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Stories

담뱃값 인상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담배 가격은 대체로 2,500원선에 머물러 있습니다. 노르웨이가 1만 6,477원, 호주가 1만 6,364원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과도한 인상은 흡연자들의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by Poppy Wright, flickr (CC BY)

금연 효과는 없었고, 증세만 있었다

2016년이 다가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군요… 새해를 맞아 나이를 먹는 건 우리만이 아닙니다.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시행한 담뱃값 인상 정책도 시행 2년 차를 맞게 됐습니다.

​정부는 국민 건강 증진과 세수 확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며 2015년부터 담뱃값을 두 배 가까이 올렸습니다. 정부는 2015년엔 전년 대비 2조 7,800억 원 증가한 9조 5,225억 원의 담배 세수를 거둘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세수를 거둬들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한국납세자연맹이 한국담배협회의 <월별 담배 판매량> 자료를 토대로 2015년 한 해 담배 판매량을 추산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담배 판매량은 12월 말 예측 누계 기준으로 약 33억 3,000만 갑에 달하며, 이를 토대로 추산한 담배세수는 약 11조 489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난 2014년 담배세수가 약 6조 7,427억 원이었는데요. 2015년 담배세수 추산치는 이보다 약 4조 3,000억 원 늘었습니다. 정부가 예상한 담배세수 증가치인 2조 7,800억 원은 그나마 소박한 예측이었던 편입니다.​​

​이렇게 세수가 크게 는 이유는 정부 예상과 달리 담배 소비가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초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시행하며 예측한 2015년 담배 판매량은 28억 8,000만 갑입니다. 하지만 한국납세자연맹은 올해 약 33억 3,000만 갑의 담배가 팔렸다고 추산했습니다.

Loading...

Loading...

예상보다 높은 흡연률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지난 7월 기준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35.0%로 지난해 40.8%에 비해 5.8%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습니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예상한 흡연률 감소폭 8%포인트에 미치지 못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2016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15년 1분기 담뱃값 인상 효과로 담배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감소하는 등 금연효과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는 담뱃값 인상 등 별다른 담배 판매량 및 흡연율 변동 요인이 없습니다. 결국, 2015년 연초에 발생한 금연효과를 2016년에는 기대할 수 없으므로 담배세수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게 한국납세자연맹의 설명입니다.

담뱃값 이번엔 오르나?

보건복지부가 10년째 동결이던 2,500원의 담배 가격을 4,500원 정도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까지 직접 나서서 적정 인상액을 제시한 것입니다.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비가격정책과 가격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를 위해서 담뱃값을 적어도 4500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 정부세종청사에서

문형표 장관은 현재 한국 성인 남성의 평균 흡연율이 44%라고 덧붙였습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흡연율도 25%에 달한다고 합니다. OECD국가 평균 25%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

문형표 장관은 올 정기국회 내에 개정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습니다. 담뱃값이 인상되면 세수 확대 효과가 커질 수도 있으나, 서민물가가 상승하는 등 부작용도 있어 흡연자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정부 담뱃값 인상 발표… 국회 통과만 남았다

정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향후 물가상승률을 담뱃값에 반영하는 ‘물가연동제'도 도입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담뱃값 인상을 위한 국민건강증진법, 지방세법, 개별소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제 인상안 통과까지 국회의 심의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관련 법안들이 그대로 통과될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서민 증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한것은 물론, 새누리당도 인상 폭이 너무 높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담뱃값 인상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인상 폭과 시기는 의견을 더 들어야한다.”

새누리당 이명수 복지위의원

"정부가 금연 정책의 일환으로 가격 인상을 들고 나온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건강 목적이 아니라 세수를 늘리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조세 차원의 논쟁으로 생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복지위의원

담뱃값, 어떻게 구성됐길래 증세 논란이?

현재 2,500원인 담뱃값의 62%는 ‘담배소비세’, ‘건강증진부담금’, ’부가세’ 등 각종 세금입니다. 증세 논란이 큰 이유도, 정부의 인상안도 세금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입니다.

