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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 한반도 배치?

사드 한반도 배치가 스멀스멀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 사드 배치를 언급한 데 이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공=포커스뉴스

한미,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 결정

지난 8일, 한미 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지난 2월 공식 협의를 시작한 이후 5개월 만입니다. 양국은 이달 중 사드 부대 배치 지역을 공개합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미 사드 배치 지역은 결정됐으며, 최종보고서 작성과 승인 절차 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합니다. 사드 배치 지역 후보로 거론되는 지역은 경기 평택, 경북 칠곡, 전북 군산, 충북 음성인데요. 지역 결정 이후 실제 사드 배치가 시작되는 시기는 2017년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이유는 '커져가는 북한의 미사일∙핵 도발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패트리어트에서 사드로 이어지는 다층 미사일 방어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인데요. 한 국방장관은 패트리어트와 사드가 함께 운영되면 북한의 단거리, 준중거리, 무수단, 더불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요격 또한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언제 어디서 발사될지 알 수 없는 SLBM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드가 효과적인 대응책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사드 배치는 사실상 결정됐고 그럼 이제 주한미군이 사드를 어떻게 운용하는지, 사드 배치로 인한 동북아 정세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사드 포대는 주한미군사령관의 작전 통제를 받게 될 전망입니다. 특수한 경우 한해 주한 미 7공군 사령관에게 지휘권이 위임될 수 있습니다. 사드 포대 운용 주체는 주한 미 7공군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우리 군이 사드 운용에 아예 손을 놓는 것은 아닙니다. 국방부는 우리 공군이 협조하는 형태로 사드 운용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평시에는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권이 한국에 있으므로 주한미군이 한국군에 협조하는 형태로 사드 운용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비용 문제도 중요합니다. 사드 배치 비용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과 미국이 함께 부담합니다. 우리 측은 부지와 기반시설 등을 제공하며, 미국은 사드 전개∙운용∙유지 등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드 배치는 우리 안보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북아 안보 지형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외적인 사안이기도 합니다.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 최종 결정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인 7일 중국과 러시아 등의 주변 국가에 소식을 사전 통보했습니다.

중국은 한미의 공식 발표 직후 주중 한국,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한편, 외교부 성명을 발표해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러시아 또한 사드 배치 합의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며, 사드 배치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한국 내 사드 기지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 부대를 자국에 배치할 수 있다고 시사했는데요. 사드 배치가 동북아 한미일-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사드가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대북억제를 위한 카드일 뿐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 발음도 어려운 'Thㅏ드(사드)', 도대체 무엇일까?

9218929424 ee13c9c1eb c U.S. Missile Defense Agency, flickr(CC BY)

고고도방어미사일(THAAD : Theater of High Altitude Area Defense, 이하 사드)는 지난 1991년 걸프전을 수행하던 미국이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입니다. 사드의 개발을 맡은 록히드마틴사는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사드 미사일 개발을 진행했으며, 지난 1999년 6월 처음으로 미사일 요격에 성공했습니다. 이 사드 미사일은 지상 배치 이동형으로, 1개 포대에 총 48발의 미사일을 탑재합니다.

보통 요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 머릿속에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떠오릅니다. 요격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사드와 패트리어트 사이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두 미사일 모두 공중을 비행하고 있는 미사일을 쫓아 격추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사드 미사일은 패트리어트 미사일보다 더 높은 고도인 150km까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권 바깥으로 비행하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대륙 간 탄도 미사일도 포함합니다)까지도 요격 가능합니다. 또한, 속도와 정확성도 기존 패트리어트 미사일보다 뛰어나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목표까지 요격할 수 있습니다.

기존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적 미사일 근처에서 탄두 폭발 방식으로 피해를 가하는데 반해, 사드 미사일은 적 미사일에 직접 충돌하여 폭발하는 '힛 투 킬(hit-to-kill)’ 방식을 사용합니다. 보통 이 방식은 탄두 폭발 방식보다 더 확실하게 목표물을 파괴하는 방법으로 평가받습니다.

