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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정부, 셧다운(Shutdown)

2013년 10월 1일 0시 1분부로 미국 연방 정부가 일부 문을 닫았습니다. 1976년 이래 18번째, 그리고 클린턴 정부 때의 셧다운 이후 17년 만의 일입니다. ‘셧다운’은 연방 정부 예산 집행이 중단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회에서 2014회계연도(2013년 10월 1일 ~ 2014년 9월 30일) 잠정 예산안 합의가 2013회계연도 만료일(2013년 9월 30일)까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by cool revolution, flickr (CC BY)

美 오바마 대통령, 2014-2015 회계연도 예산 합의안 서명

미 의회가 2014년 회계연도 개시 직전까지 예산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미국은 16일간의 연방정부 폐쇄를 겪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내년 1월 15일까지 적용되는 임시 예산안에 합의했으나, 15일이 지나게 되면 또다시 연방정부 폐쇄를 겪을 위기에 처해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8일 미 의회 상원 전체회의를 통과한 2014~2015 회계연도 예산 합의안을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함에 따라 예산안은 27일부로 발효됐고, 앞으로 2년간 연방정부 폐쇄의 위험은 사라졌습니다.

발효된 예산안에는 미 연방정부의 지출 한도를 2014 회계연도(올해 10월 ~ 내년 9월)에 1조 120억 달러, 2015 회계연도(내년 10월 ~ 2015년 9월)에 1조 140억 달러로 제한하며, 예산 자동 삭감 규모, 즉 시퀘스터를 연간 1,100억 달러에서 630억 달러로 줄이는 대신 매년 230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또한, 수수료 인상을 통해 매년 850억 달러의 재정을 조달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회와 백악관의 숙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0월 미 의회는 부채 한도가 법정 상한까지 달해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생기자, 한도를 늘리는 방법이 아니라 내년 2월 7월까지 빚을 끌어다 쓰는 긴급 처방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때문에 의회는 돌아오는 2월, 부채 한도를 재조정하는 협상을 벌여야만 합니다. 만약 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또다시 국가 디폴트 위험을 겪게 됩니다.

오바마케어(Obamacare)란?

'오바마케어'는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이름과 건강 보험을 의미하는 “Health Care”의 합성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지속해서 공약으로 밀어붙인 것으로, 민간 건강 보험 중심인 미국의 의료 보험 체계를 개혁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시도입니다.

지속적인 행정부와 의회의 노력으로 2013년 3월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으며, 기존에 개인이 부담하던 의료 비용의 부담을 정부와 기업이 분담하여 지불함으로써 민간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3,200만 명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게 됩니다.

공화당은 이 법안의 시행은 곧 개인의 의료 보험 가입 의무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개인이 자유를 침해당할 수 있고, 이를 시행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법안 시행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10월 1일, 0시 1분, 미 연방 정부 ‘셧다운(Shutdown)’ 돌입

연방 정부가 셧다운 된 이유는 표면적으로 봤을 때, 2013 회계연도가 만료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오바마케어”을 두고 일어난 공화당과 민주당의 첨예한 대립이라는 이유가 존재합니다.

현재 미국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 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입니다. ‘오바마케어’가 못마땅한 공화당은 ‘오바마케어’의 시행을 1년 유예하거나, ‘오바마케어’ 관련 내용을 전부 빼버린 수정 예산안을 계속해서 상정했고, 민주당이 이것을 상원에서 반대 표결 처리하고 있습니다. 예산안이 계속해서 하원으로 돌려 보내지고 있는 것입니다.

20일부터 미 의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고, 2014 회계연도 예산안은 상원에서 하원을, 하원에서 상원을, 총 다섯 차례 오갔습니다. 결국, 이날 자정까지 합의안을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대치했고, 미 연방 정부는 10월 1일 오전 0시 1분부터 ‘셧다운’에 돌입했습니다.

