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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으로 치닫는 KB금융 사태

KB금융그룹의 내부갈등이 '막장 사태'로 치달았습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임영록 KB 금융지주회장의 사퇴 압박이 점점 강하게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임영록 회장은 2014년 9월 10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퇴 불가 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KB라는 거대 금융지주사를 흔든 이 사건은 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됐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갈까요?

by KB-lim, kb금융지주 취임사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시대 도래

내홍을 겪었던 KB금융지주의 새 회장이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으로 결정됐습니다. 지난 10월 22일 KB금융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와 같은 사항을 결정했습니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새 수장이 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당면과제는 은행장과의 갈등 해소, KB금융 전체의 인적 개편을 비롯, KIG손해보험 인수와 관련한 업무 등으로 꽤나 많습니다. 27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윤 회장은 각종 의전을 생략하고 언론과의 접촉도 피하는 등 소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껏 논란이 되어온 KB금융 사태를 계기로,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뱅커 출신 인사가 보다 많은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 회장 외에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한동우 우리금융 회장 등 대부분의 금융지주 회장 역시 뱅커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앞으로는 더욱 바람직한 인사문화가 금융권에 자리잡길 바랄 뿐입니다.

전산시스템 교체가 그렇게 대단한 문제?

KB금융지주와 산하 금융사인 국민은행간의 이권다툼 양상으로 보여지는 이 싸움은 어떤 것이 문제가 되어 시작되었을까요.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는 전산시스템 교체 건입니다.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이사회가 지난 5월 이사회 합의를 거쳐 주 전산시스템을 기존의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시스템으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사회의 이러한 결정에 당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의 씨앗이 생겨나게 됩니다. 이건호 전 행장이 유닉스시스템의 결함을 이유로 이사회를 소집했는데 이사회가 이에 응하지 않자 이 문제를 금감원에 보고한 것입니다. 이에 이사회는 이건호 전 행장이 IBM코리아 측의 사적 e메일을 근거로 공식 절차를 무시한 처사를 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단순한 '전산시스템 교체' 건이 몰고 온 지금의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간의 알력다툼을 실질적 원인으로 꼽습니다.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선임자체가 외부에 의하다보니 이러한 갈등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낙하산과 낙하산 간의 싸움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 모피아 논란

KB금융그룹의 이러한 갈등구도는 비단 올 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2009년에도 KB금융지주는 낙하산 인사 의혹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금융당국에 의해 KB금융 회장자리에서 물러난 황영기 전 회장의 뒤를 이은 강정원 전 회장도 정부의 힘을 등에 업은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임영록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모피아(옛 재무부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란 이슈와 함께였습니다. 심지어는 내정 발표 이후 첫 출근길엔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출근저지 투쟁 탓에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기까지 했습니다. 관치금융 논란은 임 회장의 내정 당시부터 문제시 되어왔습니다. 임 회장과 갈등을 겪은 이건호 전 행장 역시 연피아(금융연구원 출신) 금융인입니다. 내부 인사가 아닌 두 대표가 한 지붕 아래서 알력다툼을 하는 꼴입니다. 이러한 불협화음은 정부가 민간 금융회사로부터 인사권 입김을 거두지 않는 한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금융, 지금은 긴급상황