현행 인상 비고
출고가 950원 1,180원 27% 인상
세금 및 부담금 1,550원 2,724원 75% 인상
개별소비세 0원 594원 신설

특히 새롭게 신설되는 개별소비세는 옛 특별소비세로, 특정한 물품이나 용역의 소비에 대해서만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특별소비세는 주로 보석류 등 ‘사치품’에만 적용됐지만, 2008년 개별소비세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매연, 소음, 악취 등 한 경제 주체의 생산소비활동이 다른 경제에 악영향을 줄 때 부과하는 세금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보석 및 귀금속, 향수, 고급 모피, 고급 사진기골프장, 경마장, 카지노 입장 등 여전히 사치품이나 사행산업 위주로 과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담배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거 특별소비세 제정 취지와 다소 어긋난다’는 의견과 ‘담배와 같이 특정 물품에 대한 소비를 막고 싶을 때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또한, 건강증진부담금의 비율이 14.2%에서 18.6%로 확대되지만 정확한 사용처에 대해서 밝히지 않아 ‘우회 증세’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실제로 현재 담배 판매로 편성되는 건강증진부담금 약 2조 원 중 흡연자를 위해 사용한 돈은 120억 원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1조 원이 건강보험 재정으로 들어가고 대부분도 금연과 상관없는 정보화사업 예산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정 의장, 담배 관련 세금 예산부수법안에 지정

정의화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는 ‘세입예산부수법안’ 14개를 지정했습니다. 문제는 이 가운데 담뱃값의 80% 이상을 구성하는 ‘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국민건강증진법안’이 모두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들 법안이 예산부수법안에 포함되면 여야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담뱃값 인상안은 12월 2일 자동 부의되면서 본회의로 넘겨집니다.(올해부터 적용되는 국회법 제85조 근거)

특히 60%의 비중을 차지하는 ‘지방세’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국세만 대상으로 하는 세입예산부수법안 대상이 아니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 측은 지방세 개정으로 인한 국가수입 증가분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어 있고, 지방세가 사실상 부가가치세 등의 국세수입 관련 법안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함께 처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방세에 들어있는 담배소비세와 국세인 부가가치세가 연계돼있다. 실제 지방세법 일부개정 법률안으로 담뱃값이 인상될 경우 부가가치세가 함께 증가하며 정부제출 세입예산안에도 부가세 증가분 1,000억 원 정도가 반영된다."

국회 최형두 대변인

하지만 야당은 법리적으로 모순인 지방세의 세입예산부수법안 지정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당 측이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해야할 ‘담뱃세’를 논의 없이 통과시키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는 것이죠.

"지방세법을 예산부수법안에 포함한다면 국회가 국회의 권한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심의하게 되는 법리적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여야, 담뱃값 2000원 인상 합의

여야가 담뱃값 2,000원 인상에 합의했습니다. 현행 2,500원에서 4,500원이 되는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총회에서 강한 반발이 있었으나 “지도부 협상에 재량을 주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상황을 더 끌어봐야 여당이 타협이나 추가 양보를 해 줄 여지가 ‘제로’다. 그럼 날치기를 하도록 놔 두라는 거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개별소비세 부과분의 20%는 소방안전교부세로 돌리기로 했습니다. 야당이 제시한 지방세 형태의 소방안전세가 아닌 중앙정부가 걷어 지방에 분배하는 교부세 형태입니다. 현재 수도권의 담배 소비 비율이 50%에 육박해, 지방세 항목으로 설치할경우 세수가 수도권에 집중된다는 이유입니다.

이와 함께 법인세 비과세 감면 규모를 축소하고,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에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 합의로 새누리당은 ▲법정 시한 내 예산안 합의 처리 명분 ▲담뱃값 2,000원 인상이란 실리를 챙겼습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 운영 협조 명분 ▲우회 지원을 통한 누리예산 확보 ▲소방안전교부세 신설 ▲법인세 비과세 감면 축소 라는 실익을 얻었습니다.

