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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정책, 무엇이 어떻게 되어가는 중?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세금 얘기입니다. 정부의 세금정책을 비롯해 국회의 입안정책들을 잠깐만 들여다봐도 지금 대한민국에서 증세논란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습니다. 확장적 복지실현을 위해선 증세가 불가피하단 것 쯤, 누구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세 대상이 다소 납득할 수 없다는 게 논란의 불씨입니다.

by Alan Cleaver, flickr (CC BY)

주민세·재산세·자동차세 인상안, 국무회의 무사통과

지난 28일,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영상 국무회의를 열고 '지방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법률안 32건, 대통령령안 29건, 일반안건 4건 등이 심의·의결됐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1인당 2천 원∼1만 원 범위에서 평균 4,620원 부과되던 주민세가 ‘1만 원 이상 2만 원 이하’로 인상됐습니다. 영업용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의 표준 세율이 100% 인상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또한 토지·건물 및 주택에 대한 재산세액 상한을 전년도 재산세 납부액의 150%에서 20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다만 정부는 국민의 세부담을 완화하고자 이를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서민증세 논란을 빚었던 이러한 세법 개정안은 이번에 무사히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제는 국회 심의만을 앞두게 됐습니다.

담뱃값 인상? 담뱃세 인상!

정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을 4,500원 선으로 올리겠다고 합니다. 한국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르게 될 때, 기존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붙은 세부담금 1,550원이 두배가 넘는 3,318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합니다. 만약 하루에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가 있다면, 내년부터는 이 흡연자가 담뱃세를 통해 내는 세금이 연간 121만원으로, 9억원 상당의 고가 주택에 부과되는 세금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고 합니다. 담뱃값 인상이라기보단 담뱃세 인상으로 보는 편이 더 맞겠네요. 게다가 정부는 담뱃세에 '물가연동제'를 도입하여 물가상승에 따라 담배의 실질가격도 지속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세금 인상 지적에 대해 최경환 부총리는 "세수 목적이 아닌 국민건장증진 차원에서 담뱃값을 올린 것"이라고 항변합니다. 또한 결과적으로 들어오는 세수 증가분은 금연활동 치료 및 금연 캠페인, 국민안전과 관련된 지출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담뱃세 인상의 세부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단순히 금연만을 위해 담뱃세를 인상하는 것 같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기존엔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이 모두 시군세 개념의 지방세였는데 반해, 이번 인상안에서는 개별소비세 등이 새로 추가되면서 세금 일부가 국가재원으로 들어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담뱃세가 인상되면서 정부의 재원도 같이 늘게 된 것입니다. 2015년도 정부 예산안이 예년에 비해 대폭 증가한 걸 보면, 정부도 이런저런 자금책이 필요하긴 필요해 보입니다.

소득 역진성의 문제?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소득 역진성'에 관한 것인데요, 이후 줄줄이 등장할 자동차세, 주민세, 지방세 등에서도 함께 다뤄질 내용이니 꼭 짚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담뱃세의 경우, 재화의 가격에 세금이 함께 묻어서 부과되는 '간접세'입니다. 그래서 '세금'이라는 이름을 직접적으로 달고 부과되는 다른 '직접세'에 비해 조세저항이 훨씬 적습니다. 이 간접세의 특징은 소득 역진성이 나타날 수 있단 점입니다.

소득 역진성이란 뭘까요? 만약 지갑에 1만 원이 있는 사람과, 100만 원이 있는 사람에게, 그 지갑에 대해 10%의 세금을 부과한다고 하면, 전자는 1천 원의 세금을 내야하고 후자는 1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할 것입니다. 이 것이 비례세입니다. 지금의 세계적 추세는 이 조차 불평등하다고 하여 누진세로 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만원엔 10%, 100만원엔 30%의 세금을 부과하게 되는 것이죠. 소득세의 경우가 이런 누진세에 속합니다. 그런데 담배에 붙는 세금은 저소득자나 고소득자나 동일하게 3,318(현재 1,550)원을 내야 하는 정액세입니다. 이 경우 1만 원을 가진 이에겐 33%에 달하는 세율이, 100만원을 가진 이에겐 0.33%에 불과한 세율이 적용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여기에서 소득 역진성이 발생합니다. 상대적으로 소득과 재산이 적은 국민이 더 많은 세부담율을 떠안게 되는 것이죠. 지금의 담뱃세 인상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소득 역진성으로 인한 불평등 초래입니다.

