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5월, 유럽사법재판소가 개인의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를 인정하면서 구글은 유럽 내 개인정보 삭제 신청을 부분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구글은 영국(google.co.uk)과 프랑스(google.fr)에서만 잊힐 권리를 인정하고 개인 정보 검색 결과를 삭제하고 있는데요. 나머지 유럽 국가에서는 이를 강제할 법률 규정이 없다며 검색 결과 삭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일,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의 외신에 따르면 구글이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유럽 지역의 이용자가 검색 결과 링크를 삭제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개인정보 삭제 결과가 구글의 글로벌 도메인인 구글닷컴(google.com)에도 적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구글은 영국과 프랑스에서 잊힐 권리를 인정해 개인정보를 검색 결과 내에서 삭제했다 하더라도, 구글닷컴에는 이 결과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지역에 있는 이용자가 구글 프랑스(google.fr)가 아닌 구글닷컴(google.com)으로 접속하면 개인정보가 삭제되지 않은 검색 결과를 접할 수 있었죠.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에서 콘텐츠 접속을 통제할 권리는 없다”며 검색 결과의 구글닷컴 적용을 거부하던 구글이 한발 물러선 까닭은 지난해 6월 프라읏 정보보기관인 정보자유국가위원회(CNIL)이 개인정보 삭제 결과를 프랑스뿐 아니라 구글닷컴에도 확대 적용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구글이 이 요청을 거부했다면 CNIL은 프랑스 현지법에 따라 구글에 벌금을 부과했을 겁니다.
사실 구글 입장에서 벌금 자체는 큰돈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유럽 내에서 구글에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CNIL의 요청을 거부해가며 유럽 내 반구글 정서를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게 구글 내부의 판단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