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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BlackBerry)의 몰락

쫀득쫀득한 키감의 쿼티 자판으로 2007년도와 2008년도 초기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던 블랙베리(BlackBerry)를 아시나요? 5년이 지난 후, 블랙베리의 현재는 처참하기만 합니다. 시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기업이 얼마나 추락할 수 있는지 절실히 보여주고 있죠. 그런 블랙베리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블랙베리는 과거의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까요?

by Janitors, flickr (CC BY)

"갖고 싶다 너란 녀석" 삼성이 블랙베리를 욕심낼 법할 이유

만약 삼성전자가 블랙베리를 인수한다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딱 두 가지입니다. ‘특허’와 ‘보안 솔루션 관련 B2B 기반’ 확보입니다.

이 중에서 특히 블랙베리가 가지고 있는 4만 4천여 건의 특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꽤 매력적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 간 전 세계에서 진행해온 애플과의 특허 전쟁에서 특허의 중요함을 몸소 깨우쳤을 테니까요.

블랙베리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기업 대상 보안 솔루션도 삼성전자에는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전자는 ‘녹스(Knox)’라는 자사의 기업용 모바일 보안 솔루션 개발과 홍보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요. 타겟 시장으로 한 북미 기업들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난관은 타개하기 위해 나름 이 업계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블랙베리와 지난해 11월 모바일 보안 기술 제휴를 맺었지만… 그 이상은 생략한다...

아무튼, 혹시나 정말! 삼성전자가 블랙베리에 관심이 있다면 위 같은 이유로 인해 혹한 것이라 볼 수 있죠. 하지만 실제 인수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걸림돌은 많습니다. 지난번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를 시도하다 캐나다 정부의 규제에 가로막혀 실패한 것 기억하시나요? 삼성전자도 그렇지 않으리란 법이 없죠. 각국 정상들이 애용하는 스마트폰이기도 하고, 기업 보안 솔루션을 많이 다루는 만큼 블랙베리 인수건 자체는 캐나다 정부, 여타 다른 국가, 기업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아주 ‘민감한 건’입니다.

물론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은 헤프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냥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뿐입니다.

블랙베리(BlackBerry)란?

블랙베리는 캐나다에 위치한 통신기기 제조업체입니다. 2013년 1월부터 자사의 스마트폰 ‘블랙베리’ 모델과 같은 명칭을 회사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그전까지의 회사명은 ‘리서치 인 모션(Research In Motion Limited, RIM)이었습니다.

쫀득한 키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쿼티 자판을 무기로 한 스마트폰 블랙베리는 2008년 2/4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었고, 미 오바마 대통령이 애용한다고 해서 ‘오바마폰’이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블랙베리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운영체제는 자생적인 앱 생태계 조성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타사의 스마트폰에 비해 적은 수의 앱 컨텐츠가 공급되었고, 점차 사용자의 호응을 잃어 갔습니다. 또한 BBM(Blackberry Messenger)이라는 뛰어난 성능의 자체 메일, 메신저 기능을 탑재했지만, 그것이 유료 서비스로 운영된다는 점과 안드로이드, iOS 등 타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과는 호환할 수 없어 블랙베리 사용자들끼리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많은 사용자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하여 블랙베리는 자신들의 영역을 끝없이 내주고 있으며, 한때 20%에 육박했던 블랙베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2.9%까지 추락했습니다.

블랙베리, 경영난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매각' 검토

올해 초, 블랙베리가 사활을 걸고 야심 차게 출시한 ‘블랙베리10’ 플랫폼 기반 스마트폰 ‘블랙베리Q’, ‘블랙베리Z’도 결국 소비자에게 외면받았습니다.

결국, 지난 12일 블랙베리 이사회 산하의 특별위원회는 공식성명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최고의 방법으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각이 아닌 합작 및 제휴를 통해서라도 회사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했는데요, 폐쇄적인 시스템을 유지해오던 블랙베리가 얼마나 다급한 위기에 봉착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하지만 블랙베리의 가치가 이전보다 많이 떨어졌고, 이미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의 트렌드를 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블랙베리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기업이 나타날지 미지수입니다. 그나마 인수를 검토할 기업으로 꼽히는 곳이 화웨이, ZTE 등의 중국 업체들인데요.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을 것 같습니다. 블랙베리라는 플랫폼 자체가 미국 내에서 정치, 외교, 비즈니스 등 분야를 막론하고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미 정부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들어 중국기업의 블랙베리 인수를 저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화웨이(Huawei)', 블랙베리 인수합병 가능성 부인

블랙베리를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중국계 전자기기 제조업체 화웨이가 블랙베리 인수합병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했습니다.