'셧다운' 사흘째, 상하원 극한대치는 여전히 진행 중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잠정예산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여전히 이에 반대하며 극한 대치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방정부 기관의 피해가 민간기관에도 전이되면서, 피해는 날이 더해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이 미국 국내 경기침체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는 17일 미국 연방정부에 남아있는 국고가 바닥을 드러냅니다. 예산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부채를 통해 연방정부의 각종 지출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17일까지 잠정예산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부채 상한까지 증액되지 않으면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합니다. 빚을 낼 수 있는 한도가 꼭대기까지 차올라, 빚을 내어 국가를 운영하는 방식을 지속할 수 없는 것이죠. 미국은 지금의 '셧다운'보다 훨씬 더 험악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각종 사회보장 수당, 공무원 월급, 대학 학자금 대출, 최악의 경우 미 국채 이자 지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고, 이 파장은 엄청난 속도로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국가디폴트가 현실화하면 금융시장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소비지출, 경제성장 등에 모두 재앙이 될 것, 전세계 경제에도 여파가 미치면서 2008년의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리세션이 재현될 수 있고 더 나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미국 재부무, '부채상한 논쟁에 따른 잠재적 거시경제 효과' 보고서 중

셧다운 사태 해결의 키는 '티파티(Tea Party)’?

셧다운 사태 해결의 키는 여전히 하원의 공화당, 그중에서도 '티파티(Tea Party)'가 쥐고 있습니다. 미국 국내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촉발시킨 티파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현재 베이너 의장이 예산안 상정을 거부하는 것은 당내 극단주의자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 이런 희극을 중단하고 당장 표결을 통해 셧다운을 중단시키라."

오바마 대통령, 메릴랜드에서 있었던 연설 중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야기한 '당내 극단주의자'는 바로 앞서 이야기한 '티파티'를 의미합니다. 티파티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내놓았던 경제 회생안에 반대하며 생겨난 공화당 내부 풀뿌리 조직입니다.

그 이름은 1773년 영국의 세금 정책에 반대한 미국인들이 보스턴 항구에 차가 담긴 상자를 바다에 내던진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에서 유래합니다. 정부의 증세안이나 민간 규제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미국 내 극단적 정치 세력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민주당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나 실행들을 비판하며, 현 민주당 정부의 주요 견제 세력으로 떠올랐습니다. 티파티에 현 정부의 '오바마케어' 정책은 '국민 개인의 사적 영역을 침범하여, 강제적으로 건강 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일종의 규제'입니다. '오바마케어'는 너무도 당연하게 그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전체 연방하원 의원 435명 중 티파티 그룹으로 평가받는 의원은 80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 80명이 현재 미국 정부를 셧다운으로 몰고 갔다"라는 것은 조금 과장된 추측일 수도 있으나, 분명 "그 영향력은 상당하다."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예산안 협상이 '오바마케어'를 무산시키기 위한 무기로 쓰여야 한다며,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낸 80명의 티파티 의원들은 2014년에 있을 선거에서 공화당 세력의 확실한 지지를 바탕으로 재선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티파티 의원들이 당선된 지역의 인구를 합치면 미국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만큼, 그 지지 세력의 규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보수 세력에서의 티파티에 대한 지원과 지지는 엄청납니다. 이 때문에 하원의장도 그들의 영향력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 폐쇄 장기화 조짐, 글로벌 경제 출렁이기 시작

‘오바마케어’를 둔 미국 여야의 극한 대립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채 한도 상한 협상 시간이 다가오면서,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언급됩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경제지표들은 하향 재조정되고 있고, 이 영향이 글로벌 경제 지표에 불안전성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1주일 연장될 때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포인트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셧다운이 한 달만 지속돼도 4·4분기 성장률은 1.2%포인트 낮아지게 된다."

베스앤 보비노, S&P 수석 이코노미스트

미국 국채를 상당 비율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은 현재의 글로벌 증시 피해보다는,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디폴트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조 2,773억 달러(약 1,369조 5,0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국채 보유국인 중국은 디폴트로 인해 발생될 직접적인 피해를 경계하고, 미국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중입니다.

