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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상징후?

북한이 이상합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 제1비서가 30일 동안 종적을 감췄고,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이유로 북한의 최고위 실세들이 남한을 방문했습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속내를 알 수 없으니 더욱 답답합니다. 결론은...?

"엄마, 얘네 이상해..."

by Roman Harak, flickr (CC BY)

오솔길은 커녕 바늘구멍 되어버린 남북 고위급 접촉

우리 측이 30일에 열자고 제의한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이 무산되었습니다. 북한이 우리 측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기 때문인데요. 접촉 결렬의 진짜 이유가 따로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접촉 결렬은 표면적으로만 놓고 보면 대북전단(삐라) 문제 때문입니다. 북한은 우리 측 보수 민간단체에서 살포하는 전단을 정부 쪽에서 통제해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북한의 요구를 거부해왔죠.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지난달 인천을 방문했을 때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가자"고 이야기해왔는데, 결국 오솔길이 삐라에 의해 막혀버린 꼴입니다. 오히려 대북전단 문제로 지난 한 달간 서로 안 좋은 말들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남북 관계는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이전으로 돌아간 듯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 2차 고위급 접촉 재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남북이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2차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했지만 11월 초 이후라고 해서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남북이 만나기로 한 것이 중요하지, 시기는 사실 부차적인 문제이다."

정부 당국자

막혀버린 오솔길, 다시 열릴 수 있을까요?

김정은 집권 이후의 북한은 상황은? "안알랴줌"

지난 2011년 12월 17일,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정일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자, 김정일과 그의 네 번째 부인 고영희 사이의 삼남(三男) 김정은이 북한의 지도자로 올라섰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후 권력을 점차 확대해나가는데요. 2012년 4월 11일과 12일에 걸쳐 조선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되었고, 이어서 2012년 7월에는 공화국 원수로 추대되었습니다.

김정은이 어릴 적부터 북한의 지도자가 되기 위한 여러 교육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나, 당시 27세의 나이로 잔뼈가 굵은 군부와 당권을 장악해나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때문에 김정일은 자신의 사후 김정은의 권력 장악을 위해 곁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물들을 추려놨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북한 현실 정치에서 거의 유일한 피붙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와 그의 남편 장성택입니다. 하나, 지나친 권력욕을 부렸는지 장성택은 결국 김정은에 의해 숙청을 당하죠. 또한, 군부의 중심에서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준 최룡해(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서 최근 물러남)도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항상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항간에는 장성택이 결국 최룡해와의 권력 싸움에 밀려 숙청당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이렇듯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 체제 정착을 위한 비밀스런 소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힘을 발휘하던 고위인사 31명의 숙청, 해임 사건 및 최근 들어서 빈도가 잦아진 미사일 발사 실험 등도 그중 하나입니다. 아직 큰 문제가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미루어보면, 김정은이 대내외 변수들을 잘 추스르며 정권을 차근차근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북한 노동당내 2인자 자리가 3번이나 바뀌었다는 것은 북한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들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 또한 있습니다.

‘철의 장막’으로 가려진 '3대 세습의 왕조’ 안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내부에 있는 본인들만 알고 있겠죠?

지난 30일간 종적 감춘 김정은, 어디에 그리고 무엇을

"김정은이 잠적했다?” 최근 며칠간 이런 소문이 언론을 통해 떠돌았죠. 하지만 아직 그가 잠적한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의심이 증폭된 계기는 지난 25일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에 김정은 제1비서가 불참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2012년 정권을 장악한 이후 네 차례 열린 최고인민회의 행사에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지난달 3일부터 주요 행사나 방송을 통해 모습을 비치지 않았으니, 김정은 제1비서가 잠적한 지 딱 한 달이 되었습니다. 쿠데타설, 건강악화설, 사망설 등 여러 소문이 떠도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잠적 원인은 ‘건강 이상으로 인한 치료’입니다. 지난 7월과 8월의 조선중앙TV 촬영분을 확인하면 김정은 제1비서가 다리를 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5일에는 조선중앙TV에서 직접 김정은 제1비서의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과체중에 따른 관절, 당뇨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의 정보당국이 김정은의 잠적이 북한의 권력 지형에 문제가 생기 것은 아닌라고 밝히면서 건강 이상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

