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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IS-터키 삼각 전쟁

쿠르드족은 터키-시리아-이라크-이란 국경지대에 살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입니다. 이들은 레반트 지역에서 득세한 IS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독립·민족국가 '쿠르디스탄'의 건립을 꿈꾸고 있지만, 터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터키 역시 IS 테러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요. 이들의 삼각관계, 아니 삼각전쟁은 갈수록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by jan Sefti, flickr (CC BY)

2개의 전쟁: 〈터키-IS〉, 〈터키- PKK〉

터키 정부가 테러단체에 칼을, 아니 공군 전투기를 빼 들었습니다. 공습 대상은 IS와 PKK(쿠르드노동자당)입니다.

지난 20일 터키 수루치에서 IS 조직원인 터키 대학생이 자폭 테러를 벌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쿠르드족 민병대(YPG) 지원병 모집 집회에 참여한 쿠르드계 대학생 등 총 3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이에 PKK는 “터키 정부가 IS를 방조해 테러가 일어났다”며 터키 남부에서 경찰서 및 관공서에 테러 활동을 벌였습니다.

23일엔 킬리스에서 터키군 한 명이 IS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IS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던 터키 정부는 이때부터 강경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3일 동부 디야바르키리 공군기지의 F-16 전투기로 시리아 내 IS 기지를 공습한 것입니다.

터키 공군은 24일 밤과 25일 이라크 북부의 PKK 기지도 공습했습니다. 터키엔 IS나 PKK나 똑같은 테러 위협이기 때문인데요. PKK는 터키 내 쿠르드족의 독립을 주장해 온 조직으로, 터키와 수십 년간 전쟁을 지속해오다가 지난 2013년부터는 휴전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PKK도 터키군 공습에 대한 보복을 감행했습니다. 지난 25일 밤 터키 동남부 디야르바키르 부근에서 쿠르드족 반군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터키군 차량을 공격해 군인 2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터키는 국경을 접한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도시 아인알아랍(쿠르드식 지명 코바니)이 IS의 함락 위기에 놓였을 때도 IS를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국제사회의 비난을 들을 만큼 미온적이고 무관심한 대처로 일관했죠. 터키 내 PKK가 코바니의 쿠르드민주동맹당(PYD)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터키-시리아 국경을 폐쇄한 적도 있었습니다. 흩어져있는 쿠르드족의 결집을 막고, 시리아-쿠르드족과 IS가 서로 싸우다 공멸하도록 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구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수루치 테러와 이어진 PKK의 습격 후, 터키 정부는 양쪽을 모두 공격하기로 마음먹은 듯합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극악무도한 테러세력으로부터 심각한 안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전체 회의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터키가 지칭한 테러세력은 IS와 PKK를 동시에 가리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이라크-쿠르드족은 사실상 터키 내 강경 쿠르드 족에 등을 돌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터키가 공습한 PKK의 거점은 이라크에서 자치권을 인정받은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관할 내에 있는데요. KRG가 터키의 PKK 공습을 묵인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입니다. KRG는 주요 수입원인 터키 원유 수출을 수성하고 강경노선과의 선 긋기 전략을 펼쳐, KRG만의 독립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극단주의 수니파 조직 IS의 발호로, 터키와 터키-쿠르드 족의 갈등 그리고 쿠르드족 단체 간 갈등이 복잡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진격의 IS, 시리아-터키 국경마을 '코바니'에 공세 중

터키와 국경을 접하는 시리아의 도시, 아인 알 아랍(쿠르드식 지명 '코바니')

IS는 9월 중순부터 터키와의 접경 지역인 시리아의 아인 알 아랍(쿠르드식 지명 코바니)에 공세를 가하고 있습니다. 코바니는 시리아 쿠르드족의 거점 도시이며, 시리아 북동쪽의 다른 쿠르드 지역과 터키로 연결되는 요충지입니다. IS는 지난 7월에도 코바니를 공격한 전력이 있습니다.