지금의 갈등은 KB금융 역사상 최대 위기라고도 불리웁니다. 최수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 4일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리면서 사실상 양 측 모두에게 사퇴압박을 넣었기 때문입니다. 이 전 행장은 중징계가 발표된 직후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현재 국민은행장 자리는 공석입니다. 반면 임 회장은 KB의 명예회복을 위한 진실규명, 경영정상화 등을 이유로 여전히 회장직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임시 금융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할 것을 지시했고, 12일 열리는 이 회의를 통해 임 회장에 대한 좀 더 강하고 확실한 징계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임 회장은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권고안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금감원이 나서서 KB금융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지금의 사태를 두고 금융권에서 '치킨게임(결국 충돌하거나 한 쪽이 피할 수밖에 없는 극단적 갈등 게임)'이 언급되는 가운데 세간의 이목은 12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전체회의 결정에 쏠려있습니다. 또한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KB금융이 행정소송등의 절차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사태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칼 빼든 금융위, 고발과 소송으로 번진 막장 싸움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는 예정대로 임시 전체회의를 열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3개월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3개월 직무정지 처분은 일전 금융감독원이 건의했던 문책경고보다 제재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간 것으로, 사실상 강력한 사퇴압박에 해당하는 조치입니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3개월간 어떠한 직무도 수행할 수 없으며 법인 법무팀의 도움조차 받을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또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13일 오전 10시,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긴급 금융 합동점검회의'를 열어 임 회장을 포함한 KB금융 수뇌부를 검찰에 고발키로 합의했습니다. 게다가 KB금융내 모든 자회사에 감독관을 파견해 임 회장에 대한 KB금융측의 모든 불법적 지원을 근절키로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임 회장에 대한 고발건을 특수1부에 배정해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정치인이나 대기업 비리 사건을 전담하는 특수부가 고발 사건을 맡은 건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이 재경부 출신인 임 회장을 좀 더 철저히 수사하기 위해 특수부에 배치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임 회장 역시 금융위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법적 절차와 행정소송 등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혀 향후 이 문제가 어떻게 번질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사태 일단락'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 결국 해임

지난 17일 자정무렵,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해임안을 의결했습니다. 해임안 결의에 앞서 이사회의 일부 인원이 임 전회장을 만나 오후 11시가 넘도록 자진사퇴를 설득했지만 임 전회장이 끝까지 거부하자 결국 이사회 차원에서 해임안을 결의한 것입니다. 급박하게 흘러가던 KB금융 사태는 우선 이렇게 일단락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18일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KB금융 긴급 합동점검회의를 열어, KB금융 계열사에 파견한 감독관들의 단계적 축소방안을 논의했습니다. KB금융지주 이사회 역시 오는 11월 14일 임시 주총을 개최하여 새 회장 선임을 논의할 것이며, 아직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임 전 회장의 등기이사직 박탈에 대한 것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편, 임 전회장의 사퇴가 결정난 현 시점에도 KB금융 사태는 지속적인 내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16일, 임 전회장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한 '직무정지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융당국 역시 임 전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인데다가, 이미 예상하고 있던 임 전회장의 행정소송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현 사태는 여전히 미결로 남게 됐습니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모든 소 취하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9월 28일, 법무법인 화인을 통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회장직에서는 해임된 그는 등기이사직을 유지해오던 중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임 전 회장에 대한 모든 고난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주전산기 교체 결정에 대한 검찰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고발을 했기 때문에 고발건에 대한 변동은 없으며, 검찰에서 수사를 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 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29일부터 KB금융지주·국민은행·KB카드 등의 계열사를 제외한 7개 KB금융 계열사에 파견한 감독관을 철수시켰습니다. 임 전 회장의 사퇴에 따른 KB금융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는 제스처로 보입니다. 실제로 KB금융은 임 전 회장의 사태가 일단락 됨에 따라 경영정상화에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KB금융은 10월 중 신임 회장 최종 후보 1명을 선임하고, 11월 21일에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할 계획입니다.

다만, KB금융지주 차기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의 겸임 여부는 아직 합의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쓸데없는 권력싸움을 없애기 위해 회장이 행장을 겸임해야 한다는 노조측의 의견이 수용될 지가 관건입니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시대 도래

내홍을 겪었던 KB금융지주의 새 회장이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으로 결정됐습니다. 지난 10월 22일 KB금융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와 같은 사항을 결정했습니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새 수장이 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당면과제는 은행장과의 갈등 해소, KB금융 전체의 인적 개편을 비롯, KIG손해보험 인수와 관련한 업무 등으로 꽤나 많습니다. 27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윤 회장은 각종 의전을 생략하고 언론과의 접촉도 피하는 등 소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껏 논란이 되어온 KB금융 사태를 계기로,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뱅커 출신 인사가 보다 많은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 회장 외에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한동우 우리금융 회장 등 대부분의 금융지주 회장 역시 뱅커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앞으로는 더욱 바람직한 인사문화가 금융권에 자리잡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