사드 미사일과 더불어 사드 시스템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사드의 레이더입니다. 사드 시스템에는 AN/TPY-2 고성능 X밴드 레이더가 사용되는데요. 이 레이더의 최대 탐지 거리는 2,000~3,000km에 이릅니다. 또한, 넓은 탐지 거리에도 그 정확도는 기존 단거리 탐지 레이더 못지 않다고 평가받습니다.

한반도 사드 배치 - 빨리빨리 하자는 미국, 일단 진정하라는 한국

한반도 사드 배치는 지난 2011년부터 거론됐습니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제임스 서먼스 장군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게 그 시작인데요. 이후 미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검토해왔다고 합니다.

2011년 이후 미국이 사드 배치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개인적으로 사드 전개를 (미국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북한의 위협이 진화하는 만큼 대한민국 방어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미국은 사드를 한국에 전개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결심을 내린 것은 아니다. 한국과 공식 토의를 하지 않은 만큼 검토 초기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지난 6월 3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포럼 조찬 강연 중

이 외에도 미국 국방부 장관 로버트 워크는 지난달 30일, 미 외교협회(CFR) 간담회에서 "세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사드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그 일(사드 배치)이 맞는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working with)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로버트 워크 장관의 언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지금껏 사드 배치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던 적도 없고, 협의 중이지도 않다고 밝혔는데요. 아니러니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열린 국정감사 자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가용수단이 제한되는데 사드를 배치하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강 정리해보면 한국과 미국은 사드 배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않을 뿐이죠. "그럼 후딱 배치하면 될 거 아닙니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이유는 다음 스토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깔 땐 같이 까는 여야, 미지근한 정부 대처에 한 목소리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주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를 진행했습니다. 아? 국정감사라기보다는 ‘사드 감사’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네요. 이날 국정감사의 주제는 시작부터 끝까지 사드였습니다.

현재 여야는 사드 도입 자체에 대해서 입장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현재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만으로는 북한 미사일 요격 가능성이 작고,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해 사드 도입은 우리 돈을 들여서라도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와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은 강력한 레이더망을 지닌 사드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을 필연적으로 불러일으킬 것이고, 이것이 한국과 주변국들의 관계 악화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견원지간(犬猿之間) 같은 여야가 사드에 대해 입장을 함께하는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현재 불거지고 있는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해 한목소리로 정부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드 문제에 대해 한미간에 전략적 합의가 있는 것 같다. 일단 논의하지 않는 것으로 하면서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든다. 이런 때일수록 명확해야 한다. 국민적 혼란과 쓸데없는 유언비어가 난무하게 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자꾸 진실공방이 되고 말꼬리 잡는 말싸움이 되는 것 같다. 한반도 배치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나중에 중요한 국익과 관련한 정책에 대해 온 국민을 속이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

사건의 진의를 묻는 의원들에 안호영 주미대사는 "양국 국방 당국 차원에서 무기체계 자체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교환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미국이 사드를 우리나라에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협의는 전혀 없었다”라며 일축했습니다.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꺼리는 두 가지 이유

중국은 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꺼리는 걸까요?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너희끼리 몰려다니는 게 싫어!!!"

사드 배치는 곧 한국의 미국 MD(미사일방어) 체제 편입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는 MD 운용의 핵심인 상호통합운용 원칙에 따라 한미일 3개국의 군사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죠. 중국의 아시아 군사 전략 대원칙은 “미국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점차 본인들의 영향력을 확대한다”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MD를 통해 아시아 주요 2개국(한국, 일본)과 협력을 강화한다면 중국의 아시아 영향력 확장은 집 앞마당에서부터 차질을 빚습니다.

둘째, “나를 훤히 들여다보는 것도 밥맛이야!!!"

