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워크아웃

빚. 눈에 보이지 않아 심각한지 체감하기 어렵지만 부채는 한국사회에서 언제나 뇌관으로 꼽힙니다. 빚 부담은 이제 청년층에게도 전가되고 있는데요.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20대가 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부채 증가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청년실업'과 맞닿아 있습니다. 같이 살펴 봅시다.

Rene Adamos, flickr (CC BY)

빚 더미에 내몰린 청년들

나홀로 증가하는 20대 워크아웃

신용회복위원회가 지난 10월 21일 발표한 '2016년도 3분기 신용회복 지원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중 20대만 홀로 신청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 워크아웃 신청자는 지난 2분기 2,099명에서 2,283명으로 8.8% 늘었는데요. 30대와 40대는 2.3%씩 감소, 50대는 5.1%, 60대 이상 신청자는 7.6% 감소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전 연령대로 보면 워크아웃 신청자는 1만 9,383명에서 1만 9,047명으로 1.7% 감소했습니다.
 
개인워크아웃이란 신용카드대금이나 대출 원리금이 90일 이상 연체된 사람에게 원금분할상환, 상환기간 연장, 채무 이행 유예, 채무 감면 등을 지원해 안정적인 채무상환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신청인의 소득 중 생활비를 공제하고 본인의 채무를 최장 10년 이내에서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신청대상이 됩니다.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워크아웃이나 회생∙파산신청을 하듯이 사람도 워크아웃, 회생, 파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개인회생 파산신청도…

워크아웃만 문제가 아닙니다. 20대의 개인회생, 파산 신청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내놓은 ‘연령대별 개인파산·회생 사건 현황’에 따르면 20대의 개인회생 신청은 2011년 6,300건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만 227건에 이르기까지 매년 증가해왔습니다. 20대에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도 2012년 498건을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6월까지 벌써 275명이 파산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빚에 시달리는 20대가 늘어나는 이유는 ‘취업난’이라는 우리 사회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20대의 첫 부채, 학자금대출
20대 청년들은 사회초년생이 되기도 전에 수천만 원의 빚을 떠안게 됩니다. 바로 학자금대출 때문입니다. 대학생들이 대출받은 학자금 액수 평균은 1,326만 원입니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졸업한 지 수년이 지나도 상환액은 18.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학자금대출로 생긴 빚을 갚지 못해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졸업자 포함)은 1만 3,971명에 이릅니다.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되면 은행 대출거래나 신용카드 발급 등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들은 고금리의 제2, 3금융권에 손을 뻗치게 됩니다.
 
이게 다 취업난 때문이다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청년실업’이라는 거대한 벽을 마주하게 됩니다. 당장 소득이 없는 청년들은 구직활동을 위한 취업준비자금을 마련할 곳이 없어 대출에 손을 벌리게 됩니다. 생활비나 주거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청년들도 생활비 대출을 하게 됩니다. 20대의 대출은 대부분 소액 대출인데요, 당장 생활하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 '생계형 대출'이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대출금을 빨리 갚기 위해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에 묻지마식 취업을 하는 청년들도 많다고 합니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가진 게 없는 20대
연체한 채무가 없다고 해도 20대는 당장 담보로 쓸 재산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1금융권의 까다로운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이자율이 높은 제2금융권의 무담보 신용대출이나 제3금융권인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돈은 빌려 썼고, 취업을 하지 못해 꾸준한 소득이 뒷받침되지 못하자 불어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에까지 이르게 되는 겁니다.


한국은행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20대의 평균 보유 부채는 2,600만 원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전체 가계부채의 3.8%정도를 차지하는 수치입니다. 전체 대출자 중 20대가 12.5%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해볼 때 대출 규모 자체는 소규모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20대의 채무가 규모는 작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련의 수치들은 취업난으로 인해 한국사회의 청년들이 얼마나 곪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취업난이 청년들의 대출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수치가 증가하는 만큼 염증의 크기도 커질 텐데요. 곪아 터지기 전에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어야겠습니다.