"(부채한도 상한 협상 만기일인 17일을 향해)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 미국은 대규모로 중국에 직접 투자를 해왔고, 중국은 엄청난 양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이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와 우리가 중국 투자자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 것"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 지난 7일 기자회견

오바마 대통령, 예산안 처리, 부채 한도 상향 후 적자 해소 논의 가능하다 밝혀

"국가의 부채한도 상한을 높이는 것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사상 부채 한도를 두고 협의를 안한 대통령은 단 한명도 없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화로 이견을 풀어야 한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 의장

연방 정부 폐쇄 이후, 예산안 처리 및 부채 한도 협상을 사이에 둔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이 극단에 치닫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예산안과 부채 한도 상향 조정안이 처리돼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이 해결돼야만 적자 감축 방안에 대한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공화당은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놨는데요,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각 10명으로 구성된 상·하원 합동위원회를 조직하여 재정 적자, 셧다운, 디폴트 등의 타개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디폴트, 셧다운 문제 해결 뒤에 재정 적자 해소를 논의할 수 있다며 이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이는 기존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 말미에 "의회가 셧다운 사태를 해결하고 부채 한도를 증액하면 이른바 오바마케어를 포함해 어떤 것도 공화당과 협상을 용의가 있다."라고 밝히면서 사태 해결의 작은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공화당 지도부 백악관으로 초청, 대화 물꼬 트나?

현지시각으로 9일,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했습니다. 셧다운 장기화와 다가오는 디폴트 위험을 해결하고자, 공화당과 협상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주 중으로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도 차례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는 지난 8일 있었던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셧다운 및 디폴트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이후 오바마케어에 대해서도 협상할 여지가 있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셧다운 이후,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의 만남은 처음입니다. 장기 대치를 지속하면서 서로 간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만남으로 상황이 극적 타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뉴욕 증시는 연일 하락하고 있고, 미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시장 불안 여파가 국제 금융 시장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국제 사회의 비난과 미국 국민들의 실망을 미 정치권이 간과하기란 쉽지 않죠.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사태 해결을 위해 만난다고는 하지만, 서로는 뒤편에서 탈출구를 마련하는 데 급급해 보입니다.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금부터 중간선거가 있는 내년 말까지, 총 1년 동안 의회 동이 없이 오바마 대통령이 정부 부채 상한을 1조 달러 증액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상원 통과시킬 예정입니다. 반면 공화당은 성난 민심을 달래고, 일부 필수적인 행정을 재개하기 위해 일부 정부기관에 대한 셧다운을 중단시키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상원을,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법안들이 전체의 지지를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공화당, 백악관에 부채 한도를 단기적으로 증액하는 방안 제시할 것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부와 회동 예정인 가운데, 공화당은 부채 한도를 6주간 단기적으로 증액해 디폴트 위기를 모면한 후, 나머지 것들을 추후 논의하자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방안은 존 베이너 미국 하원 의장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제안한 방식으로, 양당 모두 지속되는 셧다운과 디폴트 위기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기에 협상이 극적 타결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 방안에는 기존에 공화당이 고수하던 오바마케어 유예, 변경이나 재정 지출 삭감 요구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내용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10월 1일부터 시작된 새 회계연도 재정 지출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2주가 넘게 진행 중인 연방 정부 폐쇄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일단 민주당이나 백악관은 특별히 내주는 것 없이 시급한 디폴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안에 대하여 상당히 호의적이라고 합니다.