중국이 발끈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사드의 핵심 구성품인 'AN/TPY-2’ 때문입니다. 이 고성능 X-밴드 레이더는 성능이 아주아주 뛰어납니다. 최대 탐지 거리는 1,000km를 넘어서고, 파장도 짧아 정밀한 탐지가 가능합니다. 또한, 그 크기도 작아 수송기로 실어나를 수도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이 레이더는 일본 오키나와 지역에 배치되어 있으며, 중국의 연안 지역까지 탐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친구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이것을 운용하는 주한미군은 중국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을 샅샅이 뒤져볼 수 있게 됩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핵심 군사 설비를 모두 공개하는 꼴이기 때문에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대한 또 다른 군사적 대응를 준비하겠죠. 동북아에 새로운 긴장의 기류가 발생할 것입니다. 결국, 미국과 함께 사드를 운용하는 한국 입장서 이보다 껄끄러운 상황이 없습니다. 중국도 한국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나라기 때문에 관계를 틀어버리는 일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을 테니까요.

중국이 한국에 얼마나 중요한 나라인지 정말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볼까요? 2015년 예상되는 한중 간 교역액은 3,000억 달러(약 318조)입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것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트윗 한번으로 일 커진 '사드 한반도 배치' 논란

지난 6일,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한·중·일 3개국 순방에 앞서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질문 :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답변 : 사드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including possibly THAAD) 한반도의 미사일 방어는 이 지역 내 불안정의 최대 근원인 북한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한반도 미사일 방어는 지역 불안정의 가장 큰 원인인 북한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미사일 방어는 사드를 포함할 수도 있다.

블링큰 부장관이 한 답변의 요지는 한반도 미사일방어 체계가 중국이 아닌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사드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이라는 부분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한반도 미사일방어 체계에 사드가 포함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죠. 과거 주한미군사령관, 미국 국방부장관 등도 위와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을 한 전례가 있으므로 이번 발언 또한 단순 실언이 아니리라 추측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럼 이 발언을 한 당사자, 블링큰 부장관은 어떤 해명을 했을까요? 블링큰 부장관은 지난 9일 서울에 방문했는데요. 조태용 외교부 제1차장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트윗’에 관련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드는 순전히 방어적이고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결정이 안됐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다. 사드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게 되면 한국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이다."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

답변을 들어보니 이거 참 애매합니다. 어느 하나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지 않는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입니다.

주한 미대사 피습 이후 한미 동맹강화는 사드 배치로!?

지난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 이후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내용이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자주 거론되곤 합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이때다 싶은지, 한반도 사드 배치의 국회 공론화를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찬성하는 당내 의견이 제기됐다. 저도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요격미사일 도입을 주장해왔다. 이제는 원내대표로서 당의 의견을 집약할 책무가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9일 최고위원회의

앞서 같은 당 정병국 국회 외교통일위원,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는데요. 이에 따라 15일로 예정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의제로 다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당장 사드 도입 계획은 없다며 정치권(이라 쓰고 ‘새누리당’이라 읽는다)의 설레발을 일축했습니다.

"미 정부가 사드를 한반도와 주한미군에 배치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관련 협의나 협조 요청이 오지 않았다.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을 개발해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9일 정례 브리핑

평소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해 온 새정치민주연합도 새누리당의 ‘사드 배치 공론화’를 두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는데요. 최근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과 한미동맹 강화를 연관 짓고 사드 배치 공론화에 나선 새누리당의 행동이 옳지 못하다는 것이죠.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 이후 새누리당이 사드 도입의 필요성을 들고 나오고 있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태도이다. 대사 피습 사건과 사드 도입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국방위원들이 중심이 돼서 사드 도입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사드 배치를 한미 양국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논의한 바 없다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서둘러 공론화할 이유가 없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불붙는 '사드 공론화'에 얼어붙는 당·청 관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오는 15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와 이달 말 있을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사드 공론화’에 나서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청와대의 반응은 영 신통치 않습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임을 강조했는데요.

"우리 정부의 입장은 3NO(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다.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 11일 오전 브리핑

​평소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국을 이끌어야 할 여당이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적극적 입장을 보이자 청와대 쪽에서 부담을 느낀 것이죠. 정부가 ‘사드 공론화’를 꺼리는 이유는 '논의가 본격화되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방부가 밝힌 사드 논의에 대한 정책 기조인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죠.

​이를 인식한 탓인지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사드 공론화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청와대와 비교적 가까운 친박계 의원들의 주장인데요. 사드 배치는 정치적, 군사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사안인데 이를 당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게 적절하냐는 겁니다.

