청 회의를 수시로 열어 국정 현안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풀어나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최근 새누리당 당내 선거에서 친박계가 3연패(김무성 당대표 당선, 정의화 국회의장 당선, 유승민 원내대표 당선)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이 떨어지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낮아진 만큼 조기 레임덕 우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대통령제가 시행된 이후로 집권 과반을 넘긴 대통령은 항상 레임덕을 겪어 왔습니다. 게다가 다음 대선 또는 총선에서 대통령의 과오를 함께 짊어지지 않기 위해 여당이 대통령을 내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자의든 타의든) 임기 말에 당을 나왔고,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말기엔 새누리당이 '친이vs친박'으로 갈리기도 했습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 차의 여당은 어떤 자세를 취할까요?

그래도 기댈 곳은 친정뿐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당청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수족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지금, 그래도 대통령이 기댈 곳은 '친정'인 새누리당 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일부 언론은 성완종 파문으로 인해 당청간 소통 채널이 거의 끊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관해 청와대와 따로 조율해서 입장을 발표하진 않았는데요. 당청간 소통 채널인 이병기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가 파문의 당사자가 된 만큼, 청와대와 함부로 논의했다간 '당이 청과 판을 짜고 있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16일, 남미 순방을 앞둔 박 대통령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긴급하게 청와대로 불러들였습니다. 순방 동안 국정을 총리에게 맡기고 나가는 보통의 경우와 달랐지요. 박 대통령은 여태껏 딱 한 번, 그것도 5분간 김 대표를 독대했는데요. 이번엔 무려 40분간이나 주변 사람을 전부 물리고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당장 4.29 재보궐 선거와 내년 총선을 생각한다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청와대에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이 선거에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당내에는 이 총리의 거취를 논할 의원총회를 소집하자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통령과 김 대표의 독대 이후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저렇게 말씀하시면 의총은 지금 당장 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SOS에 대한 화답일까요?

'국민연금 수령액 인상이라니…' 청와대 뒤통수 얼얼

지난 2일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이 당청갈등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난데없는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 인상'에 청와대의 뒤통수가 얼얼한 모양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청와대의 숙원사업이었습니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과 성완종 리스트 등 굵직한 정치적 이슈가 청와대를 괴롭힐 때도 대통령은 항상 '공무원연금개혁'을 주문해왔습니다. 지난 2일 합의안이 나온 즉시 청와대가 환영 논평을 낼 만도 했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이번 연금개혁안은 공무원들이 받게 되는 지급률을 20년에 걸쳐 0.2%p 내리기로 해 개혁 효과가 크지 않으며, 무엇보다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을 50%로 인상하기로 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개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 인상에 반대와 우려를 표했지만, 여당 지도부는 실무기구 합의안을 수용했습니다. 국민연금 수령액 인상은 연금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준(準) 조세저항을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측근이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4·29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지만, 김무성 당 대표가 난관에도 불구하고 4·29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 입지를 강화했고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일간 집계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라 당청관계가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가 반대하는 공무원개혁안에 합의한 것도 거수기 역할을 거부한 당의 자신감과 기울어진 당청관계의 결과물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2일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실무기구는 국민연금을 논의할 아무런 논의할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부담과 직결되는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 인상에 합의한 것은 분명한 월권"이라고 밝혔습니다.

4일 국정에 복귀한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 인상은) 공무원연금 개혁과는 다른 문제로 접근을 해야 할 사항이고, 국민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먼저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대 의견이 예상보다 거셌기 때문일까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50%는 목표치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회법 개정이라니…' 청와대 뒤통수 얼얼

당·청 갈등 2라운드의 공이 울렸습니다. 새누리당은 지난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연계해 청와대와 한 차례 갈등을 빚은 바 있는데요. 5월 임시 국회에서는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세월호 시행령 관련)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해 당-청 및 당내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여야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함께 국회법 개정안을 가결했습니다. 국회법 개정안은 정부의 부적절한 행정입법에 대해 국회가 수정 및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행정기관장이 국회의 요청을 '처리'한 후 그 결과를 국회의 소관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합니다.

청와대 입장에선 반가울 게 없습니다. 청와대는 바로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브리핑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6월 1일 "이번 개정안은 정부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낼 수 있고, 국회는 이를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 사이는 급속도로 냉각됐는데요. 청와대는 새누리당이 제안한 메르스 관련 당·정·청 협의도 "국민적 수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했습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설이 퍼지고, 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유승민 원내대표에 사퇴를 요구하는 등 당·청 갈등이 정점을 찍었습니다.

국회법 개정으로 인한 당·청 갈등은 지난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때와 굉장히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야당이 요구한 법안을 연계해 처리하고, 청와대는 반발하고, 여당은 "야당과 조문 해석이 달랐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후 여당과 청와대가 진실 공방을 벌이는 것까지 똑같습니다. 청와대는 이병기 비서실장을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늦추더라도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이 실장의 말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지난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으로 인한 당-청 갈등은 여야가 소득대체율에 관한 논의를 사회적 기구에 넘기기로 합의해 처리됐는데요.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 행사까지 시사한 이번 갈등도 봉합될 수 있을까요?

[3분 정리] 유승민 무슨 일?

연일 일간지 정치 섹션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인터넷 포털네이버에서 ‘유승민’이라고 검색하면 자동완성 검색어 중 가장 위에 ‘유승민 무슨 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승민 대표, 도대체 무슨 일이죠?

Story.14에서 다뤘다시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정’을 ‘국회법 개정’과 연계해 처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이 삼권분립을 침해한다며 결국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갔고 당청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박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25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여당·야당 가리지 않고 “배신의 정치” 등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야당보다는 친정인 새누리당을 더 크게 질타했는데요.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를 콕 집어 “여당 원내사령탑도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간다”고 정면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새누리당은 25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대통령이 돌려보낸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되도록 재의결하지 않기로 정했지만, 대통령의 미움을 산 유승민 원내대표는 재신임했습니다.