IS는 박격포와 탱크 등 각종 중화기를 동원해 코바니를 공략 중입니다. 현재 코바니에서 IS를 막아내고 있는 것은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입니다. YPG와의 교전을 계속하며, IS는 코바니 도심에 진입했다 물러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교전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어젯밤부터 IS가 코바니 동쪽에서의 진격은 저지됐다."

레두르 제릴, YPG 대변인

IS는 이라크 북부에서 활동할 당시, 북부 소수족인 야지디족 800여 명을 집단 학살한 적이 있습니다. 코바니에서도 야지디족 참사가 재현될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코바니를 비롯한 시리아 북부 지역의 쿠르드족은 터키 국경쪽으로 피란 행렬을 계속하고 있지만, 터키는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터키, IS-쿠르드족 딜레마에 '무대응'으로 대응

IS가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마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약 20만여 명의 쿠르드족 난민이 터키로 피신하고 있습니다.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이 부담스러운지, 터키 정부는 9월 22일 시리아 쪽 국경검문소 9개 중 7개를 폐쇄하고 쿠르드 난민의 입국을 저지했습니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에 참전하기 위해 코바니로 '나가려는' 터키 내 쿠르드족까지 막고 있는데요, AFP 통신은 터키 정부가 검문소에 모인 터키 쿠르드족을 최루탄과 물대포로 해산시켰다고 밝혔습니다.

터키가 나가는 쿠르드족까지 막는 이유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저지하기 위함입니다. 터키에는 전체 쿠르드족 인구의 절반인 1,5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터키 인구의 20%를 차지합니다. 터키 쿠르드족은 독립을 위해 80년대부터 쿠르드 노동자당(PKK)을 결성해 투쟁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은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를 훈련해 지상군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요, 터키는 PKK가 서방의 훈련을 받고 '전투력을 강화'해서 돌아오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국경을 폐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터키는 타국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IS 전투원으로 합류할 수 있는 터키-시리아 입국 루트를 방치한 의심을 받고 있는데요, 미국의 조 바이든 부통령은 "터키가 외국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터키 국경을 넘어 시리아 IS에 가담하도록 한 실수를 범했다고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인했다"는 발언을 했다가 터키의 항의로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한 바 있습니다.

"쿠르드 동포를 도와달라" 터키 내 쿠르드족 시위에 최소 30명 사망

IS의 국경 지역 공세에 터키가 내분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IS가 시리아-터키 국경 도시인 코바니를 공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IS를 공격하기는커녕 국경을 폐쇄해 난민 입국과 민병대에 참전하려는 쿠르드족의 출국을 저지했습니다. 터키의 미온적인 태도에 분노한 터키 내 쿠르드족은 지난 7일부터 쿠르드족 밀집지역인 터키 동부 도시에서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터키 경찰은 물대포, 최루가스에 실탄까지 쏘며 시위를 진압했습니다. 게다가 이 시위를 막은 것은 터키 경찰뿐만이 아닙니다. 터키 정부를 도와 쿠르드족을 고문·살인한 전력이 있는 터키 헤즈볼라가 쿠르드 시위대를 공격한 것입니다. 진압과 공격의 과정에서 최소한 31명이 사망하고, 약 36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터키는 남동부 시리아 접경 지역에 통행금지를 선포했습니다.

쿠르드 족을 도와달라는 시위는 터키 동부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쿠르드족 수백 명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의사당을 점거해 IS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고,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시위대가 의회 문을 부수고 진입했으며, 파리에서도 연좌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얄친 아크도안 터키 부통령은 "우리 정부와 관계기관은 미국 관리들에게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습을 즉각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미국에 공습 확대를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소극적인 대응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영원히 고통받는 쿠르드족, 쿠르드 노동자당 거점에 터키 공습

