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용어는 너무 어렵다

여러분, 경제 뉴스 읽기 편하신가요? 최대한 친절하게 써줘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읽을 텐데, 기자들은 왜 내가 이 어려운 단어들을 알고 있을 거라 가정하고 기사를 쓰는 걸까요? 다짜고짜 본론부터 들어가는 경제 뉴스에 질리신 분들. 뉴스퀘어와 함께 차근차근 경제 용어 101을 시작해봅시다.

by Raymond Bryson, flickr (CC BY)

얼마 전까지는 꽤 자주 들었던 단어들인데, 사실 이미 시행된 정책이라 요즘은 자주 쓰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언제든지 신문 지상에 다시 나타날 수 있는 단어들이긴 하니 이 기회에 알아봅시다.

1. 출구 전략(Exit Strategy)
출구 전략은 원래 군사 용어입니다. 군대를 철수시킬 때에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지칭하는데요, '안전하게 발 빼기'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질 땐 경기부양정책이 적용됩니다. 금리를 낮춰서 시중에 돈이 많이 돌게 하고, 각종 투자 규제를 완화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을 때에도 이러한 조치들을 철회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네, 경기가 과열되어 인플레이션 등이 나타날 우려가 있습니다.

경기부양정책이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되었을 때,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면서 각종 정책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것을 출구 전략이라고 합니다. 갑자기 이자율이 올라가거나 투자 규제가 돌아왔을 때에도 역시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연착륙(Soft landing)
연착륙은 비행기가 활주로에 강하할 때 천천히 고도를 낮춰가며 착륙하는 것에서 따온 말입니다. 경기는 원래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도 있기 마련이죠. 활황이던 경기가 조금씩 침체기에 들어갈 때, 갑자기 곤두박질치지 않고 천천히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것을 경기 연착륙이라고 합니다. 출구 전략을 적절하게 시행했을 때, 경기가 연착륙하는 것이죠.

출구전략과 연착륙에 대해서 알았으니, 이제 출구전략 이전과 이후 상황에 쓰이는 용어들을 알아봅시다.

1.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양적 완화는 말 그대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시중에 풀려있는 '돈'의 양을 늘리는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경기가 침체하면 보통 금리 인하 정책을 펼칩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은행에 예금할 수 있는 돈을 다른 곳에 투자 또는 소비하게 됩니다.

양적 완화는 이런 저금리 상황에서 추가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할 때 사용합니다. 중앙은행이 화폐를 더 발행하여, 시중에 있는 국채나, 회사채, MBS(주택저당증권) 등을 사들이고 시장에 유동성(=돈)을 공급합니다.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면 ① 화폐의 가치가 떨어져서 환율이 내려가 수출이 활성화됩니다. 즉, 실물 경기가 되살아나게 되는 것이죠. ② 또한, 투자자들 또한 더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아 신흥경제국으로 떠나기도 합니다.

2. 테이퍼링(Tapering)
테이퍼링은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정책입니다. 양적 완화로 인해 어느 정도 경기가 부양되고 있을 때, 연착륙을 위한 출구 전략으로 테이퍼링을 하게 되는 것이죠. 금리를 올리는 타이트닝(Tightening) 정책과는 별도로, 테이퍼링은 자산 매입 규모(양적 완화엔 자산을 매입하죠)를 점점 줄여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테이퍼링을 시행할 경우, 화폐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 투자자들이 돌아오게 됩니다. 실제로 미국이 테이퍼링을 시행했을 때, 양적 완화로 인해 신흥 경제국으로 흘러들어간 돈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때문에 터키·남아공 같은 국가는 자국에 투자되었던 달러가 미국으로 회수되면서 엄청난 경제위기를 겪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뉴스 상에 LTV와 DTI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으신 분이라면 알고 있는 단어이겠지만, 뉴스퀘어와 함께 알아봅시다.

1. LTV; Loan to Value
LTV란 말 그대로 Value(담보 주택의 가치) 대비 Loan(담보 대출 금액)을 가리킵니다. 한국말로는 담보인정비율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4억의 집을 담보로 1억을 대출받는다고 할 때 LTV는 25%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최대 50% LTV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LTV가 높은 사람은 좀 더 대출받기가 어렵겠죠? (3억 집을 담보로 2억을 대출받는다고 생각해보세요.)

2. DTI; Debt to Income
LTV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였을 때에 담보를 팔 생각으로 계산된 수치라면, DTI는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측정하는 수치입니다. 한국말로는 총부채상환비율이라고 하며, 전체 소득에서 매년 내야 하는 원리금(원금+이자)의 비율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저의 1년 소득이 5천만 원이고 제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2천만 원일 경우, 저의 DTI는 40%가 되겠지요. (물론 저의 소득은 저기에 발끝만도 못 미칩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경우, 개인의 DTI 한도가 50%로 정해져 있습니다. 갚지도 못할 돈은 빌리지 말라는 배려이지요.

디폴트, 모라토리엄, 그리고 부채 상한선

앞에서는 개인의 주택담보대출에 관해서 이야기 했는데요, 이번에는 국가가 돈을 빌리는 것에 관해서 이야기해봅시다. 나라도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국채를 팔 수도 있고, 외국에 차관을 받을 수도 있죠. 국가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할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1. 디폴트(Default)
디폴트는 채무자(돈 갚을 의무가 있는 사람)가 원금이나 이자의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 불이행' 상태인 것을 뜻합니다. 이때 채권자(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가 '너 돈 갚을 능력 없지?'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을 디폴트 선언이라고 하며, 채권자는 빌려준 돈의 만기가 되지 않아도 회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너 어차피 돈 갚을 능력 없어 보이는데, 만기는 안 됐지만 내가 빌려준 돈 지금 당장 돌려줘라'라는 것이죠.

2. 모라토리엄(Moratorium)
디폴트가 선언됐을 때, 돈을 빌린 나라는 두 가지 액션을 취할 수 있습니다. '돈 없으니 배 째, 안 갚는다!'며 채무의 변제를 거부할 수도 있고, '갚을 테니 세부사항은 조금 조정하자'며 채무 조정, 즉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도 있습니다. 상환 기간을 유예하거나, 금리를 낮춘다거나, 갚지 못한 채무를 다시 대출로 돌리는 재융자 등으로 상황을 타개합니다. 물론 국가 신용도는 바닥을 치겠죠.

3. 부채 상한선(Debt ceiling)
부채 상한이란 아직 갚지 않은 빚의 최대한도를 뜻합니다. 빌린 금액의 총액이 아니라, 갚아나가야 할 빚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앞서 LTV나 DTI를 설정하는 것도, 개인의 부채 상한을 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일입니다.
미국은 이 부채 상한선을 높이는 일로 협상에 난항을 겪어 연방정부가 Shutdown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부터, 남은 빚의 총액을 늘릴 수 있도록(=돈을 더 빌릴 수 있도록) 부채 상한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돈을 더 빌리지 않으면 국가부도가 날 수도 있다는 뜻이죠. 어차피 빚을 빚으로 메꾸는 일이라며 부채 상한을 높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어쨌거나 국가가 부도나는 사태만은 막기 위해 美 상·하원은 긴긴 진통 끝에 부채 상한을 높이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앞으로 잘 갚을 일만 남았습니다.

최대한 쉽게 써보려고 했지만, 아직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이 용어들이 실제로 뉴스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직접 읽어보면 꼭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일단은 LTV · DTI 이슈부터 뉴스퀘어와 함께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 경제 탭의 LTV·DTI 규제 완화 논란을 북마크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