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Stories

아마존의 횡포

‘모든 유통은 아마존으로 통한다’고 할 만큼 유통업계에서 아마존의 영향력은 굉장합니다. 문제는 아마존이 막강한 지배력을 이용해 콘텐츠 공급업체에 ‘갑(甲)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건데요. 단가후려치기, 꼼수 등이 난무합니다. 미국판 갑을(甲乙) 논란, 그 뜨거운 현장으로 가보시죠.

by DonkeyHotey, flickr (CC BY)

노벨상 수상자도 甲의 횡포 비판

"아마존의 힘이 남용돼 미국인에게 해를 입히고 있다"

폴 크루그먼 美 프린스턴대 교수,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만일 (아마존의) 수요 독점이 혁신을 저해한다면 규제 당국은 항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장 티롤 툴르즈 1대학 교수, 201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존의 독주를 멈추기 위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도 가세했습니다. 크루그먼 교수는 NYT 기고문에서, 장 티롤 교수는 노벨상 수상 기자회견에서 아마존의 갑질을 비판했습니다.

두 교수는 아마존을 '수요독점자'라고 지칭했는데요. 시장에 수요가 많고 공급자가 한 명이면 '공급독점자'라고 부릅니다. 공급독점 상황에서는 공급자의 교섭력(Bargaining power)이 상승해, 공급자가 원하는 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습니다. 시장에 소비자는 많은데 감자칩 회사가 1개만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감자칩 가격이 지금보다 더 비싸지겠죠?

반면, 공급자가 여럿이고 수요가 1명이면, 수요독점자(Monopsonist)라고 합니다. 이때 소비자는 '나 아니면 사줄 사람도 없잖아. 싸게 팔아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이 '전자책 수요'를 독점했기 때문에, 전자책 출판사에게 '나 아니면 유통해줄 업체도 없잖아, 가격 좀 내려봐'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가격이 내려가면 전자책 소비자는 이득을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이 비판받는 것은 다른 방면에서 가격 혁신을 만들지 않고, 수요독점적 지위를 남용해(특정 출판사의 서적에 대해 할인 중단, 배송 지연, 추천목록에서 삭제 등) 사실상 '책'을 인질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학계는 '반(反)독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비판합니다. 과거 독점사례에는 '수요독점'이라는 현상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반독점법이 공급독점만 규제하고 수요독점에는 힘을 쓰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아마존, 미국판 단가 후려치기?

"가격을 내리면 고객에게 좋고 결국 판매가 늘어나 출판사도 이익을 보게 된다"

아마존

가격은 낮추고, 수익은 높이고. 아마존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입니다.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은 책과 DVD 등의 콘텐츠 공급업체에 콘텐츠의 가격인하와 함께 더 많은 몫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북은 인쇄비용이나 물류비 등 부담이 적기 때문에 실제 서적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해야 하고 ▲낮은 가격은 고객과 출판사 모두에게 ‘윈윈’이라며 말입니다. 아마존의 요구를 따르면, 출판사는 9.99달러(약 1만원)의 균일가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아마존은 늘어나는 매출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갑니다.

“아마존이 '낮은 단가로 콘텐츠 구입→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경쟁업체 도태→시장 지배력 강화→콘텐츠 공급업자 압박'이라는 악순환의 온상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문제는 요구로만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프랑스의 출판사 아셰트가 ▲9.99달러는 생산비용을 반영하지 못한 금액이고, ▲저비용은 저질의 콘텐츠를 낳을 수밖에 없다며 거절하자, 아마존은 무언의 압박과 협박에 나섰습니다. 아셰트의 책 일부를 판매중단하거나 배송을 지연하고 책 할인 규모도 대폭 줄였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영화DVD의 경우 예약 판매 상위권에 오르지 않으면 묻혀버리기 쉬운데, 아마존은 월트디즈니의 영화에 대한 예약판매를 일방적으로 중단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콘텐츠를 납품하고 더 많은 수익을 배분해 달라며 말입니다.

아마존, 출판업계 지각변동 일으킨다

아마존이 일명 ‘갑’의 횡포를 부릴 수 있는 이유는 막강한 영향력과 시장 지배력 덕분입니다. 대부분의 온라인 거래가 아마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 DVD 음반 시장의 30%, 전자책 시장의 65%가 아마존에서 거래되고, 그 거래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마존과 출판사 사이에는 갑을(甲乙)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존이 아셰트의 사례처럼 다른 도서보다 할인을 적게 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책을 추천목록에 올리면 아마존에 밉보인 콘텐츠는 고객의 외면을 받기에 십상입니다. 대부분의 콘텐츠 업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아마존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물론 아마존은 늘어난 수익을 바탕으로 작가에게 더 많은 인세를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기존 출판사-작가 계약구도가 아닌 아마존-작가라는 새로운 계약 관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데요. 실제로 기존 출판업계에서 작가에게 돌아가는 인세는 책값의 최고 15%이고 전자책 시장은 25%정도이지만 아마존은 자사 계열 출판사와 계약한 작가에게 35%의 인세를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콘텐츠 가격을 고수하는 아마존의 전략이 ‘수익을 위한 갑의 횡포’냐 혹은 ‘작가에 더 많은 인세를 주기 위함’이냐는 답 없는 논쟁거리입니다. 분명한 건 아마존의 전략이 출판업계를 뒤흔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노벨상 수상자도 甲의 횡포 비판

"아마존의 힘이 남용돼 미국인에게 해를 입히고 있다"

폴 크루그먼 美 프린스턴대 교수,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만일 (아마존의) 수요 독점이 혁신을 저해한다면 규제 당국은 항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장 티롤 툴르즈 1대학 교수, 201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존의 독주를 멈추기 위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도 가세했습니다. 크루그먼 교수는 NYT 기고문에서, 장 티롤 교수는 노벨상 수상 기자회견에서 아마존의 갑질을 비판했습니다.

두 교수는 아마존을 '수요독점자'라고 지칭했는데요. 시장에 수요가 많고 공급자가 한 명이면 '공급독점자'라고 부릅니다. 공급독점 상황에서는 공급자의 교섭력(Bargaining power)이 상승해, 공급자가 원하는 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습니다. 시장에 소비자는 많은데 감자칩 회사가 1개만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감자칩 가격이 지금보다 더 비싸지겠죠?

반면, 공급자가 여럿이고 수요가 1명이면, 수요독점자(Monopsonist)라고 합니다. 이때 소비자는 '나 아니면 사줄 사람도 없잖아. 싸게 팔아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이 '전자책 수요'를 독점했기 때문에, 전자책 출판사에게 '나 아니면 유통해줄 업체도 없잖아, 가격 좀 내려봐'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가격이 내려가면 전자책 소비자는 이득을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이 비판받는 것은 다른 방면에서 가격 혁신을 만들지 않고, 수요독점적 지위를 남용해(특정 출판사의 서적에 대해 할인 중단, 배송 지연, 추천목록에서 삭제 등) 사실상 '책'을 인질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학계는 '반(反)독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비판합니다. 과거 독점사례에는 '수요독점'이라는 현상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반독점법이 공급독점만 규제하고 수요독점에는 힘을 쓰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