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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세비, 에비…

2014년 9월 30일 기획재정부는 2015년 국회 세출계산안을 통해 국회의원의 내년 세비가 3.8% 오를 것이라 밝혔습니다. 세비 논란은 오를 때마다 항상 지적됐던 지라 새롭지 않습니다만, 올해 5개월간 휴업한 국회에겐 여파가 큽니다. 524만원 인상이라, 쉽지 않을 금액인데 여기선 쉬운듯 보이기도 하고….

by heanster, flickr (CC BY)

일하러 왔다가 돈만 먹고 가지요?!- 국회의원 ‘세비’ 인상③

국회의원의 각종 혜택과 특권도 논란 주제 중 하나인데요. 국회 측은 200가지 안에는 특권이 아니라 입법기관에 소속된 자의 권리도 포함되어 있고, 사실과 다른 측면도 있다고 해명합니다.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이 그에 해당합니다. 또한, 19대 국회에 들어서며 연금 등의 혜택 기준이 엄격해졌고 교통 이용에서도 완전 '무료'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예약과 비용 청구가 필수죠. 그 외 소요 비용에는 공무원 공통 사항인 부분도 있고, 국회의원 개인 수당뿐만 아니라 보좌관 인건비까지 포함된 거라 부풀려졌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국회 측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국가마다 의회 제도나 문화가 달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들도 수당 외 별도의 혜택을 받는 경우도 있고요. 19대 국회는 기존 '혜택'에 해당하는 부분들을 없애기도 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약속'입니다. 2012년 대선 직전, 여야는 한목소리로 세비를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대선이 끝난 후 이루어지지 않았죠. 2014년 국회는 5개월 동안 한 일이 없었지만, 내년도 임금을 올리겠다고 합니다. 여야는 다시 '세비를 받지 않겠다, 삭감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국회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불 끄기에 나섰습니다.

현실적으로 세비 삭감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국회 측이 해명했듯이 세비 안에는 국회의원만의 수당이 든 것이 아니니까요. 그들과 함께 일하는 보좌관과 공무원의 임금이 포함됐거나, 밀접하게 관련됐습니다. 300명의 국회의원과 3천 명 이상의 공무원들의 임금에 대한 문제가 되는 것이죠.

선거철처럼 여론의 힘이 필요할 때, 여야는 세비를 내리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냅니다. 국회 측이 세비 논란이 불 때마다, 국회의원의 높은 세비와 혜택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내놓는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근거 없는 정치불신 정서에 기댄 비판.' 궁금합니다. 힘들게 번 돈을 내서 기껏 고용한 국가기관의 인재를 굳이 믿기 싫은 국민이 있기는 할까요.

일하러 왔다가 돈만 먹고 가지요?!- 국회의원 '세비' 인상①

"내년 국회의원의 세비가 올해보다 3.8% 인상된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국회의원 세비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과 같은 3.8% 만큼 오를 예정이다. 금액상으로는 올해 1억3천796만원에서 내년 1억4천320만원으로 524만원 늘어난다."

내년 국회의원 세비 3.8% 인상…1인당 1억4천320만원, 연합뉴스

국회의원 세비가 오른답니다. 쉽게 말하면 연봉 및 각종 보너스가 오른다는 거죠. 세비는 국회의원의 직무활동과 품위유지를 위해 지급하는 보수를 뜻합니다. 여기엔 기본 수당,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각종 간식비 등 여비가 포함됩니다.

자, 눈에 힘 푸시고 떨리는 손가락, 진정하세요. 그 반응 이해합니다. 올해 국회는 151일간 휴업 상태였잖아요. 식물국회, 뇌사국회니 하는 말들이 나올 정도로요. '일하지 않은 자는 먹지도 말라'던데 오히려 봉급 인상이라니. 국회의원님들은 봉급을 부를 때도 '세비'라는 번지르르한 말로 포장까지 하는데 말이죠.

사실 이 '세비(歲費)'란 단어는 근대 시기 일본의 잔재입니다. 일본국회의원을 위해 쓰던 단어일 뿐만 아니라 일본정부가 당시 한국 황실에 주던 '생활비' 명목의 돈에도 이 단어를 썼습니다. '세비'는 한 나라의 황실이 타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활했던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죠. 1973년에 국회의원 수당 관련 법안 속에서 이미 없어졌는데도 여전히 통용되는, 씁쓸한 단어입니다.

