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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화 유예 종료

우리나라의 쌀 관세화 유예기간이 2014년 말로 종료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9월까지 세계무역기구에 쌀 관세화 유예를 지속할 것인지를 결정해 통보해야 합니다. 유예기간이 연장되면 쌀 시장 전면개방은 피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대가였던 쌀 의무수입물량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합니다. 반면 쌀시장을 개방하게 되면 국내 농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지난 20년 동안 미뤄온 국내 쌀 시장 개방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입니다.

by Charles Haynes, flickr (CC BY)

‘513’ 고지를 지켜라

2015년 1월 1일. 쌀 개방이 시작됐습니다. 우리정부는 지난 9월 WTO에 ‘2015년 1월 1일부터 쌀 개방을 하는 대신 관세화율 513%를 적용한다’는 수정양허표를 제출했었는데요. 이에 따라 우리는 1월 1일부터 관세화 조치를 시행해야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미국·중국·호주·태국 등 4개국이 513% 관세율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인데요. 이 국가들은 ‘한국의 쌀 관세율이 너무 높다’는 입장입니다. 심각한 문제는 우리가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쌀 관세율이 확정되는 구조가 다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WTO에 관세율을 통보하면, 약 3개월이라는 검증기간을 거쳐 확정됩니다. 이때 이해당사국이 하나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지난한 설득의 과정과 시간이 요구됩니다. WTO 규정에 따르면 이의를 제기한 모든 나라를 설득할 때까지 협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우리보다 앞서 쌀 시장을 개방했던 일본은 19개월, 대만은 56개월의 설득 과정을 거쳐 쌀 관세율을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들이 왜 이의제기를 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4개국이 반발하는 이유를 국가별 쿼터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추정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개방을 유예하는 대신 MMA(의무수입물량), 즉 반드시 수입해야 하는 쌀의 물량을 늘려왔는데요. 의무수입물량의 절반 정도가 나라별 쿼터에 의해 몇몇 국가에서 수입되고 있었습니다. 네 나라 모두 그 쿼터에 해당된 곳으로, 꾸준히 우리나라에 쌀을 수출했던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쌀시장을 개방하면서 국가별 쿼터 물량 개념 자체가 사라지게 됐습니다. 대신 여러 국가들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우리나라에 쌀을 수출하도록 변하게 되자, 네 나라가 반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기득권 싸움이라는 건데요.

정부는 국민과 한 약속인 ‘513’을 어떻게든 지켜내겠다고 합니다. 고지에서 끌어내리려는 자와 고지에 있으려는 자와의 싸움.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싸움의 와중에도 관세율 513%가 적용된 외국쌀은 우리 식탁 위에 오르게 됩니다.

쌀 관세화 유예 지속여부 결정 연기

쌀 관세화 유예기간 연장에 대한 정부 결정이 연기됐습니다. 애초 정부는 6월까지 쌀 관세화에 대한 최종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고 9월까지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할 예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부 입장은 쌀 시장을 개방하는 쪽으로 논의돼왔습니다. ▲20년간 쌀 시장개방을 미뤄온 점 ▲유예기간 추가연장 시 의무수입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이 논의의 핵심배경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등과 의견수렴을 더 거친 뒤 쌀 산업의 향후 발전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말하며 쌀시장 개방에 대한 최종결정을 유보했습니다. 농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야당의 요구까지 합세하자 이를 의식한 정부가 공청회 등을 통해 추가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쌀 관세화 유예란

쌀 관세화 유예는 쌀 의무수입물량 증가라는 대가를 전제로 쌀 시장 개방을 방어한 한시적 예외조치입니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시 각국은 무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합의를 이루었는데 그중 하나가 농산물 시장개방이었습니다. 관세를 매겨 사고파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이를 ‘관세화’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특정 국가의 식량안보, 환경보호 등과 관련된 품목에는 관세화를 일정 기간 미룰 수 있도록 하는 특별대우를 인정했습니다. '관세화 유예'는 말 그대로 관세화를 미뤄주겠다는 UR 협상의 특별대우인 셈입니다.

그러나 그 대가로 해당 품목을 일정량 의무적으로 수입하도록 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는 6년, 개도국의 경우는 10년간 특정품목 관세화를 유예하되, 의무수입물량을 정하고 이를 관세화 유예 기간 동안 지속해서 늘리도록 했습니다. 쌀 관세화 유예는 이 중 쌀에 대한 관세화를 유예하고 유예기간 동안 쌀을 의무적으로 일정량 수입해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쌀 관세화 유예종료에 대한 이해와 쟁점

우리나라의 쌀은 1994년 우루과이협상 당시 개발도상국으로서의 특별대우를 인정받았습니다. 그 결과 1995년부터 10년간 쌀 관세화를 유예하고 이후 추가로 10년간 쌀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해 왔습니다. 관세화 유예 기간이 종료되면 관세화 의무가 발생하므로, 우리나라 쌀은 2015년부터 관세화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최대 쟁점은 ▲쌀 관세화를 미룰 수 있는지, 관세화가 불가피하다면 ▲관세율은 얼마로 설정할 수 있는지 ▲고관세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입니다. 쌀 개방 반대론자들은 지금과 같은 조건으로 쌀 시장 개방을 미룰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앞선 필리핀의 사례를 살펴볼 때 현실적으로 쌀 시장 개방은 미룰 수 없다는 쪽이 우세합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관세는 300%~500% 사이인데 이러한 고관세가 유지될지는 의문입니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쌀 문제만큼은 자유무역협장(FTA)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의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해 고관세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쌀 시장 전면 개방

내년 1월부터 쌀시장이 전면 개방됩니다.