"공화당은 단기적인 임시 부채한도 상한 증액안을 제안하며 협상장에서 정부 셧다운 해결을 위한 생각들도 논의할 것,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희망을 가지고 있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 의장

"가능하다면 부채한도를 더 길게 증액하고 싶지만, 현 상황에서는 정부 셧다운을 즉시 해결하고 부채한도를 우선 증액해야할 것이다. 공화당 제안을 검토해볼 것이고, 이 상황을 넘긴 이후에 보다 광범위한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 나설 것"

백악관 관계자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문제 해결 위한 막판 힘싸움 중

"6주만 연장한다면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이 시작될 때쯤 다시 지금의 상황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에 변화가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공화당이 채무불이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주간 단기 증액안’을 백악관에 제시했고, 오바마 대통령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 해결에 대한 낙관론이 대두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현재 6주라는 부채 상한 증액 기간 연장이 너무 짧다며 이를 더 늘리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6주 단기 증액안’의 부분적 수정이 가능함을 시사하면서도, 큰 틀에서의 기간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막판 조율을 위한 양측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시퀘스터(Sequester)란?

시퀘스터(Sequester)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본래는 ‘격리한다’, ‘가압류한다’라는 뜻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미국 정부가 빚을 내서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을 막기 위해, 연간 예산으로 책정된 일부 금액을 쓰지 못하도록 ‘격리’시키는 것입니다. 강제로 돈을 아껴쓰게 하는 것이지요. 이 법안은 미국의 국가 부채를 줄이려는 방안으로 지난 1985년 미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는 미국의 재정적자 심화를 초래했고, 5년이 넘게 지속한 전쟁비용 또한 미국이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의회는 2011년 8월 ‘예산관리법’을 의결해, 연간 1,100억 달러(우리 돈 약 100조)의 금액을 총 10년 동안 미 연방정부의 예산에서 자동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의회가 재정 적자를 회피할 방안에 대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시퀘스터가 발동된 것입니다. 당시 미국의 한 해 예산이 3조 6천억 달러(우리 돈으로 대략 3,600조)라고 보면, 약 3%에 해당하는 금액이 매년 삭감됩니다. 비율로 봤을 때 미미해 보일지 모르나, 100조라는 금액은 박근혜 정부의 2013년도 예산, 342조 원의 30%에 해당합니다.

이 의결로 인해 시퀘스터는 2013년 1월 1일에 발동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과 공화당이 2013년 1월 초에 재정절벽 법안을 극적으로 타결시키면서 시퀘스터 발동 기간이 3월 1일로 두 달가량 늦춰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3월 1일부터 시퀘스터가 발동되기 시작했고, 미국 정부 예산은 2013 회계연도에만 850억 달러가 삭감됐습니다.

시퀘스터로 인한 피해는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국방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예산이 함께 삭감되기 때문입니다. 연방정부에 할당됐던 초중학교 보조금 및 일자리 감소, 백신 프로그램 예산 삭감, 공무원 인력 축소, 국방예산 삭감으로 인한 군무원의 무급 휴가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태 해결의 열쇠는 상원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시퀘스터'

지난 10, 11일에 이어진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간의 협의는 서로 간 양보의 입장을 보이기는 했으나, 사태 해결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협상의 중심은 하원 공화당에서 상원으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협상이 타결된다면, 이에 대한 영향으로 하원 공화당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 언론사 USA투데이의 보도로는, 현재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협상 조건으로 공화당이 요구하는 다른 지출 개혁안에 동의하는 대신 연방정부의 대규모 예산 자동 삭감, 즉 시퀘스터(Sequester)를 최소 2년간 연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시퀘스터 축소에 상당히 완강한 반대 견해를 보이고 있어, 상원에서의 협상 타결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연방정부 총지출은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시퀘스터에 의한) 예산 제한은 현대사에서 가장 의미있는 지출 감축으로 이어졌다. 공화당은 이 같은 감축을 뒤집는 어떤 것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

상원 합의안 마련으로 미국 국가부도 모면, 셧다운 및 디폴트 위기 종료

16일간 이어진 연방 정부 폐쇄(셧다운) 및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는 상원 지도부의 막판 타결로 결국 해결됐습니다.

16일 오후 8시(동부시각 기준)에 먼저 시행된 상원 투표에서 상원 여야 의원은 부채한도를 증액하는 방안을 찬성 81표, 반대 18표로 가결했으며, 임시예산안 또한 찬성 83표, 반대 16표로 통과됐습니다.

