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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급물살

‘김영란법’에 대한 국회의 논의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세월호 참사 후 공직부패 및 관피아(관+마피아) 논란이 불거지고, '청렴한 공공부문'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김영란법’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추진했던 법안으로,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사람에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이도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입니다.

By Evert Haasdijk, flickr (CC BY)

“위헌은 없었다!”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 이른바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이 드디어 지난 28일에 나왔는데요. 결과부터 말씀 드리자면, 쟁점 되는 사안 4건에 대해 모두 ‘합헌’ 판결이 났습니다. “과도한 기본권 침해다”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헌재가 ‘김영란 법이 헌법에 어긋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준 거죠. 내용이 다소 어려운데, 이번에도 뉴스퀘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쟁점 사안 하나 하나를 살펴보시죠.

참고로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해 모두 9명이고 합헌과 위헌 판결을 다수결 투표를 통해 결정을 합니다.

언론과 사립교원 포함: 합헌 7 VS 위헌 2

첫 번째 쟁점은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에 관한 것입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사립학교 교원, 언론사 임직원이 1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사립 교원과 언론까지 포함시킨 게 과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하는 것이 관련 쟁점이었습니다. 결론은 합헌 7명, 위헌 2명으로 났습니다.

합헌 근거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의 부패가 광범위한만큼, 민간 영역일지라도 공직자에 맞먹는 청렴함이 요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위헌 근거는 직무 성격이 공공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공과 민간의 영역 차이를 무시하고 동일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국가 형벌권 행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배우자 신고의무: 합헌 5 VS 위헌 4

두 번째는 ‘배우자 신고의무’에 관한 것입니다. 김영란법은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금지 금품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공직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위 공직자의 아내가 300만 원 상당의 목걸이를 받았는데, 이를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거죠.

이는 국가보안법의 불고지죄와 비슷합니다. 국가보안법 제 10조는 불고지죄라고 불리는 데, 반국가단체 구성, 목적 수행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면서 신고를 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김영란 법의 조항은 ‘제2의 불고지죄’라는 것이죠. 그만큼 사실 의견도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이 조항에 대해 위헌 의견을 내린 재판관 4명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를 금품수수와 동일한 형량(징역 3년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금품을 직접 수수한 배우자는 전혀 처벌하지 않은 공직자만 처벌하는 것은 균형을 잃은 과잉입법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합헌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배우자를 통해 부적절한 청탁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는 만큼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봤습니다.

식사∙경조사비 등 기준 시행령 위임 조항: 합헌 5 VS 위헌 4

세 번째 쟁점 또한 첨예했습니다. 이는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품 액수를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한 내용인데요. 김영란법은 식사는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 등의 금액 제한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두고 있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냐고요? 법률로 정하면 해당 법을 개정하기 전까지는 일률적으로 해당 기준을 적용합니다. 그러나 시행령은 대통령이 탄력적으로 그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답니다.

김영란법 쟁점도 그것이었습니다. 받을 수 있는 금품의 액수를 법이 아닌 시행령에 두는 것이 과연 적절하느냔 것이었죠. 소송을 냈던 청구인들은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그 기준을 위임하면, 도대체 어느 정도 이상 금액을 받으면 처벌이 되는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죠.

그러나 헌재는 받을 수 있는 사례금 혹은 경조사비, 선물 등의 액수는 시대, 경제, 문화, 사회적 배경과 국민의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물가 수준과 공직자 지위나 업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정해야 하므로 그 기준을 일률적으로 법규에 규정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습니다. 법률보다 탄력성이 있는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것이죠.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지만, 결국 합헌으로 결정이 났답니다.

부정청탁 불명확설: 합헌 9 VS 위헌 0

마지막 쟁점이었던 부정청탁은 생각 외로 쉽게 결론났습니다. 9명의 재판관 가운데 단 한 사람도 위헌 조항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쟁점 내용은 부정청탁과 사회상규의 개념과 규제 행위의 유형이 모호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지키는 데, 이는 자신이 저지를 범죄가 어떤 법에 위배되는지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구인들은 김영란법의 부정청탁 조항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 것이죠.