화웨이의 천리팡 수석 부사장은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수합병을 기반으로 회사의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생존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는 인수를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 스스로에게만 의존한다"

천리팡, 화웨이 수석 부사장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 부문을 인수한 이후, IT 업계는 화웨이가 블랙베리와 HTC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왔습니다. 하지만 천 부사장의 이 날 언급으로 화웨이의 블랙베리 인수는 사실상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블랙베리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블랙베리, 일괄 매각보다는 부분 매각의 가능성 더 높아

"로이터 통신은 지난 14일 다수의 관계자를 인터뷰한 결과, 블랙베리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는 거의 없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은 그들의 일부 자산인 블랙베리 운영체제나 기술 특허에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블랙베리 일괄 인수보다는 부분적인 인수가 더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두 명의 정보원에 따르면 사모펀드기업들은 OS나 키보드 등 특허에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

하지만 블랙베리의 회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지난주 블랙베리의 최대 주주인 페어팩스 파이낸셜 홀딩스(Fairfax Financial Holdings Ltd)가 블랙베리의 사기업 전환을 위해 캐나다 대형 투자업체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랙베리를 상장 폐지한 뒤, 캐나다계 펀드의 투자를 받아 재기시키는 방안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하나의 방법으로 제기된 것이 캐나다 연금 펀드(Canadian Pension Fund)가 다른 투자사들과 협력하여 블랙베리 전체를 인수하는 방안입니다. 몇몇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산업 기술 보안을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블랙베리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인수가 진행될 시, 인수 금액은 약 5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모 펀드와 투자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입니다.

블랙베리, 임직원 4,500명 감축 발표

블랙베리는 20일 발표를 통해 2015 회계연도까지 회사 운영비용을 50%까지 감축하기 위해 임직원 약 4,500명을 감원하기로 했습니다.

블랙베리는 작년에도 5,000명의 인력 감축을 감행했으며, 이는 두 번째 대규모 인력 감축입니다. 올 3월에 나온 공식 집계치를 기준으로 블랙베리의 임직원은 12,700명입니다. 이번 감축으로 총 40%의 직원이 해고됩니다.

또한, 블랙베리는 이날 발표를 통해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보다 훨씬 낮을 것임을 경고했습니다. 블랙베리가 2분기 예상 매출을 16억 달러(약 1조 7,336억 원), 적자를 9억 5,000만 ~ 9억 9,500만 달러(약 1조 293억~1조 781억원)으로 추산한 것인데요, 이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2분기 순익을 30억 4,000만달러로 점친 것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 소식으로 인해 나스닥 블랙베리 주가는 장중 23%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며, 17% 하락 마감했습니다. 블랙베리는 오는 27일 2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블랙베리, 회사의 최대 주주인 페어팩스에 매각

블랙베리가 회사의 최대 주주인 페어팩스 파이낸셜 홀딩스(Fairfax Financial Holdings Ltd)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47억 달러(약 5조 원)란 가격으로 매각됐습니다.

블랙베리와 페어팩스는 주당 9달러로 주식을 매각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인수에 필요한 자본은 캐나다의 투자사들이나 사모 펀드에서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단 컨소시엄은 앞으로 6주간 블랙베리의 기업 장부를 검토하며, 실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그 이후 주식 시장에서 상장 폐지될 것이 유력합니다.

페어팩스는 블랙베리 주식의 10%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로, 보험업을 주력으로 합니다. 이 회사의 CEO인 프렘 왓싸는 지난달까지 블랙베리 이사회 일원이었으나, 돌연 이사회에서 사퇴해 블랙베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습니다.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블랙베리의 나스닥 주식 거래는 잠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종가는 8.23달러로 마감됐습니다.

