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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중립성' 논란

망 중립성(Net-neutrality)이란 통신망을 통해 오가는 데이터들이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차별적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가령 개인이 아닌 기업이 통신망을 사용한다고 해서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해주는 것은 불공평하며, 돈은 더 많이 지불한 사람에게 더 빠른 통신망 이용을 허용하는 것 등의 조치는 ‘공공재’ 성격을 지닌 통신망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죠.

by speedoflife, flickr (CC BY)

거 좀 같이 씁시다! 인터넷에 니꺼 내께 어딨습니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이하 FCC)가 인터넷 망을 공공재로(Public Utility)로 분류하고 이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망 중립성’ 강화 규정을 통과시켰습니다.

표결에 참여한 FCC 위원은 총 다섯 명인데요. 민주당 측 위원 2명이 찬성, 공화당 측 위원 2명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톰 휠러 FCC 위원장으로 찬성표를 던져, 총 찬성 3표, 반대 2표가 되었습니다.

새 규정의 핵심은 유선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이하 ISP)가 특정 서비스에 대해 속도와 요금을 달리 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이른바 ‘급행 차선(Fast Lane)’이 요금을 더 지불한 특정 서비스 사업자에게만 공급되면, 이 서비스 사업자는 돈을 많이 낸 사용자에게만 더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결국, 돈을 적게 낸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더 느린 속도의 인터넷 망을 사용하게 됩니다.

“인터넷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널리 보급돼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아무런 규칙 없이 그냥 내버려둘 수가 없다. 인터넷은 전화와 우편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톰 휠러 FCC 위원장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컴캐스트, 버라이즌과 같은 ISP는 미국 통신 산업 분류 중 타이틀2에 속하게 됩니다. 기존 ISP 사업자들은 타이틀1에 속해 있었는데요. 타이틀2는 타이틀1에 비해 훨씬 더 강한 정부 규제를 받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규제가 ‘커먼 캐리어(Common Carrier)’인데요. 이 규제는 미국 국가 기간망에 적용되는 포괄적 규제로 독점 사업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독점으로 인한 횡포나 차별을 규제를 통해 예방하겠다는 것이죠.

망 사업자들과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FCC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인데요.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부가 경쟁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투자를 지연시키고 혁신을 파괴시키며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해를 입혔다.”

아짓 파이, 공화당 측 FCC 위원

미 연방통신위원회, 망 중립성 개정안 가결 처리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이하 FCC)는 망 중립성 (Net-neutrality) 원칙을 사실상 포기하는 내용이 담긴 정책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표, 반대 2표로 가결 처리했습니다.

이날 FCC는 인터넷 통신망을 제공하는 버라이즌, 컴캐스트, AT&T 등의 사업자(ISP)가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거래에 따라 더 빠른 유료 회선을 콘텐츠 사업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구글, 페이스북, 디즈니, 넷플릭스 등의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돈을 더 지불하고 빠른 회선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분명 사용자에게 양질의 콘텐츠가 제공된다는 측면에서 나쁠 게 없습니다. 다만 이로 인해 상대적인 차별을 받게 될 중소 IT 기업에는 망 중립성 개정안이 큰 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돈이 없어 속도가 느린 회선을 사용하면, 아무리 콘텐츠의 내용이 좋더라도 사용자는 서비스의 사용 자체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겠죠. 혁신을 통해 더 좋은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이 줄어들 것입니다.

망 중립성 정책 개정안은 아직 완결된 것이 아닙니다. 세 단계의 절차 중 두 번째인 “규칙제정공고(NPRM)”를 통과한 것이죠. 이후 보고서 및 명령(R&O)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대중의 의견을 모으고 대안을 내놓은 과정을 거쳐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그리고 IT 기업과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ISP)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개정안 의견 수렴 및 대안 마련 자체가 평균 수개월이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美 망 중립성 논란, 국내에 끼칠 영향은?