그러나 헌재는 김영란법이 많은 판례를 축적하고 있고 부정청탁의 14가지 행위 유형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국민이 ‘금지되는 부정청탁’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012년 제안된 이후 제정, 그리고 지금의 헌법소원에 이르기까지 김영란법은 참 많은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헌재 판결이 난만큼 두 달 뒤 지금의 내용 그대로 시행될 전망입니다. 많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금, 과연 김영란법은 대한민국 사회를 청렴하게 만들 기폭제가 될까요?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전망은 다음 편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박대통령도 언급...김영란법 급물살

여야 지도부와 박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김영란법’을 언급한데 이어, 국회 정무위원회가 21일 ‘김영란법’을 심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법안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영란법의 핵심은 ‘대가성’ 유무와 상관없이 공무원의 금품수수를 제재, 처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현직 관료들의 유착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정부가 제출한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탁청탁금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조속한 통과를 부탁드린다.”

박근혜 대통령, 19일 대국민 담화

그러나 여야는 금품 등의 직무와 관련성에 대해 다른 입장입니다. 여당은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에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 징계로 완화할 것을 주장합니다. 공직자라는 이유로 직무와 관련 없는 금품수수까지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야당은 이러한 완화는 김영란법의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김영란법 처리 또 불발

김영란법 처리가 무산됐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김영란법을 심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입니다. 여야 의원들은 법 적용 범위를 사립학교, 사립 유치원에서 언론기관 종사자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이해충돌 방지제도에서 의견이 불일치했습니다. 공직자가 자신은 물론, 친지 등의 이해관계가 걸린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도록 하는 세부조항에서 국민의 직업선택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던 것입니다. 또한 청탁 금지 부분에서 국민 청원권 및 민원제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범위 면에서도 가족에게까지 이해충돌 방지제도를 적용하면 헌법의 연좌제 금지에 저촉된다는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김영란 법안의 통과는 후반기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김영란법 축소해서라도 통과 촉구

박근혜 대통령이 김영란법에 대해 적용 범위를 축소해 조기처리하자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5월 19일 대국민담화에서의 법안처리 호소 이후 세 번째 공개요구입니다.

“국민 3분의 1이나 포함될 정도로 대상을 광범위하게 잡는다면 현실성이 떨어지고 관련 대상자들의 반발로 오히려 실현되기 어려울 것”

“우선 정치권과 고위층부터 대상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자발적 참여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

축소해서라도 조기 촉구하라는 일종의 절충안인 셈입니다. 하지만 야당은 수정안이 아닌 원안을 처리해야한다는 입장이어서 국회의 처리 과정에서의 갈등이 여전히 예상됩니다.

김영란법 대폭후퇴안 등장, 정말 이렇게?

김영란법이 국회 심의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대폭 후퇴한 수정안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새누리당은 비공개 당정협의에서 ‘주요 쟁점별 검토안’을 통해 ‘부정 청탁’의 개념을 축소하고, 처벌받는 한도도 완화하는 검토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부정 청탁’의 개념 중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 수행을 저해하는’이란 표현을 삭제하고 허용 사유도 4개에서 7개로 확대했습니다. 국회의원 등 공직자가 공익 목적으로 지역구 민원을 전달하는 경우가 예외가 되며,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민원은 전면 허용하는 등입니다. ‘공직자와 국민의 의사소통을 축소하면 안 된다’는 명분입니다.

공직자 가족의 금품수수를 금지하는 조항도, ‘공직자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행위만 금지하도록 축소했습니다.

처벌도 약해졌습니다. 원안에서는 처음 청탁을 한 사람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검토안은 이를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거절에도 불구하고 같은 부정청탁을 반복할 경우만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향입니다.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의원들과 언론에서 지적한 내용과 각계 입장을 모아 놓은 참고자료’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소위 통과. 가족 중 공무원·선생님·언론인 있다면 필독

지난 8일 김영란법(정식 명칭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드디어 국회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2012년 8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지 29개월 만이자, 2013년 8월 정부안이 제출된 지 17개월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적용대상
- 국회·법원, 정부·정부출자기관, 공공 유관단체, 국공립학교 임직원과 사립학교·유치원 교직원, 언론사 종사의 가족(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배우자의 직계 혈족, 배우자의 형제자매 등)

금품수수 금지
▲공직자 본인= 같은 사람에게 1회 100만 원을 넘는 금품을 수수한 경우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형사처벌(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받은 돈의 최대 5배 벌금형), 100만 원 이하일 경우 직무 관련성이 있을 때만 과태료 부과(받은 돈의 2배 이상 5배 이하), 1회 100만 원 이하를 받더라도 같은 사람에게 1년에 300만 원 넘게 받은 경우[-쪼개기 수수-] 직무 관련성 관계없이 형사 처벌