담뱃값 '4000원 시대' 시작

설마 설마했던 담뱃값 인상이 새해 첫날부터 시행되었습니다. 2,000원 가량 오른 담뱃값의 효과를 가장 먼저 체감한 사람은 흡연자일 텐데요. 그래서 인가요? 새해 첫 주 유통업체들의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교하여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60%까지 판매량이 급감하여 유통업계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데요. 1월 1일 담뱃값이 오르기 전 미리 담배를 '사재기'했을 뿐 아니라 새해를 맞아 '금연'을 목표'로 한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매년 초 고객들의 금연 결심들로 담배 매출이 주는데 올해엔 평소보다 더 줄었다. 고객들이 미리 사 놓은 게 있기 때문에 1~2개월 정도 지나야 담뱃값 인상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담뱃값 인상은 흡연가뿐 아니라 담배를 판매하는 업체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는데요. 담배를 사면서 커피나 물도 함께 사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부차적인 매출 감소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반면 던힐, 메비우스 등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아직 본사와 협의 중이다'는 이유로 가격 인상가를 기획재정부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들 외국계 담배는 여전히 2,000원대에 판매 중입니다. 판매량이 감소한 국산 담배와 달리 외국산 담배는 없어서 못 파는 정도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계 회사들 역시 '이번 주 중으로 인상가를 신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니 그야말로 담뱃값 4,000원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개비담배'를 아십니까?

담배 한 갑을 사기 어려웠던 과거에 동네 구멍가게나 가판대에서 한 개비씩 팔던 '개비담배'. 볼 일 없었던 개비담배가 다시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새해 들어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서, 담배 한 갑을 사는 것에 부담을 느낀 흡연자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직장인들이 모여있는 여의도, 종로 인근이나 고시생들이 모여있는 신림, 관악 일대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개비당 300~4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하니, 비교적 부담이 적은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개비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개비담배 판매는 담배사업법 20조 ‘담배의 포장 및 내용물을 바꾸어 판매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인데요.

다만 정부가 실제 단속에 나서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담뱃값 인상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쌓인 와중에 개비담배마저 단속에 나선다면 불만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담뱃값이 올랐는데 왜 끊지를 못하니

"그 와중 내게 쥐어준 거스름돈 겨우 오백원짜리, 분명히 오천 원을 꺼내서 건네줬는데" 10년 전 드렁큰타이거의 5집 수록곡 <가수지망생(5000원)> 에 나오는 가사입니다.

요즘 담배 한 갑 사려면 5000원을 꺼내서 건네주고 오백원짜리 동전 하나 받는 거 맞죠? 올 초 갑자기 2000원 높아진 담뱃값을 마주한 흡연자들은 노랫속 타이거JK와 같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실제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3억9000만 갑에서 올 1월 1억7000만 갑으로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그랬던 흡연자들이 최근 들어선 4500원이란 담뱃값에 심드렁해진 것 같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이 한국담배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담배 판매량은 3억5000만 갑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최근 3년 간 월평균 판매량인 3억6200만갑에 거의 근접한 수치입니다. 담뱃값에 심드렁해진 흡연자들, 둘 중 하나겠죠. 소득이 많아서 담뱃값 지출이 크게 중요치 않거나, 아니면 비싼 담뱃값이 신경쓰이지만 그렇다고 굳이 끊을만큼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거나.

현재 진행중인 국정감사에서 꽤 흥미로운 자료가 하나 공개됐습니다. 15일 이노근 의원이 확보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올해 들어 담배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JDC는 제주공항 내 면세점인데요, 지난 8월까지 JDC 내 담배 누적판매량은 234만5천896보루로 최근 2년간 판매량 250만 9천682보루와 맞먹었습니다. 올해 1월 담배 판매량만 놓고 보면 25만8천882보루로, 평균 8만8천 보루를 기록한 지난 3년간의 1월 판매량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면세점 담배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건 분명 의미심장합니다. 계속 담배를 태우는 흡연자들조차 지금의 담뱃값을 계속 신경쓰고 있다는 얘기니까요. 흡연자들에게 4500원이란 담뱃값은 신경쓰이지만 그렇다고 끊을만큼 비싼 가격은 아닌, 그 정도의 돈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담뱃세를 인상하면서 내건 목적을 기억하시나요? 국민건강 증진 효과(금연 유도)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지금의 담배 판매량 추이를 보면서 애당초 정부의 목적은 오간데 없고 그저 담배가 하나의 거대한 세원이 되어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만도 합니다.

