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모그

오늘도 중국의 하늘은 뿌옇습니다. 연기(Smoke)와 안개(Fog)를 합친 표현인 스모그(Smog) 때문입니다. 중국에 스모그가 심각하다는 것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죠. 중국 정부는 스모그를 비롯한 대기오염를 해결하고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측정 장비에 면사를 덮어 대기중의 오염수치를 조작한 지방 관리들이 대거 체포되기도 했는데요. 리커창 중국 총리가 '강펀치'로 다스리겠다고 나선 스모그, 그 정체를 숫자로 풀어보았습니다.

Graham Moore, flickr (CC BY)

숫자로 정리한 중국의 스모그

PM 2.5

미세먼지의 농도를 표현할 때 PM 이라는 표기법를 사용합니다. PM 2.5란 지름이 2.5㎛을 넘지 않는 초미세먼지를 가리키는데요. 이 안에는 납, 카드뮴같은 중금속과 황산염, 질산염 등의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276.1μm

중국에서 대기중 오염도가 가장 높은 신장자치구 카쉬가르의 연평균 PM2.5 농도는 276.1μm에 달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연평균 기준치인 10μm의 27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97%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인의 97%가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24시간 평균 기준치(25μm)보다 높은 수준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되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땅덩어리가 큰 중국 안에서 특정 지역의 대기오염이 더욱 심각하긴하지만 중국 전역이 미세먼지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가지

스모그는 스모그가 만들어지는 원인에 따라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런던형 스모그와 LA형 스모그입니다.

런던형 스모그는 석탄을 연소하면서 나오는 오염물질과 공기중의 수분과 산소가 결합되어 만들어지는데요. 석탄으로 일반 가정의 난방시설을 돌리거나 공장을 가동하면서 배출되는 아황산가스가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LA형 스모그와 구별하기위해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유독 컸던 영국 런던을 따왔습니다.

LA형 스모그는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와 태양광선이 반응해서 생기는 스모그를 일컫습니다. 자동차 연료인 석유가 연소되고나면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는데요. 이 화합물이 태양빛을 받으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인체에 유해한 황갈색 안개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스모그 형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스모그는 런던형과 LA형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영국처럼 급속한 산업화로 공장수가 크게 늘었고 미국과 같이 많은 인구수만큼 자동차의 수도 늘었기 때문입니다. 공장과 도시에서 발생하는 스모그가 32%, 자동차 배기가스로부터 생기는 스모그가 22%입니다. 17%는 난방을 돌리는데 사용되는 석탄으로부터 나옵니다. 중국의 스모그가 생기는 원인은 이렇게 복합적입니다.

100만 명, 25개월

스모그에 포함된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습니다. 인간의 호흡기관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되는데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매년 10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대기오염 영향으로 조기사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모그로 인해 중국인의 평균 수명이 25개월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1만 2천여 명

1952년 영국 런던에서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나흘만에 4천여 명이 호흡곤란, 질식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이후엔 만성폐질환으로 사망한 시민이 8천 명에 달했습니다. 역사상 최악의 대기오염 사건으로 불립니다.

50%

베이징 스모그에 19일간 노출된 쥐의 나쁜 콜레스트롤 수치가 50% 더 높았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호흡기 질환 뿐만아니라 당뇨나 비만 같은 대사질환에 걸릴 위험도 크다는 겁니다.

2천 5백억 톤

중국 정부는 스모그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공강우인데요. 구름속에 화학물질을 살포해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방식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을 때 맑은 하늘을 만들기위해 인공강우가 동원되기도 했죠. 지금까지 2천 5백억 톤에 달하는 인공비가 뿌려졌고 한 해 예산이 8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넓은 지역에 걸쳐 효과를 보긴 어렵고 스모그가 발생하는 기상조건에선 인공강우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7m

베이징에 7m 높이의 세계 최대 크기의 공기정화기가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적은 녹색 에너지를 사용해서 오존을 발생시키지 않는 특허기술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요. 매 시간 3만㎥ 의 공기를 정화해 미세먼지를 걸러냅니다. 물론 방대한 지역의 공기를 정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1200개

스모그의 원인 자체를 줄여나가기 위한 시도 역시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6년 말까지 오염물을 많이 배출하는 기업 1200곳의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정책도 내놓았습니다. 이미 2014년에는 오염유발 업종 기업 680개가 베이징시에서 퇴출되었고 작년엔 중점관리 기업의 조업을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시는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제조업을 줄이고 청정에너지산업과 인터넷산업을 키우려 하고 있는데요. 중장기적으로 산업구조 자체를 개편해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려는 의도입니다.

9000원

베이징시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를 억제하기위해 운전자에게 교통유발부담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스모그세’ 라고도 불리는 이 부담금은 하루에 최소 20위안(3600원)에서 최대 50위안(9000원) 사이의 금액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2008년부터 시행중인 차량 5부제와 번호판 추첨제에 이은 특단의 조치입니다.

21.8%

중국정부의 노력으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긴 합니다. 베이징시 사회과학원은 베이징의 지난해 PM 2.5 평균 농도가 69.7㎍/㎥ 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21.8% 감소한 수치입니다.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도 중국의 전반적인 대기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는데요. 여전히 베이징의 미세먼지농도는 전국 평균보다 2배 가량 높고 전국 평균도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

11월

문제는 11월부터입니다. 지난 11월 1일부터 중국 12개성은 난방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난방시스템은 석탄을 때서 보일러를 가동하는 재래식이 대다수입니다. 겨울철에 스모그가 심해지는 주범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수도권 일대에 한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짙은 스모그가 발생해 수일동안 적색경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가파른 경제성장에 집중하다 뒤늦게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고군분투중입니다. 중국의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한국의 하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요. 이번 겨울에 한국과 중국에서 청명한 하늘을 얼마나 자주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