이날 바로 이어진 미 하원 투표에서는 임시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안이 찬성 285표, 반대 144표로 가결됐습니다.

상하원의 잇따른 합의안 통과로 마지막 남은 절차는 오바마 대통령이 합의안에 서명하는 것뿐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합의안에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합의안이 발효되면 미국은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 위기를 벗어나게 됩니다.

합의의 공은 결국 상원이 차지하게 됐습니다. 상원의 공화당, 민주당 지도부는 회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디폴트를 피하고 셧다운을 종결시킬 방안을 논의했고, 합의안 도출까지 이뤄냈습니다. 두 대표는 16일 오전 각각 의원 총회를 소집해 합의 내용을 설명했고, 정오에 열린 상원 전체회의에서 협상이 타결됐음을 공식적으로 외부에 알렸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지금의 여야 합의는 예산 및 재정 처리를 내년까지 미루는 것에 불과한 미봉책입니다. 공화당이 이번 사태에서 패배를 시인했지만 오바마케어에 대한 입장과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지금까지 있었던 일련의 과정이 내년 초에 또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셧다운으로 인한 악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

16일간 이어진 셧다운은 미국의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주요 경제 기관과 금융회사들이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을 기존 예측보다 0.2~0.8% 하향 예측한 것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은 지난 20일, 셧다운의 악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사를 내놨습니다. 지난 2011년 8월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증액을 둘러싼 강등으로 인해 미국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했지만, 그 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4.9%를 기록한 사실과 1995~1996년 재정위기 때 소비자 심리 지수가 하락했지만, 실제 소비 지출에 큰 영향이 없었다는 점 등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셧다운에 따른 단기적 악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급격한 회복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WSJ는 또한 셧다운으로 인해 미국 내 주요 소비자들이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낮다며 기존의 분석을 반박했습니다. 셧다운으로 미 연방 정부 공무원 80만 명이 무급 휴가를 받았지만, 주요 시설의 공무원들은 이 인원에서 제외됐었고 셧다운 중간에 40만 명의 민간인 공무원은 일선에 복귀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 연방 의회가 이 기간에 일을 하지 못한 인원에 대해 합당한 보수를 소급 지급하기로 하면서 지연됐었던 소비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WSJ는 기사 끝에서 최근 부채 한도 협상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잇따른 갈등을 벌이고 있고, 이것이 반복된다면 앞으로의 미국 경제에 분명한 위협이 될 것임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美 오바마 대통령, 2014-2015 회계연도 예산 합의안 서명

미 의회가 2014년 회계연도 개시 직전까지 예산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미국은 16일간의 연방정부 폐쇄를 겪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내년 1월 15일까지 적용되는 임시 예산안에 합의했으나, 15일이 지나게 되면 또다시 연방정부 폐쇄를 겪을 위기에 처해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8일 미 의회 상원 전체회의를 통과한 2014~2015 회계연도 예산 합의안을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함에 따라 예산안은 27일부로 발효됐고, 앞으로 2년간 연방정부 폐쇄의 위험은 사라졌습니다.

발효된 예산안에는 미 연방정부의 지출 한도를 2014 회계연도(올해 10월 ~ 내년 9월)에 1조 120억 달러, 2015 회계연도(내년 10월 ~ 2015년 9월)에 1조 140억 달러로 제한하며, 예산 자동 삭감 규모, 즉 시퀘스터를 연간 1,100억 달러에서 630억 달러로 줄이는 대신 매년 230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또한, 수수료 인상을 통해 매년 850억 달러의 재정을 조달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회와 백악관의 숙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0월 미 의회는 부채 한도가 법정 상한까지 달해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생기자, 한도를 늘리는 방법이 아니라 내년 2월 7월까지 빚을 끌어다 쓰는 긴급 처방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때문에 의회는 돌아오는 2월, 부채 한도를 재조정하는 협상을 벌여야만 합니다. 만약 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또다시 국가 디폴트 위험을 겪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