"사드 도입 문제는 공개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만약 정부가 도입을 결정한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입 규모와 시기 등을 당과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지만, 전략적인 도입 결정은 그렇게 논의해선 안된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북아 각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몰고 올 사안을 고도의 전문성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의원총회에서 자유토론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사드 도입 문제와 관련하여 당과 청와대, 그리고 당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북핵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변 정세에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수단은 사드 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다. 외교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권한은 없고, 의원들도 내용을 알아야 한다는 차원의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러한 우려와 지적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달 말에 있을 의원총회에서 사드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합니다. 의원들의 문제 제기를 의식한 듯 ‘사드에 관한’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하고, 사드 관련 사안 중에서도 중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논의한다는 타협안을 제시했습니다.

'사드'라는 링 위에 올라 치고받는 한-중-미

미·중의 한반도 담당 차관보가 동시에 방한했습니다. 최근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한·미·중 3국의 관계가 껄끄러운 차에 이런 방한 타이밍이라니... 우연치고는 절묘합니다.

중국이 선공을 날렸는데요.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16일에 가진 차관보 간 협의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미가 타당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중시해줬으면 한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류 부장조리의 말을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반대 입장으로 해석해도 될 것인지에 관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키기 위해 기존에 밝혔던 ‘3NO’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류 부장조리가)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이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니지 않나 싶다. 사드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우리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KAMD)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우리 입장이 변한 바가 없다. 미 측에서 결정한 바가 없고, 요청도 없었고 따라서 협의가 없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1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류 부장조리의 언급에 관한 우리 정부의 직접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주변국이 우리의 국방안보 정책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선 안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17일 오전, 방한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또한 이에 질세라 한반도 사드 배치에 관해 한마디 보탰는데요. 중국을 겨냥한 돌직구였습니다.

“아직 실행되지도 않았고 이론에 그치고 있는 보안장치에 왜 제3국(중국)이 강하게 항의를 하는지 궁금하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러시아 : 나...나도 사드 견제할거야!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시스템(사드)이 한국 등을 포함한 여러 지역으로 확산 배치될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제 안보와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미국 글로벌 MD의 파괴적 영향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사태 전개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잖아도 안보 분야 상황이 복잡한 동북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겨날 수 있다.”

러시아 외무부 공보실 명의의 논평, 지난 24일


​러시아가 논평을 통해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공개적인 우려를 표했습니다. “잘 따져보고 결정해~?”라는 무언의 압박 같은데요. 그동안 러시아는 한반도 사드 배치가 동북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북핵 논의 진전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사드 배치에 대한 강한 반대 견해를 피력해왔습니다.

​사실 러시아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중국의 반대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드 체계 안에 포함되는 고성능 레이더망인 ‘X밴드 레이더’가 러시아 극동지방의 군사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미국의 러시아 경제제재가 강력해지면서 러시아가 보복 차원에서 중국과 편 먹고 한국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 서방의 경제제재로 악화되자 러시아는 중국과 천연가스 공급 계약,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러시아 외무부 논평에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며, "우리 영토 내 사드 배치 여부는 우리 정부가 종합적 국익 관점에서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갈 사안"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따..딱히 부담주려고 사드 이야기 꺼낸 건 아니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방한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예상치 못한 '사드 배치’ 관련 발언을 해 그 의도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사드 배치 압박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인데요. 케리 장관은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용산 미군기지를 방문해 해당 발언을 했습니다. 일단 발언 내용을 한번 읽어보시죠.

"여러분은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가 전함과 병력을 배치한 이유고, 그것이 우리가 오늘날 사드와 다른 것들에 관해 말하는 이유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미국 쪽은 케리 장관의 발언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 대행 마리 하프는 케리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 정부 내부에서 오가는 논의에 대해 편하게 얘기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한국 정부에 협의를 요청하면 협의에 응하겠지만, 아직 요청이 오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의 ‘3 NO’(요청 없으면, 협의도 없고, 결정도 없다)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죠.