▲공직자 가족=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만 동일인에게 1회 100만 원 이상 혹은 횟수에 관계없이 1년에 300만 원 이상 받는 경우 형사처벌, 1회 10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

부정청탁 금지
인허가 부정처리, 징계 감경, 편파 수사, 비공개 법령정보 누설, 계약·보조금 차별 등 15가지 항목으로 부정청탁 세분화. 정당한 민원과 국민청원을 구별하기 위해 공익 목적의 7가지 예외 사유 명시.

이번 법안이 반쪽짜리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원래 김영란 법에는 '공직자 이해 충돌 방지' 부분이 있었는데요. 공직자가 친·인척 관련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이 개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위헌 소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이번 법안에서는 떼어냈습니다.

또한, 법안의 적용대상이 사립학교·유치원·언론사 종사자 등 민간인을 포함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미 '김영란법 과잉 입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꽤 남았습니다. 김영란법은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친 후, 국회 본회의에 올라야 하는데요. 원안대로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법사위 숙려기간 5일을 준수해야하기 때문에 이번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인 12일 안건으로는 상정되지 못할 전망입니다.

"김영란법은 12일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해 법사위로 넘어갈 예정이지만 법사위원장은 숙려기간을 이유로 12일 법사위 심의를 반대하고 있다"

"국민적 여망인 청렴한 국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여야가 합의한 김영란법을 조속히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내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

고위 공직자에 제한해야 실효성 VS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 공직자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의 과잉 입법 논란에 이상민 법사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과 김기식 정무위 간사(새정치민주연합)가 부딪히고 있습니다. 김영란법은 법사위에 계류되어 2월 임시국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법 적용 대상을 국회의원이나 행정부 고위 공직자, 사법부 판·검사 같은 고위 공직자로 축소해야 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이상민 법사위원장, 14일 조선일보 인터뷰

"이 법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접대, 로비 문화를 정비하자는 취지로 놓고 보면 고위공직자로 제한할 경우 김영란법 제정 자체가 의미 없어진다"

김기식 정무위 야당 간사, 15일 기자 간담회

한국경제 신문이 법사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정무위를 통과한 '민간 확대 적용'안에 찬성하는 의원은 3명으로 파악됩니다. 임시국회 본회의 상정 전 법사위 통과에 진통이 예상됩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는 15일 2+2 회동을 갖고, "김영란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되 법리상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키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김영란법 2월 처리 초읽기 D-4

여야가 2월 회기 내에 김영란법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법안 내용에 대한 의견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2월 국회 중 마지막 본회의는 3월 3일에 열립니다. 김영란법이 2월 회기 내에 처리되기 위해 남은 시간은 단 4일입니다.

김영란법이 계류 중인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는 이례적으로 지난 23일 법안 공청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공청회에는 법학 교수, 변호사, 언론인 등 6명의 진술인이 김영란법에 대한 의견을 나눴는데요. 대체로 법안의 취지와 사회 청렴도를 높이는 법안 효과에는 공감하지만, 법 적용 대상을 언론인 및 사립학교 종사자 등 민간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과잉 입법이라는 의견을 제기했습니다.

24일 여야 원내대표는 김영란법을 2월 회기 내에 처리하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다만 합의안은 법사위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2월 회기 내 합의가 불발될 시엔 정무위 원안대로 처리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쯤에서 김영란법의 변천사(…)와 찬반 쟁점을 짚어볼까요?

김영란법 원안☞ 법안의 적용 대상은 '공직자'에 한함. 공직자가 친인척 관련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공직자 이해방지 충돌'법 포함