담뱃세만 오르냐, 우리도 있다 - 주민세

정부는 앞으로 3년 안에 주민세를 두 배 이상 올리고, 영업용 자동차에 대한 자동차세도 100%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각종 지방세 감면 혜택까지 없애가면서 실질적인 세부담을 크게 늘렸습니다. 이러한 입법안은 지난 15일 입법예고 했으며 큰 변동사항이 생기지 않는 한 이 입법예고안은 10월 7일에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지금의 개정 법안들 역시 소득 역진성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서민증세 정책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현재 주민세(가구주)는 시군구에 따라 1인당 2,000원에서 1만원까지 부과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부과 범위 자체가 최소 1만원에서 최대 2만원까지로 확대됩니다. 현재 평균 주민세가 4,620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개편이 이행될 때, 국민이 내야하는 주민세는 현재 세부담액의 두 배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세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주민세의 종류는 가구주별 주민세 뿐이 아닙니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에 부여되는 주민세도 있습니다. 주민세(개인사업자)는 현행의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두 배가 오르며, 주민세(법인) 역시 현행의 5단계 부과 방식을 9단계로 세분화하면서 최소 100%의 세금인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담뱃세만 오르냐, 우리도 있다 - 자동차세와 지방세

또한 개정안에 따르면 영업용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15인승 이상), 초과 화물자동차, 특수 자동차, 3륜 이하 자동차 등에 부과되는 자동차세가 2017년까지 100% 인상되어 현재의 두 배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택시, 버스, 화물차 등 사실상 모든 영업용 차량 운용자가 두 배의 세금을 내게 된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자동차세에 적용되던 연납 할인제도가 2016년까지 폐지됩니다. 경차(약 1만원), 중형자(약 5만원), 대형차(약 13만원) 등에 적용되던 할인 혜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입니다.

지방세 역시 오릅니다. 지방세 중에는 주택분의 지역자원시설세라는 것이 있습니다. 현행에 따르면 이 것의 과세표준(세금 적용 기준액)이 원가방식이었는데, 개편 후에는 주택공시가격에 비례한 세금이 부과됩니다. 세율 적용 대상액이 훨씬 커진 것입니다. 또한 현재 23%에 달하던 지방세 감면율을 14.3% 수준으로 낮추는 방식의 감면 축소방안도 계획에 포함되어있습니다. 더 있습니다. 그동안은 농협 등의 단위조합, 그리고 의료기관의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를 100% 감면해줬지만 이 감면율도 각각 50%, 25% 수준으로 낮춥니다. 또한 연금공단, 공제회, 광광호텔, 알뜰주유소, 부동산펀드 등에 대한 지방세 감면 혜택을 모두 종료할 것이라고 합니다. 납세자 측면에서는 가히 세금폭탄이라고 할 만 합니다.

부자감세 논란 - 가업상속공제 확장안

다른 한 편에서는 지금까지의 흐름에 역행하는 세금 정책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기획재정부가 명문 장수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기존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늘려주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입니다. 또한 이 개정안에 따르면 저율의 증여세 적용한도를 기존 30억 원에서 최대 200억 원까지 늘려주기로 했습니다.

쉽게 말해 중견, 중소기업 오너가 자식들에게 기업을 상속할 때,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 공제혜택을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명문 장수 기업을 선정하는 주체인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고용 증가율, 매출 증가율, 사회 공헌도 등을 따져 해당 기업을 선정할 것이며, 약 1,000여개의 명문 장수 기업이 선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명문 장수 기업이란 것의 선정기준이 그다지 객관적이지 않기도 하거니와, 그 것의 상속이 과연 감세받을 만한 일인 것인지부터가 의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부의 세속을 돕는 행위' 라며 이러한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부자감세 논란 - 부자 할아버지 법

최근 국회에 발의된 법안 중에는 '손주 교육비 증여시 1억원의 세금 면제' 내용을 담은 법안도 있습니다. 이 법안은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입니다. 발의에 함께 참여한 의원으로는 나성린, 박윤옥, 권성동, 이현재, 유의동, 김광림, 김상훈, 서상기, 유승민 의원 등이 있습니다.