다들 사드 배치 논의를 쉬쉬하고 있지만, 물밑으로는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6월 방미 일정 전에 우리 정부가 미국의 ‘사드 배치 공식 제의’를 대비한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 또한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방미 일정 중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를 협의하자는 미국 측의 공식 제의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다만 청와대는 지난 1, 2월 청와대 안보 파트가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사드 관련 보고서를 검토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아닌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요?
나지 않을 수도 있을까요?

이번이 세 번째, 사드 배치 싫다고 노래하는 중국

중국이 또다시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지난 2월 창완취안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 번, 3월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가 방문했을 때 한 번, 이번까지 합치면 무려 세 번째입니다.

​이번 발언은 쑨젠궈(孫建國)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의 입에서 흘러나왔는데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 중 나온 이야기입니다. 중국 측 발언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장관은 "우리의 국익과 안보 이익을 고려해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는 대답으로 응수했습니다.

​정작 지난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사드에 관한 어떠한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는데, 주변국인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더욱 열을 올리는 모양새입니다. 이는 최근 들어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관해 조금씩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일텐데요. 한국 정부는 미국이 협의를 요청하면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내부적으로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논의가 시작됐다는 소문 또한 나돌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 카드 만지작거리며 중국 압박한 박 대통령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대국민담화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 중 하나로 사드 배치를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박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 또 미사일 위협 이런 것을 우리가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에 관한 질문에 ​“우리 안보 이익에 맞는지를 포함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는데요. 언뜻 보면 비슷한 내용이지만,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고려’라는 단어 대신 ‘검토’라는 단어가 쓰였습니다.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검토’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정부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이전보다 더 진전된 입장을 내놓았다는 게 정치권과 언론의 평입니다.

​변화가 생겼다면, 그 이면에는 변화를 일으킨 원인이 존재하겠죠.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관한 발언 수위를 높인 이유는 ‘중국’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해서라도 고강도 대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박 대통령은 중국이 극도로 꺼리는 한반도 사드 배치 카드를 만지작거림으로써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도 박 대통령의 사드 발언에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려 할 때는 반드시 다른 국가의 안전과 지역의 평화 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의 신중하고 적절한 처리를 희망했습니다.

​반면, 우리 국 당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만약 미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우리 정부에 협의를 요청해오면 그때 가서 국익과 안보를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니 땐 굴뚝에 '사드'날까?

지난 2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고, 이르면 다음 주나 그 다음 주에 관련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보도는 익명의 미국 전현직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한 것인데요. 발표 직후 우리 국방부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에 덧붙여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그동안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보도에 “국익과 안보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반면 이번 김 대변인의 발언은 우리 정부가 한반도 사드 배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기존 입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발언입니다.

지난 13일 대국민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와 관련한 발언을 한 것도 그렇고, 이번에 국방부 측이 사드 배치에 더욱 진전된 태도를 보인 것도 그렇고, 한반도 사드 배치가 조금씩 공론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미가 사드 배치에 관한 필요성과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미국의 공식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최근 베이징에서 진행한 중국과의 대북제재 관련 회담이 별 성과 없이 끝나자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을 촉구하는 용도로 한반도 사드 배치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몇 차례 이야기했듯, 한반도 사드 배치는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 내륙 지역까지 엿볼 수 있는 X-밴드 레이더 설치를 의미하는데요. 이 레이더를 통해 중국의 군사 기밀 등을 미국에 노출할 우려가 있어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해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사드 배치 관련 보도 이후 중국은 역시나 사드 배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우리는 그 어떤 국가든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때에는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과 지역의 평화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여긴다”며 "유관국가(한국)가 관련 문제를 신중(愼重)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사드 배치 논의 본격화, 한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지난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직후, 국방부는 한미 당국 간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또한 공식석 상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한 내용을 처음 언급하며, 한반도 내 사드 배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 사드 배치를 논의할 각국 협상 대표(장경수 국방부 정책기획관, 로버트 헤드룬드 한미연합사령부 기획참모부장)가 정해지면서 이번 달 내에 대표단이 꾸려지고 실무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요. 미국이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사드 배치를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어 논의 또한 빠르게 진행될 확률이 높습니다.