아… 이슈의 제목을 'IS에 고통받는 쿠르드족'이 아니라 그냥 '영원히 고통받는 쿠르드족'이라고 바꿔버릴까요. 국제사회가 IS 공습에 터키의 공조를 바라고 있는 이 순간, 터키는 자신들의 국경 코앞까지 진격한 IS가 아닌, 그들과 맞서싸우고 있는 쿠르드족 동포인 쿠르드 반군(PKK)에 공습을 가했습니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는 터키 공군 전투기 2대가 13일 밤 터키 남동부 다을르자 군의 PKK 거점을 공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거의 30년 동안 독립을 주장하며 무력 항쟁하는 쿠르드 노동자당(PKK)과 터키는 지난 2012년부터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PKK가 먼저 터키 군부대를 공격해왔다며, 이번 공습은 선제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터키 에르도얀 대통령은 "IS 같은 테러 집단이 나타났을 때는 온 세계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왜 PKK에 대해서는 침묵하느냐, IS와 PKK는 (우리에게) 동등한 위협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IS와 PKK가 코바니에서 서로 싸우다 자멸하는 것이 터키의 이득이기 때문에 터키가 직접 나서지 않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IS에 공격받는 코바니를 돕지 않는 터키에 분노한 터키 내 쿠르드족의 시위로 최소 31명이 사망한 이 시점에, 터키가 IS가 아닌 PKK를 공격한 것은 정치적인 판단 미스라는 게 전문가와 여러 언론의 평가입니다. 영국의 터키 전문가인 아론 스테인은 터키의 이번 공습을 "정치적인 음치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음 바꾼 터키, 페슈메르가에 '국경 열어줄게, 드루와 드루와'

"페슈메르가(KRG: 이라크 內 쿠르드 자치정부의 민병대)군이 코바니로 넘어가는 것을 돕고 있다", "코바니가 함락되는 것을 보고싶지 않다"

메블루트 카부소글루 터키 외무장관

사실 터키는 국경 도시인 코바니가 넘어가든 말든 상관없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테러단체로 지목된 쿠르드 노동자당(PKK)이 코바니를 지키고 있는 쿠르드민주동맹당(PYD)을 도우러 국경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도 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미국이 공개적으로 'PYD에 대한 무기지원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터키가 이에 동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터키가 갑자기 對 쿠르드 전략을 변경한 데에는 여러 가지 분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 수송기를 이용해, 코바니의 쿠르드 민병대에 무기와 탄약, 의료물품 등을 투하하면서 터키를 압박한 데에 따른 화답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주로 공습을 통해 코바니 쿠르드족을 지원해왔는데요, 지난 19일에는 쿠르드족에 직접 무기를 투하했습니다.

터키 전문가이자 스톡홀름의 중앙아시아-코카서스 연구원인 할릴 카라벨리는 이번 조치가 "터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페쉬메르가가 코바니에 있는 다른 쿠르드 단체(PYD 등)와 균형을 이뤄 터키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IS, 코바니에 화학무기 사용 의심돼

벌써 몇 달 동안 코바니에 중화기 공세를 퍼붓고 있는 IS가 이번엔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쿠르드계 매체 '쿠르디시 퀘스천'은 현지시각 21일, 한 남성의 부은 눈에서 피가 흐르는 사진과 함께 IS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시리아 쿠르드족 민주동맹당(PYD)의 주장을 실었습니다.

"21일 밤 코바니 동쪽 지역에서 (IS의) 화학가스 공격이 벌어졌다", "많은 주민이 의식을 잃고 숨을 쉬기 어려워했다"

아이샤 압둘라 PYD 공동의장

"공격수단은 염소가스나 백린탄으로 의심된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의료장비를 (국제동맹군)이 투하해줬으면 한다"