"블랙베리는 최근 어려운 상황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면에서 다시 성공할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더 흥미로워진 블랙베리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프렘 왓싸, 페어팩스 CEO

블랙베리, 고객과 투자자들 달래기 위해 공개서한 발송

"우리는 상당한 현금 자산이 있으며 부채는 전혀 없다. 고객중심의 조직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비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려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블랙베리 공개서한

최근 경영난에 봉착한 블랙베리에 대한 고객들과 투자자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 14일 블랙베리는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에 자신들의 상황이 걱정할 수준이 아니며, 부채가 전혀 없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공개서한을 발송하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블랙베리의 캐나다 지사장인 앤드루 맥클라우드는 이번 캠페인이 회사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종식시키고,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현재 상황과 관련한 사실들을 알리기 원한다. 블랙베리는 충분한 자산과 이 분야에서 싸우고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앤드루 맥클라우드, 블랙베리 캐나다 지사장

현재 블랙베리는 캐나다의 보험업체인 페어팩스사와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페어팩스가 구성한 공동 컨소시엄이 매각 대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다른 참여자의 인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WSJ,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

미국의 유력 언론사인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주요 소식통을 인용하며 중국의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를 고려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WSJ는 그에 대한 근거로 레노버가 블랙베리의 기업 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열람권에 대한 비공개 동의안(non-disclosure deal)에 서명한 것을 들었는데요. 이는 인수 기업 재무 상태에 대한 실사 과정의 일환이기 때문입니다.

레노버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블랙베리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각 계획이 나오거나 다른 전략적 대안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 어떤 것도 밝힐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기존 블랙베리의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 보안 메시징 기술 등이 미국 정부 기관을 비롯해 많은 기업에 쓰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는 이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려 할 것입니다. 게다가 인수 주체가 중국 기반 기업인 레노버가 된다면 그 검토 강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해, 미 하원 정보특별위원회는 ZTE, 화웨이 등 두 개의 중국 기업이 생산한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레노버 또한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의심의 눈초리를 결코 피할 수 없습니다.

캐나다의 경우에는 외국 기업이 3억 4,400만 캐나다 달러(미국 달러 3억 3,400만 달러)를 초과하는 자국 기업 인수를 진행할 때, 경제적 혜택 및 안보 위험 등을 평가하는 정부 조사 작업을 사전에 실시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블랙베리의 보안 메시징 기술이 북미 기업 등에 매각되고, 나머지 안보상 위험이 적은 휴대전화 사업 분야는 아시아 제조업체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왔습니다.

블랙베리 매각 취소, 독자생존 모색

최근 캐나다의 보험업체인 페어팩스파이낸셜(이하 페어팩스)와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블랙베리가 매각 계획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블랙베리가 매각을 통한 생존을 포기하고, 독자 생존의 길로 들어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존 진행되고 있던 매각이 불발된 이유는 페어팩스가 인수 금액으로 합의된 47억 달러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페어팩스가 블랙베리에 대한 욕심을 아예 포기하진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페어팩스는 회자 전체를 매입하는 방안을 포기한 대신,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환사채란 일정한 조건에 따라 구매한 채권을 해당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금 특이한 방식의 채권입니다. 말 그대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의 ‘채’권이라는 뜻이죠. 그래서 ‘전환사채’입니다.

페어팩스가 다른 인수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전환사채 인수 규모는 블랙베리가 회생을 위해 필요로 하는 10억 달러의 전환사채 발행 규모 중 4분의 1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페어팩스의 블랙베리 지분은 기존 10%에서 14%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페어팩스가 블랙베리를 완전히 인수하지는 못했다고는 하나, 이미 블랙베리의 최대 주주로서 이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왓사 페어팩스 CEO는 선임 이사로 보수·인사·지배구조 관련 위원회 의장 맡을 것이라고 합니다. 블랙베리가 기존 CEO를 해임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것도 사실상 페어팩스의 결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EO가 해임됐다고는 하지만, 그 자리에 새로운 CEO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회는 일단 존 첸이라는 인물에게 CEO 직무대행을 맡겼습니다. 이 인물은 쉽게 얘기하면, ‘회사 재건’의 전문가입니다. 회사 재건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블랙베리 이사회가 존 첸 직무대행을 모셔온 것이죠.