정무위 안☞ 법안의 적용 대상을 '사립학교 교직원 및 언론인 등' 민간영역으로 확대, '공직자 이해방지 충돌법'은 제외

법사위 충돌 쟁점☞
▲정무위案 찬성=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법안의 취지를 고려할 때, 준 공직자에 속하는 교직원과 언론인도 법안에 포함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무위案 반대= 적용 대상이 광범위해 법적 안정성 및 신뢰성이 부족하다. 또한, 국민 생활에 대한 공권력 개입의 여지를 강화하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여야 막판 쟁점 타결… 오늘 본회의 표결 부친다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김영란법의 쟁점에 대한 여야 협상안을 타결했습니다.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사립학교 교직원·언론인까지 확대하는 정무위안을 존중하고, 법안에서 인정하는 '가족'의 범위는 배우자로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2월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2일, 여야는 의원총회와 원내대표 회동 등을 열어 의견을 모았는데요. 문제가 됐던 쟁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 법안의 적용 대상을 '공직자'로 한정하는 김영란법 원안에 더해, 정무위안은 사립학교 교직원 및 언론사 임직원을 포함했습니다. 경·검찰력이 민간에 과도하게 개입할 여지를 주었다는 과잉 입법 논란이 일었는데요. 여야는 법 적용 대상은 정무위안을 따르기로 합의했습니다.

▲가족의 범위= 법안은 공직자의 가족이 부정청탁이나 금품을 받을 경우 형사처벌 및 과태료를 부과하고, 공직자 스스로 가족의 금품수수 사실을 신고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양심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위헌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실제로 형법상 범인은닉죄도 친족의 경우는 제외되지요. 여야는 법안에서 정의하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에 한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법 시행시기는 공포 후 1년 6월 후로, 과태료 부과기관은 법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여야는 오늘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더라도, 정의화 국회의장이 수정안을 직권상정해 2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가부 투표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김영란법 929일 대장정, 아직 갈 길이 남았다

3일, 2월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김영란법이 찬성 226명, 반대 4명, 기권 17명으로 가결되었습니다. 2012년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추진한 김영란법은 929일 대장정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차라리 법안명만 통과시키고 내용은 추후 합의하고 싶다”고 토로했을 정도입니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과잉입법 여부는 차치하고, 이 법안에도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금품 제공자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김영란법은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사립학교 임직원·언론인을 처벌하는 강력한 反부패 법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품을 제공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반쪽짜리 법안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법 시행은 왜 1년 6개월 뒤?
보통 법이 공표된 후 1년 뒤 시행하는 것과 달리, 김영란법은 여야 합의에 의해 1년 6개월 뒤에 적용됩니다. 이는 20대 총선이 끝난 2016년 10월 이후라는 뜻인데요. 내년 4월 열리는 총선 선거운동에 필요한 정치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김영란법으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국회 통과하자마자 '헌법재판소'행 급행열차 탑승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는 5일 오후 헌법재판소에 김영란법에 대한 위헌 확인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변협은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변협은 헌법소원을 내기 하루 전인 4일 성명을 내고 “(김영란법이) 이대로 시행될 경우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 자유가 크게 침해되고, 수사권을 쥔 경찰·검찰이 이 법을 언론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심히 우려한다”“이른 시일 내에 헌법소원심판(위헌 확인)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5일 오후 변협의 강신업 공보 이사와 채명성 법제이사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했습니다. 변협이 헌법소원 청구서에서 지적하는 김영란법의 위헌 소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2조: 규제 대상에 언론사 포함
-​ 이 법률로 인해 언론과 취재원의 통상적인 접촉이 제한되고 언론의 자기 검열이 강화될 것
​​-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이 법률이 공권력에 의한 언론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 공정한 직무수행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엄격한 법 적용이 요구되는 공직자의 범위에 그 성격이 전혀 다른 언론을 포함시켜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

◆제5조: 부정청탁의 개념 규정 및 부정청탁 일체 금지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어떤 행위가 부정 청탁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렵게 돼 있어 헌법상 '형벌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
​- 국민의 정당한 청원·민원 제기를 위축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제9조, 제22조, 제23조: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신고하지 않는 공직자에 형사처벌, '불고지죄'
- 헌법이 정한 양심의 자유와 자기 책임의 원칙을 침해한다.

​헌법소원 청구서가 접수되면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 재판부'가 30일 동안 해당 청구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위한 사전 심사를 진행합니다. 사전심사를 통과하면 해당 법안은 본안 심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사전심사에서 부적격 각하 처분을 받으면 위헌 심판을 받을 수 없습니다.