여러모로 밉상이죠, '세비'. "그런데도 왜 오르는 거야?"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간단합니다. 공무원 보수가 올랐으니까요. 공무원 보수 인상은 보통 국회의원 세비와 함께 이루어집니다. 국회의원의 헌법적 지위는 장관급이라 보수와 인상률도 비슷한 수준으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올해 1억 3,796만 원이었던 세비가 내년엔 3.8% 올라 1억 4.320만 원이 되는 것이죠. 이런 시스템 자체가 옳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국회의원도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니까요. 다른 국가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일하러 왔다가 돈만 먹고 가지요?!- 국회의원 ‘세비’ 인상②

그런데 말입니다. 이 세비 문제가 새로운 논란거리는 아니죠. 지난 대선 시기엔 논란이 일자 여야 의원 모두가 세비를 내리겠다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아니다, 외치기만 했습니다. 국회의원 세비는 2011년엔 5.9%, 2012년엔 15.3% 올랐는데요. 2001년부터 12년간 163% 상승했다는 분석 결과도 있습니다. 온라인과 SNS상에서는 국회의원이 누리는 200가지 특권과 의원 1명의 연간 소요 금액 7억이라는 제목의 글들이 흔하게 보입니다.

국회 측은 과장‧왜곡된 비판으로 인해 생긴 오해이며 '정치불신'이 팽배한 결과라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11월 국회사무처는 '과장‧왜곡된 비판'에 기인한 오해를 풀겠다는 취지로 「국회의원 권한 및 지원에 대한 국내외 사례 비교」 핸드북을 발간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세비 규모를 밝히며 외국 사례와 비교한 내용입니다. 핸드북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면, 세비 논란이 지금 또 화제일 리 없죠. 몇몇 단체와 언론의 반박이 이어집니다. 세비 정량이 아닌 1인당 국민소득에 대한 세비 규모를 비교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하여 비교한 수치를 보면, 한국 국회의원 세비는 1인당 GDP의 약 5.6배입니다. 반면 미국은 3.9배, 영국 2.8배 등 선진국 대부분 2~3배 정도였습니다.

일하러 왔다가 돈만 먹고 가지요?!- 국회의원 ‘세비’ 인상③

국회의원의 각종 혜택과 특권도 논란 주제 중 하나인데요. 국회 측은 200가지 안에는 특권이 아니라 입법기관에 소속된 자의 권리도 포함되어 있고, 사실과 다른 측면도 있다고 해명합니다.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이 그에 해당합니다. 또한, 19대 국회에 들어서며 연금 등의 혜택 기준이 엄격해졌고 교통 이용에서도 완전 '무료'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예약과 비용 청구가 필수죠. 그 외 소요 비용에는 공무원 공통 사항인 부분도 있고, 국회의원 개인 수당뿐만 아니라 보좌관 인건비까지 포함된 거라 부풀려졌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국회 측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국가마다 의회 제도나 문화가 달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들도 수당 외 별도의 혜택을 받는 경우도 있고요. 19대 국회는 기존 '혜택'에 해당하는 부분들을 없애기도 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약속'입니다. 2012년 대선 직전, 여야는 한목소리로 세비를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대선이 끝난 후 이루어지지 않았죠. 2014년 국회는 5개월 동안 한 일이 없었지만, 내년도 임금을 올리겠다고 합니다. 여야는 다시 '세비를 받지 않겠다, 삭감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국회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불 끄기에 나섰습니다.

현실적으로 세비 삭감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국회 측이 해명했듯이 세비 안에는 국회의원만의 수당이 든 것이 아니니까요. 그들과 함께 일하는 보좌관과 공무원의 임금이 포함됐거나, 밀접하게 관련됐습니다. 300명의 국회의원과 3천 명 이상의 공무원들의 임금에 대한 문제가 되는 것이죠.

선거철처럼 여론의 힘이 필요할 때, 여야는 세비를 내리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냅니다. 국회 측이 세비 논란이 불 때마다, 국회의원의 높은 세비와 혜택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내놓는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근거 없는 정치불신 정서에 기댄 비판.' 궁금합니다. 힘들게 번 돈을 내서 기껏 고용한 국가기관의 인재를 굳이 믿기 싫은 국민이 있기는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