웰라트 박사, 코바니 지역 의사

사실 IS는 이미 지난 6월 이라크 바그다드 근처의 무탄나 화학무기 공장을 장악해, 겨자가스 로켓탄 등의 화학무기를 강탈했습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북부 지역에서 IS가 이라크 정부군에게 염소가스 공격을 가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IS가 쿠르드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도 이번이 첫 번째가 아닌데요, 현지 시간 10월 13일, 예루살렘 포스트가 중동국제문제리뷰(MERIA)의 보고서를 인용해 IS가 쿠르드 민병대와의 격전 중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가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내 동포는 내가 돕는다' 이라크 페슈메르가, 코바니로 진격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정부(KRG)는 지난 28일 쿠르드 동포를 돕기 위해 군사조직 페슈메르가 대원 152명을 코바니에 파병했습니다. 쿠르드 자치정부 관리는 부대원들이 이라크 북부 기지를 출발해 터키 국경을 거쳐 코바니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80명은 육로로, 72명은 비행기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페슈메르가 대원들은 코바니 인민수비대(YPG)를 돕기 위해 중화기를 가지고 입국합니다.

20일 터키 정부가 페슈메르가에게 터키-시리아 국경을 열어주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튿날 신속하게 코바니 파병안을 가결했습니다. 쿠르드 전문매체인 루다우에 따르면 쿠르드 자치수반실 관계자가 "아직 터키 측에서 국경통과에 대한 대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 파병이 다소 늦어지는 듯했으나, 해당 보도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알자지라와 AFP 통신이 파병 소식을 전했습니다.

터키는 이라크의 페슈메르가 외에도 시리아 온건 반군인 자유시리아(FSA)도 코바니에 파병할 수 있도록 국경을 열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이 IS와의 지상전에 활용하려는 단체는 쿠르드 인민수비대(YPG)인데요. YPG는 터키와 무력다툼 중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지부인 민주동맹당(PYD) 소속입니다. 터키는 PYD나 PKK나 테러단체기는 매한가지라며, PYD 지원을 거부해왔습니다. 이번에 이라크 자치정부의 페슈메르가나 자유시리아(FSA)가 코바니에 진입할 수 있게 한 것도, 이들 단체가 PYD와 균형을 이뤄 터키와 시리아의 쿠르드족 자치정부 수립을 저지하기 위함으로 분석됩니다.

PYD의 살레 무슬림 대표는 24일 CNN 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에 요청한 것은 페슈메르가의 지원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 있는 YPG가 코바니 전선에 합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것이었고, FSA도 코바니에 합류하기보다는 다른 곳에서 IS와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YPG가 아닌 다른 군사단체의 개입을 조장한 터키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입니다.

코바니 탈환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26일(현지시각)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코바니 시내를 장악했으며, IS와는 코바니 외곽에서 교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IS의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코바니 주민인 쿠르드 족이 드디어 마을을 탈환했습니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KRG)의 군사조직인 페슈메르가와 미국 주도의 국제 동맹군이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했습니다. 국제동맹군이 IS에 지속적으로 공습을 가하고, 지난해 10월 중순엔 미군 수송기가 코바니에 직접 무기와 의약품 꾸러미를 투하했습니다. 10월 말에는 페슈메르가 지상군이 쿠르드 동포를 돕기 위해 코바니에 투입되었습니다.

코바니 탈환의 상징적 의미는 큽니다. 코바니는 시리아 북부 터키 접경지역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IS가 코바니를 장악하면 IS의 관할 지역이 이라크 동북부에서 시리아 동북부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미국은 아직 승리선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IS에 대항하는 세력(쿠르드족)이 코바니의 90%가량을 현재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바니에서 IS의 실패는 이들의 전략적 목표 중 하나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중부사령부 성명

"우리가 그들을 밀어내고 있지만, 여전히 치열하게 교전 중"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

IS 첫 패배 인정

파죽지세로 중동 지역에 세를 넓히던 IS가 처음으로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쿠르드 소수민족이 모여 사는 코바니(아랍식 지명: 아인 알 아랍)에 수개월간 공세를 퍼부었으나, 전투원 1,000여 명을 잃는 등 쿠르드민병대(YPG)에 밀려 코바니 공세에서 물러난 것입니다.