조선중앙TV, 지난달 25일 방송

하지만 최고인민회의 불참과 건강 이상설을 결부시키는 것이 확대 해석일 수 있다는 시선 또한 존재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김정일도 최고인민회의 제11기 제2차, 제4차, 제6차 회의 등 짝수 차 회의에 불참했으므로 김정은이 짝수차인 13기 제2차 회의에 불참했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닌 것 같다. 김정은의 불참을 건강 문제와 관련해 해석하는 것은 현재로써는 성급한 판단인 것 같다"는 견해을 밝혔습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주요 의제를 다루지 않았다. 굳이 김 제1비서가 참석할 만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내래 북조선에서 왔습니다" 북한 최고위급 간부 깜짝 남한 방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등 북한 최고위 인사 11명이 오늘 오전 9시 평양에서 출발하여 서해 직항로를 통해 오전 10시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이며 오늘 저녁 10시 다시 북한으로 돌아갑니다.

"총정치국장 동지와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환대해주는데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에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참가하고 또 우리 선수도 만나서 축하해주려고 방문했다."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은 김정은 체제의 최고 실세로 알려져있습니다.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자국 선수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북한의 정치인이나 유력자가 방문할 수는 있지만, 북한 내에서도 최고위로 평가받는 인물들이 방문한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입니다. 아직 확대하여 해석하기는 이르지만,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구실로 삼은 우리 정부와의 고위급회담 성사가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기회가 남북관계 개선에 분수령이 될 수 있기에 우리 정부를 비롯한 여타 주변 국가, 해외 언론 또한 이번 만남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2인자를 포함한 핵심인사들이 한국을 깜짝 방문했다. 5년 만에 남북 간 제일 높은 수준의 고위급 대화가 성사될 것이다. 남북이 수개월 동안 긴장을 이어와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는 낮지만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방문 그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AP 통신

또한, 주목해야 할 점은 "고위급회담을 넘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까지 성사되느냐"입니다.. 현재까진 박근혜 대통령의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여 면담 성사를 판가름하기 힘듭니다. 만약 대통령 면담까지 성사된다면 더 깊이 있는 남북간 논의가 진행되겠죠.

김정은 제1비서의 행방이 묘연한 것과 비교하면 이들 실세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매우 대조적입니다. 과연 이번 방문이 남북 관계의 훈풍이 될까요? 태풍이 될까요?

짧지만, 강렬했던 실세들의 방문, 무슨 이야기가 오갔을까?