존 첸 직무대행은 블랙베리를 회생하는데 상당한 자신감을 표했습니다. 앞으로 6개 분기, 그러니까 2015년까지 블랙베리를 흑자 상태로 돌려놓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힘든 가시밭길을 헤쳐나갈 블랙베리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 캐나다 정부의 거부로 무산

캐나다 언론인 그로브앤메일은 중국 최대 PC 제조사인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를 적극 추진했으나, 캐나다 정부의 반대로 인수가 무산됐다고 밝혔습니다.

레노버는 은행에서 15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를 대출받는 등 블랙베리 인수를 위해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먼저 이를 제안한 것은 블랙베리 측이지만 레노버 또한 블랙베리가 가진 다양한 특허들에 구미가 당겼죠. 하지만 캐나다 정부가 이런 레노버의 의사를 먼저 알아채고 자국 통신 기반설비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할 수 없다고 블랙베리 측에 밝혔다고 합니다. 블랙베리로서는 어차피 ‘되지도 않을 거’ 레노버의 회사 인수를 캐나다 정부에 요청조차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것은 역시나 국가 보안 문제입니다. 블랙베리는 매일 수억 건의 암호화된 메시지를 주고받는 보안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고, 이 서비스는 각국의 정부기관, 기업가, 포춘 500대 기업들이 주로 애용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메시징을 통해 국가의 이해가 걸린 다양한 논의들이 오갈 것이 뻔한 마당에 블랙베리를 중국계 기업에 넘기는 것은 국가, 기업적 측면에서 엄청난 정보를 중국에 넘겨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블랙베리, 최고위 임원에 대한 인력 교체 단행

"(블랙베리) 조직은 고위 임원이 너무 많았다. 만약 경영진이 효율적이지 않았다면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옳다."

새미트 카나데, 캐나다 제이콥 증권 애널리스트

새롭게 취임한 블랙베리의 임시 CEO 존 첸이 대대적인 고위 임원진 교체에 나섰습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 C-Level에 해당하는 인사 3명을 한 번에 퇴사시켰는데요.

블랙베리는 25일 보도자료를 내며 기존 CFO인 브라이언 비둘카의 후임으로 제임스 여시를 임명한다고 밝혔습니다. 퇴사한 COO, CMO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공석인 COO와 CMO 자리에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이유는 업무용 스마트폰과 기업 대상 서비스에 집중해 ‘날씬하고 재빠른 조직’을 만들겠다는 존 첸 CEO의 구상과 관련 있어 보입니다.

블랙베리 첸 CEO, "키보드 장착한 스마트폰에 집중할 것"

지난해 11월 블랙베리의 새로운 CEO로 취임한 존 첸이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가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블랙베리는 앞으로 키보드를 장착한 스마트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발표한 풀 터치스크린 스마트폰 ‘블랙베리 Z10’의 실패를 교훈 삼아, 블랙베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기업과 정부 고객에 맞춘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첸 CEO는 수익이 나지 않는 제조 부문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신흥국에 출시하는 제품들을 대만의 팍스콘이 5년간 위탁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팍스콘을 통해 제조되는 블랙베리의 첫 스마트폰은 터치스크린 장치일 것이지만, 추후 키보드를 장착한 스마트폰 또한 출시될 것이라고 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키보드를 좋아한다. 앞으로 출시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키보드를 장착할 것이다."

존 첸, 블랙베리 CEO

블랙베리 구조조정 완료, 반격의 시작?

3년에 걸친 블랙베리의 구조조정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블랙베리 CEO 존 첸은 블랙베리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렸는데요. 오랜 구조조정으로 기존 근무자 중 40%만이 블랙베리에 남게 되었습니다.

"3년 전부터 진행해온 구조조정 작업이 드디어 마무리됐다. 앞으로는 새 제품과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인수·합병(M&A)에 집중하겠다."

