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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 자동차 연비 검증

2014년 6월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싼타페(현대자동차)와 코란도 스포츠(쌍용자동차)에 대해 ‘제각각’ 연비 검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13년 동일차종에 대해 산업부는 ‘적합’을, 국토부는 ‘부적합’ 판정을 내린 이후 실시한 재검증 결과를 밝힌 것입니다.

by Kansas Poetry (Patrick), flickr (CC BY)

현대차, ‘연비과장’ 쿨하게 보상한다

현대차가 연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지난번 국토교통부가 연비부적합 판정을 내렸던 '싼타페 2.0 2WD AT‘에 대해 최대 40만 원 상당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건데요. 차를 한 번 사면 평균 5년 후 교체하는 것을 고려해 최대 보상 대상 기간은 5년으로 정했습니다. 물론 구입 시기에 따라 보상액의 차이는 다르지만, 연료 등의 비용 증가분과 위로금이 합해져 지급될 예정입니다. 국내 자동차 업체가 소비자에게 연비 문제로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현대차가 국토부의 연비부적합 발표에 대해 완전히 수긍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두 부처가 엇갈린 연비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리콜, 사후 연비 검증 권한 등을 담당하는 국토부와 계속 부딪혀서 좋을 것이 없고, 소비자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감안해 자발적 보상 방침을 내린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두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됐습니다. 현대차가 지급하는 보상액을 그대로 받을 것이냐 혹은 집단소송을 통해 더 많은 액수를 보상받느냐입니다. 실제로 집단소송을 맡은 법무법인은 1인당 보상금을 150만 원 정도로 산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입니다. 현대차와 함께 연비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쌍용차나 외제차 업체들은 곤란하다는 입장인데요. 안 그래도 소비자의 집단소송이 빗발치고 있는데, 현대차의 이번 결정에 따라 보상요구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산업부는 적합, 국토부는 부적합

연비 인증과 측정업무가 두 부처로 이원화되면서 논란은 시작됐습니다. 발단은 2012년 현대·기아차가 북미에서 판매한 차들에 대해 ‘연비 부풀리기’로 집단 배상을 해주면서, 국내에도 연비 과장 여론이 일기 시작한 것인데요. 산업부가 이미 ‘적합’ 판정을 내린 차종들이었습니다. 들끓는 여론을 토대로 국토부는 산업부가 맡던 승용차 연비 검증에 개입했고, ‘부적합’ 판정을 내리면서 지금의 사태가 촉발된 것입니다.

“지난 주 자동차 연비 재검증 결과 발표를 놓고 자동차업계와 소비자들의 반발, 여론과 언론의 지적이 쏟아졌다. 그동안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 협업해야 한다고 많이 강조했고, 경제부총리실에서 조정기능을 강화했는데도 이런 사안의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모습은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박근혜 대통령

11월부터 5월까지 재조사가 이뤄졌지만, 검증 결과가 또다시 ‘적합’과 ‘부적합’으로 제각각이었습니다. 합의는커녕 두 부처 간 견해차는 평행선을 달린 것입니다. 결국, 정부는 연비검증을 국토부에 일임하고 연비 기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가 표시한 연비와 주행 연비 차가 5% 이내에 들어야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현대차에 대해 국토부 검증결과를 연비로 표시해야 한다고 하면서 사실상 국토부의 ‘부적합’ 판정에 손을 들어준 꼴인데요. 자동차 업계는 줄소송 공포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소비자, 승소 가능성은?

소비자들이 소송에 나선 근거로는 ▲하자담보책임,▲채무불이행책임,▲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 있습니다. 자동차회사가 연비기준에 맞지 않은 제품을 공급한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하며, 연비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도 설명의무 및 정보제공의무를 위반한 ‘불완전이행’에 해당한다는 입장인데요. 원고들은 또한 연비를 과장 표시 및 광고한 것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며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이미 현대·기아차가 13개 차종의 연비를 과장한 것에 대해 소비자 배상을 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의 배상 요구가 봇물을 탔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승소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전에 제기됐던 현대·기아차 연비소송에서 재판부가 소비자 패소판결을 내렸기 때문인데요. ‘실제 연비는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문구가 있어, 회사 측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또한, 미국과 달리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없는 국내 법리상, 같은 결론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부적합’ 판결이나 정부의 자동차 연비검증 기준 강화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어, 소송의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소비자, 집단 소송에 나서다

"정부의 연비 인증은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고 소비자 피해는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비자 피해에 대한 보상에 적극 나서라"

서울YMCA

소비자들이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자동차 연료소비효율(연비)을 과장해 표시한 대가로 향후 10년간 추가로 내야 할 기름값 등을 배상하라는 입장인데요. 정부가 사실상 국토교통부의 ‘부적합’ 판정 결과에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 소송의 불씨가 피워진 것입니다. 국내 차로는 현대차 및 쌍용차의 일부 기종이며 외제 차의 경우 BMW, 크라이슬러부터 아우디, 폭스바겐까지 다양합니다. 약 1,700여 명의 소비자가 권리 찾기에 나섰고, 만약 승소할 경우 보상금 규모는 30여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예율은 소송인단을 추가 모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재정비되는 자동차연비 검증