"얼마 전 우리는 (국제연합군의) 폭격과 형제들의 죽음에 아인알아랍(쿠르드식 지명: 코바니)에서 후퇴했다", "전투기들이 모든 것을 파괴했고 또 쥐새끼들(쿠르드족 민병대·YPG)이 오기 때문에 우리는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친IS 언론 아마크 뉴스 통신이 공개한 IS 영상

그러나 한 IS 대원은 코바니 외곽의 폐허를 지목하며 "IS는 계속 머물 것이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게 전하라"며 코바니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시리아 언론과 국제 인권감시 단체 등에 따르면 IS는 아직 코바니 외곽의 작은 마을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IS가 코바니에서 패배 선언을 했다고 해서 IS의 세력이 약화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에 퇴임하는 척 헤이글 美 국방장관은 "미국은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병력 일부의 전진 배치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라고 CNN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현재 미국이 사용하는 공습 방식은 비효율적이며 민간인에 대한 부수적인 피해를 차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IS를 뿌리 뽑으려면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오바마 美 대통령은 IS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2개의 전쟁: 〈터키-IS〉, 〈터키- PKK〉

터키 정부가 테러단체에 칼을, 아니 공군 전투기를 빼 들었습니다. 공습 대상은 IS와 PKK(쿠르드노동자당)입니다.

지난 20일 터키 수루치에서 IS 조직원인 터키 대학생이 자폭 테러를 벌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쿠르드족 민병대(YPG) 지원병 모집 집회에 참여한 쿠르드계 대학생 등 총 3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이에 PKK는 “터키 정부가 IS를 방조해 테러가 일어났다”며 터키 남부에서 경찰서 및 관공서에 테러 활동을 벌였습니다.

23일엔 킬리스에서 터키군 한 명이 IS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IS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던 터키 정부는 이때부터 강경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3일 동부 디야바르키리 공군기지의 F-16 전투기로 시리아 내 IS 기지를 공습한 것입니다.

터키 공군은 24일 밤과 25일 이라크 북부의 PKK 기지도 공습했습니다. 터키엔 IS나 PKK나 똑같은 테러 위협이기 때문인데요. PKK는 터키 내 쿠르드족의 독립을 주장해 온 조직으로, 터키와 수십 년간 전쟁을 지속해오다가 지난 2013년부터는 휴전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PKK도 터키군 공습에 대한 보복을 감행했습니다. 지난 25일 밤 터키 동남부 디야르바키르 부근에서 쿠르드족 반군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터키군 차량을 공격해 군인 2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터키는 국경을 접한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도시 아인알아랍(쿠르드식 지명 코바니)이 IS의 함락 위기에 놓였을 때도 IS를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국제사회의 비난을 들을 만큼 미온적이고 무관심한 대처로 일관했죠. 터키 내 PKK가 코바니의 쿠르드민주동맹당(PYD)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터키-시리아 국경을 폐쇄한 적도 있었습니다. 흩어져있는 쿠르드족의 결집을 막고, 시리아-쿠르드족과 IS가 서로 싸우다 공멸하도록 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구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수루치 테러와 이어진 PKK의 습격 후, 터키 정부는 양쪽을 모두 공격하기로 마음먹은 듯합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극악무도한 테러세력으로부터 심각한 안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전체 회의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터키가 지칭한 테러세력은 IS와 PKK를 동시에 가리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이라크-쿠르드족은 사실상 터키 내 강경 쿠르드 족에 등을 돌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터키가 공습한 PKK의 거점은 이라크에서 자치권을 인정받은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관할 내에 있는데요. KRG가 터키의 PKK 공습을 묵인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입니다. KRG는 주요 수입원인 터키 원유 수출을 수성하고 강경노선과의 선 긋기 전략을 펼쳐, KRG만의 독립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극단주의 수니파 조직 IS의 발호로, 터키와 터키-쿠르드 족의 갈등 그리고 쿠르드족 단체 간 갈등이 복잡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