얼마큼, 얼마에?


이번에 배치될 사드는 1개 포대(레이더 1개, 통제장치, 발사대 6기, 미사일 48기로 구성)가 될 전망인데요. 보통 사드 1개 포대가 전방 250km를 방어할 수 있어, 남한 지역의 2분의 1에서 3분의 1정도를 방어할 수 있으리라 추정됩니다. 현재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평택, 원주, 왜관, 대구 등의 지역이 사드 배치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사드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비용도 중요합니다. 보통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1조~1조5천 억으로 추산됩니다.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며, 사드의 전개 및 운용유지 비용 등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이 지출하는 비용 중 일부를 방위비 분담금 형태로 우리 정부가 부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드의 역할은?

그렇다면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은 발사→상승→비행→종말(낙하)의 4단계를 거칩니다. 사드는 종말 단계에서도 중고도에 해당하는 40km에서 150km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합니다. 보통 사거리 1000km 이하인 단거리, 1000~3000km의 준 중거리 미사일 요격에 쓰이며,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사거리 300~500km), 노동(1300km) 미사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물론 사드가 아니더라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는 있습니다. 오산기지 등에 배치되어 있는 패트리어트 PAC-23 미사일은 15~30km의 저고도에서 종말 단계에 있는 탄도 미사일을 요격합니다. 국방부는 PAC-23 미사일은 사실상 최후의 보루로 사용되는 요격 체계이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고도(40~150km)에서 사드로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면 사드→PAC-23로 이어지는 2단계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마냥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사드 배치 실효성에 의심을 갖는 이도 많습니다. 전시에 북한이 장사정포와 함께 주요 공격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스커드 미사일의 경우 사드로 요격할 수 있는 최저 요격 고도를 벗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짧습니다. 애초에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가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레이더로 미사일을 포착하고, 사드로 요격을 시도하는 데까지 주어지는 시간도 매우 줄어듭니다. 사드의 요격률이 미국의 10여차례 실험을 통해 어느정도 증명됐지만, 이는 탄도미사일의 종류, 발사 시점, 궤도 등의 데이터가 제공된 상황에서 진행된 실험이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서 사드를 통한 탄도미사일 요격이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둘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사드 배치가 중국과의 외교 관계 악화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 국방부가 미국과의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화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성명을 발표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는데요. ‘깊은 우려’라는 표현이 보통 ‘유감’보다 더 높은 수위의 외교적 수사라는 것을 미루어 볼때, 중국이 한반도 내 사드 배치를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의 심기를 불편케 하는 것은 역시 사드 포대에 포함돼 함께 운용될 ‘X-밴드 레이더’입니다. X-밴드 레이더가 전진배치용(FBR)으로 쓰일 경우 탐지거리는 2,000km입니다. 주한미군은 전진배치용 X-밴드 레이더를 통해 중국 베이징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중국, 러시아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국방부는 국내에 배치할 X-밴드 레이더를 종말단계 요격유도용(TBR)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경우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가 600~800km로 제한돼, 북한 전역을 탐지하는 수준에서 레이더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의 시민단체들은 "사드 레이더를 종말단계용으로 배치하면 중국과 관계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하드웨어가 같아 8시간이면 전환할 수 있다”며 이러한 국방부의 발언이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비난을 피해가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드 배치 협의,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바로 시작됐다

국방부 정례브리핑에 따르면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공식 논의가 지난 7일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이날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한 날인데요. 북한 도발이 촉매가 돼 한미의 사드 배치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한미가 공동실무단 구성과 운영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한 약정 체결이 마무리되면 공동실무단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는 미 국방부가 지난 17일 “공동실무단이 접촉했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우리 정부는 미 국방부가 밝힌 내용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히면서, 앞서 이야기했듯 한미가 사드 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는 단계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말에 따르면 결국 사드 배치 부지 선정, 레이더의 인체 유해성 검증 등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문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계획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조치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며, 자주권적 차원에 사드 배치 문제를 바라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중국과 러시아, 극명한 사드 차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무대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였는데요.