김영란이 생각하는 김영란법

김영란법의 최초 입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현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이 10일 오전 서강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통과한 수정 김영란법에 대한 자신의 소견과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공직자가 친·인척 관련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이해충돌방지조항'이 빠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1. 원안 대비 축소 또는 후퇴한 사항에 대한 소견


◆'이해충돌방지조항'이 빠진 것에 대해
​"예컨대 장관이 자기 자녀를 특채 고용하거나 공공기관장이 자신의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특혜공사발주를 하는 등 사익 추구를 금지하고 공무원이 자신의 부모가 신청한 민원서류를 직접 처리하지 않고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대신 처리하게 하는 것 등 이해충돌이 있을 경우를 사전방지하자는 것. 반부패정책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함께 시행되어야 할 것인데도 분리되어 일부만 국회를 통과했다"

◆100만 원 미만 금품수수에 직무관련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원안에서 100만원 초과, 이하를 불문하고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처분을 하도록 했으나 통과된 법은 100만원 초과 시 직무관련성을 요구 않고 100만원 이하일 경우 직무관련성을 요구했다. 현행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 이 법에 의해 과태료만 부과하겠다는 것이어서 의문이 있다"

​​◆'가족'의 개념을 '배우자'로 축소한 것에 대해
​ "전직 대통령들의 자녀, 형들이 문제 됐던 사례를 돌이켜보면 규정의 필요성을 느낀다"

◆부정청탁의 개념을 15개 유형으로 열거한 것에 대해
​ "이 규정의 근본취지는 빽 사회, 브로커 사회 등 매사에 제3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풍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데 있다", "원안에서는 부정청탁 개념을 포괄적으로 하되 부정청탁이 되지 않는 사례를 예시하는 것이었는데 범위가 축소돼 아쉽다"

2. 원안에서 확대한 점에 대한 소견


◆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직원을 포함한 것에 대해
​"공직자 부분이 2년 넘게 공론화 과정을 거친 데 비해 민간 분야에 대해서는 적용 범위와 속도,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하게 확대된 면이 있다", "저는 지금도 공직사회의 반부패문제를 새롭게 개혁하고 2차적으로 기업, 금융, 언론, 사회단체 등을 포함하는 모든 민간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장차 확대시켜야할 부분이 일찍 확대됐을 뿐이기 때문에 이를 잘못됐다고 비판하기만 할 수는 없다"

3. 기타 소견


◆금품 수수한 배우자를 신고케 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에 대해
​"배우자 금품수수 관련 조항의 요점은 공직자 등의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한 금품을 받지 못하게 하고 공직자가 이를 알았을 때 신고하거나 반환하게 하는 것", "배우자의 죄책으로 본인이 불이익을 입는 연좌제와 관련 없으며 오히려 공직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

법에서 굴비 떼고 한우 떼자는 농·축·수산업계

농·축·수산업계가 김영란법 부정 물품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영란법이 농·축·수산물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영란법은 내년 9월부터 시행됩니다. 법안은 3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고, 정부가 김영란법의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범위를 정하는 시행령(대통령령)을 9월 내 입법 예고할 예정입니다.

국민권익위는 공직자에게 '원활한 직무수행과 통상적 사교·의례·부조 목적의 음식물 및 선물'은 허용하되 그 한도액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한국법제원은 지난 5월 시행령 제정을 위한 제1차 공개토론회에서 화훼류 5만 원, 음식물 및 선물 5만 원, 과일·한우세트 10만 원을 허용 한도로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업계의 농민들은 농·축·수산물이 김영란법에 포함되면 소비가 대폭 줄어들어 농가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28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주최한 김영란법 관련 비공개 간담회와 지난 10일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주최한 '합리적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을 위한 국내 농·축 산업 대토론회'에 참석해, 농·축·수산물을 김영란법의 부정 물품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 명절 선물이 업계 매출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또 10만 원 이하의 선물은 거의 없다는 주장입니다.

​조선일보 등 보수지는 "농축수산업계 요구가 관철될 경우 다른 업계에서는 가만히 있겠느냐"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이 이들의 요구를 하나하나 받아들이자면 김영란법은 누더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사설에 실었습니다.

이어 일부 업계의 요구만을 들어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니 "지금이라도 법 자체를 재검토해 비현실적이고 위헌 요소가 있는 조항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문 사설이 지적한 대로 농축수산업 품목만 부정 물품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을 해치는 일입니다. 권익위원회는 제외는 없다고 방침을 정하고, 대신 허용가액을 현실적으로 조정할 전망입니다.

"언론·사학 자유 침해" vs "공공성 감안"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김영란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공개변론이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공개변론의 쟁점은 ▲김영란법이 언론과 사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법 적용 대상에 언론과 사학의 자유를 포함하는 것이 다른 민간 영역과의 차별은 아닌지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조항이 명확한지 등이었습니다.