현행 법안에 따르면 조부모가 손주에게 재산을 줄 때에는 기존 증여세에 30%가 할증 부가 됩니다. 또한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성인에 대해 5,000만 원, 미성년자에 대해 2,000만 원이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되어있습니다. 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조부모가 교육비 명목으로 손주에게 증여할 경우, 최대 1억 원까지 증여세를 면제하되 그 돈은 4년 내에 써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류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법안을 통해 상당한 경기부양효과를 볼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언론은 이 법안을 '부자 할아버지 법' 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정치권 역시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손주에게 교육비로 1억 원을 내줄 조부모가 얼마나 되겠나? 황당한 법안" 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민증세-부자감세 놓고 여야 대립

정부와 여당이 이러한 정책을 두고 박영선 새정치 민주연합 원내대표 역시 강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위의 두 가지 법안을 언급하며 "부의 되물림을 장려하는 '부자 지킴이 정권'임을 다시 한 번 명백히 증명했다" 고 이야기했습니다. 세수부족분을 법인이나 부자의 증세가 아닌 서민증세로 메꾸려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적인 것입니다.

이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그는 "지금까지 부자 감세는 없었다. 오히려 우리나라 큰 부자들은 일반 국민들보다 더 많은 소득세를 내고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정부 역시 최경환 부총리의 입을 통해 세금정책에 대한 정당성을 끊임없이 피력해오던 터였습니다. 그러자 박영선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종부세 인하로 인한 감세액 1조 5,000억 원에 대한 부족분을 담뱃세와 자동차세, 주민세로 메꾸는 꼴 아니냐며, 김무성 대표에게 맞장토론을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소득세와 법인세를 올리자’는 스마트한 대안

그렇다면 세수부족분을 메꾸면서도 서민과 부자들의 격차를 줄이는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여야를 막론하고 그 대안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 소득세와 법인세 등의 직접세를 인상하는 방안입니다. 담뱃값과 같이 역진성 강한 세금 대신 누진성이 짙은 직접세를 올리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여당 측은 법인세, 소득세 인상 요구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비쳤습니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수석부의장이 18일 "법인세·소득세를 늘리면 경제에 굉장히 큰 타격을 주고 또 모든 국민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 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또한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서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전하는 한 편,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안은 야당출신 지자체장의 요구로 인한 것" 이라며 "우리 당이 한 게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16일) OECD에서 통계 낸 국가별 GDP대비 소득세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의 소득세율이 다소 높아진다 한들, 나성린 의원의 말대로 경기에 큰 무리가 갈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의 GDP대비 소득세 비중은 4.0%로, 조사대상 28개 회원국 중 25위에 속하는 수치입니다. 이는 OECD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에 비해 소득세 세수가 적은 편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미국의 조세 전문단체인 '세금재단(Tax Foundation)'은 최근 '2014년 국제조세경쟁력지수' 조사를 통해 한국의 조세 경쟁력을 GDP 1조 달러 이상 12개 회원국 중 3위인 66.7점으로 높게 평가했습니다. 조세 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고 감면 혜택이 많아 증세 여력이 크다는 뜻입니다. 특히 법인세(12개국 중 2위), 부가세(2위), 소득세(2위) 등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충분한 증세 여력을 보였습니다.

토마 피케티 교수, 한국사회 부의 불평등을 말하다

<21세기 자본론>의 저자이자 세계적 경제석학,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피케티 교수는 한국의 세금 논란과 소득 불평등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는 지난 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토론회 겸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부의 재분재를 염두에 둔 조세정책을 미리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 최상위층의 부가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두고 "소득세 최고한계세율이 꾸준히 하양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과도한 잉여금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2일 JTBC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담뱃세 등의 간접세가) 주 소비층인 중산층에 영향을 준다는 문제가 있다. 지금으로선 과도한 부에 대한 누진세 부과가 낫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놓인 세법개정안은 23일 정부를 통해 국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국회에서 심사할 법률안은 소득세법,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별소비세법을 비롯한 총 16개 법률입니다. 과연 여당과 야당 의원들은 세금문제를 어떻게 합의해나갈까요? 이를 통해 건전한 세금체계 확립복지예산 확충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될까요? 관심 있게 지켜봐야할 문제입니다.

주민세·재산세·자동차세 인상안, 국무회의 무사통과

지난 28일,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영상 국무회의를 열고 '지방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법률안 32건, 대통령령안 29건, 일반안건 4건 등이 심의·의결됐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1인당 2천 원∼1만 원 범위에서 평균 4,620원 부과되던 주민세가 ‘1만 원 이상 2만 원 이하’로 인상됐습니다. 영업용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의 표준 세율이 100% 인상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또한 토지·건물 및 주택에 대한 재산세액 상한을 전년도 재산세 납부액의 150%에서 20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다만 정부는 국민의 세부담을 완화하고자 이를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서민증세 논란을 빚었던 이러한 세법 개정안은 이번에 무사히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제는 국회 심의만을 앞두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