자동차연비 검증이 엄격해집니다. 들쭉날쭉 연비 검증으로 비판받던 정부가 2015년 10월 이후 출시되는 차량부터 연비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인데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환경부가 자동차 연비 시험방법 등에 대한 공동 고시안을 행정 예고함에 따라 연비 검증과 관련된 주요 기준들이 개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뀌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연비 조사를 총괄하게 됩니다. ▲주행저항값 검증도 개정됩니다. 주행저항값은 자동차가 달릴 때 받는 공기저항과 도로의 마찰을 수치화한 것으로 연비조사의 핵심 수치입니다. 기존에는 제조사가 제출한 수치가 맞는지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공동고시안에서는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검증키로 했습니다. 시험기관의 주행저항값과 제작사 제시값의 오차가 15% 이내일 때는 제작사의 제시값을 인정하지만, 오차를 벗어나면 시험기관의 실측값을 사용하도록 개정해 규정을 강화한 것입니다. 또한 ▲고속도로 연비와 도심 연비 중 하나라도 허용오차인 -5%를 넘으면 부적합으로 처리됩니다. 도심 연비와 고속도로 연비를 합산해 복합연비만 따지던 기존에 비해 부적합 기준이 깐깐해진 것입니다.

변경된 기준들은 유예기간을 두고 적용될 방침입니다. 자동차 기준을 개정할 때, 준비 기간을 둬야 한다는 한미 무역협정(FTA) 규정에 따라 공포일부터 1년 뒤인 2017년부터 적용하기로 한 것인데요. 이번 기준 강화가 자동차 업계의 악재가 될지, 연비 성능 개선이라는 도약이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토부 VS 자동차업계, 제2라운드 시작

"지난달 26일 연비 재조사 결과 발표에서 현대차 싼타페 2.0디젤 2WD와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 2.0DI가 연비 부적합 판정을 받은 만큼 25일까지 연비 과장 사실을 차량 소유자에게 알려야 한다"

국토교통부

이심전심 불립문자. 마음과 마음이 통해 글로써 표현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자동차 연비논란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업계가 으르렁 대기 시작한 것은 이 한마디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발단은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쌍용차와 현대차의 연비 재조사를 한 이후입니다. 국토부는 연비 과장 사실을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포했습니다. 문제는 현대차와 쌍용차가 연비 과장 사실을 차랑 소유자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정부가 자동차업체에 시정명령을 통보하면 자동차 업체는 해당내용을 자동차 소유자 및 언론사에 통보해야 합니다. 만약 자동차회사가 국토부의 이를 따르지 않으면, 국토부는 판매 중지 등 추가 제재를 내릴 수 있습니다.

"연비 조사와 관련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회사 측 방침. 아직 국토부로부터 정식 공문을 받지 못했고 공문이 오면 그 이후 대처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

현대자동차 관계자

하지만 자동차업계도 사연은 있습니다. 국토부가 연비 조사 결과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포했을 뿐, 자동차 업체에 정식 공문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발표를 통해 거의 대다수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을 공문 하나 보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글로 보내지 않아도 알아서 따라야 하는 시정명령 때문에 자동차업계와 국토부의 다툼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 ‘연비과장’ 쿨하게 보상한다

현대차가 연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지난번 국토교통부가 연비부적합 판정을 내렸던 '싼타페 2.0 2WD AT‘에 대해 최대 40만 원 상당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건데요. 차를 한 번 사면 평균 5년 후 교체하는 것을 고려해 최대 보상 대상 기간은 5년으로 정했습니다. 물론 구입 시기에 따라 보상액의 차이는 다르지만, 연료 등의 비용 증가분과 위로금이 합해져 지급될 예정입니다. 국내 자동차 업체가 소비자에게 연비 문제로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현대차가 국토부의 연비부적합 발표에 대해 완전히 수긍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두 부처가 엇갈린 연비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리콜, 사후 연비 검증 권한 등을 담당하는 국토부와 계속 부딪혀서 좋을 것이 없고, 소비자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감안해 자발적 보상 방침을 내린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두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됐습니다. 현대차가 지급하는 보상액을 그대로 받을 것이냐 혹은 집단소송을 통해 더 많은 액수를 보상받느냐입니다. 실제로 집단소송을 맡은 법무법인은 1인당 보상금을 150만 원 정도로 산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입니다. 현대차와 함께 연비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쌍용차나 외제차 업체들은 곤란하다는 입장인데요. 안 그래도 소비자의 집단소송이 빗발치고 있는데, 현대차의 이번 결정에 따라 보상요구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