김영란법은 국회에서 가결된 지 이틀 만에 대한변호사협회 등으로부터 헌법소원이 제기됐습니다. 이날 공개변론장엔 하창우 대한변협회장 겸 대한변협신문 편집인이 직접 청구인 측 대리인을 자처했고,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 측에선 안영률, 이재환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나왔습니다.

쟁점1. 언론.사학자유 침해 여부


하창우 변협회장 “(언론에 대한 부정청탁) 유형 하나 제시하지 못하면서 처벌하게 된다면 취재활동이 위축되고 비판언론에 재갈 물리기를 통한 보복·표적 수사가 가능할 것” “언론인과 취재원의 통상적인 접촉을 제한하고, 교육의 자주성 등 사적 영역에 지나치게 간섭한다”

이재환 변호사 “법의 어느 규정에서 언론활동에 제약을 가하거나 언론을 검열하는 내용은 없다” “김영란법이 언론과 취재원의 접촉을 금지하는 것도 아니며 다만 그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하지 말라는 것뿐”

쟁점2. 다른 민간영역과의 차별: 평등권 침해 여부


하창우 변협회장 “언론을 포함시킨 이유가 공공성이라고 하면 시민단체나 민간 의료계·금융계 등 공공성이 큰 민간 영역을 제외시킬 이유가 없으며, 언론보다 훨씬 공공성이 높은 선출직 공무원인 국회의원을 제외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전삼현 숭실대 법대 교수(청구인 측 참고인) “부정청탁 우려가 가장 큰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을 포함하지 않으면서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

안영률 변호사 “언론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크므로 사회적 책임도 막중하고, 교육부문 또한 사회적 책임이 중대해 공공성이 강조되는 영역”

최대권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이해관계인 측 참고인) “사립학교 교사는 공교육을 담당해 국공립 교사와 차이가 없고, 언론사도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내부 자정 능력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이들을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한 것은 헌법적으로 정당”

쟁점3. 법 조항 명확성 원칙 위배


하창우 변협회장 “김영란법에서 규정된 조항은 열거 규정인지 예시 규정인지도 모호한 상태” “자의적인 법 해석과 법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명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권익위 측 대리인 “김영란법 조항은 부정청탁의 대상이 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므로 어떤 유형의 행위가 부정청탁에 해당되는지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법령 및 사회상규 개념은 오랜 세월 동안 법리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명확성이 없다고도 볼 수 없다”

쟁점4. 배우자 신고 의무: 양심의 자유 침해


김현성 변호사 “현행법은 배우자가 살인죄를 저질러도 신고 의무가 없다. 증거인멸의 경우에도 친족간 특례가 있어 처벌되지 않는데, 김영란법은 가정에 불신을 심어 넣는 과잉 입법”

이재환 변호사 “법치주의로 가는 과정이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김영란법은 내년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데요. 헌법재판소는 법 시행 이전에 위헌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식사는 3만원 이내에서!

9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시행령 제정안을 발표하고 입법 예고했습니다. 지난해 3월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1년 2개월 만에 공개된 구체적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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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대한 입법 예고를 설명하고 있는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

권익위는 앞으로 공청회, 관련 기관과의 세부 내용 협의, 국무조정실의 규제개혁 심사 등을 거쳐 오는 8월 시행령의 제정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후 9월 28일 김영란법이 전격 시행됩니다.

권익위가 공개한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 사립대 교수, 언론인 등에게 허용되는 음식 대접 금액은 3만 원 이내, 선물 비용은 5만 원 이내, 경조사비는 10만 원 이내입니다. 이 기준은 지난해 7월 권익위가 실시한 대국민(1,500명)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하여 마련한 것인데요. 당시 설문에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이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이었다고 합니다.

기존에 이미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공무원, 사립대 교수, 언론인 등이 동일인으로부터 한 달에 100만 원, 1년에 3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직무관련성이 없다 하더라도 처벌을 받습니다. 만약 직무연관성이 있으면 100만원 이하의 금품 수수에도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시행령 제정으로 명절, 경조사 때 오가는 고가의 선물 제공과 수령이 모두 처벌 대상이 됩니다. 농축∙수산∙화훼업계는 김영란법의 시행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해 법 적용 제외 대상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해왔는데요. 아직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가 남았지만 당초 정한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업계의 요구가 반영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위헌은 없었다!”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 이른바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이 드디어 지난 28일에 나왔는데요. 결과부터 말씀 드리자면, 쟁점 되는 사안 4건에 대해 모두 ‘합헌’ 판결이 났습니다. “과도한 기본권 침해다”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헌재가 ‘김영란 법이 헌법에 어긋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준 거죠. 내용이 다소 어려운데, 이번에도 뉴스퀘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쟁점 사안 하나 하나를 살펴보시죠.

