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이베이의 존 도나호 CEO는 페이팔을 이베이로부터 정식 분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베이에 인수된 지 12년 만에 페이팔은 다시 혼자가 됩니다. 페이팔 분사를 놓고 이베이 이사회진은 많은 의견 충돌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애플페이 출시, 알리바바 중국 진출 등 전자상거래 시장에 큼지막한 이슈들이 터져나오는 시점에 이베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페이팔을 분사시킨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죠. 페이팔 입장에서도 이번 분사는 분명 두려운 일입니다. 미국 최대의 파이를 가지고 있는 이베이가 몰아주는 거래 수수료 규모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죠.
분사의 도화선은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투자자 칼 아이칸입니다. 그의 말에 힘이 실릴 수 있는 이유는 칼 아이칸이 운영하고 있는 투자사가 이베이의 여섯 번째 주주이기 때문입니다.
"페이팔이라는 보석이 이베이에 가려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 페이팔을 따로 독립시키기만 해도 성장세 때문에 큰 부가가치를 얻을 것이다."
존 도나호 이베이 최고경영자는 칼 아이칸의 의견에 반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베이가 더 다양한 결제수단(비트코인 등)으로 영역 확장을 하고, 페이팔이 이베이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곳(아마존, 알리바바 등)에서도 결제 시스템의 역할을 한다면 현재 이베이와 페이팔의 동거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며 생각을 고쳐먹었죠. 이것이 페이팔의 분사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분사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 아직 6개월 이상이 남았지만, 페이팔이 이베이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은 더욱 활동적으로 시장을 개척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중국에서 온 강적, ‘알리바바와 알리페이’가 미국으로 넘어온 이 시기에 페이팔은 과연 이베이 없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