깜짝 방문한 북한 대표단이 남한에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강렬했습니다. 이들은 인천아시안게임의 폐막식을 관람한 뒤 밤 10시 25분쯤 남한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아직 성과를 논의하기에는 이르지만, 남북 대화의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문은 의미있습니다. 지난 2월 열린 1차 고위급 접촉 이후, 남북 관계는 교착 상태에 머물렀는데요. 우리 정부가 지난 8월 2차 고위급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여태껏 우리 정부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지적한 것을 문제 삼아 대화 거부를 주장했습니다. 거기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응원단 파견 문제를 두고 남과 북이 견해 차이를 보이며 북측 응원단 파견이 무산되면서 남북 관계는 더욱 냉랭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실세 3인방을 앞세운 북한 대표단의 깜짝 방남이 이뤄진 것입니다. 그야말로 서프라이즈였죠. 또한, 오찬을 겸한 우리 정부 주요 인사와의 회담 자리에서 북한은 지난 8월 우리 정부가 제안했던 제2차 남북 고위급 회담을 10월에서 11월 사이 우리 정부가 원하는 시기에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남북이 풀어야 할 문제들이 쌓여있습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북한의 사과, 북핵 문제의 진전 등을 바라고 있으며, 이것이 있기 전까지 적극적인 남북 관계 개선은 이뤄질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이뤄진 우리 정부의 북한 경제 제재 조치인 "‘5.24 조치’를 우선하여 해제하라"고 주장합니다. 아무래도 최근 대외 관계 악화로 외화벌이가 급급해진 북한에 남한을 통한 안정적인 외화 유입은 체제 유지에 필수적입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남북 관계 경색으로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한 이산가족 문제 등을 앞으로 있을 2차 고위급 회담에서 최우선적으로 논의할 것이라 밝혔으며, 이 외에 앞서 언급한 문제들 또한 논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힝? 속았지?" 김정은 제1비서 40일 만에 등장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주요 매체들은 지난 14일 김정은 제1비서가 현재 평양에 완공한 과학자 주택단지 ‘위성과학주택지구’를 현지지도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이 대외에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음악회 관람 이후 40일 만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당 창건일 행사와 태양궁 참배 등 북한의 주요 행사에도 불참하면서 신변이상에 대한 여러 ‘설’들이 나돌았는데요. 이러한 소문들이 북한 내부에도 확산되자 북한 주민의 동요를 막는 방법으로 공개활동을 강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개활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사진으로 보인 김정은 제1비서의 모습은 완전히 정상적이진 않습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있으며, 아주 살짝… 수척해진 모습입니다. 북한 측에서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번 김정은 제1비서의 잠행은 '부상으로 인한 치료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현지지도에서 공개된 보도 사진을 살펴보면 한국을 깜짝 방문했던 실세 세 명 중 두 명(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냉탕과 온탕 사이, 입장차만 확인한 남과 북

지난 7일, 서해 북방한계선(이하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과 우리 측 해군 함정이 ‘사격전’을 벌였습니다. 그 이후, 북한은 이 사안과 관련하여 긴급 '군사당국자 접촉'을 열 것을 우리 정부에 제안했고, 지난 15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비공개로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이 열렸습니다. 장성급 인사가 만나 회담을 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7년 만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특이한 점은 북측 대표로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우리 정부가 사건의 원인이 ‘북한에 의한 폭침'이라고 밝히며 사건의 배후로 함께 지목한 인물입니다.

회담에서 북한은 ‘자신들이 주장하고 있는 해상경비계선을 우리 함정이 침범하지 말 것', '민간차원의 대북전단 살포를 중지할 것', '언론을 통한 비방 및 중상을 하지 말 것', ’5.24 조치를 해제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측과의 합의를 통해 설정한 서해 NLL을 준수할 것', ‘자유 민주주의의 특성상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중지시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민주사회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있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 5.24 조치를 해제할 수 없다'며 이를 맞받아쳤습니다.

우리 정부는 첫 접촉이니만큼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정도로도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차기 회담 일정이나 별도의 합의사항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솔길은 커녕 바늘구멍 되어버린 남북 고위급 접촉

우리 측이 30일에 열자고 제의한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이 무산되었습니다. 북한이 우리 측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기 때문인데요. 접촉 결렬의 진짜 이유가 따로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접촉 결렬은 표면적으로만 놓고 보면 대북전단(삐라) 문제 때문입니다. 북한은 우리 측 보수 민간단체에서 살포하는 전단을 정부 쪽에서 통제해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북한의 요구를 거부해왔죠.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지난달 인천을 방문했을 때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가자"고 이야기해왔는데, 결국 오솔길이 삐라에 의해 막혀버린 꼴입니다. 오히려 대북전단 문제로 지난 한 달간 서로 안 좋은 말들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남북 관계는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이전으로 돌아간 듯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 2차 고위급 접촉 재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남북이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2차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했지만 11월 초 이후라고 해서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남북이 만나기로 한 것이 중요하지, 시기는 사실 부차적인 문제이다."

정부 당국자

막혀버린 오솔길, 다시 열릴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