참고로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해 모두 9명이고 합헌과 위헌 판결을 다수결 투표를 통해 결정을 합니다.

언론과 사립교원 포함: 합헌 7 VS 위헌 2

첫 번째 쟁점은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에 관한 것입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사립학교 교원, 언론사 임직원이 1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사립 교원과 언론까지 포함시킨 게 과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하는 것이 관련 쟁점이었습니다. 결론은 합헌 7명, 위헌 2명으로 났습니다.

합헌 근거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의 부패가 광범위한만큼, 민간 영역일지라도 공직자에 맞먹는 청렴함이 요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위헌 근거는 직무 성격이 공공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공과 민간의 영역 차이를 무시하고 동일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국가 형벌권 행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배우자 신고의무: 합헌 5 VS 위헌 4

두 번째는 ‘배우자 신고의무’에 관한 것입니다. 김영란법은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금지 금품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공직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위 공직자의 아내가 300만 원 상당의 목걸이를 받았는데, 이를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거죠.

이는 국가보안법의 불고지죄와 비슷합니다. 국가보안법 제 10조는 불고지죄라고 불리는 데, 반국가단체 구성, 목적 수행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면서 신고를 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김영란 법의 조항은 ‘제2의 불고지죄’라는 것이죠. 그만큼 사실 의견도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이 조항에 대해 위헌 의견을 내린 재판관 4명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를 금품수수와 동일한 형량(징역 3년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금품을 직접 수수한 배우자는 전혀 처벌하지 않은 공직자만 처벌하는 것은 균형을 잃은 과잉입법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합헌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배우자를 통해 부적절한 청탁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는 만큼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봤습니다.

식사∙경조사비 등 기준 시행령 위임 조항: 합헌 5 VS 위헌 4

세 번째 쟁점 또한 첨예했습니다. 이는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품 액수를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한 내용인데요. 김영란법은 식사는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 등의 금액 제한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두고 있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냐고요? 법률로 정하면 해당 법을 개정하기 전까지는 일률적으로 해당 기준을 적용합니다. 그러나 시행령은 대통령이 탄력적으로 그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답니다.

김영란법 쟁점도 그것이었습니다. 받을 수 있는 금품의 액수를 법이 아닌 시행령에 두는 것이 과연 적절하느냔 것이었죠. 소송을 냈던 청구인들은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그 기준을 위임하면, 도대체 어느 정도 이상 금액을 받으면 처벌이 되는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죠.

그러나 헌재는 받을 수 있는 사례금 혹은 경조사비, 선물 등의 액수는 시대, 경제, 문화, 사회적 배경과 국민의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물가 수준과 공직자 지위나 업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정해야 하므로 그 기준을 일률적으로 법규에 규정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습니다. 법률보다 탄력성이 있는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것이죠.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지만, 결국 합헌으로 결정이 났답니다.

부정청탁 불명확설: 합헌 9 VS 위헌 0

마지막 쟁점이었던 부정청탁은 생각 외로 쉽게 결론났습니다. 9명의 재판관 가운데 단 한 사람도 위헌 조항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쟁점 내용은 부정청탁과 사회상규의 개념과 규제 행위의 유형이 모호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지키는 데, 이는 자신이 저지를 범죄가 어떤 법에 위배되는지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구인들은 김영란법의 부정청탁 조항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 것이죠.

그러나 헌재는 김영란법이 많은 판례를 축적하고 있고 부정청탁의 14가지 행위 유형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국민이 ‘금지되는 부정청탁’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012년 제안된 이후 제정, 그리고 지금의 헌법소원에 이르기까지 김영란법은 참 많은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헌재 판결이 난만큼 두 달 뒤 지금의 내용 그대로 시행될 전망입니다. 많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금, 과연 김영란법은 대한민국 사회를 청렴하게 만들 기폭제가 될까요?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전망은 다음 편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