실패인가 실력인가, 4500원

담뱃값 4,500원, 신경쓰이지만 끊기도 애매한 가격. 정말 정부가 (금연으로 인한) 국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뒀다면 담뱃값을 30,000원, 50,000원 이런 식으로 책정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요? 일각에선 4,500원이 꽤나 계산된 가격일 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F l3 1
수요의 가격탄력성 공식, 저 세모는 사실 세모가 아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조세재정연구원은 담배의 가격탄력성이 0.425로 조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조사 결과인 0.38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가격탄력성이란 가격 변화분에 따른 소비량 변화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탄력도 수치(엄밀히 말하면 절댓값 수치)가 작을수록 가격에 대한 소비량 변화가 적다는 뜻이 됩니다. 담배의 경우 일종의 마약류 상품이다보니 당연히 비탄력 재화로 분류됩니다. 같은 비탄력적인 재화라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는데요. 정부 입장에선 담배가 보다 탄력적이라고 주장하는 편이 가격 상승폭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일 겁니다.

지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이 담배협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담배는 정부 예상치보다 훨씬 더 비탄력적인 재화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초 담뱃값 상승에 따른 판매량 감소율이 34%일 것이라던 정부의 설명과 달리 김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부터의 담배 판매량이 17% 감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된 겁니다. 김 의원은 자체 분석을 통해 담배가격탄력성이 올해 0.281, 내년 0.156 등에 그친다고 주장했습니다.

납세자연맹 역시 "(기재부가 담배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탄력성을 가정해 증세액을 과소 추계한 국책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부각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이 금연 효과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이라면, 이 정책은 거의 실패로 판명난 정책입니다. 그 원인으로는 잘못된 가격탄력성 측정이 자리잡고 있겠구요. 그런데 이 4,500원, 정부 입장에서 진짜 실패일까요?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 대 정돈 괜찮잖아?

지난 14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올해 및 내년의 담배 세수 규모가 12조6084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담뱃값 인상 전인 작년보다 5조8659억 원 늘어난 금액으로 당초 정부 예상치의 두배를 웃돕니다. 한편 한국납세자연맹의 조사는 최근 3개월(6~8월) 평균 담배 판매량을 전제로 계산한 액수라는 점에서 꽤 신뢰도가 있는 조사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정부는 가격요인 변수만 고려해 올해 담배소비량이 34% 줄 것으로 봤지만 최근 판매량 추이를 보면 올해는 23%, 내년에는 13% 정도 감소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애초 정부가 담배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 탄력성을 대입해 증세 액수를 과소 예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도대체 12조 6천 억원에 달하는 이 세수규모가 가늠이 안되신다고요? 그래서 지난 15일, 한국납세자연맹은 15일 4500원 담뱃값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부담금을 계산해 공개했습니다. 4500원짜리 담배 1갑에는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국민건강증진기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부가가치세 433원이 붙는데요, 흡연자가 하루에 담배 1갑을 피울 경우, 하루 3318원씩 1년에 총 121만1070원의 세금·부담금을 내게 됩니다.

121만원의 세금이 도대체 얼마쯤 되는 액수냐고요? 이는 연봉 4600만 원을 받는 근로자의 근로소득세(108만9871원)와 지방소득세(10만8987원)를 합한 금액 119만8858원보다 큰 액수입니다. 또 시가 9억 원 주택의 재산세(100만9225원)와 교육세(20만1845원)를 합한 총세액 121만1070원과 일치합니다. 또한 상가 월세 217만 원을 받는 점주의 경우 한 해 121만 원의 세금을 납부합니다.

담뱃세는 대표적인 간접세입니다.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는 대상과 세금을 거둬들이는 대상이 서로 다르다고 해서 이를 우리는 간접세라고 부릅니다. 간접세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세금의 역진성을 말할 수 있는데요. 소득이 적은 A씨에게나, 소득이 많은 B씨에게나 똑같은 액수로 걷힌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민에게 더 큰 비율로 작용하는 세금을 우리는 소득에 대해 역진성을 띈 세금이라고 부릅니다.