"회사가 차후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진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변모했다. 예상치 못한 시장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존 첸 블랙베리 CEO

블랙베리는 그간 인원 감축, 제품 아웃소싱, 부동산 자산 매각, 아마존과의 파트너십, 독일 보안 업체 인수 등 새로운 2막을 시작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또한, 올해 9월로 예상하는 새로운 스마트폰 ‘패스포트’의 출시는 시장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죠. 과연 블랙베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또다시 모락모락,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설

지난 20일, 슬래시기어(SLASHGEAR), 디지털트랜즈(DigitalTrends) 등 주요 IT 외신들은 중국 최대 IT기기 제조사인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익명의 소식통에 의해 알려진 인수 소식은 꽤 구체적인데요. 이번 주 내로 인수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레노버가 블랙베리 주식을 주당 18달러에 매입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 시도는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0월 블랙베리가 자사 매각을 시도했을 때 레노버는 적극적으로 블랙베리 인수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제조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이나 기업 등이 주로 사용하는 보안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중국계 기업인 레노버에 블랙베리가 팔리는 것은 캐나다, 미국의 국가 안보에 독이 될 수도 있죠. 결국, 캐나다와 미국 정부는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에 강력히 반발했고, 이 시도는 무산됐습니다.

레노버 입장에서 블랙베리는 분명 매력적인 인수 대상입니다. 다양한 보안 분야 특허를 가지고 있고 하드웨어 제조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 등이 뛰어난 블랙베리를 인수하게 된다면 현재 중국 내수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샤오미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을 얻게 되는 셈입니다.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가 마무리되면 레노버는 자연스럽게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 업체로 올라섭니다. 여기에 레노버가 블랙베리까지 얻게 된다면...? 3위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겠죠.

삼성전자 + 블랙베리 = 블루베리...!?

2012년 1월 이후 딱 3년 만에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이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과 인수 관련 내용 등이 기록된 문서를 인용하여, 삼성전자가 특허권 확보 차원에서 블랙베리 인수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블랙베리 주식을 주당 13.35~15.49달러에 매입하는 것을 1차로 제안했다고 합니다. 블랙베리의 최근 주가가 9~10달러 사이였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38~60%의 프리미엄을 붙여 블랙베리를 인수하고자 한 것이죠. 이 경우 삼성전자가 블랙베리를 인수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자금의 규모는 최대 75억 달러(8조 1,112억 원) 수준입니다.

로이터의 보도 직후, 블랙베리의 주가는 장중 한때 29.7% 치솟아 12달러 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블랙베리 모두 이번 인수설을 부인하고 나서면서 주가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데요. 현재 주가(현지시각 15일 오후 3시)는 삼성전자 블랙베리 인수설 보도 직후 최고점인 12.63달러에서 20% 이상 하락한 10달러 수준입니다.

"갖고 싶다 너란 녀석" 삼성이 블랙베리를 욕심낼 법할 이유

만약 삼성전자가 블랙베리를 인수한다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딱 두 가지입니다. ‘특허’와 ‘보안 솔루션 관련 B2B 기반’ 확보입니다.

이 중에서 특히 블랙베리가 가지고 있는 4만 4천여 건의 특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꽤 매력적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 간 전 세계에서 진행해온 애플과의 특허 전쟁에서 특허의 중요함을 몸소 깨우쳤을 테니까요.

블랙베리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기업 대상 보안 솔루션도 삼성전자에는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전자는 ‘녹스(Knox)’라는 자사의 기업용 모바일 보안 솔루션 개발과 홍보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요. 타겟 시장으로 한 북미 기업들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난관은 타개하기 위해 나름 이 업계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블랙베리와 지난해 11월 모바일 보안 기술 제휴를 맺었지만… 그 이상은 생략한다...

아무튼, 혹시나 정말! 삼성전자가 블랙베리에 관심이 있다면 위 같은 이유로 인해 혹한 것이라 볼 수 있죠. 하지만 실제 인수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걸림돌은 많습니다. 지난번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를 시도하다 캐나다 정부의 규제에 가로막혀 실패한 것 기억하시나요? 삼성전자도 그렇지 않으리란 법이 없죠. 각국 정상들이 애용하는 스마트폰이기도 하고, 기업 보안 솔루션을 많이 다루는 만큼 블랙베리 인수건 자체는 캐나다 정부, 여타 다른 국가, 기업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아주 ‘민감한 건’입니다.

물론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은 헤프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냥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