다음날인 26일 유승민 원내대표는 바로 대통령에게 사과했습니다.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읽으며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여당으로서 충분히 뒷받침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 “대통령께서도 저희에게 마음을 푸시라”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공식적인 응답이 없었습니다. 여러 언론은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유 원내대표가 ‘마음을 푸시라’고 했는데 대통령은 화가 나서 그런 게 아니다”,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중앙일보) “박 대통령께서 국무회의라는 공개석상에서 ‘같이 갈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만큼 이에 대해 달리 해석할 여지는 없다”(세계일보)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새누리당 내 친박계 의원의 ‘자진 사퇴’ 공세가 펼쳐졌습니다. 친박계 최고위원인 서청원, 김태호, 이정현 의원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고, 이인제 의원도 “사퇴가 정도(正道)”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비박계 재선 의원들은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된 것(유 원내대표 유임)을 의원들의 총의를 묻지 않은 채 최고위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29일 당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했지만, 결정된 것은 없었습니다. 예고된 대로 서청원, 김태호, 이정현 의원이 자진 사퇴를 권고했지만, 유 원내대표는 “자진 사퇴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내 거취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는 ‘잘 경청했다. 고민하겠다’고 이야기를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와 당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며 원내대표에 당선된 유 원내대표로서는 청와대와의 힘 싸움에서 밀려 쫓겨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계일보는 《유 원내대표가 최근 지인들과 만나 “만약 내가 이대로 물러난다면 당·청 관계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는 전언》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국회법 개정’으로 인한 당청갈등이 ‘대통령 탈당’ 및 ‘친박계 사퇴로 인한 당 지도부 와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이 같은 내홍(內訌)이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면 김무성 대표도 마냥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막을 수는 없는 일 같습니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 갈등은 29일 최고위원회의 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대통령이 돌려보낸 국회법 개정안을 6일 다시 재의에 부치겠다고 밝혔는데요.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도 6일 즈음에는 결정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요구가 나옵니다.

지.못.미 유승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사퇴했습니다. 오전부터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로 박수로 추인(追認)하기로 결정했고, 유 원내대표는 이를 받아들여 사퇴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7일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의총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8일 의총 안건은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이었으나, 비박계의 반발로 안건을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로 변경했습니다. 소수 의원이 표결로 유 원내대표의 신임/불신임을 결정하자고 주장했으나, 김무성 당 대표는 “신임투표로 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모두가 큰 상처를 입게 된다”고 발언했습니다.

“지금처럼 갈등과 혼란이 계속되면 총선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 모두의 공멸”, “정치인의 거취는 반드시 옳고 그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을 던지면서 나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결단을 부탁하는 것”

김무성 새누리당 당 대표, 8일 의원총회 모두발언

8일 의원총회는 ‘박수’로 뜻을 모아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했습니다. 의총에 참석하지 않고 의원회관에 머무르던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입니다.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회견 중

공무원연금 개정과 국회법 개정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인한 갈등은 선출된 지 4개월 된 여당 원내대표를 자리에서 내려오게 했습니다. 갈등의 핵심(?)이었던 유 원내대표가 물러났으니 지난 한 달간 끊기다시피 한 당청 간 소통도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원내대표 자리에 누가 앉든 당-청은 당장 하반기 추경에 협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년 총선 즈음 친박과 탈박, 현재 주자와 다음 주자의 주도권 갈등은 예고된 수순입니다.

유승민 빠진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대통령 만난다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가 꾸려졌습니다. 국회법 거부권 파동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지 6일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새 여당 지도부를 만날 예정입니다.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자, 당청 관계 회복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입니다.

14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합의 추대됐습니다.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았습니다.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 의원이기도 합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계파 상으로는 비박계입니다. 공천과 선거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에는 친박계 3선 중진인 황진하(경기 파주) 의원, 제1사무부총장에는 비박계 재선 홍문표(충남 홍성ㆍ예산)의원, 제2사무부총장에는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의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수원갑 당협위원장)이 임명됐습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청 및 당내 갈등은 새누리당의 분열 양상을 외부에 드러내고 결국은 원내대표가 중도 사퇴하게 했습니다.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는 소원해진 당청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정·청은 삼위일체, 한몸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하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 없이는 내년 총선과 정권 재창출을 장담할 수 없다", "긴밀한 당·청 관계를 통해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박근혜 정부의 4대 개혁 과제를 완수하는데 집중하겠다"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

"정책 분야에서 당정청 간 소통이 좀 막혀있는데 소통을 회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겠다", "재선 때 선임 정책위 부의장 하던 시절 청와대와 매주 회의를 진행하고 정책을 조율했는데 이런 회의를 빠르게 회복시키도록 노력하겠다"

김정훈 신임 정책위의장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이 있었던 13일, 김무성 당 대표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당·정·청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국회법 갈등으로 인해 김 대표가 강조하던 ‘수평적 당청 관계’가 실패했다는 우려를 감출 수 없는데요. 김 대표는 그런 우려를 차단하듯 “수평적 당청 관계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을 점수로 따지자면 스스로 미흡하다고 본다”, “그러나 노력은 열심히 했다. 그리고 언론이 평가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신임 지도부가 꾸려지자마자 당청 관계는 회복세에 들어섰습니다. 여당 신임지도부는 16일 박 대통령과 회동을 가질 예정입니다. 추경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 당청이 협력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이 코앞이라 후반기 국정 동력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여당 원내대표가 사퇴한 후에 조성될 당청 관계가 수평적일지는 미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