미국의 한 군사전문매체가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는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한미 양측은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한듯 즉시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우리 국방부는 입장자료를 발표해 사드 배치 문제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마련한 건의안을 양국이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될 것이라 밝혔고, 미국 또한 사드 배치 문제는 이번 회담(한미 국방장관 회담)의 공식 의제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배치 문제가 국제회의 무대에서 주목받는 것에 불쾌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쑨젠궈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은 샹그릴라 대화 주제연설에서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겠다는 것을 반대한다"고 직접 밝히며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안다. 사드의 한반도 전개는 그들이 필요한 방어 능력을 훨씬 능가하는, 필요 이상의 조치이다."

쑨젠궈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

러시아의 아나톨리 안토노프 국방차관 또한 주제연설에서 “한국과 미국 간 미사일 방어협력이 전략적인 안정을 파괴해선 안 된다”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가 줄 대고 그은듯한 입장 차이를 드러낸 이번 샹그릴라 대화, 우연히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샹그릴라 대화에서 사드가 수면 위로 오르락내리락한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미국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신경 쓰일 겁니다. 만약 이대로 중국과 북한이 다시 친해진다면 유엔 차원에서 진행한 안보리 대북제재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중국! 너네 자꾸 북한이랑 친해지는 것 같다? 조심해 한반도에 사드 배치하는 수가 있어"라는 투로 슬쩍 중국을 압박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죠 "야 미국, 자꾸 사드 어쩌고저쩌고하면 나 계속 북한이랑 친하게 지낼 거야! 그러니까 옆에서 신경 긁지 마"

이렇듯 각자가 서로의 제스쳐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했는가에 따라 이후의 사드 배치 문제의 방향이 180도로 달라질 수도 있는데요. 사드 배치에 관한 풀기 어려운 숙제들은 나라 밖에도 쌓여있습니다.

한미,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 결정

지난 8일, 한미 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지난 2월 공식 협의를 시작한 이후 5개월 만입니다. 양국은 이달 중 사드 부대 배치 지역을 공개합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미 사드 배치 지역은 결정됐으며, 최종보고서 작성과 승인 절차 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합니다. 사드 배치 지역 후보로 거론되는 지역은 경기 평택, 경북 칠곡, 전북 군산, 충북 음성인데요. 지역 결정 이후 실제 사드 배치가 시작되는 시기는 2017년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이유는 '커져가는 북한의 미사일∙핵 도발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패트리어트에서 사드로 이어지는 다층 미사일 방어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인데요. 한 국방장관은 패트리어트와 사드가 함께 운영되면 북한의 단거리, 준중거리, 무수단, 더불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요격 또한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언제 어디서 발사될지 알 수 없는 SLBM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드가 효과적인 대응책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사드 배치는 사실상 결정됐고 그럼 이제 주한미군이 사드를 어떻게 운용하는지, 사드 배치로 인한 동북아 정세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사드 포대는 주한미군사령관의 작전 통제를 받게 될 전망입니다. 특수한 경우 한해 주한 미 7공군 사령관에게 지휘권이 위임될 수 있습니다. 사드 포대 운용 주체는 주한 미 7공군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우리 군이 사드 운용에 아예 손을 놓는 것은 아닙니다. 국방부는 우리 공군이 협조하는 형태로 사드 운용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평시에는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권이 한국에 있으므로 주한미군이 한국군에 협조하는 형태로 사드 운용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비용 문제도 중요합니다. 사드 배치 비용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과 미국이 함께 부담합니다. 우리 측은 부지와 기반시설 등을 제공하며, 미국은 사드 전개∙운용∙유지 등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드 배치는 우리 안보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북아 안보 지형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외적인 사안이기도 합니다.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 최종 결정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인 7일 중국과 러시아 등의 주변 국가에 소식을 사전 통보했습니다.

중국은 한미의 공식 발표 직후 주중 한국,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한편, 외교부 성명을 발표해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러시아 또한 사드 배치 합의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며, 사드 배치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한국 내 사드 기지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 부대를 자국에 배치할 수 있다고 시사했는데요. 사드 배치가 동북아 한미일-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사드가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대북억제를 위한 카드일 뿐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