연봉 4600만 원 근로소득자, 또는 시가 9억 원 주택 소유자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내는 것은 담배를 피우는 누군가에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서민증세에 팔 걷고 나섰다는 주장이 실제로 증명된 2015년 9월입니다. 거 담배 피우기 딱 좋은 날씨네요.

꼼수는 가라

재팬 타바코 인터내셔널 코리아(JTI코리아)가 한 갑 14개비짜리 ‘카멜 블루’ 한정판을 2,500원에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성년자 담배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담배 소량 포장’을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요. 보건복지부는 외국 담배회사의 이 같은 ‘꼼수 저가 마케팅’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메비우스(과거 마일드세븐)’를 판매하는 JTI 코리아가 이달 26일부터 ‘카멜 블루 14개비 팩 한정판’을 한 갑 2,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JTI코리아는 “한국인 흡연자의 평균적인 하루 담배 소비량을 분석해보니 14개비 정도여서 이번에 한정판을 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외국계 담배회사의 ‘소량 포장 마케팅’은 처음이 아닙니다. ‘던힐’을 판매하는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는 지난 2월 14개비 한 갑인 ‘던힐 6mg’를 3천 원에 출시한 바 있습니다. 현재 BAT코리아 담배 2종이 14개비-3천 원에 판매 중입니다.

그러나 14개비 팩 같은 ‘소량 포장 담배’는 올해부터 담뱃값을 인상한 정부 정책을 역주행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통해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의 담배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무상 배포, 낱개 판매 및 소량 포장 담배를 금지할 것을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현행 담배사업법 제20조는 “누구든지 담배의 포장 및 내용물을 바꾸어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지만, 이는 ‘개비 담배’ 같은 재포장을 금지할 뿐 제조사가 소량으로 포장하는 것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소량 포장 담배’ 출시에 대해 담배 제조사에 판매 자제 등을 권고하고, 청소년 담배 구입을 촉진하는 소량포장 담배 규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습니다.

금연 효과는 없었고, 증세만 있었다

2016년이 다가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군요… 새해를 맞아 나이를 먹는 건 우리만이 아닙니다.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시행한 담뱃값 인상 정책도 시행 2년 차를 맞게 됐습니다.

​정부는 국민 건강 증진과 세수 확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며 2015년부터 담뱃값을 두 배 가까이 올렸습니다. 정부는 2015년엔 전년 대비 2조 7,800억 원 증가한 9조 5,225억 원의 담배 세수를 거둘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세수를 거둬들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한국납세자연맹이 한국담배협회의 <월별 담배 판매량> 자료를 토대로 2015년 한 해 담배 판매량을 추산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담배 판매량은 12월 말 예측 누계 기준으로 약 33억 3,000만 갑에 달하며, 이를 토대로 추산한 담배세수는 약 11조 489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난 2014년 담배세수가 약 6조 7,427억 원이었는데요. 2015년 담배세수 추산치는 이보다 약 4조 3,000억 원 늘었습니다. 정부가 예상한 담배세수 증가치인 2조 7,800억 원은 그나마 소박한 예측이었던 편입니다.​​

​이렇게 세수가 크게 는 이유는 정부 예상과 달리 담배 소비가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초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시행하며 예측한 2015년 담배 판매량은 28억 8,000만 갑입니다. 하지만 한국납세자연맹은 올해 약 33억 3,000만 갑의 담배가 팔렸다고 추산했습니다.

Loading...

Loading...

예상보다 높은 흡연률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지난 7월 기준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35.0%로 지난해 40.8%에 비해 5.8%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습니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예상한 흡연률 감소폭 8%포인트에 미치지 못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2016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15년 1분기 담뱃값 인상 효과로 담배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감소하는 등 금연효과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는 담뱃값 인상 등 별다른 담배 판매량 및 흡연율 변동 요인이 없습니다. 결국, 2015년 연초에 발생한 금연효과를 2016년에는 기대할 수 없으므로 담배세수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게 한국납세자연맹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