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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디스플레이 분쟁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입니다.

삼성-LG가 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 및 특허 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죠.

by samsungtomorrow, flickr (CC BY)

LG-삼성, 디스플레이 특허 협상 결렬

지난 2012년, LG디스플레이가 이직자를 통해 삼성 OLED 패널 기술을 유출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검찰은 LG디스플레이 압수수색 및 임직원 불구속 기소 등을 진행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별도로 LG 측에 손해배상 책임을 요구했고, 이 때문에 LG와 삼성의 본격적인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2013년 4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협력사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기술을 빼돌리려 했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이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치고받으며 양사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기술 유출 문제는 점차 특허 분쟁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갈등은 양측이 2건씩, 총 4건의 특허 소송을 제기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열심히 뒤쫓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소모적인 특허 분쟁이 국가 경제에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칠 리 없겠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직접 중재에 나섰습니다. 양사 사장이 직접 회동을 하며 분위기는 점차 밝아지는 듯했습니다. 양측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모두 취하됐고, 특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실무협상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일, 파이낸셜 뉴스는 삼성과 LG가 진행해오던 특허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무려 15개월간 지속해오던 양사의 협상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틀어져 버린 것입니다. 실무협상의 핵심은 특허 공유(크로스라이센싱)였습니다. 각자가 가진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를 공유해서 양사 모두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입니다. 삼성과 LG 모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수 만 건씩 가지고 있는 만큼 이 두 회사의 협력은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이 특허 공유가 결렬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양사가 개발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다르다 보니 이해관계가 대립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수요자 중심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여러 수요자를 상대하기보다는 한 회사에 집중해서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곤 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 매출을 책임지는 곳은 삼성전자입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은 LG와 애플입니다. 아무래도 최대 매출을 발생시키는 수요자에 맞춰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것이 수익 창출에 유리하다 보니,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서로 간 특허를 공유하기보다는 배타적으로 자신들의 기술을 발전시켜나갑니다.

또한, 현재 양사의 OLED 제조, 설계 방식에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과 LG의 방식에 각각의 장단이 있지만, 삼성 OLED 기술이 상용화에는 조금 더 어려운 방식입니다. LG가 OLED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죠. 경쟁에서는 밀리지만 삼성은 자신들의 기술이 LG보다 아래에 있지는 않다고 평가하는 듯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가 상대편보다 디스플레이 기술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차이를 메우기 위해 적정한 수준의 특허료 지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리가 더 뛰어난 기술인데, 왜 너희에게 특허료를 내야 해? 오히려 너희가 우리에게 특허료를 내야지!”라는 서로의 주장이 협상의 난항을 초래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