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또 한번 회생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파산부는 팬택과 옵티스 컨소시엄의 인수합병(M&A) 양해각서 체결을 허가했습니다. 지난달 26일, 팬택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내며 사실상의 파산 절차에 돌입했는데요. 옵티스 컨소시엄은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 1주일 뒤 법원에 팬택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만약 이번 옵티스 컨소시엄의 러브콜이 인수합병까지 이어진다면 팬택은 4번째 기회를 잡고 기적적인 회생을 하는 셈입니다.
옵티스 컨소시엄을 이끄는 주체는 ‘옵티스’라는 국내 IT 기업인데요. 이 기업은 우리가 흔히 CD-ROM 드라이브, DVD 드라이브, 블루레이 드라이브 등으로 알고 있는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를 전문으로 개발, 판매합니다. 회사의 매출 규모는 약 6천억 원이며, 지난해 영업이익은 150억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팬택의 계속가치가 1천억에 달하는 상황에서 옵티스 혼자만의 힘으로 팬택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버거운 일입니다. 옵티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컨소시엄에 참여한 ‘EMP인프라아시아'라는 미국계 투자 회사가 이번 인수전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확률이 높습니다.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옵티스의 이주형 사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팬택을 '한국판 샤오미’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개발 인력, 특허 등 필요한 최소한의 자원만 남기고 한국에서는 R&D, 인도네시아에서는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는 이원화 전략을 택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이후, 동남아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중저가 스마트폰을 생산해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유통해 마진을 극대화하겠다고 합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옵티스 컨소시엄 측은 팬택 인수 금액을 400억 정도로 예상합니다. 팬택 계속가치의 절반이 되지 않는 수준인데요. 인력 감축과 공장 폐쇄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법원이 기존 고용 인력의 고용 승계를 중점에 두고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누누이 밝혔듯, 이로 인한 컨소시엄, 법원, 채권단 측의 세부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법원의 양해각서 체결 허가 직후 실사단을 구성해 실사작업을 시작했으며, 다음 달 17일까지 팬택과 인수합병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