“내년부터 쌀을 관세화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므로 이를 쌀 산업 발전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오전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부터 쌀 시장을 개방할 것을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수입쌀에 대해 최대한 높은 관세율을 설정하고 앞으로 체결될 모든 FTA와 현재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장(TPP)에 참여하더라도 쌀은 계속 양허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와 야당은 단체 대표의 삭발식을 갖는 등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관세율이 발표되지 않은데다 높은 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정부의 말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입니다.

To. WTO, “쌀 관세율 513%로 결정”

"관세율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부합하면서도 우리나라 쌀 시장을 보호할 수 있는 513%로 산정, WTO에 통보하고 회원국의 검증에 치밀하게 대응할 방침"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부가 쌀 관세율을 513%로 정했습니다. 지난 7월 쌀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밝힌 이후 2달 만에 결정된 겁니다. 현재 국내산 쌀이 중국산이나 미국산보다 약 2~3배 비싸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갖기 위해 400%대로 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요. 관측보다 높게 측정됐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기준연도인 1986년부터 1988년을 토대로 국내가격과 국제 쌀값의 차이를 고려해 산정되는데, 정부가 개방의 충격을 감소시키기 위해 유리한 기준으로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외국쌀이 현재 10만원 이라면, 앞으로는 60만 원 정도에 팔리게 됩니다. 정부는 이를 국회에 최종 보고한 뒤 이달 말까지 WTO에 제출합니다. WTO 회원국들의 검증을 거쳐 관세율이 최종 결정됩니다.

정부는 다른 보호조치도 마련했습니다. ▲특별긴급관세(SSG)가 그것입니다. 쌀 수입량이 급증하거나 수입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관세율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쌀과 수입쌀의 혼합 판매도 금지됩니다. 혼합 판매는 수입쌀의 부정유통 경로가 돼왔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쌀 직불금제 인상, 쌀 재해보험 보장 수준 현실화, 기반시설 투자 등이 이뤄집니다. 그러나 농민들의 반발은 여전합니다. 513%의 관세율이 불만이고 WTO와의 협의에서 관세율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513’ 고지를 지켜라

2015년 1월 1일. 쌀 개방이 시작됐습니다. 우리정부는 지난 9월 WTO에 ‘2015년 1월 1일부터 쌀 개방을 하는 대신 관세화율 513%를 적용한다’는 수정양허표를 제출했었는데요. 이에 따라 우리는 1월 1일부터 관세화 조치를 시행해야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미국·중국·호주·태국 등 4개국이 513% 관세율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인데요. 이 국가들은 ‘한국의 쌀 관세율이 너무 높다’는 입장입니다. 심각한 문제는 우리가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쌀 관세율이 확정되는 구조가 다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WTO에 관세율을 통보하면, 약 3개월이라는 검증기간을 거쳐 확정됩니다. 이때 이해당사국이 하나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지난한 설득의 과정과 시간이 요구됩니다. WTO 규정에 따르면 이의를 제기한 모든 나라를 설득할 때까지 협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우리보다 앞서 쌀 시장을 개방했던 일본은 19개월, 대만은 56개월의 설득 과정을 거쳐 쌀 관세율을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들이 왜 이의제기를 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4개국이 반발하는 이유를 국가별 쿼터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추정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개방을 유예하는 대신 MMA(의무수입물량), 즉 반드시 수입해야 하는 쌀의 물량을 늘려왔는데요. 의무수입물량의 절반 정도가 나라별 쿼터에 의해 몇몇 국가에서 수입되고 있었습니다. 네 나라 모두 그 쿼터에 해당된 곳으로, 꾸준히 우리나라에 쌀을 수출했던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쌀시장을 개방하면서 국가별 쿼터 물량 개념 자체가 사라지게 됐습니다. 대신 여러 국가들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우리나라에 쌀을 수출하도록 변하게 되자, 네 나라가 반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기득권 싸움이라는 건데요.

정부는 국민과 한 약속인 ‘513’을 어떻게든 지켜내겠다고 합니다. 고지에서 끌어내리려는 자와 고지에 있으려는 자와의 싸움.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싸움의 와중에도 관세율 513%가 적용된 외국쌀은 우리 식탁 위에 오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