국내 또한 "망 중립성이 후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인터넷망 정책이 다르므로 사용자와 콘텐츠 사업자들은 당분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미국에서 인터넷망은 정보서비스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 망은 기간통신 분야에 속합니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기간통신인 인터넷망에 불법적인 인터넷 차단이나 차별을 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인터넷 접근성과 통신망의 합리적인 이용 등을 보장하는 정책 등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인터넷망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서 망 중립성을 헤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규제 장치가 더욱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 중립성에 대한 논란은 국내에서도 뜨거운 감자입니다. 2012년 KT가 삼성전자의 스마트 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유는 삼성전자 스마트 TV의 콘텐츠들이 많은 트래픽을 유발했기 때문입니다. KT는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트래픽 유발에 대한 사용료를 내지 않으며 이득을 취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동통신사들과 ‘카카오’의 갈등도 있었습니다. 카카오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보이스톡’을 내놓으며 불거진 문제인데요. 이동통신사는 이통사 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카카오가 ‘보이스톡’으로 인해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킴에도 불구하고 이용료를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에 대한 조치로 특정한 요금제 내에서만 보이스톡을 사용하도록 제한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의 망 중립성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성능과 인터넷 속도의 개선 등으로 사용자들이 점점 더 많은 데이터를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발표로는 지난해 3월 LTE 트래픽은 4만 테라바이트(TB)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3월의 LTE 트래픽은 6만 6,000TB입니다. 1년 만에 엄청난 성장이죠. 이를 대처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노력과 고충도 분명 이해해야 하지만, 인터넷망 사용 자체에 대한 차별을 두는 방향은 옳지 않다는 것이 통신사업자를 제외한 업계의 중론입니다. 분명 망 고도화를 위한 설비 투자는 필요합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사업자들 간의 긴밀한 협의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온라인에 차별 없다!" 망 중립성 수호천사 오바마 대통령

"인터넷서비스공급업체(ISP)가 온라인 상거래에서 승자와 패자를 선택하도록 할 수 없다."

망 중립성 논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동영상 성명을 발표하여 망 중립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망 중립성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그는 성명을 통해 1) 합법 콘텐츠를 ISP가 차단해서는 안된다 2) 콘텐츠 종류에 따른 전송속도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 3) ISP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4) 요금을 더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떤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느린 속도로 제공돼서는 안된다는 4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추진하는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ISP)를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보였습니다.

FCC는 2011년에 발표한 “개방 인터넷 규칙”을 통해 망 중립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ISP들이 서비스 차별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ISP 중 하나인 버라이즌이 FCC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올해 연방항소법원은 FCC가 적합하지 않은 규제를 적용했다며 버라이즌(ISP)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항소법원은 FCC가 만약 ISP에게 망 중립성 원칙을 적용하고 싶다면, 이들을 현재 유선 전화 사업자와 같은 그룹인 타이틀2로 재분류한다고 언급했습니다.

ISP는 미국 통신법 산업 분류 중 타이틀1에 해당되어 있는데요. 타이틀1에는 정보 서비스들이 포함됩니다. ISP가 타이틀2로 재분류가 된다면, 이들은 유선 전화를 비롯한 통신사업자와 같은 그룹으로 묶여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ISP는 꼼짝도 못하고 FCC나 정부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죠. 항소법원이 타이틀 재분류를 언급한 까닭은 이 때문입니다. FCC는 ISP들을 망 중립성의 영향력 아래 놓기 위해 타이틀 재분류 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ISP에 대한 반격의 서막이라고나 할까요?

FCC는 ‘독립 기관’이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의사가 FCC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나서서 망 중립성 수호 의지를 밝힌 만큼, 앞으로 FCC의 정책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도 있겠네요.

거 좀 같이 씁시다! 인터넷에 니꺼 내께 어딨습니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이하 FCC)가 인터넷 망을 공공재로(Public Utility)로 분류하고 이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망 중립성’ 강화 규정을 통과시켰습니다.

표결에 참여한 FCC 위원은 총 다섯 명인데요. 민주당 측 위원 2명이 찬성, 공화당 측 위원 2명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톰 휠러 FCC 위원장으로 찬성표를 던져, 총 찬성 3표, 반대 2표가 되었습니다.

새 규정의 핵심은 유선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이하 ISP)가 특정 서비스에 대해 속도와 요금을 달리 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이른바 ‘급행 차선(Fast Lane)’이 요금을 더 지불한 특정 서비스 사업자에게만 공급되면, 이 서비스 사업자는 돈을 많이 낸 사용자에게만 더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결국, 돈을 적게 낸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더 느린 속도의 인터넷 망을 사용하게 됩니다.

“인터넷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널리 보급돼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아무런 규칙 없이 그냥 내버려둘 수가 없다. 인터넷은 전화와 우편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톰 휠러 FCC 위원장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컴캐스트, 버라이즌과 같은 ISP는 미국 통신 산업 분류 중 타이틀2에 속하게 됩니다. 기존 ISP 사업자들은 타이틀1에 속해 있었는데요. 타이틀2는 타이틀1에 비해 훨씬 더 강한 정부 규제를 받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규제가 ‘커먼 캐리어(Common Carrier)’인데요. 이 규제는 미국 국가 기간망에 적용되는 포괄적 규제로 독점 사업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독점으로 인한 횡포나 차별을 규제를 통해 예방하겠다는 것이죠.

망 사업자들과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FCC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인데요.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부가 경쟁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투자를 지연시키고 혁신을 파괴시키며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해를 입혔다.”

아짓 파이, 공화당 측 FCC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